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에 해당되는 글 304건

  1. 2016.08.28 동유럽 무궁화꽃을 보니 한국에 온 듯한 착각 4
  2. 2016.04.19 어느 해외 여행 달인의 지갑 관리 요령 1
  3. 2016.04.15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화사한 폴란드 민가들 2
  4. 2016.03.31 포토샵에서 플로그인 Perfect Clearly 사용하기
  5. 2016.03.07 봄이 오건만 가을 낙엽이 그대로 나무에 가득
  6. 2016.02.23 BMW 화재 발생으로 새로 득한 BMW 3
  7. 2016.02.16 각국 비행기 1등석과 3등석 음식 일목요연 비교 2
  8. 2016.02.12 유럽 여고생이 그린 응답하라 1988 배우들 2
  9. 2016.02.04 여기서 주유하면 나비처럼 차가 훨훨 날아갈 듯
  10. 2016.02.01 머리가 세 개 달린 사슴, 알고보니... 1
  11. 2016.01.28 유럽인 찰진 밥이 그리워 햇반 구입 1
  12. 2016.01.19 혹한과 폭설 불구하고 새에게 밥 주는 사과나무
  13. 2015.12.29 딸의 감동 선물 - 한 달에 열 가지 좋은 일 할게요 1
  14. 2015.12.28 살짝 눈 내린 오르막길 BMW vs Audi
  15. 2015.12.24 탈린, 리가, 빌뉴스 크리스마스 시장 둘러보기
  16. 2015.12.21 학교 수업이 지루할 때 이렇게 그림 그려요 1
  17. 2015.11.25 유화 그림 뒷면을 전시한 미술관을 다녀오다
  18. 2015.11.09 난해한 수학문제로 남편될 총명한 남자 찾아
  19. 2015.10.02 주말엔 숲 속으로 버섯 채취 가족 나들이 6
  20. 2015.09.03 김밥으로 도시락, 내가 정말 한국 사람이다 2
  21. 2015.08.10 윗집 창가의 화분이 우리집 창문에 수채화 4
  22. 2015.06.17 축구장 한가운데 150년 된 참나무 한 그루
  23. 2015.06.05 만나자마자 한국 음식 선물 준 관광객에 눈물 글썽 4
  24. 2015.05.20 주차장 차단기 봉을 보니 건물 용도가 쉽게 떠올라 1
  25. 2015.04.27 우리집 햄스터 장례에 노잣돈 넣고 민들레 심어 6
  26. 2015.04.02 셀카 찍는 구두 등장, 셀카봉의 무한 진화 3
  27. 2015.03.05 "한국 당근"으로 불리는 이 음식의 정체는 3
  28. 2015.03.02 옆방에 있는 딸아이를 SNS로 설득시키다 2
  29. 2015.02.26 수도관을 뿔로 틀어 물 마시는 아프리카 소
  30. 2015.02.24 내 생애 처음 걸어본 자락길에 한국이 잘 살아
생활얘기2016. 8. 28. 02:36

발트 3국 관광 안내사 일로 그 어느 해보다도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큰 마음 먹고 세계에스페란토 대회 참가를 빌미로 3주간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세계 에스페란토 대회는 슬로바키아의 니트라(Nitra)에서 열렸다. 


이때 호텔 주차장의 울타리가 무궁화꽃으로 가득 차 있어서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마치 한국의 어느 무궁화 담장을 보내는 듯했다.



차를 타고 슬로바키아에서 헝가리를 내려가는 도로변 민가의 울타리에도 쉽게 활짝 핀 무궁화꽃을 만날 수가 있었다. 



이런 울타리의 무궁화꽃은 "헝가리의 바다"로 불리는 발라톤 호수에 접해 있는 마을 거리에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아빠, 우리가 마치 한국에 와 있는 듯하다. 그렇지?"

"그러게. 곳곳에 무궁화꽃이 활짝 피어있으니 참 좋네."

