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에 해당되는 글 590건

  1. 2016.07.11 팁 퍼센트가 적혀 있는 식당 영수증 4
  2. 2016.04.19 어느 해외 여행 달인의 지갑 관리 요령 1
  3. 2016.04.15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화사한 폴란드 민가들 2
  4. 2016.03.07 봄이 오건만 가을 낙엽이 그대로 나무에 가득
  5. 2016.02.23 BMW 화재 발생으로 새로 득한 BMW 3
  6. 2016.02.16 각국 비행기 1등석과 3등석 음식 일목요연 비교 2
  7. 2016.02.12 유럽 여고생이 그린 응답하라 1988 배우들 2
  8. 2016.02.09 설날에 선물 받은 한국 맥주 알고보니 속임수
  9. 2016.02.04 여기서 주유하면 나비처럼 차가 훨훨 날아갈 듯
  10. 2016.02.01 머리가 세 개 달린 사슴, 알고보니... 1
  11. 2016.01.28 유럽인 찰진 밥이 그리워 햇반 구입 1
  12. 2016.01.20 영하 17도에도 버티는 파리의 생명력
  13. 2016.01.19 혹한과 폭설 불구하고 새에게 밥 주는 사과나무
  14. 2015.12.29 딸의 감동 선물 - 한 달에 열 가지 좋은 일 할게요 1
  15. 2015.12.28 살짝 눈 내린 오르막길 BMW vs Audi
  16. 2015.12.24 탈린, 리가, 빌뉴스 크리스마스 시장 둘러보기
  17. 2015.12.21 학교 수업이 지루할 때 이렇게 그림 그려요 1
  18. 2015.11.25 유화 그림 뒷면을 전시한 미술관을 다녀오다
  19. 2015.11.16 바로크 시대 남녀 어린이 시소 이렇게 달라
  20. 2015.11.09 난해한 수학문제로 남편될 총명한 남자 찾아
  21. 2015.11.06 생일 맞은 딸아이 오히려 부모에게 꽃 선물 5
  22. 2015.11.04 고구려 무용총 춤과 닮았다는 조지아 전통춤
  23. 2015.10.28 곡소리 없이 15분 화장장 TV 화면으로 마지막 작별 1
  24. 2015.10.26 노란 은행잎 떠올리게 하는 유럽 단풍잎 5
  25. 2015.10.21 쇼팽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첫 우승 소식 현지인들과 공유 1
  26. 2015.10.02 주말엔 숲 속으로 버섯 채취 가족 나들이 6
  27. 2015.09.25 절단 된 수도관에 물이 펑펑~ 쏟아내려 1
  28. 2015.09.03 김밥으로 도시락, 내가 정말 한국 사람이다 2
  29. 2015.08.24 리가 한식당에서 짜장면을 먹을 수가 있다니! 1
  30. 2015.08.10 윗집 창가의 화분이 우리집 창문에 수채화 4

여행객들이 종종 발트 3국에서는 팁을 얼마나 줘야할 지를 묻는다. 

답은 간단하다. 영수증에 있는 가격의 10% 내외로 주되, 의무는 아니다.

대부분 식당 종업원들은 법정 최저 임금을 받고, 나머지는 팁으로 수입을 얻는다.


일전에 탈린 부두를 지나쳤다. 부두에서 바라본 탈린 구시가지 모습이다.

소나기가 막 지나가고 날씨가 개는 순간이었다.



때마침 배가 고파서 부두 인근에 있는 음식점을 찾았다.  

그다지 비싸지 않을 것 같았다.  

전식으로 시킨 새우 샐러드

 


그리고 본식은 닭고기



이날의 압권은 영수증이었다. 



영수증에는 발트 3국에서는 처음 문구가 적혀 있었다.

팁 10-15% 불포함


노골적으로 팁을 요구하는 듯 해 기분이 좀 이상했다,

다시는 이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리지는 않을 듯하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발트3국 여행2016. 4. 19. 05:36

발트 3국은 이제 개나리가 노란 옷을 입기 시작하고, 마로니에가 하얀 꽃을 곧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도 이제 관광철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주말 시내를 산책하는 동안 여러 여행객 단체들이 눈에 띄였다. 

이곳은 유럽의 여러 유명 관광지만큼 해외 여행에 흔한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탈린 구시가지에서 도선생의 절묘한 수법을 피하지 못한 여행객들이 여러 있었다. 그래서 탈린 관광을 하기 전에 항상 미리 이를 상기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난다.

한번은 이에 대한 주의를 알리는 데 한 여행객이 자신의 비법을 짠 보여주었다. 해외 여행을 많이 한 분이라 역시 대처 방법이 돋보였다. 간단했다. 긴 쇠줄로 가방과 지갑을 묶어놓았다. 죄를 짓게 하지도 않고 자기 것을 잃어버리지도 않게 하기 위한 쉽고 좋은 방법이 아닐까...


발트 3국 여행을 언급한 김에 발트 3국 사진을 아래 덧붙인다.

* 에스토니아 탈린 구시가지

* 에스토니아 탈린 알렉산데르 네브스키 성당

* 라트비아 리가 구시가지

* 라트비아 투라이다 성

* 라트비아 룬달레 궁전

* 발트해

* 아기를 물어다 주는 황새

* 리투아니아 트라카이 성

* 리투아니아 트라카이 루카 호수


올해 발트 3국을 여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이 많기를...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4. 15. 05:28

폴란드 남부 지방에 잘리피에(Zalipie)라는 시골 마을이 있다. 꽤 널리 알려져 있다. 바로 집이나 곡간이나 마굿간 등이 다양한 문양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눈 있는 풍경 속이나 녹음 있는 풍경 속이나, 흐린 날이나 맑은 날이나 그 화사하고, 정교하고 아름다운 장식이 즐거움을 절로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이런 민가 색칠 전통은 여성들이 종이 오리기나 짚 공예 등으로 집안을 장식하기 시작한 19세기 후반부터 내려오고 있다. 언젠가 이 마을 근처를 지나갈 경우 꼭 한번 들러보고 싶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3. 7. 08:33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아직 완연한 봄기운은 느끼지 못하지만 봄이 서서히 오고 있다. 어제 일요일 공원 산책길에 본 봄의 전령사 버드나무는 곧 강아지를 낳을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 버드나무 새싹보다 더 눈길을 끄는 참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모든 나무가 여전히 벌거숭이가 되어 있는데 이 활엽수만 아직 지난 해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때가 되면 떨어지고 때가 되면 피어나는 것이 순리이다. 하지만 때론 이렇게 아쉬움이 남아서 낙엽이 버티고 혹은 나무가 붙잡고 있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나름대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2. 23. 06:49

근래 BMW 차량 화재 소식이 드물지 않게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최근까지 한국에서는 8차례 발생했다. 이 기사를 접할 때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바로 우리 집 BMW 차에도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관련글: BMW 화재, 현지인 반응 - 한국 차 샀어야]. 화재 발생에 대한 글은 정리해서 올렸지만, 그 후 처리 과정에 대해서 여태까지 쓰지 못했다. 유럽 현지에서는 화재 발생시 어떻게 해결되었는 지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한마디로 제조회사와 분쟁 없이 잘 처리되었다. 

