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해당되는 글 532건

  1. 2014.11.21 화산재 웅덩이에 숨어 있는 희귀한 포도밭 5
  2. 2014.11.20 티만파야 - 땅 속으로 물 부었더니 간헐천으로 치솟아 2
  3. 2014.11.19 스웨덴인이 특이하게 공개한 한국요리 제육볶음 1
  4. 2014.11.17 스페인 단감을 딸 위해 홍시로 만들어보다 12
  5. 2014.11.15 이케아 가구, 여기보다 한국이 16만원 더 비싸
  6. 2014.10.24 "식구 많아졌어요"에 해외 학생들 키득키득
  7. 2014.10.23 2주일 해외여행 옷 양말 두 켤레 담아보다 5
  8. 2014.10.21 봄엔 꽃, 가을엔 단풍으로 눈길 끄는 벚나무 1
  9. 2014.10.17 사춘기 딸이 꼽은 세계 8번째 불가사의 3
  10. 2014.10.02 대학생 딸에게 빌려준 해외여행 경비를 돌려 받다 2
  11. 2014.09.29 25년 유럽 생활에 김치 담가 처음 팔다 6
  12. 2014.09.26 딸 부탁으로 사탕 사주고 칭찬 받았네 2
  13. 2014.09.12 유럽 중학생이 되자 확~ 변한 딸의 생활상 2
  14. 2014.09.05 낙서 투성 변압기함에 익숙한 눈에 돋보이는 소녀 1
  15. 2014.09.02 집들이 한번 했더니 화장실이 이 모양?!
  16. 2014.09.01 색 밀가루 투척 속 재미난 달리기
  17. 2014.08.29 계단 신발장 덕분에 출근길 고민 해결
  18. 2014.08.28 야영에서 옆에 자야 할 아내가 사라진 이유 1
  19. 2014.08.27 비행기 3번 타고 미국에서 유럽 온 거미 어떻게
  20. 2014.08.26 뱀이 나가와도 태연히 자리 지키는 소녀 1
  21. 2014.08.22 어느 유럽 금발녀의 행복 조건은 愛吉錢 1
  22. 2014.08.20 사람 안 피하고 제 일만 하는 해변 가마우지
  23. 2014.08.12 항공 화물 꼬리표 미덥지 못해 큼직한 종이 부착
  24. 2014.08.11 붉게 지는 해, 노랗게 떠오르는 슈퍼문
  25. 2014.08.07 폭염에 딱 어울리는 의자이지만 앉을 수 없는 의자
  26. 2014.07.26 낙서 천지인 도시 건물에 이런 벽화도 있다니
  27. 2014.07.24 유럽에서 여름철 사우나 이렇게 좋을 수가
  28. 2014.07.18 대한항공 재판,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추락 1
  29. 2014.07.17 어느 유럽 할머니의 흥미로운 숫자 세기 표시법 1
  30. 2014.07.16 얄궂은 처녀파티로 예비 신부 눈물 뚝뚝 1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 섬에 있는 포도밭은 세계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로 특이하다. 이 섬에서 포도밭으로 유명한 지역이 게리아(La Geria)이다. 사방 천지가 숲이 하나도 없고 온통 화산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런 곳에 포도밭이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직접 본 포도밭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 포도밭이 포도밭다워야 하는 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정말 희귀했다. 지구가 아니라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여기엔 필히 어떤 까닭이 있고, 이런 포도밭을 일궈낸 주민들의 지혜가 숨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독특한 모습을 지니고 있기에 서론이 이처럼 거창할까... ㅎㅎㅎ

 

포도나무가 웅덩이 속에 숨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웅덩이에서 나오지 못하게 화산암으로 돌벽을 만들어 놓은 듯했다. 저지대뿐만 아니라 가파른 경사에도 계단식으로 포도밭이 거대한 장관으로 눈 앞에 펼쳐졌다. 

 

 

 

1730년에서 1736년까지 화산 분출로 인해 화산재가 이 지역의 비옥한 농토를 뒤덮었다. 시간이 지난 사람들은 이 재앙이 안겨준 혜택을 알게 되었다. 바로 천연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재였다. 

 

18세기-19세기 이들은 화산재 층을 파내어 웅덩이를 만들어 그 밑에 포도나무 등을 재배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여줄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지역의 포도밭 웅덩이는 지름이 약 5-8미터, 깊이가 2-3미터이다. 한 웅덩이에 보통 포도나무 2그루가 심어져 있다.   

 

 

 

란사로데는 1년에 비가 오는 날이 고작 18일이다. 건조해서 농사짓기에 적합하지 않다. 농업에 절대로 필요한 것이 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물을 해결할까

이 점에서 화산재의 기능이 돋보인다. 구멍이 많은 입자로 되어 있는 화산재는 빗물과 이슬을 신속하게 밑으로 통과시키고, 뜨거운 햇빛이 비치는 낮에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그런데 왜 돌벽을 세웠을까?

란사로테는 무역풍이 상존한다. 반달 모양인 반원 돌벽은 특히 꽃봉우리를 맺은 포도나무를 강풍으로부터 보호해준다. 

 

 

포도나무 주종은 말바시아(Malvasia)와 무스카텔(Muscatel)이다. 포도수확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시기인 7월말이다. 수확은 모두 사람들이 직접 손으로 한다. 수확량은 헥타르당 1,500kg으로 스페인에서 가장 낮지만, 1그루당 25kg 포도가 생산된다. 19세기말부터 시작된 게리아 포도농원들은 연 포도주 30만병을 생산하고 있다.   

 

 

 

이 특이한 포도밭을 비롯해 란사로테 섬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극한 자연환경 속에서 체념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이날 스위트 포도주를 시음해보니 꿀을 많이 부운 듯이 무진장 달았다. 당도가 최고라는 안내자의 말이 떠올랐다. 이 대신에 세미스위트 한 병을 샀다. 호텔로 돌아와 대추야자수 옆에서 저녁노을을 즐기면서 가족과 함께 마시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7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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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란사로테(Lazarote)에 있는 티만파야(Timanfaya) 국립공원에는 연료값 '0'인 레스토랑[관련글: 불이 필요 없는, 연료값 '0원'의 악마 레스토랑] 외에도 볼거리가 여러 있다. 이곳의 핵심은 1730년에서 1736년까지 화산 분출이 일어났지만, 지금도 지하 10여미터의 온도가 섭씨 100도에서 600도에 이른다.
이곳에 도착하면 여전히 화산이 살아있음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국립공원 직원들이 세 가지 증명을 해보인다. 먼저 삽으로 땅 속에 있는 조각돌을 퍼내 관광객들의 손에 올린다. 지열을 느낄 수 있다. 선입견으로 사람들은 엄청 뜨거울 것이라 여겨 받지도 않는 채 털어버리려고 한다.
두 번째는 건초를 돌 구멍 사이로 넣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솔솔 피어나고 이내 시꺼먼 연기와 함께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연상시키는 불덩이가 솟아오른다. 마치 용암이 금방이라도 분출할 듯하다.

마지막 순서는 양동이 물을 땅 속으로 붓는다. 처음엔 물을 조금 붓는다. 수증기로 위로 피어오른다. 그리고 남은 양동이 물을 다 붓는다. 잠시 후 펑 소리를 내면서 물은 간헐천(間歇泉이 되어 지면 위로 치솟아오른다. 마치 어린 시절 골목길 뻥튀기의 펑 소리를 듣는 듯했다. * 간헐천: 뜨거운 암석층의 영향으로 증기의 압력에 의하여 지하수가 지면 위로 솟아오르는 온천.

 

이날 이 세 가지 증명을 아래 영상에 담아보았다.

  

또 하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볼거리는 용암 들판과 분화구이다.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관람한다. 기괴하게 생긴 바위, 주글주글 주름 진 용암층, 어머어마하게 큰 분화구, 가파른 정상, 용암 터날, 아슬아슬한 고갯길... 최초의 우주비행사들이 달 착륙을 준비하도록 그들에게 보여준 사진이 이 용암 일대라고 한다. 이날 용암 들판 관람을 아래 동영상에 담았다.