Posted by 초유스
발트3국 여행2016. 4. 19. 05:36

발트 3국은 이제 개나리가 노란 옷을 입기 시작하고, 마로니에가 하얀 꽃을 곧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도 이제 관광철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주말 시내를 산책하는 동안 여러 여행객 단체들이 눈에 띄였다. 

이곳은 유럽의 여러 유명 관광지만큼 해외 여행에 흔한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탈린 구시가지에서 도선생의 절묘한 수법을 피하지 못한 여행객들이 여러 있었다. 그래서 탈린 관광을 하기 전에 항상 미리 이를 상기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난다.

한번은 이에 대한 주의를 알리는 데 한 여행객이 자신의 비법을 짠 보여주었다. 해외 여행을 많이 한 분이라 역시 대처 방법이 돋보였다. 간단했다. 긴 쇠줄로 가방과 지갑을 묶어놓았다. 죄를 짓게 하지도 않고 자기 것을 잃어버리지도 않게 하기 위한 쉽고 좋은 방법이 아닐까...


발트 3국 여행을 언급한 김에 발트 3국 사진을 아래 덧붙인다.

* 에스토니아 탈린 구시가지

* 에스토니아 탈린 알렉산데르 네브스키 성당

* 라트비아 리가 구시가지

* 라트비아 투라이다 성

* 라트비아 룬달레 궁전

* 발트해

* 아기를 물어다 주는 황새

* 리투아니아 트라카이 성

* 리투아니아 트라카이 루카 호수


올해 발트 3국을 여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이 많기를...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4. 15. 05:28

폴란드 남부 지방에 잘리피에(Zalipie)라는 시골 마을이 있다. 꽤 널리 알려져 있다. 바로 집이나 곡간이나 마굿간 등이 다양한 문양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눈 있는 풍경 속이나 녹음 있는 풍경 속이나, 흐린 날이나 맑은 날이나 그 화사하고, 정교하고 아름다운 장식이 즐거움을 절로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이런 민가 색칠 전통은 여성들이 종이 오리기나 짚 공예 등으로 집안을 장식하기 시작한 19세기 후반부터 내려오고 있다. 언젠가 이 마을 근처를 지나갈 경우 꼭 한번 들러보고 싶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3. 31. 04:13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 보정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하나 얻었다. 바로 쉽게 노출 보정을 통해 사진을 더 선명하게 하는 것이다. 이 용도로 꽤 알려진 플로그인 Perfect clearly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소식이다.

학교 행사에 사진 촬영과 인터넷 올리기 일을 맡고 있는 아내에게 딱 좋은 플로그인이라 알려준 대로 내려받기를 먼저 한번 사용해보았다.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포토샵이라  라이트룸에서 한 것과는 달랐다. 플로그인을 다운 받아서 설치를 한 후 포토샵에 어디에서도 이 플로그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약간의 연구 끝에 포토샵에서는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1. 플로그인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한다 프로그램 내려받기 여기[Perfect Clearly download]
2. 포토샵 메뉴판에서 Filter를 선택한다
3. 하단 쪽에 있는 Athentech Imaging를 누른다
4. Perfect Exposure를 누르면 창이 뜬다
5. 원하는 대로 노출을 보정한다 

라이트룸에서 활용법은 여기로 http://photohistory.tistory.com/16304
 
이렇게 작업한 결과물과 기존 사진의 비교이다.


* 노출 보정 좌우 비교


* 노출 보정 상하 비교

* 노출 보정 비교 (상: 보정 전, 하: 보정 후)


지금까지 여러 프로그램으로 노출을 보정해 보았는데 이 플로그인이 간단하고 결과물이 확실히 선명하고 마음에 든다. 이것을 보고 있으니 노출 보정을 안 할 수 없게 만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3. 7. 08:33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아직 완연한 봄기운은 느끼지 못하지만 봄이 서서히 오고 있다. 어제 일요일 공원 산책길에 본 봄의 전령사 버드나무는 곧 강아지를 낳을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 버드나무 새싹보다 더 눈길을 끄는 참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모든 나무가 여전히 벌거숭이가 되어 있는데 이 활엽수만 아직 지난 해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때가 되면 떨어지고 때가 되면 피어나는 것이 순리이다. 하지만 때론 이렇게 아쉬움이 남아서 낙엽이 버티고 혹은 나무가 붙잡고 있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나름대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2. 23. 06:49