어느 날 주행한 후 주차 된 우리 집 525D BMW 트렁크에서 갑자기 연기가 피어올랐다. 행인의 신고로 소방차가 긴급 출동해서 불을 껐다. 평소 아는 수리공에게 전화해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 지를 상의했다. 그는 일단 BMW 센터로 연락해보라고 했다. 혹시 제조회사 결함이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수리비
BMW 센터는 여러 주 동안 조사한 후 수리 견적 비용을 알려주었다. 부가가치세 21%를 포함한 수리 비용이 62,575리타스(1만8천유로 = 2천5백만원)이었다. 이 비용은 당시 중고차 시세보다 훨씬 높았다. 트렁크 전기 배선 이상으로 화재가 발생했기에 회사가 전적으로 수리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센터가 판매 중인 중고차 구매를 제안 
센터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센터가 관리해오던 중고차 구입을 제안했다. 수리 대신에 1만 유로를 할인해줄테니 그 차액만 지불하면 된다고 했다. 그 차액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목돈이라서 우리는 주저했다. 

처음엔 화재가 난 우리 차를 그대로 넘기고 1만 유로를 할인해주겠다고 했다. 여러 차례 의견 조정 끝에 센터가 1만 유로 할인에다가 우리 차를 중고차 시세보다 약간 저렴하게 구입하겠다고 했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1만 유로 할인에 중고차 값도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 아쉽게도 화재가 발생해 우리 집을 떠난 BMW


보험사는 팔짱 끼고 불구경하듯
한편 보험 회사는 우리와 BMW 센터 간 해결 문제로 인식하면서 그냥 팔짱 끼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우리는 설령 1차적인 귀책 사유가 BMW에 있지만, 보험사가 어느 정도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무런 사고 없이 수년 동안 종합보험비를 내었는데 보상을 한 푼도 해주지 않으려고 하다니... 여러 차례 요구 끝에 보험사가 아무런 조건 없이 10,000리타스(4백5만원)를 지불해주기로 했다.

새로 구입할 차를 등록하기 위해 가는데 기존 우리 차를 센터 직원이 주차 자리를 옮기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헉, 불난 차를 우리는 견인차를 이용해센터까지 옮겼는데.... 그렇다면 여전히 우리 차가 잘 작동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 우리 집으로 새로운 온 BMW


거의 추가로 돈을 들이지 않고 새로운 BMW를 가지게 되었다. 기존 차는 525D, 새로운 차는 520D이다. 자동차 보유세 도입시 기준 중 하나가 2000cc이다. 만족스러운 점은 아래와 같다. 
1) 연식이 기존차보다 4년이나 더 젊었다.
2) 자동차 보유세 도입시 세금이 더 적다
3) 연비가 100km미터에 2리터가 절감 된다.

이렇게 BMW 화재 발생으로 BMW 센터와 보험사 등과 별다는 갈등이나 실랑이 없이 원만하게 해결되었다. 해생어은(恩生於害, 해에서 은혜가 나온다) 전화위복(轉禍爲福) 한자성어가 떠오른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6. 2. 16. 08:32

근래 유럽 내에 이동할 때에는 주로 저가 비행기를 이용한다. 간이 음식을 사먹기가 그려서 집에서 샌드위치를 준비해 비행기에서 먹는다. 이럴 때에는 일반 비행기의 삼등석(이코노미석) 밥이 참 그리워진다. 물론 삼등석 밥을 먹을 경우에는 이등석(비즈니스)이나 일등석 밥이 어떨까 상상하겠지만... 


최근 폴란드 한 웹사이트에서 세계 각국 비행기 일등석과 삼등석 식사를 비교한 사진이 있어 눈길을 끌어 여기 소개한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joemonster.org]  


1. 싱가포르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2. 아랍에미레이트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3. 터키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4. 대한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5. 프랑스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6. 아메리칸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7. 델타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8. 유나티드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0. 영국 브리티시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0. 네덜란드 KLM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1. 독일 루프탄자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2. 중국 에어 차이나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3. 캐세이퍼시픽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4. 에어 캐나다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5. 전일본공수ANA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6. 그리스 에게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7. 타이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8. 케냐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9. 일본 JAL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대체로 삼등석 음식은 웬지 푸짐해 보이고, 일등석 음식은 깔끔해 보인다. 주머니 가볍고, 배고픈 나같은 사람에게는 역시 삼등석 음식이 제격인 듯...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2. 12. 08:41

일주일에 두 번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지난 주 수업에 빠진 한 학생이 다음과 같이 편지를 보내왔다. 

안녕하새요! 
저 아픕니다. 
오늘도 올 수 없어요. 
집에 공부하겠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아주 재미있어요! 
새해 복 만히 받으세요!

감기로 수업에 올 수 없다고 알려왔다. 집에서 공부를 하는 데 요즘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하도 주위에서 이 드라마 이야기를 하기에 궁금해서 1월 하순에 나도 한 편을 보았는데 그만 밤을 샐 정도로 푹 빠졌다. ㅎㅎㅎ 1988년 올림픽에 자원봉사를 한 일이 어젯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평소에 말라있는 눈물샘이 자주 터지기까지 했다.

결석한 위의 학생은 고등학교 1학생으로 어제 수업에 왔다. 수업을 다 마친 후 그는 "응답하라 1988"에 완전히 매료된 자신의 모습을 아래 그림으로 보여주었다. 바로 출연한 배우들을 정성스럽게 그렸다.

* 그림: 애밀레 페트라비츄테


이 학생처럼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한국인인 나보다 더 열성적으로 보고 있는 비한국인들이 실재함을 새삼스럽게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영어 자막과 함께 보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다시보기는 여기로]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2. 9. 10:14

거의 매년 설날을 즈음해서 리투아니아 현지인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들은 설날을 '동양 새해'로 부른다. 그래서 동양적인 분위기의 옷을 입고, 동양적인 음식을 각자 준비해서 가져온다. 그렇게 튀가 나지 않지만 중국 등 여행에서 사온 옷 등을 입고 왔다. 옷 색깔은 주로 붉은 색이다. 

* 설날 기념으로 모인 리투아니아 현지인 에스페란티스토들


* 옷은 붉은 색


우리 집은 이날 오는 손님들을 위해 잡채, 만두, 김밥 등을 준비했다. 식구들은 각자 일을 부담했다. 아내는 잡채를 하고, 딸은 김밥을 말고, 나는 만두를 구웠다.