이 란사로테 티만파야 국립공원 관광을 가자고 우긴 사람이 나였다. 점심을 포함한 전일 버스관광 가격이 45유로였다. 아내는 모래 해변에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하면서 체내에 부족한 비타민D를 채우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간헐천 분출, 용암 들판, 화산열 요리 레스토랑 등을 두루 구경한 아내의 한 마디가 이날 관광의 보람을 다 표현했다.

 

"오늘 당신 말 듣기를 정말 잘 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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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11. 19. 07:00

세계 여러 나라 음식 요리를 즐겨하는 어느 스웨덴인[처음엔 폴란드인으로 여겼으나 관련인과 직접 접촉을 통해 알아본 결과 스웨덴인]의 제육볶음 동영상이 최근 눈길을 끌었다. 유튜브 사용자 "The Food Emperor"는 자신이 직접 제육볶음을 요리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 11월 14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현재 이 동영상 조회수는 16만을 넘었다.

동영상 속의 언어는 폴란드어이고  
"제육 볶음"
"최고의 레시피예요"
"기뻐서 강 같은 눈물을 흘릴거에요"라는 한글 자막이 뜨고, 목소리도 나온다.

그의 제육볶음 레시피는 아래 사이트(영어)에 있다.
http://www.foodemperor.com/cooking/spicykorean

어떤 내용이 있기에 그의 제육볶음 요리과정 동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을까?
아래 동영상에서 볼 수 있다.



유튜브 계정의 이름에서 보듯이 그는 자신을 "Food Emperor"라 부른다. 이에 걸맞게 그는 동영상 중간중간에 북한의 뉴스 방송화면을 삽입했다. 아주 특이한 착상으로 그는 한국음식 제육볶음 요리를 누리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11. 17. 08:12

이맘때가 되면 제일 먹고 싶은 과일 중 하나가 단감이나 홍시이다. 어린 시절 시골 마을 뒷밭에는 다양한 종류의 감나무가 여러 그루 자라고 있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장대를 들고 뒷밭 감나무에 가서 홍시를 찾아내 맛있게 먹곤 했다. 

아쉽게도 지금 살고 있는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감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 대형상점 과일 판매대에서 감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감은 단감이다. 대부분 스페인산이다. 초기에는 가격이 비싸서 선뜻 사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많이 쏟아져 나와 값이 떨어질 경우에는 자주 사서 먹는다. 다행히 딸아이도 단감을 아주 좋아한다.

* 스페인산 단감


"너는 왜 단감을 좋아하는데?"
"이유는 간단하지."
"뭔데?"
"내가 아빠 딸이잖아. 아빠가 좋아하는 과일은 나도 좋아한다."
"그래 좋은 것만 아빠 닮아라. ㅎㅎㅎ"

단감이라고 하지만 막상 사서 먹어보면 떫은 맛이 있는 단감도 더러 있다. 일전에 맛있게 생긴 단감을 여러 개 사왔다. 딸아이가 한번 깨물어 보더니 이내 퇴퇴하면서 뱉어냈다.     

* 스페인산 단감,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홍시로 먹어야겠다


"왜?"
"감이 안 달아. 이런 감 못 먹어."

주말이다. 아내와 딸아이는 지방 도시에 사시는 장모님을 방문하러 떠났다. 아무리 가격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경제권을 잡고 있는 아내는 "비싼 수입품 단감보다는 지금은 신토불이 리투아니아 사과를 많이 먹을 때야!"라면서 단감을 많이 사는 것에 분명히 반대할 것이다.


혼자니 마음대로다. 아내가 떠난 후 대형상점으로 직행했다. 단감을 양손에 들 수 있을 정도로 샀다. 스페인 단감을 홍시로 만들 생각이었다. 홍시로 만들어 놓으면 떫은 맛이 달콤한 맛으로 변하기 때문에 딸아이가 맛있게 먹을 것이다. 영수증을 보니 5킬로그램이었다.   

* 스페인산 단감 현재 시각 가격은 킬로그램당 4천원

단감은 값이 얼마일까?
단감은 킬로그램당 7.99리타스 + 부가가치세 21%이다. 이날 구입한 5킬로그램 단감 가격은 50리타스다. 한국돈으로 20,000원(킬로그램당 4천원)이다. 

*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에서 재배된 단감
      
Persimon Bouque는 스페인 발렌시아(Valencia) 지방에서 재배되는 단감이다.

"단감 홍시 만들기"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관련글: 제철 대봉감, 빠르게 홍시 만드는 법]를 얻었다. 스티로폼 상자에 단감을 넣고, 그 사이에 사과를 쪼개서 놓았다. 사과에서 발생하는 에틸렌가스가 식물의 노화와 부패를 촉진시킨다고 한다. 

* 스페인산 단감과 사과를 스티로폼 상자에 담았다 

단감을 담은 상자를 거실 한 구석에 놓았다. 일요일 집에서 돌아온 딸아이는 그것이 무엇인지 몹시 궁금해할 것이다. 1주일 후 열어보면 정말 단감이 홍시가 되어 있을까?! 말랑말랑 달콤한 홍시에 딸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 거실 구석에 놓아둔 상자

이번에 성공한다면 상자 가득히 홍시를 만들어 냉동실에도 넣어 놓아야겠다. 얼린 홍시가 별미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리투아니아인 아내도 단감을 많이 사는 것에 찬성할 듯하다.

'단감아, 홍시 돼라'

* 단감 홍시 만들기 후기: 스페인 단감 10일 후 달콤한 홍시로 변해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11. 15. 06:42

노란색 바탕에 파란색 글자 IKEA(이케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구회사다. 두 색이 말해주듯 스웨덴 회사다. 스웨덴 국기에 있는 두 색이 바로 노란색과 파란색이다. 

이케아가 다음달 18일 경기도 광명에서 한국의 첫 매장을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케아 한국어 홈페이지는 판매 제품의 사진과 가격을 14일 공개했다. 누리꾼들은 재빨리 미국 가격과 비교하면서 일부 제품의 한국 가격이 훨씬 비싸게 책정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리투아니아 가격과 한번 비교해보는 것도 의밌을 듯하다. 미국-한국 가격 비교를 한 위키트리 기사[관련글]에 나오는 제품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두 나라의 가격을 비교하기 전에 두 나라의 GDP를 알아보자. 

IMF 2013년 자료 기준에 따르면 1인당 GDP(국내총생산): 
한국               24,328 USD
리투아니아      16,003 USD 

유로 환율은 1유로당 1,376원 


위 이케아 피에스 수납장의 한국 가격은 59,900원이고, 리투아니아 가격은 159,010원이다. 한국이 무려 10만원이나 저렴하다



위 피엘세 소나무 침대 프레임의 한국 가격은 40,000원이고, 리투아니아 가격은 43,440원이다. 두 나라의 가격이 비슷하다. 



위 아네보다 옷장의 한국 가격은 99,900원이고, 리투아니아 가격은 91,256원이다. 리투아니아가 8천원 정도 저렴하다.



위 펠로 암체어의 한국 가격은 39,900원이고, 리투아니아 가격은 39,449원이다. 두 나라 가격이 거의 동일하다.  



위 후르달 옷장의 한국 가격은 599,000원이고, 리투아니아 가격은 437,967원이다. 한국이 무려 16만원이 더 비싸다.




위 피에스 2012 책상의 한국 가격은 249,000원이고, 리투아니아 가격은 278,557원이다. 한국이 3만원 정도 싸다.  



위 쇠데르함 1인용 소파의 한국 가격은 400,000원이고, 리투아니아 가격은 358,668원이다. 한국이 4만원 정도 비싸다.


극소수인 일곱 가지 제품 가격을 비교해보니 어떤 제품은 거의 동일하고, 어떤 제품은 그 차이가 16만원이다. 전세계 매장에서 제품 가격이 반듯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16만원의 차이는 참으로 큰 것이 아닐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10. 24. 10:34

이번 학기에도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최근 한국어 수업 시간에 "지다"를 가르쳤다- 좋아지다; 많다 -  많아지다; 싸다 - 싸지다... 

"식구 많아졌어요"라는 문장이 있었다.    