근래 BMW 차량 화재 소식이 드물지 않게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최근까지 한국에서는 8차례 발생했다. 이 기사를 접할 때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바로 우리 집 BMW 차에도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관련글: BMW 화재, 현지인 반응 - 한국 차 샀어야]. 화재 발생에 대한 글은 정리해서 올렸지만, 그 후 처리 과정에 대해서 여태까지 쓰지 못했다. 유럽 현지에서는 화재 발생시 어떻게 해결되었는 지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한마디로 제조회사와 분쟁 없이 잘 처리되었다. 

어느 날 주행한 후 주차 된 우리 집 525D BMW 트렁크에서 갑자기 연기가 피어올랐다. 행인의 신고로 소방차가 긴급 출동해서 불을 껐다. 평소 아는 수리공에게 전화해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 지를 상의했다. 그는 일단 BMW 센터로 연락해보라고 했다. 혹시 제조회사 결함이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수리비
BMW 센터는 여러 주 동안 조사한 후 수리 견적 비용을 알려주었다. 부가가치세 21%를 포함한 수리 비용이 62,575리타스(1만8천유로 = 2천5백만원)이었다. 이 비용은 당시 중고차 시세보다 훨씬 높았다. 트렁크 전기 배선 이상으로 화재가 발생했기에 회사가 전적으로 수리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센터가 판매 중인 중고차 구매를 제안 
센터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센터가 관리해오던 중고차 구입을 제안했다. 수리 대신에 1만 유로를 할인해줄테니 그 차액만 지불하면 된다고 했다. 그 차액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목돈이라서 우리는 주저했다. 

처음엔 화재가 난 우리 차를 그대로 넘기고 1만 유로를 할인해주겠다고 했다. 여러 차례 의견 조정 끝에 센터가 1만 유로 할인에다가 우리 차를 중고차 시세보다 약간 저렴하게 구입하겠다고 했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1만 유로 할인에 중고차 값도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 아쉽게도 화재가 발생해 우리 집을 떠난 BMW


보험사는 팔짱 끼고 불구경하듯
한편 보험 회사는 우리와 BMW 센터 간 해결 문제로 인식하면서 그냥 팔짱 끼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우리는 설령 1차적인 귀책 사유가 BMW에 있지만, 보험사가 어느 정도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무런 사고 없이 수년 동안 종합보험비를 내었는데 보상을 한 푼도 해주지 않으려고 하다니... 여러 차례 요구 끝에 보험사가 아무런 조건 없이 10,000리타스(4백5만원)를 지불해주기로 했다.

새로 구입할 차를 등록하기 위해 가는데 기존 우리 차를 센터 직원이 주차 자리를 옮기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헉, 불난 차를 우리는 견인차를 이용해센터까지 옮겼는데.... 그렇다면 여전히 우리 차가 잘 작동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 우리 집으로 새로운 온 BMW


거의 추가로 돈을 들이지 않고 새로운 BMW를 가지게 되었다. 기존 차는 525D, 새로운 차는 520D이다. 자동차 보유세 도입시 기준 중 하나가 2000cc이다. 만족스러운 점은 아래와 같다. 
1) 연식이 기존차보다 4년이나 더 젊었다.
2) 자동차 보유세 도입시 세금이 더 적다
3) 연비가 100km미터에 2리터가 절감 된다.

