기사모음2015. 1. 12. 07:16

작은 나라들로 구성된 발트3국을 다니면 몇 해 전만 해도 화폐가 다 달라서 현금 사용자가 여행하기에 불편했다. 가게에서는 현지 통화만 고집을 해서 사고 싶은 물건을 사지 못하는 관광객들을 쉽지 않게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화폐 이름으로 에스토니아는 크론,  라트비아는 라트, 리투아니아는 리타스였다. 

그러던 것이 이 세 나라가 이제는 모두 유럽의 여러 나라가 사용하고 있는 공동화폐 유로(euro)를 도입하게 되었다. 에스토니아는 2011년, 라트비아는 2014년, 그리고 리투아니아는 2015년부터 각각 유로 사용 국가가 되었다. 리투아니아는 19번째 유로 사용 국가다. 사용하기 시작한 지 10여일이 지났다. 일상에서 불편은 없다. 더우기 집안에 현금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화폐의 모양과 이름이 바꿨을 뿐이다. 집안에 굴러다니는 동전도 은행에 가져가면 자동 기계가 있어 쉽게 유로로 환전할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가격  수치의 변화다.
이것이 착각으로 소비심리를 부채질할 수 있다.

1유로는 3.455 리타스다. 유로 수치에 비해 리타스 수치가 3배 이상이 높다.
수치가 높으니 리타스 가격이 괜히 더 비싸 보이고, 유로 가격은 더 싸 보인다. 


이런 가격 착각을 방지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당분간 리타스와 유로로 가격을 병행 표시해야 한다. 귤 1킬로그램당 리타스는 5.01이고, 유로는 1.45이다. 순간적으로 옛 가격 수치에 익숙한 눈에는 이렇게 가격이 엄청 싸져 보인다. 마치 가격 폭락이 이루어진 듯하다.

 


위에 영수증은 최근 큰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한 후 받은 영수증이다. 많은 물건을 샀지만, 가격 수치는 겨우(?) 19,17이다. 


* 파란 원 안에는 지갑에 들어온 최초의 유로 동전


리투아니아 화폐로는 66.19이고, 유로  화폐로는 19.17이다. 괜히 싼 가격으로 물품을 구입한 듯한 착각으로 당분간 지갑에서 돈이 더 쉽게 나갈 듯하다. 참가로 리투아니아 부가가치세는 21%이다. 물품 하나 구입으로 21%의 세금을 내게 된다. 가격 수치는 나아져 물품값이 싸게 보여 좋지만, 월급 액수가 더 낮아져 상대적으로 더 빈곤해 보인다. 팍 줄어든 월급 액수에 폭락해 보이는 가격이 더욱 씀씀이를 유혹질하고 있는 형국이 바로 지금이다. ㅎㅎㅎ



유로 도입과 비슷한 효과를 노린 듯한 서울의 어느 한 식당의 가격  차림표다. 14,000원 대신에 W14.0으로 표기하고 있다. 한편 서울의 또 다른 식당은 음식값을 아예 원화 대신 달러화로 표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니 이해가 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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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감탄 세계화제2014. 11. 8. 06:30

최근 중국 사진 한 장이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관심을 끌었다. 
중국화폐 인민폐 다발이 책상에 쌓여있다. 
한 여자 아이가 가위로 100위안짜리 지폐 속에 있는 
마오쩌둥(모택동) 사진을 오려내고 있다. 


아무리 부자라도 화폐로 오려내기 놀이를 하다니...
100위안이면 한국돈으로 약 만8천원이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마오저뚱 얼굴이 20개이다.
한국돈으로 36만원어치다. 

정말 진짜 화폐일까, 아니면 복사 화폐일까...
넓은 중국에는 희한한 일이 수도 없이 일어나니까 진짜 화폐일 수도 있겠다.
저렇게 훼손된 화폐를 은행에 가면 과연 교환해줄까...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3. 1. 07:28

추운 날 도심을 산책하면서 몸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장소는 커피숍이나 박물관이 제격이다. 빌뉴스에 중심가에 위치한 리투아니아 화폐박물관을 다녀왔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이 운영하는 이 박물관은 입장료가 없다.   