"식구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런데 그런데 "식구"라는 단어에 리투아니아 학생들이 모두 키득키득 웃음으로 답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어 "식구"라는 발음에 해당하는 리투아니아어 단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리투아니아 단어는 무슨 뜻일까?

식구 šiku라는 뜻은 "똥을 누다"이다.
그러니 학생들이 웃을 수 밖에.

"식구 많아졌어요"라는 한국어 문장이 "똥이 많어졌어요"라는 소리를 들렸기 때문이다,


축제라는 말에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축제는 Čiukčiai(축치인)을 뜻하는 츅체이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눈이 좁쌀처럼 생긴 아시아인들을 경멸해서 말하는 말 중 하나가 "츅체이"이다. 



사(4)과

사과(과일)

사과(잘못을 사과)도 동일하게 써지만 각기 뜻이 달라서 주목을 끌었다, 

 


행복

한복

항복도

비슷한 발음이라 학생들이 힘들어한다.



물고기

생선

돼지고기, 닭고기, 칠면조고기 등에서 보듯이 고기는 죽은 것인데 왜 물고기는 산 것을 말하나?!



한국어 문장 중 "간장 공장......"을 알려주었더니 배꼽을 잡고 웃어대었다.



리투아니아어에 이와 유사한 문장은 다음과 같다.

개리 비라이 개로이 기료이 개라 기라 게레: 좋은 남자들이 좋은 숲 속에서 좋은 기라(맥콜)을 마신다


이렇게 한국어를 가르치다보면 뜻하지 않게 수업 시간에 웃는 경우가 더러 생긴다.

Posted by 초유스

유럽 사람들의 1년 휴가일은 일반적으로 24일이다. 이를 한꺼번에 다 사용하지 않고 나누는 사람들이 많다. 여름철에 2주일, 겨울철에 2주일이다. 리투아니아 학교 교사들은 2달 정도 출근하지 않는다. 6월에 3달치 월급을 다 받는다. 이 목돈으로 휴가를 다녀오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다 써버린다면 이어지는 달에는 허리를 졸라매면서 살아야 한다.
주변 친구들은 대개 해변을 찾아 남유럽 등지로 여름 휴가를 간다. 그런데 우리 가족은 여름철에 어디 가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리투아니아는 여름철이 시원하다. 그러니 이런 나라를 떠나 햇볕이 뜨거운 나라에 가서 고생해야 할까라는 의문에 가족 모두 동의하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이 선호하는 휴가 시기는 10월말과 11월초이다. 특히 10월 초순부터 날씨는 일교차가 심하고. 춥다. 흐린 날도 많고, 비오는 날도 많다. 중앙난방 아파트 실내온도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실내온도가 15-17도이다. 두꺼운 양말, 실내화 등이 필수이다. 이런 때 영상 20도의 나라는 꿈의 나라이다. 

 

올해 우리 가족이 선정한 휴가지는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이다. 2년 전 이곳의 그란크나리아 섬에서 휴가를 보냈는데 쾌청한 날씨와 적합한 온도가 무척 인상에 남아 올해도 이곳으로 정했다. 하지만 다른 섬이다.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이다. 
해외여행 준비 단계에서 가장 큰 화두는 짐이다. 무엇을 챙겨갈까... 여행자에게 가방의 무게는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이동에 편리하다. 리투아니아는 겨울철에 접어들고 있지만, 여행지는 일년 내내 비슷한 여름철이라 얇은 옷을 챙기면 된다.
3벌 이상은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읽을 책, 번역할 자료, 비상약, 노트북 등을 챙겼다. 카메라 등과 함께 다 넣으니 책가방 하나에 들어갔다. 옷은 잘 펴서 놓고 그 위에 양말을 얹었다. 둘둘 말아서 나중에 양말 안으로 속 집어넣었다. 이렇게 하니 옷의 피부가 무척 작아졌다.

 

 

 

오늘은 옷 짐을 간단히 싸는 법을 소개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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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4. 10. 21. 06:19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중심가를 흐르는 네리스 강변의 북쪽 언덕에는 수십 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해마다 5월 초순이면  벚꽃이 활짝 펴서 시민들의 발길을  이끈다. 



여름내내 다른 나무들과 같이 녹색잎을 한 이 벚나무가 별다르게 눈에 띄지 않았다. 최근 이 강변으로 갈 일이 있었다. 가을날에 보니 봄날 꽃으로 단장했을 때 만큼이나 단풍으로 또 다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날씨만 더 청명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봄에는 꽃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벚나무...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4. 10. 17. 05:12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내었지만 도저히 사량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기적적인  건축물을 흔히 불가사의라 부른다. 세계에는 여러 가지 7대 불가사의가 있다. 

고대의 세계 7대 불가사의는 대피라미드, 바빌론 공중 정원, 알렉산드리아 등대, 에페소스 아르테미스 신전, 마우솔로스 영묘, 올림피아 제우스 상, 로도스 거상이다. 

* 고대의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세의 세계 7대 불가사의는 스톤헨지, 콜로세움, 카타콤베, 만리장성, 영곡탑, 하기야 소피아, 피사탑이다. 2007년 새로운 세계 7대 기적이 발표되었다. 이는 마추픽추,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 치첸이트사 마야 유적지, 만리장성, 타지마할, 요르단 페트라, 로마 콜로세움이다. 


근래 들어 사춘기에 막 접어든 딸아이는 8번째 불가사의 기적을 말한다. 무엇일까? 학교에서 혹은 밖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면 요가일래가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오~~~ 8번째 기적!!!"

"딸아, 네가 말하는 8번째 기적은 도대체 뭐지?"

"아빠, 궁금하지?"

"당연하지. 뭔데?"

"바로 집이야!!!"

"이잉~~~"



"어떻게 집이 기적이 될 수 있니?"
"집은 정말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오고 싶은 기적 같은 곳이야."
"그렇게 생각하니 참 좋네. 그래 이 기적 같은 집에서 기적 같은 가족으로 서로를 사랑하면서 살자."
"아빠, 우리가 가족으로 만난 것이 정말 기적이다. 그렇지?"
"넓고 넓은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 중 이렇게 우리가 가족으로 만난 것은 네 말대로 기적이다."

학교 수업에 지쳐 돌아온 집에서 마음껏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또한 가족이 함께 하니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기적 같은 존재가 집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딸아이가 이렇게 생각해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딸아이의 이런 생각이 오래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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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4. 10. 2. 22:57

럽연합의 북동 변방국인 리투아니아에서도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 대학생들이 적지 않다. 한때 리투아니아 한인회 추석 명절에 초대된 이들의 숫자가 30여명이나 되었다. 지금도 집 주변에 있는 대형상점에 물건을 사려고 가면 한국말을 하는 아시아인을 종종 만난다. 이들은 다름 아닌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이다.






우리 집에도 대학생 딸아이가 있다. 마르티나는 영국 에딘버러에서 공부하고 있다. 한국인 교환학생들을 떠올리면서 마르티나에게 언제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공부하러 가나라고 묻곤 했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중동 국가, 한국, 미국에 있는 대학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여러 고민 끝에 한국은 이미 몇 차례 다녀왔기 때문에 미국을 선택했다. 올해 1월 초부터 수업이 시작되는 지라 비교적 따뜻한 미국 남부지방 뉴올리언스에 있는 대학교를 선택했다. 

한 두 주는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스웨덴에서 온 교환학생과 단짝이 되어 재미난 생활을 이어갔다. 유럽에서 누릴 수 없는 그런 삶을 겪었다. 개인용 비행기로 타고간 마이애미 해변에서 일광욕하기, 백만장자의 결혼식에서 유명 영화인과 춤추기, 지인이 총격에으로 중상을 입은 일, NBA 사무실에서 인턴쉽......

우리 부부가 마르티나에게 지출하는 미국 대학 생활비는 영국보다 2배나 더 많았다. 하지만 딸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경험을 쌓는데 이를 반대할 부모가 어디에 있을까?

교환학생 생활을 하는 가운데 좋은 소식이 하나 있었다. 바로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2달 동안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마스터카드(MasterCard)사에서 인턴쉽 자리를 얻었다. 마스트카드가 제공하는 두 달치 생활비와 월급이 기대보다 훨씬 높았다. 주변 친구들이 몹시 부러워했다. 