이렇게 BMW 화재 발생으로 BMW 센터와 보험사 등과 별다는 갈등이나 실랑이 없이 원만하게 해결되었다. 해생어은(恩生於害, 해에서 은혜가 나온다) 전화위복(轉禍爲福) 한자성어가 떠오른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6. 2. 16. 08:32

근래 유럽 내에 이동할 때에는 주로 저가 비행기를 이용한다. 간이 음식을 사먹기가 그려서 집에서 샌드위치를 준비해 비행기에서 먹는다. 이럴 때에는 일반 비행기의 삼등석(이코노미석) 밥이 참 그리워진다. 물론 삼등석 밥을 먹을 경우에는 이등석(비즈니스)이나 일등석 밥이 어떨까 상상하겠지만... 


최근 폴란드 한 웹사이트에서 세계 각국 비행기 일등석과 삼등석 식사를 비교한 사진이 있어 눈길을 끌어 여기 소개한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joemonster.org]  


1. 싱가포르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2. 아랍에미레이트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3. 터키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4. 대한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5. 프랑스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6. 아메리칸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7. 델타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8. 유나티드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0. 영국 브리티시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0. 네덜란드 KLM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1. 독일 루프탄자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2. 중국 에어 차이나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3. 캐세이퍼시픽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4. 에어 캐나다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5. 전일본공수ANA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6. 그리스 에게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7. 타이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8. 케냐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19. 일본 JAL 항공 

삼등석 음식

일등석 음식


대체로 삼등석 음식은 웬지 푸짐해 보이고, 일등석 음식은 깔끔해 보인다. 주머니 가볍고, 배고픈 나같은 사람에게는 역시 삼등석 음식이 제격인 듯...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2. 12. 08:41

일주일에 두 번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지난 주 수업에 빠진 한 학생이 다음과 같이 편지를 보내왔다. 

안녕하새요! 
저 아픕니다. 
오늘도 올 수 없어요. 
집에 공부하겠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아주 재미있어요! 
새해 복 만히 받으세요!

감기로 수업에 올 수 없다고 알려왔다. 집에서 공부를 하는 데 요즘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하도 주위에서 이 드라마 이야기를 하기에 궁금해서 1월 하순에 나도 한 편을 보았는데 그만 밤을 샐 정도로 푹 빠졌다. ㅎㅎㅎ 1988년 올림픽에 자원봉사를 한 일이 어젯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평소에 말라있는 눈물샘이 자주 터지기까지 했다.

결석한 위의 학생은 고등학교 1학생으로 어제 수업에 왔다. 수업을 다 마친 후 그는 "응답하라 1988"에 완전히 매료된 자신의 모습을 아래 그림으로 보여주었다. 바로 출연한 배우들을 정성스럽게 그렸다.

* 그림: 애밀레 페트라비츄테


이 학생처럼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한국인인 나보다 더 열성적으로 보고 있는 비한국인들이 실재함을 새삼스럽게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영어 자막과 함께 보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다시보기는 여기로]
Posted by 초유스
발트3국 여행2016. 2. 4. 06:50

발트 3국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비슷한 건축물이 하나 있다. 나비의 날개를 연상하는 구조물이다. 이 건물의 용도는 바로 주유소이다. 자가주유소(셀프주유소)이다. 일반적인 주유소 건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먼저 리투아니아 북부 지방 도시 샤울레이에 위치한 주유소이다.


아래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시가지에 있는 주유소이다. 



주유소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보았다. 여기서 주유하면 마치 차가 나비처럼 훨훨 나을 듯한 기분이 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2. 1. 05:30

지리적으로 북동유럽에 속한 리투아니아의 12월은 초봄의 날씨였고, 1월은 혹한의 날씨였다. 초순과 중순은 영하 20도 내외였다. 내린 눈이 내내 녹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1월 말 갑자기 영상의 날씨가 되더니 눈이 한 순간에 거의 다 녹아버렸다. 

최근 눈 위 숲 속에서 찍은 사슴 사진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리투아니아 사진 작가 레나타스 야카이티스(Renatas Jakaitis)가 30미터 거리에서 찍었다. 얼핏 위만 보면 머리가 세 개 달린 사슴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리를 보면 갯수가 많다. 