토토류 가트베 2/8
개장시간 
4월 1일 - 10월 31일: 화-금 10시-19시, 토 11시-18시
11월 1일 - 3월 31일: 화-금 9시-18시, 토 10시-17시 

지하 1층에서는 전시물을 통해 리투아니아 화폐 역사를 엿볼 수 있다.  

▲ 화폐박물관 지하 1층
▲ 고대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곡물, 호박, 조개 등으로 거래했다.
▲ 중세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은 막대기로 거래했다. 

1층에는 각국의 화폐에 대한 정보를 화면을 통해 얻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날 안내사는 한국의 지폐를 보여주었다. 

▲ 1층에서 만난 한국 화페들



아직 50000원짜리가 보이지 않아 아쉬웠지만, 이렇게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 화폐박물관에서 한국 화폐를 보게 되다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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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2. 1. 18. 07:42

며칠 전 저녁에 혼자 TV를 시청하고 있던 초등학생 4학년생 딸아이가 엄마와 아빠를 급하게 불렀다. 

"엄마, 아빠, 빨리 와! TV에 에스페란토!!!"

부모의 공용어가 에스페란토이므로 딸아이가 TV에서 이 단어를 듣자 이를 큰 소식으로 여기고 부모를 불렀다. 딸아이가 보고 있던 프로그램은 "지식 퀴즈 10만 유로"였다. 모든 문제의 정답을 알아맞히면 10만 유로(1억 5천만원) 상금을 받는다. 


문제:
"지폐에 EURO 단어는 2언어로 표기되어 있다. 하나는 라틴어이고, 다른 언어는 무엇일까?"
선택: 러시아어, 우드무르트어, 그리스어, 에스페란토

유로에 대해 잠깐 설명하고자 한다. 유로(통화 기호: )는 유럽연합의 공식 통화로 현재 유럽연합 17개 회원국과 유럽연합에 가입하지 않은 9국에서 통용되고 있다. 2002년부터 정식으로 동전과 지폐가 발행되기 시작했다. 리투아니아는 유럽연합 회원국이지만 아직 유로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로를 여러 번 사용한 적이 있었지만 유로 단어가 두 개의 언어로 표기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번도 관심을 가져보지 않았다. 그래서 즉각적으로 정답을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위 네 개 언어 중 어느 것이 정답일까? 

학창시절 객관식 4지 선다형에 익숙한 솜씨로 머리를 굴러보았다. 유럽연합 통화이니 러시아어, 우드무르트어는 절대로 아닐 것이다. 남은 것은 그리스어와 에스페란토이다. 심정적으로 에스페란토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리스가 유럽연합의 초기 회원국이자 유로존 회원국이다. 더욱이 유로의 에스페란토 표기는 EŬRO이다. U 자에 꺼꾸로 된 삿갓이 첨가되어 있다. 

그러므로 선택한 정답은 그리스어이다. 과연 그럴까? 아내와 딸아이는 집안에 모아놓은 유로 지폐를 가져와서 확인했다.
 

숫자 뒤에 표기된 EURO와 ΕΥΡΩ는 각각 라틴어와 그리스어이다. TV 퀴즈 프로그램을 지켜보던 딸아이가 불러주지 않았으면 여전히 이 두 언어의 존재에 대해 몰랐을 것이다. 에스페란토 덕분에 유로 지폐에 있는 두 언어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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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1. 6. 29. 09:00

며칠 전 9살 딸아이 요가일래 친구가 우리 집에 왔다. 둘이서 열심히 놀다가 그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딸아이는 친구를 가까운 네거리 신호등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왔다. 그런데 딸아이는 난데없이 20리타스(한국돈으로 약 1만원)를 흔들면서 기쁨이 넘쳐났다.

"아빠, 나 20리타스 주섰다!!!!" 
"그래? 그렇게 큰 돈을? 어디서?"
"내가 친구를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 20리타스가 길바닥에 떨어져 있었어."
"너는 기쁘지?"
"정말 기뻐!"
"그런데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슬플까?"
"잃어버린 사람이 바보야! 자기 돈을 잘 보관해야지. 떨어져 있는 것을 내가 찾았으니 이제 내 것이야."

잠시 침묵이 흘렸다.