* 마르티나는 이번 여름 미국 마스터카드사 IT 부문, 유일한 유럽인 대학생 인턴쉽으로 일했다.  

 

이에 대한 마르티나와 친구와의 대화가 인상적이라 소개한다.
"난 아직 인턴쉽 자리를 구하지 못했어. 어떻게 넌 그렇게 좋고 큰 회사에 인턴쉽 자리를 얻게 되었나?"
"얼마나 많은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니?"
"20개가 넘는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어."
"그러니까 아직 자리를 못구했지."
"그러면 너는 도대체 몇 군데 넣었니?"
"될 때까지 넣었지. 한 500개 회사에 넣었지."

교환학생을 마치고 마스터카드사에 인턴쉽을 가기 전까지 한 달간 공백이 생겼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미국으로 가자니 항공료가 들고 해서 마르티나는 이 기간 동안 가보지 못한 미국의 서부도시를 스웨덴 친구와 여행하고자 했다. 문제는 여행경비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마르티나 생활비는 우리 집 가계비에서 매달 2배가 더 나갔다. 


* 마르티나 금문교에서


아내와 상의했다.
"우리가 여행경비를 다 지불할 형편이 못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르티나에게 어느 정도 절제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그냥 지원하는 것보다 여행경비를 빌려주는 형식이 좋겠다."
"나중에 일정부분 탕감을 해주더라도 빌려주는 것에 나도 동의한다."

이렇게 3자가 합의했다. 한 달 동안 마르티나가 지출한 여행경비는 모두 3500달러였다. 인턴쉽 수입으로 다 갚고도 충분히 남았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마르티나가 기꺼이 갚을 것을 약속했지만, 막상 집으로 돌아오면 정말 갚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 마르티나가 갚은 여행경비 중 일부


8월 중순 마르티나가 빌뉴스 집으로 돌아왔다. 두툼한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갚으려는 순간이었다. 흔쾌한 표정이 아니였다. 누구나 빌릴 때는 애걸볼걸하지만, 갚을 때는 생돈을 물어주는 것 같아 속이 쓰린다. 이런 표정을 보는 부모 입장도 별로다. 그래서 천달러 탕감해주었다. 실은 마르티나가 사온 선물을 가격으로 치면 약 천달러였다. ㅎㅎㅎ

여행경비를 돌려받으면서 우리 부부는 흡족했다.
"부모가 자녀에게 무조건 다 준다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18세 이상 성인이 되면 스스로 경제적 능력도 키워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뜻에 잘 따라준 마르티나가 고맙다."
"언니의 경우를 거울 삼아 요가일래도 앞으로 잘 따라하겠지."
Posted by 초유스
다음첫면2014. 9. 29. 05:00

한국인이 외국에 살면 누구나 흔히 접하는 질문 중 하나가 있다.


"김치는 먹나?"
"먹지."
"사서 먹어 아니면 담가 먹어?"
"담가 먹지."

유럽에 산 지가 제법 되어서 김치 생각은 그렇게 간절하지 않다. 더욱이 매운 음식도 이제는 옛날처럼 잘 먹지를 못한다. 먹고 나면 속이 불편하다. 하지만 종종 라면 먹을 때 김치가 없으면 라면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혹은 요리할 시간이 없어 식사해야 할 때 '아, 김치 하나만 있으면 후다닥 먹을 수 있을 텐데......'라고 아쉬워 하곤 한다.

우리 집에서 김치를 담그자고 재촉하는 이는 내가 아니라 리투아니아인 아내와 딸아이다. 딸아이는 김치가 매워서 먹지 않지만, 밥에다 김치를 발라서 즐겨 먹는다. 그래서 자주는 아니지만 이따금 생각날 때 김치를 담근다.    

담근 김치는 리투아니아인 친척들이 오거나 방문할 때 조금씩 선물로 준다. 이들이 우리보다 훨씬 더 김치를 찾는다. 일전에 친척이 방문했기에 조그만한 통에 김치를 담아주었다. 그 다음날 저녁 학교에서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의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보내준 김치가 맛있어!"
"정말?"
"정말이지. 부탁 하나 있어."
"뭔데?"
"김치를 담가줘. 꼭 살게."
"김치 팔 정도로 김치를 담그지 못해."
"무슨 소리야! 정말 최고야."
"말은 고맙지만 아내에게 물어볼게."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상의했다.
"친척에게 돈 받고 김치를 담가주는 것이 우리 성격에 어울리지 않아."
"맞아. 하지만 배춧값 등 원가도 있고, 우리가 따로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니까 받아도 나쁘지는 않지."
"그 말도 맞는 말이다. 더욱이 그 친척 살람도 넉넉한 편이니까."

아내와 함께 난생 처음 팔 김치를 5킬로그램을 담갔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나중에 양념에 배추를 버무리는 일은 내가 하고, 양념 만들기는 아내가 맡았다. 


"그런데 얼마를 받지?"
"주는 대로 받지."
"그래도 기준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맛있다는 전제로 받고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다른 것으로 보상해주면 어떨까?"
"동의!"


친척이 김치를 받으려 왔다. 맛을 보더니 아주 만족했다. 지갑을 열고 값을 지불했다.
아내가 원가를 제하고 나머지를 반반씩 나눠 각자 용돈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유럽에서 25년 살면서 이렇게 처음으로 김치 팔아 용돈까지 챙기다니 역시 살고 볼 일이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4. 9. 26. 05:51

한국어 수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전화가 울렸다. 딸아이가 전화했다. 혹시 집에서 무슨 일이 있나해서 받기로 했다. 또한 생생한 한국어 대화를 들으면 학생들도 좋아할 것 같았다.

"아빠!"
"왜?"
"집에 올 때 사탕을 30개 사올 수 있어?"
"있지."
"왜 사탕을 그렇게 많이?"
"내일 영어 시간에 내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데 학생들에게 질문할 거야. 맞으면 사탕을 선물할 거야."
"알았다."

수업을 마친 후 대학교 인근에 있는 가게를 찾았다. 무슨 사탕을 살까 고민스러웠다. 물어보려고 전화했다.

"아빠가 어떤 사탕을 사줄까?"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으로 보내줘."

* 딸아이와 페이스북으로 주고 받은 내용이다. 한글로 옮겨 적으면 이렇다:

제일 위에 세 번째. 건데 하나 둘 셋 넷 그렇게 세려면 안 돼. 너무 많이 사지마.


정말 좋은 세상이다. 집에 있으면서도 인터넷 덕분에 원하는 사탕을 주문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이 가게에는 원하는 사탕이 없었다.

"내가 다른 큰 가게에 가서 사탕을 살게."
"아빠, 그럴 필요가 없어!! 그냥 집으로 돌아와. 아빠가 힘들잖아."
"내가 힘들어도 네가 좋으면 좋지."
"정말이지 그럴 필요 없어. 배가 고프잖아. 그냥 빨리 집으로 와."
"벌써 새로운 가게로 가고 있어."
"그러면 아빠가 사고 싶은 것도 사. 내가 돈줄게."
"됐어. 빨리 사서 가져갈게."

이렇게 사탕을 30개보다 훨씬 많은 50개 정도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문 여는 소리에 딸아이는 밑으로까지 내려왔다.



"아빠, 정말 고마워. 아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내일 영어 프레젠테이션 잘 해라."

감사의 뽀뽀를 막하려는 딸을 제지했다.
"밖에서 왔으니 세수한 후에 뽀뽀해. ㅎㅎㅎ"

강의 후 더 먼 길을 걸으면서 힘들었지만 이렇게 딸을 위해 뭔가를 했다는 것에 피곤을 잊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4. 9. 12. 05:30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를 운영한 지 벌써 만 7년이 되었다. 이 블로그의 한 부류를 차지하는 아버지와 딸아이 이야기의 주인공 요가일래는 초등학교를 마치고 이제 중학생이 되었다. 