이날의 압권은 친구가 가져온 선물이었다. 먼저 몽골의 말젖 치즈를 꺼냈다. 모두들 신기하면서 환호를 보냈다. 그는 이어서 중국, 일본, 한국 맥주를 차례로 꺼냈다. 대형상점에서 종종 일본이나 중국 맥주를 볼 수 있지만, 아직 한국 맥주를 본 적이 없다. 어디서 샀는 지 물어보았지만, 그는 비밀이라고 한다.


신기함의 취기가 식어가자 모두 한바탕 크게 웃게 되었다. 보기에도 엉성했지만, 캔맥주 상단에 리투아니아어 글자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 한국 맥주, 알코올 도수 6도

속은 리투아니아 맥주이고, 겉포장만 한국 맥주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검색하고 칼러로 인쇄하고 또 붙이는데 솔찬히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그의 정성과 아이디에 모두 박수를 보냈다. 가짜 한국 맥주는 내 몫이었다. 세 나라 맥주 중 이름 때문인지 한국 맥주가 더 맛었다. 

음식을 준비하느라 힘들었지만, 설날을 맞아 현지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내년 설날을 또 기약하면서 모두의 건강과 소원성취를 빈다.
Posted by 초유스
발트3국 여행2016. 2. 4. 06:50

발트 3국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비슷한 건축물이 하나 있다. 나비의 날개를 연상하는 구조물이다. 이 건물의 용도는 바로 주유소이다. 자가주유소(셀프주유소)이다. 일반적인 주유소 건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먼저 리투아니아 북부 지방 도시 샤울레이에 위치한 주유소이다.


아래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시가지에 있는 주유소이다. 



주유소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보았다. 여기서 주유하면 마치 차가 나비처럼 훨훨 나을 듯한 기분이 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2. 1. 05:30

지리적으로 북동유럽에 속한 리투아니아의 12월은 초봄의 날씨였고, 1월은 혹한의 날씨였다. 초순과 중순은 영하 20도 내외였다. 내린 눈이 내내 녹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1월 말 갑자기 영상의 날씨가 되더니 눈이 한 순간에 거의 다 녹아버렸다. 

최근 눈 위 숲 속에서 찍은 사슴 사진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리투아니아 사진 작가 레나타스 야카이티스(Renatas Jakaitis)가 30미터 거리에서 찍었다. 얼핏 위만 보면 머리가 세 개 달린 사슴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리를 보면 갯수가 많다. 

* 사진 출처 http://www.naturephoto.lt/ * 사진 작가 Renatas Jakaitis


이는 사슴 세 마리가 일렬로 걷는 중 동시에 뒤로 쳐다보는 모습 때문이다. 이 사진은 2010년 리투아니아 파네베지스 지방 숲 속에서 찍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아래는 이 사진을 찍은 사진 작가이다. 


어제 일요일 리투아니아 대부분 지역에서 함박눈이 쏟아졌다. 유럽에 25년 살면서 이렇게 눈송이가 큰 함박눈은 처음이다. 차에 쌓인 눈을 치우는데 힘들 정도였다. 이 쪽에서 치울 때 치운 저 쪽이 금방이 눈이 쌓였다. 쏟아지는 함박눈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1. 28. 09:08

푸석푸석한 밥에 익숙한 사람은 윤기가 쫙 흐르는 찰진 밥이 맛이 없다고 먹기를 꺼린다. 반대로 찰진 밥에 익숙한 사람은 푸석한 밥이 맛이 없다고 먹기를 꺼린다. 전자는 주로 유럽인들이고, 후자는 한국인들이다. 물론 누구든 배가 고픈 사람은 이에 크게 구해 받지를 않겠다.

주변 유럽인들은 그렇게 자주 쌀밥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은 푸석한 밥이나 찰진 밥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갖지 않고 있다. 그저 이들에겐 쌀로 지은 밥에 불과하다. 

마르티나는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하도 집밥(전기 압력밥솥으로 한 밥)이 생각이 나서 한국 식품가게에 가서 구입했다고 한다.


바로 김치와 햇반이었다. ㅎㅎㅎ



이렇게 찰진 밥 맛에 한번 푹 빠지면 정말이지 푸석푸석한 밥은 눈에도 맛이 없을 것이다. ㅎㅎㅎ 
쌀밥과 김치에 집을 떠올리는 유학생...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1. 20. 07:44

거짓말 같지만 지난해 12월 30일까지 북동유럽은 참으로 따뜻했다. 이러다가 정말 겨울 없는 겨울을 보내는 것이 아닐까라는 기대감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빗나갔다. 바로 12월 31일부터 영하 20도내외로 떨어지는 날씨가 열흘 동안 지속되었다. 조금 풀리는 듯했으나 요즘 다시 영하 15도 내외의 날씨를 보이고 있다.

스웨덴 내륙에 살고 있는 한국인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파리 한 마리가 날라와 창문에 붙어 있는 장면을 보았다. 


여름철에는 별일 아니지만, 겨울에 이렇게 파리가 나타나다니... 처음 목격하는 일이라 그는 바깥온도를 재어보았다. 무려 영하 16.8도였다. 


* 사진 제공: 정흥


이런 혹한에도 파리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6. 1. 19. 07:02

빌뉴스 구시가지에 지난 늦가을부터 관심을 끄는 사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 사과나무 잎이 다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었기 때문이다. 이 거리를 지나갈 때 저 사과는 언제까지 저렇게 버티고 있을까 궁금해 사과나무가 있는 정원에 들어가본 했다. 


그 동안 영하 20도 내외의 날씨가 10여일간 지속되었고, 눈까지 내렸다. 어제부터 평년의 겨울 날씨로 돌아와 모처럼 구시가지로 산책을 나갔다. 혹시는 사과가 혹한과 눈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먼저 그 거리로 향했다. 


지난 12월 중순에 본 그대로 사과나무에는 사과가 달려있었다. 달라진 것은 혹한의 날씨에 어쩔 수 없이 동상에 걸린 모습이다.



잠시 후 새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사과를 쪼아먹기 시작했다. 


'아, 겨울철 혹한에 새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사과나무가 자신의 열매를 지금까지 그대로 지키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신기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주민 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말을 걸었다.
"우리 정원에 있는 저 사과는 맛이 없어 따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다. 매년 겨울에도 저렇게 떨어지지 않고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도 자아내고, 또한 새들의 밥이 되기도 한다."



맛이 없으니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열매를 온전히 지키다가 
혹한의 겨울에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과나무... 무언의 가르침을 주는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5. 12. 29. 08:49

12월의 상징어 중 하나가 선물이다.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어린 아이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용돈으로 특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한다. 이 선물을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놓거나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 식사 후 서로 교환한다. 