"만약 잃어버린 사람이 아주 가난한 사람인데 그 돈으로 빵을 사려고 했다면 지금쯤 얼마나 배가 고플까?"
"아빠는 이렇게 생각해봐. 만약 주운 사람이 술주정뱅이인데 이 돈으로 술을 살 수도 있잖아. 내가 주워서 나중에 좋은 물건을 사면 잃어버린 사람도 좋아할 거야."
"주운 것은 혼자 쓰는 것보다도 좋은 일에 쓰는 것이 좋겠다. 나중에 그 돈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데 쓰자."
"안 돼. 이것은 이제 내 돈이야. 그러면 아빠가 이 돈만큼 다른 사람을 도와줘."

▲ 리투아니아 지폐 20리타스 앞면과 뒷면
 

보니 돈이 세뱃돈처럼 깨끗해서 아이들이 가지고 싶은 마음이 쉽게 들 것 같았다. 또한 동전이 아니라 지폐이니 돈 욕심이 더 날 법했다. 딸아이에게 함부러 길에 있는 물건을 줍지 말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너보다 더 돈이 필요한 사람이 그 돈을 주워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빠, 이젠 그만! 주위에 (잃어버린 돈을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내가 먼저 보았고, 내가 주섰어. 나도 돈이 필요해. 자꾸 모아야 돼."

언젠가 딸아이가 자라서 "길에 흘린 물건이라도 줍지 말라. 흘려서 마음 아플 그 액과 물건을 같이 가져 온다."라는 소태산의 법어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기회되면 딸아이가 주운 그 돈만큼 좋은 일을 하는데 쓰도록 지갑문을 항상 열어놓아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11. 10. 07:09

리투아니아 지폐는 10, 20, 50, 100, 200, 500리타스이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100리타스는 한국돈으로 5만원이다. 500리타스는 한국돈으로 25만원이다. 한국돈으로 100만원은 100리타스로 20개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자동차나 부동산 등 값이 많이 나가는 물건을 구입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뭉칫돈을 손가락으로 세는 일이 극히 드물다.

그래도 가끔은 지폐를 셀 일이 있으면 한국에서 하던 대로 센다. 바로 이 세는 방법이 주위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세는 방법에서 문화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돈뭉치를 왼손에 잡고 왼손 엄지로 돈을 밀면서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돈을 센다. 이에 반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보통 돈뭉치를 한 손에 잡고 다른 손으로 옮기면서 엄지와 검지로 센다.

이렇게 나라마다 돈 세는 법이 다르다. 같은 나라 사람이라도 개인의 선호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메타카페(metacafe.com)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세계 여러 나라들의 돈 세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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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는 위에 언급했듯이 한 손으로 돈뭉치를 잡고 엄지로 돈을 밀어내면서 다른 손 엄지와 검지로 돈을 센다(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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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이란, 인도, 타지키스탄 등은 돈뭉치를 길쭉하게 잡고 다른 손 엄지로 받치고 검지로 센다 (위 왼쪽 사진). 러시아, 폴란드, 몽고 등은 폭이 좁은 쪽으로 돈뭉치를 잡고 엄지로 받치고 검지로 센다(위 오른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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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은 한 손으로 돈뭉치를 잡고 다른 손으로 한 장 한 장 떼어내어 바닥에 놓으면서 돈을 센다(위 왼쪽 사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는 돈뭉치 한 쪽 끝부분을 잡고 다른 손 중지로 자기 몸쪽으로 끌어당기면서 돈을 센다(위 오른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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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라들은 돈뭉치 한 쪽 끝부분을 잡고 다른 손의 엄지와 검지로 몸쪽 반대편으로 넘기면서 돈을 센다(위 왼쪽 사진). 미국, 캐나다, 영국 등은 한 손으로 돈뭉치를 잡고 이를 다른 손으로 옮기면서 돈을 센다(위 오른쪽 사진). 


이처럼 세상은 넓고, 돈 세는 방법은 다양하다. 저렇게라도 세어볼 수 있는 뭉칫돈이라 있으면 좋으련만... 지폐가 고액이라 리투아니아에서는 그럴 일이 흔하지가 않다. 여러분은 어느 방법에 익숙해져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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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