"언제 다 자라나? 휴~"하던 시절이 훌쩍 가버렸다. 이제는 "벌써~ 소녀가 되었네!. 사춘기를 잘 넘겨야할텐데"라는 때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 때는 시간이 빨리 가면 참 좋겠다라고 바랬는데 지나고 나니 세월은 역시 빨랐다. 이제 6년을 더 학교 다닌 후 고등학교를 마치고 언니처럼 외국에 공부하러 가면 함께 지낼 시간도 사실 그렇게 많지가 않다.

지난 여름 종종 큰소리로 대꾸하기에 한번 나무란 적이 있었다.
"그렇게 이유없이 대꾸하면 안 되잖아!"
"나도 알아. 선생님이 우리가 그런 나이에 있다고 해서."
"그래도 아빠가 늘 마음이 예뻐야 된다고 네가 아주 어릴 때부터 가르쳤는데 이런 때 그 덕을 좀 보자."
"나도 알아. 아마 이런 날이 빨리 지나가면 괜찮을거야."

더 이상 나무랄 수가 없었다.

9월 1일 요가일래는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1학년생이 되었다. 먼저 유럽 리투아니아의 중학교 수업시간표를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 

1주일 수업시간은 총 31시간이다. 초등학교 1학년은 1주일 수업시간이 22시간이다. 6년 후 11시간이 더 추가되었다. 가장 수업시간(5시간)이 많은 과목은 국어인 리투아니아어다. 이어서 영어와 수학이 각각 4시간이다. 역사, 생물, 지리, 러시아어, 체육, 작업이 각각 두 시간이다. 물리, 미술, 음악, 신앙, 정보기술, 학급시간이 각각 1시간이다. 역시 여기도 국영수가 최우선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담임선생님과 조회는 매일 열리지 않고 월요일 딱 1시간이다.


그렇다면 중학생이 된 딸아이의 생활에서 확~ 변한 것은 무엇일까?
9월 1일 개학한 날 밤 다음날 학교에 가기 위해 밤 10시에 잠자리에 드는 딸에게 물었다.

"내일 아침 부모님이 일어나야 돼?" (즉 일어나서 깨우고 아침밥을 챙겨줘야 돼나?)  
"아니. 절대로 그럴 필요가 없어. 내가 이제 중학생이 되었으니까 그냥 부모님은 계속 자세요. 내가 혼자 일어나 아침밥을 챙겨서 먹고 학교에 갈거야."
"정말 그래도 돼?"
"정말이야. 이제부턴 내가 한다. 나도 이제 스스로 해야 할 나이잖아."
"그래. 그 결심을 존중한다."

그 후 며칠 동안 정말 딸아이는 스스로 잘 했다. 어느 날 아침 9시경 일어나 침대에서 뒤척이면서 '오늘도 학교에 잘 가겠지'하고 속으로 딸아이를 칭찬했다. 한참 후 일어나 세수하고 거실로 가는데 딸아이의 방문에 닫혀져 있었다. 혹시나 하고 열어보았더니 딸아이가 여전히 쿨쿨 자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보다 학교에 더 빨리 가고자 하는 욕심에 자명종 시계를 6시 반에 맞추어놓았다. 일어났지만 3개월 여름방학에 여전히 익숙해져 있는 몸을 쉽게 일으켜세울 수가 없었다. 

침실에 있는 아내에게 살짝 와서 상황을 설명하면서 야단을 치지 말자고 했다. 이번을 계기로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스스로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후 요가일래는 휴대폰 자명을 한 번이 아니라 세 번으로 맞춰놓았다.


딸아이가 중학생이 되니 이렇게 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오후에 음악학교로 출근하는 아내는 보통 늦게 잔다. 거의 집에서 일하는 나도 늦게 잔다. 초등학생 때까지는 부모 중 누가 먼저 일어나야 했다. 

"당신이 내일 일찍 일어나 딸아이 등교를 도와줘!"라고 서로에게 미루지 않게 되었다. 

이제 곧 만 13살이 되는 딸아이가 이렇게 스스로 부모 도움없이 등교를 하게 되었다. 이런 자립심이 지속되어 만 18세 성인이 되면 정말 스스로 세상살기에 익숙해질 것이라 믿는다.
Posted by 초유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유럽 여러 도시에는 한국 사람들에게 아주 익숙한 전봇대와 전기선이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선이 땅 밑에 매설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리 군데군데 변압기함에 드러나있다. 그런데 이 변압기함은 아래 사진처럼 보통 어지러운 낙서로 뒤범벅이 되어있다. 


하지만 일전에 에스토니아 타르투의 한 거리에 만난 변압기함은 사뭇 달랐다. 누군가 낙서 대신 그림을 그렸다. 거리를 돌자 만난 소녀이라 마치 손님으로 나를 반기는 듯했다.

  
변압기함은 낙서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순간이어서 이 변압기함의 소녀가 더욱 더 인상 깊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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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감탄 세계화제2014. 9. 2. 05:02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관심은 끈 사진이 한 장 있다. 바로 화장실 사진이다. 화장실 벽 삼면이 화장지로 쌍여 있다. 사진과 함께 제목이 "안전(혹은 보안)의 의미"(poczucie bezpieczenstwa)이다. 그런데 똑 같은 사진을 놓아두고 집들이를 경험한 한국 사람은 "집들이 한번 했더니 화장실이 이 모양"이라는 제목을 뽑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 리투아니아 집들이 선물은 화장지나 세제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꽃다발, 화분, 그림액자 등이다. 


언젠가 현지인 집들이에 초대받았다. 한국에서 집들이 경험이 별로 없었으므로 잘 아는 리투아니아 교민에게 물어 화장지와 세제를 많이 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가져간 이 선물에 대한 친구의 반응이 궁금했다. 손님 모두가 화장지와 세제를 가져오면 희소가치가 당연히 적지만, 이렇게 가져간 것은 우리밖에 없어 대환영이었다. 더욱이 이렇게 두 나라간 집들이 선물문화를 알게 돼서 좋다고 하면서 비우는 술잔의 수는 늘어만 갔다.


주인장의 건배사가 재미있어 영상 말미에 담아보았다. “여기 꽃다발이다 (모두가 다 함께 잔을 부딪칠 때 모습). 꽃다발은 꽃으로 되어 있다. 이 꽃이 땅에서 잘 자라도록 물을 주어야 한다. 자, 모두 잔을 비우자!” 리투아니아어로 잔을 다 비우자는 말은 “iki dugno"(이끼 두그노)인데, 뜻은 ”바닥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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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14. 9. 1. 08:56

8월 30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색주(色走) 행사를 다녀왔다. 이 행사의 영어명은 "The Color Run"이다. 2012년 1월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Phoenix)에서 최초로 열린 이 행사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빌뉴스 행사는 발트 3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렸다. 이 달리기는 성적도 없고 상품도 없다. 모두가 재미를 위해 참가한다. 달리기 거리는 5킬로미터이다. 

중간중간에 색 밀가루를 투척하는 행사 요원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2000여명이 참가해 즐거움을 함께 나눴다. 이날 모습을 사진과 영상에 담아보았다. 


온몸에 페인트와 색밀가루가 묻었지만, 이들은 5킬로미터의 달리기를 마친 것에 즐거워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8. 29. 07:35

일전에 오랜만에 리투아니아 현지인 친구 집을 방문했다. 그는 단독주택 2층에 살고 있다. 부인과 딸 셋이 함께 살고 있다. 현관문을 열고 계단을 향해 보니 계단마다 다양한 신발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특히 여자 식구가 많으니 신발장이 부족해 놓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어떤 신발이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 출근길 어느 신발을 신을 지 큰 고민을 할 필요도 없겠다.


우리 집 신발장은 그 속을 훤하게 들여다볼 수 없다. 그래서 자주 신지 않는 신발 외는 어떤 신발이 신발장에 있는 지 쉽게 알 수가 없다.  더우기 매일 출근하는 직업이 아니라서 신발장 이용횟수가 적다.