한편 아직 산타할아버지를 믿는 사람들은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부탁하는 편지를 써서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놓는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선물유무를 확인한다. 우리 부부는 여러 해 전부터 따로 선물을 교환하지 않고 가족 전체를 위해 평소에는 비싸서 사기가 부담스러운 생활용품 등을 구입해 왔다.

하지만 두 딸과는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 올해 딸아이로부터 무슨 선물을 받을까 궁금했다. 이제 중학교 2학년생이니 그동안 모아놓은 용돈도 꽤 된다.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식사에 12가지 음식을 먹은 후 딸아이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조그마한 종이곽이었다. 누런 상자종이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 색종이를 그 위에 붙였다. 


과연 저 안에 무슨 선물이 들어있을까?
열어보니 이렇게 써여 있다.
   "사랑하는 부모님,
    모든 것에 감사 드리고, 계신다는 것에 감사 드립니다.
    행운, 건강, 사랑을 기원합니다. 
    우리는 두 분을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있을 법 선물 물건은 없고, 누런 종이에 색종이를 붙인 것만이 10장 있었다.
세상에 이런 선물도 다 있네라면서 하나하나 꺼내보려는 순간 딸아이가 안 된다고 했다.

"여기 10장이 있는데 한 달 동안 한 번에 딱 한 장만 빼야 된다."
"그러면 뭐가 있는데?"
"일단 하나만 빼봐."


이렇게 빼낸 것이 아래와 같다.

     "무엇이든지 부탁하십시오. (제가 들어드리겠어요)"


돈 한 푼 쓰지 않고, 폐품을 재활용하고, 선물 기대감을 한 달 동안 지속시키고, 더우기 10가지 선행까지 하겠다고 하니 이보다 더 한 선물이 어디에 있을까... 설사 딸바보 소리 들어도 귀가 즐거울 수밖에 없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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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 12. 28. 09:06

그 동안 대부분 초봄 같은 날씨가 지속된 겨울이었다. 그런데 어젯밤부터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고, 눈까지 내렸다. 하지만 첫눈은 아니다. 올 겨울 첫눈은 12월 11일 내렸다. 보통 리투아니아에서 첫눈은 10월 중하순경에 내리는 데 많이 늦었다. 그날 한인회 망년회가 열린 날이라 첫눈이 더욱 반가웠다. 사우나에서 달궈진 몸을 눈뜰에 뒹굴면서 식혔다. 무엇보다도 이날의 압권은 바로 자동차였다.

모임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벽난로에 타오르는 장작불의 열기 속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모임 장소와 주차장은 내리막길에 있었다. 어느 사람은 다음날이 걱정이 되어 내리막길에 눈이 쌓이기 전에 재빨리 자동차를 오르막길 위로 올려놓았다. 우리는 금방 눈이 녹겠지라는 생각으로 식사를 계속했다.

그런데 상황은 예상과는 달리 전개되었다. 눈은 그치지도 않았고, 녹지도 않았다. 후륜 구동이라 걱정이 점점 커졌다.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우리집 차도 위로 올리기로 했다. 아뿔싸, 조금 올라가더니 이내 뒤로 미끄려졌다. 짧고 그렇게 높지 않은 내리막길은 우뚝 솟은 태산 같았다.


사우나에서 몸을 달구고 있는 남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네 명의 장정이 미끄려지면서 밀고 밀은 덕분에 가까스로 차를 오르막길 위로 올릴 수 있었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사진을 보니 바로 이날 고생한 일이 떠올랐다. 사진은 눈덮힌 오르막길 위에 있는 주차장에 두 대의 자동차가 있다. 바로 BMW와 Audi이다. 얕은 오르막길임에도 불구하고 Audi는 쉽게 올라갔고, BMW는 힘들게 올라갔다.

* 사진출처: wiocha.pl


이들 두 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예를 들면 Audi는 전륜 구동이라든지 혹은 4륜 구동이라든지...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우리 집 후륜 구동 차와 그날의 고생과 웃음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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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여행2015. 12. 24. 05:29

어제 낮 날씨가 영상 12도였다. 평년 이맘 때에는 눈이 내리거나 쌓여있거나 하는데 올해는 참으로 따뜻한 겨울이다. 그나마 밤이 가장 긴 주간이라 어두워지면 광장을 밝히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어 계절의 운치를 부족하지만 느끼게 해주고 있다. 

발트3국 -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 수도의 구시가지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장터가 마련되어 있다. 이 장은 11월말부터 1월초까지 이어진다. 선물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발트 3국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광장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1.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구청사 광장



2. 라트비아 수도 리가 대성당 광장




3.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대성당 광장




세 나라 크리스마스트리가 각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특히 리투아니아 크리스마스트리는 동화 속 따뜻한 난롯불이 타오르고 있는 통나무집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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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5. 12. 21. 08:11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 중 한 명은 만 13살이다.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2학년생이다. 그는 늘 손목에 다양한 무늬를 하고 있다. 지난 주 수업 내용이 취미였다.

"취미가 뭐예요?"
"그리기이에요."
"받침이 없을 때에는 '-이에요'가 아니라 '-예요'입니다."
"아~~~"
"취미가 그리기라서 손에 그림이?!"
"아, 이거요... 수업이 지루해 할 일이 없을 때 이렇게 그려요."
"선생님이 보면 뭐라고 하지 않아요?"
"아니요, 뭐라고 하지 않아요."
"한국어에서는 이럴 때 '아니요, 뭐라고 하지 않아요'가 아니라 '예, 뭐라고 하지 않아요'입니다."


학창시절 지루할 때 책에 참 낙서를 많이 했다.
그런데 리투아니아 학생들은 학년을 마치면 책을 돌려주어야 하기 책에 낙서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은 수업에 흥미가 없을 때 손이나 손목, 팔 등에 낙서를 한다.

며칠 전 비슷한 또래인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손뿐만 아니라 양팔에도 그려져 있었다.


"오늘 수업 정말 재미 없는가봐?"
"맞아."

그리고 보니 다행히 1시간 반이나 지속되는 한국어 수업에 아직 이렇게 그리는 이를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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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제2의 도시는 타르투(Tartu)이다. 수도 탈린(Tallinn)에서 남동쪽으로 190km 떨어져 있다. 인구는 10여만명이다. 에스토니아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타르투대학교(1632년 설립)와 에스토니아 행정부 교육부가 위치해 있어 교육 도시로 유명하다.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노란색 테두리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로고이다. 네모난 초상화 액자를 떠올린다. 노란색은 세상 곳곳을 비추는 태양을 상징한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바로 이 부근에 타르투의 피사탑으로 알려진 건물이 있다. 건물 바닥 지지대가 한 쪽은 목재였고, 다른 한 쪽은 석벽이라 세월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기울어졌다. 지금의 용도는 미술관이다. 미술에는 전혀 조예가 없다. 하지만 기울어진 건물엔 과연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을까 궁금해 들어가보기로 했다.