* 사진 출처 http://www.naturephoto.lt/ * 사진 작가 Renatas Jakaitis


이는 사슴 세 마리가 일렬로 걷는 중 동시에 뒤로 쳐다보는 모습 때문이다. 이 사진은 2010년 리투아니아 파네베지스 지방 숲 속에서 찍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아래는 이 사진을 찍은 사진 작가이다. 


어제 일요일 리투아니아 대부분 지역에서 함박눈이 쏟아졌다. 유럽에 25년 살면서 이렇게 눈송이가 큰 함박눈은 처음이다. 차에 쌓인 눈을 치우는데 힘들 정도였다. 이 쪽에서 치울 때 치운 저 쪽이 금방이 눈이 쌓였다. 쏟아지는 함박눈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 1. 28. 09:08

푸석푸석한 밥에 익숙한 사람은 윤기가 쫙 흐르는 찰진 밥이 맛이 없다고 먹기를 꺼린다. 반대로 찰진 밥에 익숙한 사람은 푸석한 밥이 맛이 없다고 먹기를 꺼린다. 전자는 주로 유럽인들이고, 후자는 한국인들이다. 물론 누구든 배가 고픈 사람은 이에 크게 구해 받지를 않겠다.

주변 유럽인들은 그렇게 자주 쌀밥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은 푸석한 밥이나 찰진 밥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갖지 않고 있다. 그저 이들에겐 쌀로 지은 밥에 불과하다. 

마르티나는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하도 집밥(전기 압력밥솥으로 한 밥)이 생각이 나서 한국 식품가게에 가서 구입했다고 한다.


바로 김치와 햇반이었다. ㅎㅎㅎ



이렇게 찰진 밥 맛에 한번 푹 빠지면 정말이지 푸석푸석한 밥은 눈에도 맛이 없을 것이다. ㅎㅎㅎ 
쌀밥과 김치에 집을 떠올리는 유학생...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6. 1. 19. 07:02

빌뉴스 구시가지에 지난 늦가을부터 관심을 끄는 사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 사과나무 잎이 다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었기 때문이다. 이 거리를 지나갈 때 저 사과는 언제까지 저렇게 버티고 있을까 궁금해 사과나무가 있는 정원에 들어가본 했다. 


그 동안 영하 20도 내외의 날씨가 10여일간 지속되었고, 눈까지 내렸다. 어제부터 평년의 겨울 날씨로 돌아와 모처럼 구시가지로 산책을 나갔다. 혹시는 사과가 혹한과 눈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먼저 그 거리로 향했다. 


지난 12월 중순에 본 그대로 사과나무에는 사과가 달려있었다. 달라진 것은 혹한의 날씨에 어쩔 수 없이 동상에 걸린 모습이다.



잠시 후 새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사과를 쪼아먹기 시작했다. 


'아, 겨울철 혹한에 새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사과나무가 자신의 열매를 지금까지 그대로 지키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신기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주민 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말을 걸었다.
"우리 정원에 있는 저 사과는 맛이 없어 따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다. 매년 겨울에도 저렇게 떨어지지 않고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도 자아내고, 또한 새들의 밥이 되기도 한다."



맛이 없으니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열매를 온전히 지키다가 
혹한의 겨울에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과나무... 무언의 가르침을 주는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5. 12. 29. 08:49

12월의 상징어 중 하나가 선물이다.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어린 아이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용돈으로 특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한다. 이 선물을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놓거나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 식사 후 서로 교환한다. 

한편 아직 산타할아버지를 믿는 사람들은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부탁하는 편지를 써서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놓는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선물유무를 확인한다. 우리 부부는 여러 해 전부터 따로 선물을 교환하지 않고 가족 전체를 위해 평소에는 비싸서 사기가 부담스러운 생활용품 등을 구입해 왔다.