계단을 신발장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친구에게 박수를 보낸다. 잘 정돈된 신발장 계단을 보면서 한자숙어 조고각하(照顧脚下)가 떠올랐다. 신발을 신고 벗을 때 제대로 했는 지 자기 발 밑을 유심히 살펴봐라는 뜻으로 자기 성찰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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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4. 8. 28. 07:21

또 다시 주말이 왔다. 어느 부부는 주중에 헤어져 주말에 만날 것이고, 어느 부부는 혹은 가족과 함께 혹은 단 둘이어서 어디론가 여행을 떠날 것이다. 지난 주말 우리 부부는 카누타기 야영을 다녀왔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에스페란토인 친구들과 마지막 여름보내기 모임이라 날씨와는 상관없이 참가하기로 했다. 빌뉴스 집에서 2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두비사(Dubysa) 강에서 카누타기였다. 단 한 곳을 제외하고는 완만한 흐름이라 주변 경관을 즐기면서 카누타기를 할 수 있었다. 아래는 가장 전복이 될 위험성이 있는 곳이다.  
 

행사장까지 가는 동안 날씨는 괜찮았다. 그런데 카누타기 행사를 시작하기 위해 준비할 무렵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경험이 많은 한 친구가 좋은 생각을 해내었다. 바로 긴 비닐봉지를 이용해 즉석 치마를 만들었다. 비가 올 경우도 좋고, 노을 저을 때 떨어지는 물방울로부터 옷을 보호할 수 있어 좋았다. 



20km를 강따라 카누를 타면서 천둥, 번개, 폭우, 햇살 등을 두루 만났다. 다행히 점심식사를 할 때에는 비교적 맑은 날씨였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달할 즈음에는 폭우가 쏟아져 비옷도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야영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무지개로 우리를 반겼다. 특히 이날은 1989년 8월 23일 발트 3국이 인간띠를 이룬 25주년 기념일이었다. 우리도 세 나라 국기를 들고 이날을 기념했다. 


저녁식사는 예외없이 꼬치구이다. 이 음식은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담당한다. 이어지는 시간은 놀이와 노래(기타반주에 맞춰 다 함께)였다. 먼 거리를 카누에 앉아서 노를 저어서 피곤이 빨리 몰려왔다. 


일부는 텐트를 쳤고, 일부는 허름한 빈 목조가옥 방을 이용했다. 텐트를 가져갔지만, 아내는 밤새 비가 오거나 아침에 텐트를 정리할 생각을 하니 방에서 자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마침 2인이 잘 수 있는 침대 하나가 남아있었다. 그렇게 같이 자기로 하고 침낭을 가져와 잘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일행은 아내를 놓아주지 않았다. 기타반주와 노래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먼저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2시경에 깨어났다. 그런데 옆 자리에 누워있어야 할 아내가 없었다. 일보러 밖으로 나가니 깊은 정적만 감돌았다. 

'이 밤중에 아내가 어딜 갔을까? 
누군가의 텐트에 자고 있겠지... 
그런데 텐트를 치지 말고 방에서 자자고 우긴 사람이 바로 아내가 아닌가!
그런 사람이 밤온도가 영상 5도인 추운 날씨에 어떻게 텐트에서 잘 생각을 했을까?'

의문이 의문을 낳았지만, 일행밖에 없는 독채 시골이라 다시 잠을 청했다. 같이 자려고 한 한 명도 방에 없다는 사실이 다소 안심시켰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 사라졌으니 말이다. 텐트를 하나하나 열고 깊은 잠에 든 일행을 깨우면서 확인하기란 썩 내키지 않은 일이었다.

다시 눈을 떠보니 아침 6시였다. 여전히 아내는 옆에 없었다. 케케한 냄새가 나는 방 안에 더 이상 있을 수 없어 침낭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뜰 안에 있는 텐트를 바라면서 생각에 잠겼다. 


'과연 어느 텐트에가 아내가 있을까?
있다면 왜 비교적 따뜻한 방을 놓아두고 텐트를 택했을까?'

아침 9시경이 되자 여기저기 텐트에서 인기척이 새어나왔다. 먼저 일어난 일행에게 물으니 아내는 제일 큰 텐트에서 자고 있다고 답했다.

잠시 후 헝클어진 머리를 한 채가 아내가 그 텐트에서 나왔다. 밤새 걱정을 끼친 것이 얄미워 야단치는 소리로 물어보려고 했지만, 혹시나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을까봐 웃으면서 말했다.

"텐트가 안 추웠어?"
"봐, 있는 옷 다 입고 잤는데도 추워서 잠을 뒤척였어."
"왜 방에서 안 자고 텐트에서 잤어?"
"당신 어젯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어? 난 당신이 자고있었지만 다 알아차린 줄 알았지."
"무슨 일이었는데?"
"글쎄, 자려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방 안에 엄청난 크기의 말벌이 네 마리가 날고 있었어. 아무리 내쫓으려고 했지만 내쫓을 수가 없었어. 말벌뿐만 아니라 흑벌도 여기저기 있었어. 방에 자기가 너무 무서웠어."
"그럼, 나는?"
"당신은 침낭을 머리 위까지 덥고 자고 있으니 안전할 것 같았어."

새벽에 이마에 무엇인가 기어다니는 것 같아서 잠결에 손으로 이를 잡아서 버린 기억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이것이 벌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아내가 자기 전 말과는 다르게 텐트에 가서 잔 이유가 드러났다. 바로 꿀벌보다 수십 배나 더 많은 독성을 지닌 말벌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또 다른 한 명이 나와 함께 같은 방에서 자고 있었다. 이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벌은 사람이 먼저 헤코지를 하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는다. 난 우리 아파트에서 말벌과 잔 적이 많다."

말벌이 무서워 이를 피해 텐트에 잔 사람도 무사했고, 말벌과 함께 방 공간을 나눈 사람도 무사했다. 그런데 왜 방안에 벌이 나타났을까? 사연은 이렇다. 주인인 할머니가 손님들이 온다고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부엌난로에 불을 피웠다. 굴뚝에 벌집이 있어 벌들이 틈새로 방안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모르고 태평스럽게 잠들었을 망정이지 미리 알았다면 나도 텐트를 쳤을 것이다. 상상만해도 그날 밤은 정말 큼찍, 오싹...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8. 27. 06:33

일전에 8개월 미국 생활을 마치고 마르티나가 집으로 돌아왔다. 여행가방에서 짐을 꺼내는 과정에서 거미를 발견했다. 우리 집 식구들은 모두 거미를 무서워한다. 작은딸 요가일래가 소리쳤다.

"아빠, 빨리 와! 여기 미국에서 온 거미가 있어!"
"어떻게 해야 하나? 잡을까? 아니면 버릴까?"
"거미는 죽이면 안 돼."
"왜?"
"거미는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는 벌레야."
"그런데 왜 거미를 무서워?"
"그냥 무서워."


미국에서 유럽까지 대서양을 거쳐서 오다니 정말 대단한 거미이다. 비행기를 3번 갈아타면서 말이다. 미국 세인트 루이스에서 짐을 챙길 때 거미가 여행 가방 속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시카고와 코펜하겐을 거쳐 빌뉴스 집까지 여행 가방 속에 무임승차를 했다.


외국에서 온 벌레를 살려줄까 말까 잠시 고민되었다.

이 녀석도 생명이니 일단 산 채로 잡아서 밖에 놓아주기로 했다. 젓가락 달인 민족답게 젓가락을 이용해 산 채로 잡아서   곤충채집망에 담아 밖으로 내보냈다. 새로운 환경에 잘 버틸까......


말꼬리에 붙은 파리가 천리 간다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8. 26. 05:15

최근 생쥐 한 마리가 교통사고를 유발해 자동차 세 대가 크게 부서지는 사고가 났다. 폴란드 동부 지방 루바르투프(Lubartów)의 한 주민이 BMW 차를 몰고 가는 데 갑자기 차 안에서 생쥐 한 마리가 자신을 향해 뛰어들었다. 이에 생쥐를 떼어내려는 순간 운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차는 이미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으로 진입했고, 마주오던 차를 들이받았다. 뒷차가 이 반대편 차를 들이받았다. 운전사 세 명은 병원으로 실려갔고, 생쥐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어떻게 차 안으로 들어왔는 지조차 모르는 작은 생쥐 한 마리가 이런 큼직한 사고를 유발했다. 생쥐 자체가 사람을 크게 해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원인 제공을 함으로써 재산과 인명에 커다란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BMW 운전자가 일단 태연함을 유지해 안전한 장소에서 차를 세운 후 생쥐를 내좇았더라면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기사를 접하자 언젠가 뱀 한 마리가 다가오는 데에도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던 리투아니아 소녀가 떠올랐다. 몇 해 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리투아니아 니다(Nida)에서 이를 목격했다.   