그림에 대한 기대는 빗나갔다. 한 층을 다 차지하고 있는 전시품은 바로 그림 액자 뒷면을 전시하고 있었다. 미술관에서 전시된 그림을 감상하면서 그 그림 뒤에는 과연 어떤 모습이 숨겨져 있을까에 대한 궁금함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먼저 유화 캔버스 천을 견고하게 잡아당겨주는 액자의 뒷면이다. 아, 저래서 유화 액자의 폭이 생각보다 크구나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다음은 뒷면에 그려진 그림이다. 



일반적으로 전시되는 앞면은 "꽃 피는 파리" 제목의 꽃 그림(1926-28, 미술작가 Kristjan Teder)이다. 하지만 이 그림 뒤에는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이다.


한편 뒷면에는 여러 번 천을 오래내고 그 자리에 다른 천으로 붙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그리고, 또 다시 그린 작가의 투혼을 보는 듯하다. 아니면 그 부분이 손상되어 복원한 것일 수도 있겠다.


또 다른 전시품이다.


지금껏 여러 미술관에서는 작품의 앞면만 봐아왔는데 이렇게 뒷면을 전시한 미술관을 보니 '타르투의 피사탑' 미술관에 딱 어울리는 전시 기획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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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학교, 공원 등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에 빼놓을 수 없는 놀이 기구를 말하라면 누구나 쉽게 시소라고 답할 수 있겠다. 균형점이 가운데 맞추어져 있고, 손잡이가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면 탄다. 요즘 시소는 대부분 남녀 구분 없이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라트비아 룬달레 궁전 정원에 있는 시소가 눈길을 끌어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룬달레 궁전은 라트비아가 자랑하는 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1700년대에 지어졌다. 



과연 바로크 시대에 어린이를 위한 시소는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을까? 장미정원 울타리에 가려져 있어 쉽게 볼 수가 없다. 남녀 어린이 시소가 앉는 자리에서 확연히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먼저 남자 어린이 시소는 말 안장을 연상시킨다. 남자 아이들은 마치 말타듯이 신나게 놀았을 법하다.


이에 반해 여자 어린이 시소는 의자를 연상시킨다. 치마를 입은 여자 아이도 쉽게 앉을 수 있도록 하고, 또한 등 받침대를 마련해 뒤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놓았다. 


이렇게 300여년 전 바로크 시대의 시소를 살펴보니 남녀 어린이의 특성에 잘 맞춰 제작한 그 당시 장인들의 세심한 정성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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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감탄 세계화제2015. 11. 9. 07:51

미래의 자기 남편이나 아내를 찾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종종 그 기발하고 재미난 착상들이 세인의 관심을 끈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남편 찾기법를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제 남편 될 총명한 남자를 찾고 있어요.

여기 제 전화번호입니다."

+48

수학문제


* 사진출처 source link 


위 수학문제를 풀어야 이 여성의 전화번호를 알 수 있게 해놓았다. 

보기만 해도 난해하니 그냥 포기... ㅎㅎㅎ 

과연 누가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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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5. 11. 6. 10:08

어제는 딸아이 요가일래의 생일이었다. 이제 만 14살이 되었다. 리투아니아 학제(4,4,4)로는 중학교 마지막 학년생이고, 한국 학제(6,3,3)로는 중학교 2학년생이다. 아침에 미역국이라도 먹여서 학교에 보내야 할 법하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중학생이 된 후부터는 아침에 같이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등교하기 위해 딸아이가 집을 나갈 때 일어나 아파트 현관문을 잠그기만 하면 된다. 아침밥도 간단하지만 자기가 챙겨 먹는다.

"우리가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챙겨줄 수 있는데..."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이제 내가 혼자 할 수 있잖아. 그 동안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해주었으니까 이제부터는 그냥 늦게까지 잘 주무세요."
"말만 들어도 마음이 찡하다. 몸만 자라는 줄 알았는데 마음도 쑥쑥 자라서 아빠가 기분이 좋다.ㅎㅎㅎ"
"고마워."

어제 학교에서 돌아온 요가일래는 노란꽃 꽃 한 송이를 손에 쥐고 왔다.


"이거 내가 산 선물이야. 돈이 없어 한 송이밖에 못 샀어."
"우리가 꽃 선물을 해야 하는데..."
"아니야, 아빠와 엄마가 없으면 내가 세상에 태어날 수 없잖아. 그래서 내가 꽃 선물을 해야 돼."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엄마와 상의해 좋은 선물을 할게."
"그래, 고마워."

그리고 반 친구들이 선물한 사탕 상자을 선물했다.

 

아내는 낮에 학교에서 돌아올 딸아이를 위해 미역국을 끓였다.

"엄마가 미역국을 끓여 놓았으니까 맛있게 점심을 먹어."
"우와~~~ 생일에 미역국을 먹으니까 내가 정말 한국 사람이다."

저녁에 대학교에서 강의를 마친 후 귀가하는 길에 갈등꺼리가 하나 생겼다.
'아, 배가 고프니, 빨리 집으로 갈까', 
'아니 그래도 큰가게에 들러 꽃 선물을 사서 집에 가자'
결국 평소 15분 귀가 소요시간이 1시간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마음이 즐거우니 걸음도 가벼웠다.
장미 15송이를 사고자 했지만, 카드결제가 불가해 소지한 현금을 다 주고 3송이만 샀다.


"자, 이제 우리가 꽃 선물할 차례다. 축하해."
"정말 예쁘다. 고마워~~~"

자기가 우리에게 주는 꽃 선물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더니 막상 꽃 선물을 받드니 아주 좋아했다. 더 먼 길을 택하기를 잘 했다. 자기 생일에 부모에게 꽃을 선물하는 어린 딸아이의 마음씀이 기특하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5. 11. 4. 10:54

조지아 전통춤 공연단이 빌뉴스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조지아는 그루지아, 그루지야로 불리어졌던 나라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를 이루는 캅가스 산맥 남쪽과 흑해 동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이다. 2008년 남오세티야 전쟁 혹은 러시아-조지아 전쟁으로 세계적 이목을 끌었던 나라이다.   

공연 소식을 접하자 인터넷에서 읽은 기사가 떠올랐다. 조지아 전통춤이 바로 고구려 무용총 벽에 그려진 춤동작과 닮았다는 것이다. 춤뿐만이 아니라 '아리 아라리 아랄로오오'가 반복되는 민요도 있다고 했다. 

궁금증이 더해졌다. 마침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큰딸도 집에 있었다. 절약해둔 용돈으로 표 다섯 장을 구입했다. 1장 가격은 2만2천원이다. 

입고 나온 복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오래 세월 동안 유럽 등의 여러 제국의 지배를 받았으면서도 완전히 달랐다. 어느 복장에서는 마치 고구려인들이 춤을 추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였다.