하지만 두 딸과는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 올해 딸아이로부터 무슨 선물을 받을까 궁금했다. 이제 중학교 2학년생이니 그동안 모아놓은 용돈도 꽤 된다.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식사에 12가지 음식을 먹은 후 딸아이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조그마한 종이곽이었다. 누런 상자종이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 색종이를 그 위에 붙였다. 


과연 저 안에 무슨 선물이 들어있을까?
열어보니 이렇게 써여 있다.
   "사랑하는 부모님,
    모든 것에 감사 드리고, 계신다는 것에 감사 드립니다.
    행운, 건강, 사랑을 기원합니다. 
    우리는 두 분을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있을 법 선물 물건은 없고, 누런 종이에 색종이를 붙인 것만이 10장 있었다.
세상에 이런 선물도 다 있네라면서 하나하나 꺼내보려는 순간 딸아이가 안 된다고 했다.

"여기 10장이 있는데 한 달 동안 한 번에 딱 한 장만 빼야 된다."
"그러면 뭐가 있는데?"
"일단 하나만 빼봐."


이렇게 빼낸 것이 아래와 같다.

     "무엇이든지 부탁하십시오. (제가 들어드리겠어요)"


돈 한 푼 쓰지 않고, 폐품을 재활용하고, 선물 기대감을 한 달 동안 지속시키고, 더우기 10가지 선행까지 하겠다고 하니 이보다 더 한 선물이 어디에 있을까... 설사 딸바보 소리 들어도 귀가 즐거울 수밖에 없겠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12. 28. 09:06

그 동안 대부분 초봄 같은 날씨가 지속된 겨울이었다. 그런데 어젯밤부터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고, 눈까지 내렸다. 하지만 첫눈은 아니다. 올 겨울 첫눈은 12월 11일 내렸다. 보통 리투아니아에서 첫눈은 10월 중하순경에 내리는 데 많이 늦었다. 그날 한인회 망년회가 열린 날이라 첫눈이 더욱 반가웠다. 사우나에서 달궈진 몸을 눈뜰에 뒹굴면서 식혔다. 무엇보다도 이날의 압권은 바로 자동차였다.

모임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벽난로에 타오르는 장작불의 열기 속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모임 장소와 주차장은 내리막길에 있었다. 어느 사람은 다음날이 걱정이 되어 내리막길에 눈이 쌓이기 전에 재빨리 자동차를 오르막길 위로 올려놓았다. 우리는 금방 눈이 녹겠지라는 생각으로 식사를 계속했다.

그런데 상황은 예상과는 달리 전개되었다. 눈은 그치지도 않았고, 녹지도 않았다. 후륜 구동이라 걱정이 점점 커졌다.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우리집 차도 위로 올리기로 했다. 아뿔싸, 조금 올라가더니 이내 뒤로 미끄려졌다. 짧고 그렇게 높지 않은 내리막길은 우뚝 솟은 태산 같았다.


사우나에서 몸을 달구고 있는 남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네 명의 장정이 미끄려지면서 밀고 밀은 덕분에 가까스로 차를 오르막길 위로 올릴 수 있었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사진을 보니 바로 이날 고생한 일이 떠올랐다. 사진은 눈덮힌 오르막길 위에 있는 주차장에 두 대의 자동차가 있다. 바로 BMW와 Audi이다. 얕은 오르막길임에도 불구하고 Audi는 쉽게 올라갔고, BMW는 힘들게 올라갔다.

* 사진출처: wiocha.pl


이들 두 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예를 들면 Audi는 전륜 구동이라든지 혹은 4륜 구동이라든지...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우리 집 후륜 구동 차와 그날의 고생과 웃음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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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여행2015. 12. 24. 05:29

어제 낮 날씨가 영상 12도였다. 평년 이맘 때에는 눈이 내리거나 쌓여있거나 하는데 올해는 참으로 따뜻한 겨울이다. 그나마 밤이 가장 긴 주간이라 어두워지면 광장을 밝히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어 계절의 운치를 부족하지만 느끼게 해주고 있다. 