계단을 타고 내려오던 뱀은 계단 밑에 앉아서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 애띤 소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화선지 가방 밑으로 들어가 뙤리를 틀었다. 무독성이든 유독성이든 뱀은 보기만 해도 웬지 무섭다. 어릴 때 시골에서 무슨 뱀이든 보면 무서워서 친구들과 함께 돌을 주워들고 방어자세를 취하거나 뱀을 쫓기 위해 돌을 던졌다. 그런데 이 애띤 소녀는 조금도 두려움없이 태연하게 화선지 가방을 들어서 뱀의 이동을 도와주었다.

 ▲ 담장 계단으로 뱀 한 마리가 슬슬 기어내려온다.

 ▲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 소녀의 화선지 가방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 전혀 무서움 하나없이 화선지 가방을 들자 뱀이 이미 뙤리를 틀었다.

▲ 이어서 뙤리를 푼 뱀은 슬슬 기어 만(바닷물과 강물이 혼합된 곳)의 물로 들어가 유유히 사라졌다.


리투아니아어로 이 뱀 이름은 "Žaltys"(잘티스)이다. 리투아니아 잘티스는 머리에 노란색 방점과 몸에 흑색 점무늬가 산재해 있다. 드물게 황갈색을 띤 것도 있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해 발트인들은 고대부터 독이 없는 뱀인 이 잘티스를 집을 지키는 수호자로 여기고 다산과 부의 상징으로 여긴다. 이런 사실을 안 후에야 풍경화 그리고 있는 소녀의 태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8. 22. 08:03

유럽 여러 나라의 도심을 거니는 동안 한자를 문신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전에 교육 도시로 유명한 에스토니아 타르투(Tartu) 구시가지를 산책했다. 

시청광장 양쪽으로 신고전주의식 건물이 들어서 있고, 가운데에는 바로크식 시청 건물이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상징물이 있어 기념 사진 찍기에도 좋다. 
  

이 앞으로 한 금발여인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등에 새겨진 문신의 한자가 눈길을 끌었다. 무슨 의미일까 확대해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愛吉錢 幸福
사랑, 길함, 금전이 행복이다

얼마 전 딸아이와 한 대화가 떠올랐다. 장모님 칠순 생신을 맞아 돈봉투를 챙기면서 딸아이에게 물었다. 
"너는 나중에 아빠가 70살이 되면 봉투에 돈을 얼마나 넣을 줄래?"
"난 돈을 주지 않을 거야!"
"왜?"
"난 돈이 아빠나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럼 무슨 선물을 줄래?"
"아직 내가 생각할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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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14. 8. 20. 06:59

일전에 유럽에서 청정해변으로 알려진 리투아니아 발해 해변에 있는 니다를 다녀왔다. 니다는 모래언덕 등으로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이곳에서 보기 드문 광경을 보게 되었다. 바로 물새 가마우지이다. 가마우지라면 제일 떠오르는 것이 낚시이다. 가마우지는 물고기를 발견하면 물 속으로 잠수해 물갈퀴가 달린 발로 함차게 헤엄을 쳐서 물고기를 잡는다. 잡은 물고기는 물 위로 가지고 올라와서 먹는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가마우지를 길들여 물고기를 잡는다.

발트해 해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가마우지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여긴 이들을 이용한 인간의 낚시는 없다. 이날 만난 가마우지 한 마리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해변에서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가마우지는 부리로 온몸의 깃털을 골랐다.



가마우지는 물갈퀴로 자신의 머리를 빠른 속도로 긁었다.  

이런 모습을 처음 목격한 지라 일행과 함께 한참 동안 가마우지를 지켜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8. 12. 06:09

헝가리인 친구는 최근 영국항공를 타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다녀왔다. 그런데 비행기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는데 화물칸으로 보낸 짐가방이 찾을 수가 없었다. 기내로 들고 가는 가방의 무게에 한계가 있어 중요한 물건들도 어쩔 수 없이 짐가방에 담아 화물칸으로 보내야 했다. 


도착한 지 벌써 5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짐가방의 존재는 오리무중이다. 수백번 전화하고 문자쪽지도 보냈지만 항공사에서는 아무런 답변이 없어 노심초사이다. 다시는 영국항공를 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해 여행객 6명이 러시아항공을 타고 모스크바에서 리가에 도착했다. 그런데 여섯 명 모두의 짐가방이 도착하지 않았다. 여행에 필요한 물품이 다 짐가방에 들어 있어서 큰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다행히 다음날 오후에 짐가방이 모두 도착했다. 

며칠 전 큰딸 마르티나가 8개월 동안 미국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짐을 정리하는데 짐가방 앞면이 눈길을 끌었다. A4 용지에 큼직하게 출발지와 경유지와 도착지 도시명이 적혀 있었다. 


세인트 루이스 -> 시카고 -> 코펜하게 -> 빌뉴스

"누가 이거 붙였나?"
"내가."
"왜?"
"화물 꼬리표만 믿을 수 없어서."


그 순간 짐가방이 도착하지 않아 연일 페이스북으로 소식을 전하는 헝가리 친구가 떠올랐다. 마르티나는 꼬리표에 적힌 도시명과 바코드가 미덥지 못해 이렇게 큰 글씨로 도시명을 적었다. 이것이 얼마나 화물 관련 공항직원들의 관심을 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짐가방이 무사히 함께 도착해 무척 다행이다. 

앞으로 화물칸으로 보내는 짐가방에 나도 이렇게 큼직하게 적어볼까......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4. 8. 11. 06:43

8월 10일 가장 큰 보름달인 만월(슈퍼문 super moon)이 떠오른다는 소식을 접하고 먼저 달 뜨는 시간을 웹사이트에서 확인했다. 이날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달 뜨는 시간은 오후 8시 23분. 참고로 세계 각국 달 뜨는 시간을 알려주는 사이트: http://www.timeanddate.com/moon

만월은 달과 지구의 거리가 평소보다 약 14% 정도 가까워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밝기도 평소보다 30%가 더 밝다. 

식구들에게 함께 올라가 만월도 보고 소원도 빌자고 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달은 그냥 달일 뿐이지 만월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듯했다.

더 크게 보이고 더 밝은 만월을 꼭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빌뉴스에서 높은 곳인 게디미나스 성탑으로 홀로 올라갔다. 


먼저 모처럼 만난 게디미나스 성탑 일몰이 감탄을 자아냈다. 


해가 북서쪽 숲으로 막 넘어갈 무렵 북동쪽 숲에서 만월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남아있는 햇빛으로 약간 홍조이더니 점점 노란빛으로 변해 갔다.  


일몰도 구경하고 
만원도 구경하고
소원도 빌어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여름철이다. 보통 발트3국 여름철 낮온도는 영상 20도 내외이다. 한국에서 여행온 사람들은 좋은 피서지를 선택했다고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 이런 통념이 완전히 깨어졌다.

리투아니아는 날씨를 측정한 후 지금까지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영상 섭씨 36.5도까지 올라갔다. 공기가 건조해 그렇게 땀을 흘리게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낮에 거리를 거니는 것은 고욕이었다. 발트 3국 모두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지난주 지속되었다.

이런 이상 기온 속 라트비아 유르말라 한 거리에 있는 의자가 눈길을 끌었다. 폭염에 딱 어울리는 의자이지만 앉을 수가 없는 것이 아쉽다.


물이 철철 넘치는 의자 조각상이다. 



수영복을 입었더라면 좌우 눈치를 보지 않고 앉을 수도 있는 더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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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감탄 세계화제2014. 7. 26. 08:18

유럽의 도시 건물에 낙서는 흔하다. 높은 건물 옥상 바로 밑에도 낙서가 있다. 어떻게 올라가서 낙서를 했을까 궁금하다. 굳이 목숨을 걸고 저런 낙서를 해야할까...  