곡예, 무술, 발레가 잘 어울려져 있었다. 발레신발을 신지 않고서도 힘든 발레 동작을 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칼과 방패를 들고 전투하는 춤은 실제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날 공연을 스마트폰에 담아보았다.
 
 

숱한 외세의 침력을 겪은 조지아 민족의 강렬한 기백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공연이었다. 위 선관람자의 영감 덕분에 나 또한 고구려의 전사들이 눈 앞에 아른거리는 달콤한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유럽인 아내는 "남녀가 함께 춤을 추는 데 서로 손 잡는 모습이 한 번도 없더라"라는 소감에 "혹시 남녀칠세부동석의 유교 문화가 그 옛날 조지아에도 전해지지 않았을까..."라고 답해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10. 28. 07:50

지난 주중에 왕복 1000킬로미터 문상을 다녀왔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살고 있는 친구 라덱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9월에 심장마비 증세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여러 일로 바빠서 병문안을 가지 못했다. 10월에 한번 다녀올 생각을 하고 있는 중 부고를 받아 마음이 더욱 아팠다. 화장일을 맞춰 다녀왔다. 1991년 1월부터 알고 지내왔으니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술을 좋아하던 아버지는 만날 때마다 술을 권했다. 거절하는 나에게 한국말로 "절반?! 절반?!"이라고 자꾸 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사망과 문상 이야기를 풀고자 한다.    

죽어도 살아 있다
9월 5일 토요일 아침 무렵 꿈을 꾸다가 깜짝 놀라 깨어났다. 1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꿈에 나타났다. 어머니는 발밑에 있는 이불 끝자락을 잡아 당기면서 "라덱(아들 이름), 빨리 일어나!"라고 외쳤다.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평소 꿈에 나타나지 않는데, 이날 꿈 장면이 하도 생생해서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 라덱이 여러 해를 걸쳐 직접 지은 집 


꿈이 너무 이상해 어머니 사후 아파트에서 혼자 사시는 아버지에게 급히 전화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불안한 생각이 들어 즉시 옷을 갈아입고 아파트 열쇠를 챙겨 차를 몰았다. 아파트에 들어가니 아버지(78세, 1938년생)는 거실 바닥에 누워 있었다. 희미한 의식은 있지만, 가쁜 숨을 힙겹게 내쉬었다. 술 냄새가 물씬 풍겼다.

탁자 밑에는 독한 맥주 빈병 3개가 놓여 있었다. 아버지는 여러 해 전 건강을 크게 잃은 후부터 술을 조금만 마시고 있고, 또한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술을 마실 리가 없다고 확신하는 순간 불길함이 뇌리로 몰려왔다. 즉시 구급대를 불렀다. 심장마비 증세였다. 심장이 10-15% 정도만 기능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사경에 처해 있으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 깨우게 된 것을 통해 아들은 "사람은 죽어도 살아 있다"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쓰러지기 훨씬 전에 모스크바에 있는 이모가 9월 6일 방문하기 위해 기차표를 구입해 놓았다.   

그후 알게 된 그날 밤의 일이다. 보그단이라는 친구가 찾아왔다. 그는 아버지가 이렇게 된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인사겸 찾아와서 선물로 가져온 보드카 200그램을 나눠 마셨다. 아버지는 맥주를 마시지 않고 보드카를 조금 마셨다고 한다. 친구가 돌아간 후 아버지는 술김에 냉장고에 있던 맥주를 꺼내 혼자 다 마셨다. 며칠 후 아내의 기일이라 생각이 많았을 것이다. 

병세는 호전되었으나 한 순간에 유명을 달리
입원한 지 한 달 뒤부터 병세는 점점 호전되고 있었다. 매일 병실을 찾았다. 아버지 친구들도 틈나는 대로 병문안을 다녀갔다. 아버지는 자주 헛된 말을 했지만, 충분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병원에서 사지를 온전하게 사용하지 못하면서 자꾸 집으로 데려다달라고 했다. 집에만 가면 혼자 일어서서 걸을 수도 있고, 밥을 해먹을 수도 있다고 했다. 숟가락도 혼자 힘으로 들지 못하는 상태였다.  

한번은 친구 스테판이 어젯밤에 찾아와서 함께 맥주를 마셨다고 했다. 병원에서 음주는 불가하므로 망령된 말이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스테판 아저씨에게 이야기했더니 깜짝 놀랐다. 바로 어젯밤에 그가 아버지와 맥주를 마시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돌아가시는 날 동생이 찾아왔다. 지방에 살고 있어 쉽게 올 수가 없었다. 입원한 후 처음이었고, 이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두 형제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면서 평온하고 추억 어린 시간을 가졌다. 동생이 막 작별인사를 하려고 하자, 형이 동생에게 귀속말로 "너는 피에댜(fiedja)야!"라 속삭였다. 동생은 깜짝 놀랐다. 어떻게 어린 시절 후부터는 한번도 듣지 못했던 별명을 형이 기억해 지금 말하고 있다니... 이들이 작별한 지 3시간 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어머니가 남은 가족을 생각해 데리고 가
아버지는 "바로 그날 심장마비 증세가 일어났을 때 돌아갔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곤 했다. 어머니가 돌아기신 지 6개월 동안 아버지는 우울증 증세를 무척 고생하셨다. 어머니가 자꾸 부른다는 망상에 빠졌다. 정신과 진료를 받아서 약을 복용해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친구와 이웃들이 정기적으로 찾아와 말친구가 되어 주었고, 소량이지만 이들과 한 두 잔 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우울증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었다. 

어느 정도 호전되더라도 의사는 심장이 20% 이상 기능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사지를 마음대로 쓸 수가 없으니 퇴원을 하더라도 누군가 24시간 간병을 해야 한다. 자식된 도리를 다해야 하기에 퇴원 후 간병을 여러 가지 궁리를 했지만 뽀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그래서 걱정이 그야먈로 태산이었다. 

"이런 이유로 어머니가 남은 가족을 생각해 아버지를 데리고 갔구나"라고 아들은 믿게 되었다.

숫자 17이 참으로 묘하다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던 숫자가 17이다. 아무런 이유없이 그냥 좋아했다. 가게에 가서도 17이 들어간 상품을 즐겨 구입했다. 그래서 그런지 돌아가신 날짜도 9월 17일이다. 공교롭게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짜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꼭 1년 1개월인 10월 17일이다. 

여러 해에 걸쳐 지은 집 층간 복도에 어머니가 정년퇴임 후 취미생활로 만든 자수 그림 작품 18점을 걸었다. 그런데 걸려있던 한 작품이 어느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어머니가 좋아하던 숫자가 17이라 그 떨어진 작품을 다시 걸지 않았다. 현재 17점이 걸려 있다.