발트3국 -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 수도의 구시가지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장터가 마련되어 있다. 이 장은 11월말부터 1월초까지 이어진다. 선물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발트 3국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광장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1.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구청사 광장



2. 라트비아 수도 리가 대성당 광장




3.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대성당 광장




세 나라 크리스마스트리가 각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특히 리투아니아 크리스마스트리는 동화 속 따뜻한 난롯불이 타오르고 있는 통나무집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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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5. 12. 21. 08:11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 중 한 명은 만 13살이다.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2학년생이다. 그는 늘 손목에 다양한 무늬를 하고 있다. 지난 주 수업 내용이 취미였다.

"취미가 뭐예요?"
"그리기이에요."
"받침이 없을 때에는 '-이에요'가 아니라 '-예요'입니다."
"아~~~"
"취미가 그리기라서 손에 그림이?!"
"아, 이거요... 수업이 지루해 할 일이 없을 때 이렇게 그려요."
"선생님이 보면 뭐라고 하지 않아요?"
"아니요, 뭐라고 하지 않아요."
"한국어에서는 이럴 때 '아니요, 뭐라고 하지 않아요'가 아니라 '예, 뭐라고 하지 않아요'입니다."


학창시절 지루할 때 책에 참 낙서를 많이 했다.
그런데 리투아니아 학생들은 학년을 마치면 책을 돌려주어야 하기 책에 낙서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은 수업에 흥미가 없을 때 손이나 손목, 팔 등에 낙서를 한다.

며칠 전 비슷한 또래인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손뿐만 아니라 양팔에도 그려져 있었다.


"오늘 수업 정말 재미 없는가봐?"
"맞아."

그리고 보니 다행히 1시간 반이나 지속되는 한국어 수업에 아직 이렇게 그리는 이를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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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제2의 도시는 타르투(Tartu)이다. 수도 탈린(Tallinn)에서 남동쪽으로 190km 떨어져 있다. 인구는 10여만명이다. 에스토니아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타르투대학교(1632년 설립)와 에스토니아 행정부 교육부가 위치해 있어 교육 도시로 유명하다.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노란색 테두리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로고이다. 네모난 초상화 액자를 떠올린다. 노란색은 세상 곳곳을 비추는 태양을 상징한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바로 이 부근에 타르투의 피사탑으로 알려진 건물이 있다. 건물 바닥 지지대가 한 쪽은 목재였고, 다른 한 쪽은 석벽이라 세월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기울어졌다. 지금의 용도는 미술관이다. 미술에는 전혀 조예가 없다. 하지만 기울어진 건물엔 과연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을까 궁금해 들어가보기로 했다.


그림에 대한 기대는 빗나갔다. 한 층을 다 차지하고 있는 전시품은 바로 그림 액자 뒷면을 전시하고 있었다. 미술관에서 전시된 그림을 감상하면서 그 그림 뒤에는 과연 어떤 모습이 숨겨져 있을까에 대한 궁금함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먼저 유화 캔버스 천을 견고하게 잡아당겨주는 액자의 뒷면이다. 아, 저래서 유화 액자의 폭이 생각보다 크구나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다음은 뒷면에 그려진 그림이다. 



일반적으로 전시되는 앞면은 "꽃 피는 파리" 제목의 꽃 그림(1926-28, 미술작가 Kristjan Teder)이다. 하지만 이 그림 뒤에는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이다.


한편 뒷면에는 여러 번 천을 오래내고 그 자리에 다른 천으로 붙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그리고, 또 다시 그린 작가의 투혼을 보는 듯하다. 아니면 그 부분이 손상되어 복원한 것일 수도 있겠다.


또 다른 전시품이다.


지금껏 여러 미술관에서는 작품의 앞면만 봐아왔는데 이렇게 뒷면을 전시한 미술관을 보니 '타르투의 피사탑' 미술관에 딱 어울리는 전시 기획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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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감탄 세계화제2015. 11. 9. 07:51

미래의 자기 남편이나 아내를 찾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종종 그 기발하고 재미난 착상들이 세인의 관심을 끈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남편 찾기법를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제 남편 될 총명한 남자를 찾고 있어요.