눈살을 찌푸르게 하는 낙서도 있고, 찬탄을 자아내는 낙서도 있다. 바로 후자를 소개하고자 한다. 폴란드 중부 도시 우치(Łódź)에 있다. 이 도시는 섬유공업으로 유명하다. 바르샤바, 크라쿠프에 이어 폴란드 제3의 도시이다. 

이런 벽화라면 도시의 흉물이 아니라 그야말로 볼거리이다. 어디 한번 감상해보자.    


정말 이런 벽화가 있을까? 구글 거리보기(스트리트뷰)를 이용해 한번 살펴보았다. 위에 있는 벽화에 적히 주소를 구글에서 찾아보았다. 
 

동일한 건물에 동일한 벽화이다. 흉칙한 낙서 대신 이런 벽화를 도심에서 더 많이 만나고 싶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7. 24. 07:05

보통 사우나라면 겨울철을 떠올린다. 혹한의 겨울 날씨에 뜨거운 사우나에서 땀을 쭉 빼고 달구워진 몸으로 하얀 눈 위에 뒹글거나 차가운 얼음물에 풍덩 들어갈 때 말을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희열감은 느낀다.

일전에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인 현지인 친구 집을 방문했다. 그의 집에는 사우나실이 마련되어 있다. 헤어질 무렵 친구가 말했다.

"토요일 저녁에 사우나하러 오지 않을래?"
"여름철에 사우나?"
"여름철 사우나도 아주 좋아."


이렇게 해서 그의 집에서 사우나를 하게 되었다. 이 친구집의 사우나는 이렇게 진행된다. 먼저 이날 사우나를 진행할 사람이 청수를 그릇에 담아 사람들에게 차례로 돌린다. 이때 두 손가락을 물에 집에 넣고 각자의 소원을 빈다. 사우나 진행자가 앞에서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한다.      

1. 다양한 나무 잎가지 냄새를 맡는다
진행자가 노간주나무, 참나무, 쑥, 자작나무의 말린 잎가지 묶음을 공중으로 돌려서 바람을 일으킨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잎가지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게 한다. 이때 더워서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은 밖으로 나간다. 

2. 천으로 바람을 일으킨다
밖에서 몸을 식힌 후 다시 사우나실로 모인다. 이제는 두 개의 나뭇가지에 묶은 천으로 바람을 일으킨다. 이때 느끼는 공기의 뜨거움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진행자는 재미난 이야기를 하면서 바람을 일으킨다. 즉 뜨거움에 대한 관심을 이야기로 돌리기 위해서이다.  

* 파란 하늘을 즐기면서 몸을 식히고 있다.

3. 소금 사우나
다시 밖에서 몸을 식힌 후 사우나실로 모인다. 이제는 소금 사우나이다. 반복해서 통에 든 소금을 비어 있는 통으로 옮긴다. 이때 소금기가 공기와 함께 날아온다. 각자 돌아가면서 이 소금 공기를 깊숙이 들어마신다. 

* 서서히 몸을 식히기 위해 천 등으로 덮는다

4. 나무 잎가지로 몸 두드리기 
마지막 단계이다. 진행자가 자낙나무나 참나무 말린 잎가지로 몸 전체를 한 명씩 차례로 두드린다. 이때 체감온도는 사우나 전체 단계 중 최고다. 이 단계가 다 끝나면 잠깐 찬물로 샤워를 한 후 아니면 그대로 실온에서 뜨거워진 몸을 식힌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몸을 그대로 상온에 노출해서 몸을 식히는 것이 아니라 긴 수건 등으로 몸을 감싼 후에 서서히 달구워진 몸을 정상으로 돌아가게 한다. 

* 사우나를 다 마치고 늦은 저녁 식사에 노을이 동반

이날 처음으로 사우나의 모든 단계를 경험한 딸아이 요가일래의 소감이다.

"우와~ 정말 사우나 짱이다. 여름철 사우나가 참 좋다." 
"매주 한 번씩 했으면 좋겠지?"
"당연하지. 우리도 사우나가 있는 단독주택에 살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4. 7. 18. 06:15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가족과 더불어 빌뉴스 인근에 있는 트라카이 호수로 여름을 즐겼다. 수상자전거를 빌려서 호수를 돌면서 좋은 호수변을 찾아 목욕을 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친구집을 모처럼 방문해 대화를 즐겼다.


그리고 밤 11시경 집으로 돌아왔다. 컴퓨터를 제일 먼저 접속한 딸아이가 외쳤다.
"빨리 인터넷뉴스를 봐. 우크라이나에 비극이 발생했어."
"무슨 비극?"
"비행기가 떨어졌어."

더욱 경악하게 한 것은 그냥 떨어진 것이 아니라 미사일 맞고 추락했다는 것이다. 1983년 9월 1일 뉴욕을 출발해 앵커리지를 경유한 후에 서울로 향하던 KAL007년 참극이 떠올랐다.

17일 298명을 태우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을 출발한 말레이시아 보인 777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을 맞아 추락했다. 



추락 현장이 친러시아 반군들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저항하는 도네츠크 인근이다. 반군들은 자신들의 소행이라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고도 1만m 상공을 날고 있는 비행기를 공격해 추락시킬 수 있는 미사일을 과연 반군들이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군도 마찬가지다.


유럽연합과 미국이 최근 러시아에 대해 추가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한 반감으로 러시아 세력이 개입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뭏든 민간 항공기를 자신의 이해관계로 인해 격추시킨 일은 국제 사회에 다시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7. 17. 06:19

숫자를 셀 때 잊어버리지 않도록 표시한다. 흔히 손가락을 꼽으면서 센다. 투표에서 표를 셀 때 칠판에 바를 정자를 사용하던 일이 생생하다. 5획인 바를 정(正)자를 사용해 다섯을 표시한다.


일전에 라트비아에서 열린 에스페란토 국제행사에 참가했다. 접수 담당자인 라트비아 할머니의 계산 표시법이 눈길을 끌었다. 한 모양이 다섯이 아니라 열을 표시하고 있었다. 


먼저 네모 형태로 점을 차례로 찍어 4를 만들고, 점과 점을 이어 4을 만든다. 그리고 이어서 대각선으로 2를 만든다. 합이 10이다. 

할머니에 따르면 젊은 시절 직장에서 맡은 일이 강물따라 떠내려오는 목재를 세는 것이었다. 이때 목재 갯수를 이런 식으로 표시했다.



옆에 있던 한 라트비아 중년 남성도 자기도 오래 전부터 이렇게 숫사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한 번에 10을 표시할 수 있지만, 바를 정자에 너무 익숙해져 따라하기엔 늦은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7. 16. 07:59

유럽에서는 처녀파티가 유행이다. 여름철 주말에 도심이나 놀이공원 등에는 젊은 여성들이 획일적인 옷을 입고 무리 지어 돌아다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이는 바로 곧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를 위한 파티이다. 무리 중에 머리에 꽃을 꽂았거나 옷차림이 다른 사람이 바로 예비 신부이다.

일전에 라트비아 벤츠필스(Ventspils)의 한 공원에서 처녀파티 일행을 만났다. 이들은 예비 신부의 눈을 가리고 나타났다. 과연 신부에게 어떤 임무가 부여될까 궁금했다. 물론 예비 신부는 이를 모른다.      


예비 신부는 친구들에 이끌려 한 놀이기구에 다가갔다. 그리고 안전장치를 다 갖출 때까지 여전히 눈은 가려져 있었다. 준비가 완료되자 가리개를 풀어주었다. 겁 많은 예비 신부라도 이제 어쩔 수가 없었다. 하늘로 나를 수 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순간적으로 하늘로 튕겨올라가자 예비 신부는 공포로 괴성을 질렸다. 그리고 눈에는 눈물마저 흘렀다. 



친구들은 임무 완성을 마친 예비 신부를 보듬어 안아주었다. 하지만 이날 당한 공포 순간은 한 동안 지속될 것이다. 라트비아 예비 신부에게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원한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