▲ 어머니가 취미로 만든 자수 그림 작품 


15분 동안만 화장장 CCTV 화면으로 작별
가톨릭 신자가 약 90%인 폴란드는 매장이 일반적이지만, 화장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도 화장하기로 했다. 화장 시간 오후 1시에 맞춰 도심에서 많이 떨어진 묘지에 있는 화장장으로 갔다. 

화장장은 화장 시작 15분 전에 작별실 문을 열어주었다. 작별실에는 의자 12개와 소파가 놓여 있는 작은 방이었다. 앞에는 유리 진열장으로 막아놓았고, 그 안에는 관을 보관하는 방의 모습을 CCTV로 보여주는 텔레비젼이 걸려 있다.   

아버지 친구들이 하나 둘 자리를 메웠다. 화면에는 화장장에 들어갈 목관이 보였다. 조문객들은 적막한 침묵 속에 기도에 임했다. 있을 법한 흐느끼는 울음 소리는 전혀 없었다. 15분 후 목관이 화로로 옮겨지자 화장장 관리인이 작별실 문을 닫아야 함으로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냈다. 유골함은 다음날 받기로 했다.   


▲ 화장장 작별실

▲ 작별실에서 나와 상주에게 위로하는 조문객ㄷ들

▲ 바르샤바 피아세츠노 화장장 정면 모습

▲ 화장장 바로 뒤에 위치한 납골당

▲ 주검이 연기로 변해 하늘을 닿고 있다 


평소에 잘 보살피고, 간소하게 보내야지
화장장 밖에서 조문객들은 줄을 서서 상주인 라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 삼삼오오 모여 잠시 얘기를 나누더니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화환을 가져온 사람은 몇이 되지 않았다. 보통 묘지에 안치식을 할 때 화환을 가져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라덱에게 물었다. 
"마지막 작별인데 돌아가신 분의 얼굴이라도 보면서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어머니를 보낸 지 1년밖에 안 되는데 또 다시 아버지를 보내게 되었다. 삼촌이 이번에는 그냥 이렇게 보내자고 해서 동의했다. 평소에는 모시기를 게을리하다가 돌아가신 후 성대하게 미사를 지내고, 꽃으로 무덤을 장식해 효자임네 자랑하는 것이 무슨 소용 있나? 평소에 잘 보살피고 간소하게 보내는 것이지. 조만간 일가 친척이 주말에 모여 유골함 안치식을 가질 것이다."

▲ 장자(莊子)를 떠오르게 한 밤의 술상 


이날 저녁부터 라덱과 함께 돌아가신 분을 위해 쿠바 기타 음악을 들으면서 보드카 한 잔 한 잔 건배를 했다. 아내가 죽자 곡(哭) 대신 노래했던 장자가 떠오르는 밤이었다. 하지만 간간이 눈물을 훔치는 라덱을 보니 역시 죽음은 남은 자에게 슬픔이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10. 26. 05:28

최근 5일 동안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서 1,500킬로미터를 이동했다. 산이 없지만, 도처에 숲이 자리 잡고 있다. 푸른 소나무 사이사이에 노랗게 물든 단풍나무와 자작나무 잎이 참으로 돋보인다.

대학 시절 한 선배와 함께 남산 은행나무 단풍 구경을 간 일이 떠오른다. 가을날 은행잎은 그야말로 노란색의 극치를 보여준다. 요즈음 이 한국의 은행잎에 버금가는 유럽의 단풍잎이 사방을 장식하고 있다.


자작나무 잎도 단풍나무 잎에 뒤지지 않는 노란색을 뿜어내고 있다. 



낙엽송 잎 또한 눈부시게 하는 황금빛으로 변해 노란색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이 정도라면 남산 은행나무 잎의 노란색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5. 10. 21. 18:18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어젯밤 10시 30분 출발하는 국제선 버스를 타고 오늘 아침 6시 폴란드 바르샤바 중앙역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8시 30분이 소요되었다. 리투아니아 국경선 근처에서 표검사, 폴란드 국경선을 넘어서 여권검사가 있었다. 도착역까지 마중 나오겠다는 폴란드 현지인 친구의 호의를 사양했다. 여전히 어둠이 남아 있었지만, 버스와 전철은 출근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전철을 타고 만나기로 약속한 역까지 혼자 가기로 했다. 

* 바르샤바의 상징물 중 하나인 문화과학 궁전


폴란드 화폐 동전이 있어서 자동판매기로 표를 사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출발역에서 도착역까지 소요되는 정확한 시간은 알 수가 없었지만, 일단 20분 승차권을 3.4즐로티(1026원)를 넣고 구입했다. 역 탑승구로 들어가자 전차가 막 도착했다. 버스나 승용차로는 40여분 족히 걸릴 거리인데 전철로는 딱 10분 걸렸다.

1년만에 다시 만나는 친구는 그의 승용차에 타자마자 좋은 소식을 하나 전해주겠다고 했다.

"뭐지?"
"어제 한국인이 쇼팽 콩쿠르에서 1등상을 탔어."

공교롭게도 듣고 있는 라디오에서도 잠시 후 뉴스가 흘러나왔다. 
"한국인 조성진씨가 올해 쇼팽 콩쿠르에서 1등상을 수상했습니다."

© KEYSTONE/EPA PAP/RADEK PIETRUSZKA


친구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데 핀란드 친구가 쇼팽 콩쿠르 소식을 올렸다. 내용인 즉 "방금 제17회 국제 쇼팽 콩쿠르 대회가 끝났다. 1932년 헝가리인으로 시각장애인 에스페란토 사용자 임레 웅가르(Imre Ungar)가 2등상을 받았다..." 

이 글에 폴란드 친구가 1등상을 수상한 조성진씨 유튜브 영상을 댓글로 올렸다. 이 댓글 밑에 나는 수상자가 한국인이라고 썼다. 이날 오후 10여명의 현지인들이 모였다. 여기서도 모두들 나와 인사하면서 어제 마감된 쇼팽 콩쿠르 우승자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해 축하해주었다. 한국인라는 연결고리로 이렇게 본의 아니게 기쁜 소식을 세계 여러 친구들과 공유하고 축하까지 받게 되었다. 

쇼팽은 폴란드가 낳은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꼽히는 음악가이다. 그를 기념하기 위해 매 5년마다 바르샤바에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가 열린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콩쿠르이다. 아래 영상을 통해 올해 한국인 수상자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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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 10. 2. 07:25

발트 3국 관광안내사 일을 하면서 수 차례 에스토니아 탈린을 방문했다. 여름내내 일정이 맞지 않아 현지 에스토니아인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며칠 전 그를 만났다. 만나자마자 그는 태블릿 컴퓨터를 꺼내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이야기에 푹 빠졌다. 최근 그의 가족은 숲 속을 다녀왔다. 바로 버섯채취 계절이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는 45,000평방 킬로미터의 면적을 가지고 있고 그 중의 50%가 숲이다. 숲에는 소나무, 자작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버섯채취를 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다,


숲에는 버섯뿐만 아니라 빌베리(billbery), 크랜베리(cranberry) 등도 많이 자라고 있다.



