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2. 2. 8. 08:13

한나라당이 이제 새누리당이 되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자 이름부터 갈아치웠다. 혹자들은 맡겨준 '나라'도 제대로 통하지 못했는데 어찌 '누리'를 통치하려고 하나 냉소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다.

한 정당이 시류와 상황에 따라 자주 이름을 바뀌는 것은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인적 자원을 쇄신하고, 정강을 수정하거나 보완하고,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는 것 등으로 그 정당의 전통을 유지하고 혁신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   

당명뿐만 아니라 상징색도 변경되었다.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했다. 우리나라 일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빨간색에 대한 선입견으로 말들이 무성하다. 이 빨간색 근원이 태극기에 있다고 한다. 태극은 음양 조화인데 왜 한 가지 색만 취했을까? 묽은 흑색인 당명이 파란색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새누리당의 '누리'는 땅이 누렇다는 말이다. 누런색은 빨간 것을 나타내니 새누리당의 색깔은 빨간색일 수밖에 없다."는 한 의원의 이 빨간색에 대한 설명이 재밌다. 노란색 계통인 누런색이 어떻게 빨간색일 수밖에 없다는 것일까? 이해가 안된다.

각설하고 어제 새누리당 로고를 접했다. 담믄다는 그릇 모양과 미소를 상징하는 입술 모양이라고 한다. 눈이 나빠서 그런지 이 로고를 보니 금방 치과의원이 떠오른다. 나만 그럴까? 다른 방에서 컴퓨터하고 있는 리투아니아인 아내에게 스카이프로 이 로고를 보냈다.

chojus: pri kio vi tuj imagas vidante la logotipon?
Vida: pri dentkuracista kabineto.
chojus: kkkkk mi mem tiel ekpensis. gxi estas nova logotipo de la reganta partio de koreio.
초유스: "이 로고보면서 뭐가 먼저 떠오르니?"
비   다: "치과의원."
초유스: "ㅎㅎㅎㅎ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이것은 한국 집권당의 새 로고야." 



아내는 치아와 관련한 리투아니아 속담을 하나 일러주었다. 

"Moka gerai užkalbėti dantis."
(핑계를 대어) 요구 등을 잘 피하는 능력이 있다. 발뺌하는 능력이 있다.
감언이설로 잘 속이는 능력이 있다.

 한나라당이 당명개정이라는 치욕을 안고 왜 역사 속으로 살아졌나?

집권당이 되기 위해 한 세종시, 동남권 신공항, 과학비즈니스벨트, 반값 등록금 공약 등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로고가 치과의원을 떠올리게 하는 새누리당은 이 리투아니아 속담 속 능력을 더 이상 가지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7. 20.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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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국회 운영 과정에서 그 동안 흔히 일어난 단상점거나 몸싸움을 못하도록 국회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 기사를 접하는 순간 떠오르는 단상은 "대한민국과 한국인을 쪽팔리게 하는구먼!"이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리투아니아 동료 의원들을 만나면 자랑거리가 새롭게 생긴 셈이다. "봐, 우리는 의사진행 동안 단상점거나 몸싸움을 못하도록 아예 법으로 못박아버렸다." 이 가상의 문구를 듣는 순간 리투아니아 동료의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리투아니아는 한국보다 훨씬 늦은 1990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직후 의회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한 나라이다. 하지만 우리처럼 격렬한 언쟁이나 단상점거, 몸싸움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주의는 거듭된 대화로 합의를 산출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 합의가 완전하지 않을 경우 비로소 다수결이 결정한다. 단상점거나 몸싸움의 악습이 거듭되는 것은 바로 대화와 상호양보가 부족한 결과이다. 꼭 자기 주장이나 자기 법만이 최고라는 고집에 벗어나 상대방의 것과 서로 합일점이나 근사점을 찾아서 국민에게 최선이 되는 쪽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과 풍토가 한국 국회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유치한 발상인 단상점거·몸싸움 금지법을 통해 의원들의 행동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식전환을 통해 민주주의 원칙에 충실히 하는 습관을 터득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90년 이후 한국 밖에서 살면서 한국 국회 회의 중 단상점거, 몸싸움, 주먹질, 괴성 등이 현지 언론에서 접했을 때 현지인 대하기가 참으로 부끄러웠다. 이제 아름답고 강력한 촛불집회 문화가 한국의 긍정적인 국가이미지로 자리잡고 있는 시점에 한나라당의 '단상점거·몸싸움 금지법' 추진으로 다수당의 의회독재 구현이라는 나쁜 이미지로 세계 의회사에 남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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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국회의사당 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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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에스페란토 언론인 대회 때 국회 '헌법실'에서 인사하는 국회의장 체슬로바스 유로세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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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국회의사당 '헌법실'에서 회의하는 세계 에스페란토 언론인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