버섯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그물버섯(boletus)이다.



그의 가족이 주말에 채취한 버섯이다, 



딸이 채취한 버섯을 종류별로 가지런히 정리하고 있다. 그물버섯, 달걀버섯, 살구버섯...



이렇게 정리한 버섯을 보니 식탁 위헤 맛있는 버섯 요리가 떠오른다.  



올해는 바빠서 우리 가족하고 버섯 채취를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다음 기회에 에스토니아 현지인 친구따라 버섯 채취 나들이를 함께 하고 싶다. [사진제공: Tonu Hir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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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투(Tartu)는 인구 10만여명으로 에스토니아 제2의 도시이다. 1632년에 세워진 에스토니아 최고 명문 대학인 타르투대학교로 유명하다. 최근 이 도시를 방문했다. 시청광장에서 새로운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바로 절단 된 거대한 수도관에서 물이 펑펑~~~  쏟아내리고 있다. 



떨어지는 물 속에 투명관이 있어 물을 퍼올리고 있지만, 그래도 절단된 수도관이 더 눈에 확 띄게 되어 신기한 현상처럼으로 다가온다. 낯선 여행지에 만나는 이런 재미난 것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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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5. 9. 3. 05:31

발트3국 출장으로 8월 중순부터 거의 집을 비웠다. 다행히 학년이 시작되는 9월 1일 가족과 함께 했다. 리가에서 저녁 버스를 타고 4시간 걸려 빌뉴스 집에 밤 10시경 도착하니 전기밥솥에 솔솔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분명히 리가에서 저녁을 먹고 온다고 했는데 밥을 해놓다니... 잠시 후 딸아이가 부엌으로 들어와 음식을 준비하려고 했다.

"아빠, 저녁 먹었는데."
"알아."
"건데 왜 지금 늦은 시간에 음식을 하니?"
"이제 학교에서 밥을 사먹지 않고 도시락을 사서 가져가려고. 김밥해서 가져갈거야."
"네가 직접?"
"그래. 엄마가 조금 도와주고 내가 할거야."


6년 전 초등학교 2학년 때 도시락으로 가져간 김밥이 놀림감이 되었다는 글이 떠올랐다.  

그땐 아빠가 만들어주었는데, 중학교 2학년이 된 지금은 이렇게 스스로 김밥을 사가지고 학교에 가져가겠다고 한다. 지나가면 역시 세월은 참 빠르다. 김 위에 밥을 얹고 그 위에 계란말이, 오이 등을 얹으면서 딸아이의 말은 이어졌다.


"아빠, 내가 정말 한국인인가봐."
"왜?"
"김밥을 좋아하고 이렇게 김밥을 만들고 있으니까, 내가 정말 한국 사람이다."
"그래?"
"아버님, 감사합니다."
"왜?"
"나를 한국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으니 정말 고맙지."
"아이구... 내일 아침에 아빠가 깨워줄게."

책장에는 벌써 중학교 2학년 시간표가 붙여져 있다. 하루 수업수는 6-7시간이다.


학교 사물함에 놓을 물건을 보니 빗, 머리끈, 비상 간식 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공부와 학교 생활이 재미있다고 하는 딸아이의 마음이 이번 학년 끝까지 쭉 이어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발트3국에 속하는 나라는 위로부터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이다. 각 나라의 수도에는 규모가 각각 다르지만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이 있다.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는 <고추>,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는 <설악산>,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는 <맛>이라는 식당이 있다.

8월초 라트비아 리가에 또 다른 한식당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최근 직접 이곳을 다녀왔다. 식당 이름은 "Go! Noodle Bar"이다. 


일단 위치를 알아보자.

Marijas iela 16 (마리야 거리 16)이다. 국제선 버스역에서 이 식당까지 거리는 900미터로 걸어서 10여분이 걸린다. 


식당 바로 앞이 버스정류장이고 입구 왼쪽 옆에는 BENU 약국이 있다.


들어가니 식당이름처럼 바 분위기가 나고 20석을 갖춘 실내는 아주 깔금하다. 


식방 주방이 확 트여 있어 요리하는 모습도 지켜볼 수가 있다.



식당 이름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메뉴는 복잡하지 않고 아주 간결하다. 라면, 비빕밥, 볶은밥, 잡채밥, 야채만두, 해물만두, 고기만두, 김치만두 등이다. 가격은 3유로에서 5유로 사이다. 


이날 메뉴판에 없는 음식을 주문했다. 바로 짜장면이다. 외국에서의 짜장면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색깔부터 그렇게 먹고 싶었던 짜장면 그대로였다. 노란 단무지와 잘 익은 김치가 짜장면의 맛을 돋구워 주었다.



면은 따근따근 쫄깃쫄깃했다.  



아직 인근 건물들이 구시가지에 비해 외벽 단장이 정결하지는 못하지만 아르누보 양식의 건축물들이 주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건물들을 살펴보면서 구시가지에서도 충분히 걸어서 올 수 있는 거리이다. 


여행객들이 한 끼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다. 여름철 관광안내사 일을 하기 때문에 리가 국제선 버스역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 부담없이 이곳을 이용할 수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8. 10. 05:58

윗집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과 사이가 좋다. 아파트 관리일로 자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윗집 안주인은 꾸미기를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여름철 윗집 창가엔 여러 개의 화분이 놓여져 있다. 보기에 참 좋고 아름답다. 우리집도 하고 싶지만, 현재의 발코니 창문 구조상 불가능하다.

* 윗집 발코니 창가의 화분들

어느 날 창문 안쪽과 바깥쪽을 말끔히 청소를 했는데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와보니 창문에 물이 흘러내린 자국이 선명했다. 처음엔 비가 내렸나라고 했다. 그런데 창문을 열고 위로 쳐다보니 쉽게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윗집이 화분에 물을 줄 때 흘러내린 물이 말라서 생긴 자국이었다.

* 아랫집 우리집 발코니 창문

발코니에서 아내와 커피를 마시면서 이 문제로 대화를 나눴다.
"말하기가 불편하지만, 윗집에 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윗집도 그렇게 좋은 해결 방법은 없을 것 같은데."
"그럼 어떻게 하지?"
"그냥 창문에 그려진 수채화라고 생각하고 여름 한철 참으면 되지 않을까? 행여나 윗집이 지나가다가 우리집 창문의 수채화를 보면서 한 감상을 얻어서 스스로 해결해주는 것이 최상이겠지."
"그게 좋겠네."

 


이렇게 우리 부부는 창문의 화분 흙물 자국을 수채화로 여기기로 했다. ㅎㅎㅎ 어제는 갑작스런 폭우가 내려쳐 흙먼지 자국을 말끔히 청소를 해주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