여기 제 전화번호입니다."

+48

수학문제


* 사진출처 source link 


위 수학문제를 풀어야 이 여성의 전화번호를 알 수 있게 해놓았다. 

보기만 해도 난해하니 그냥 포기... ㅎㅎㅎ 

과연 누가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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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 10. 2. 07:25

발트 3국 관광안내사 일을 하면서 수 차례 에스토니아 탈린을 방문했다. 여름내내 일정이 맞지 않아 현지 에스토니아인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며칠 전 그를 만났다. 만나자마자 그는 태블릿 컴퓨터를 꺼내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이야기에 푹 빠졌다. 최근 그의 가족은 숲 속을 다녀왔다. 바로 버섯채취 계절이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는 45,000평방 킬로미터의 면적을 가지고 있고 그 중의 50%가 숲이다. 숲에는 소나무, 자작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버섯채취를 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다,


숲에는 버섯뿐만 아니라 빌베리(billbery), 크랜베리(cranberry) 등도 많이 자라고 있다.



버섯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그물버섯(boletus)이다.



그의 가족이 주말에 채취한 버섯이다, 



딸이 채취한 버섯을 종류별로 가지런히 정리하고 있다. 그물버섯, 달걀버섯, 살구버섯...



이렇게 정리한 버섯을 보니 식탁 위헤 맛있는 버섯 요리가 떠오른다.  



올해는 바빠서 우리 가족하고 버섯 채취를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다음 기회에 에스토니아 현지인 친구따라 버섯 채취 나들이를 함께 하고 싶다. [사진제공: Tonu Hir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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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5. 9. 3. 05:31

발트3국 출장으로 8월 중순부터 거의 집을 비웠다. 다행히 학년이 시작되는 9월 1일 가족과 함께 했다. 리가에서 저녁 버스를 타고 4시간 걸려 빌뉴스 집에 밤 10시경 도착하니 전기밥솥에 솔솔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분명히 리가에서 저녁을 먹고 온다고 했는데 밥을 해놓다니... 잠시 후 딸아이가 부엌으로 들어와 음식을 준비하려고 했다.

"아빠, 저녁 먹었는데."
"알아."
"건데 왜 지금 늦은 시간에 음식을 하니?"
"이제 학교에서 밥을 사먹지 않고 도시락을 사서 가져가려고. 김밥해서 가져갈거야."
"네가 직접?"
"그래. 엄마가 조금 도와주고 내가 할거야."


6년 전 초등학교 2학년 때 도시락으로 가져간 김밥이 놀림감이 되었다는 글이 떠올랐다.  

그땐 아빠가 만들어주었는데, 중학교 2학년이 된 지금은 이렇게 스스로 김밥을 사가지고 학교에 가져가겠다고 한다. 지나가면 역시 세월은 참 빠르다. 김 위에 밥을 얹고 그 위에 계란말이, 오이 등을 얹으면서 딸아이의 말은 이어졌다.


"아빠, 내가 정말 한국인인가봐."
"왜?"
"김밥을 좋아하고 이렇게 김밥을 만들고 있으니까, 내가 정말 한국 사람이다."
"그래?"
"아버님, 감사합니다."
"왜?"
"나를 한국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으니 정말 고맙지."
"아이구... 내일 아침에 아빠가 깨워줄게."

책장에는 벌써 중학교 2학년 시간표가 붙여져 있다. 하루 수업수는 6-7시간이다.


학교 사물함에 놓을 물건을 보니 빗, 머리끈, 비상 간식 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공부와 학교 생활이 재미있다고 하는 딸아이의 마음이 이번 학년 끝까지 쭉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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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 8. 10. 05:58

윗집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과 사이가 좋다. 아파트 관리일로 자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윗집 안주인은 꾸미기를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여름철 윗집 창가엔 여러 개의 화분이 놓여져 있다. 보기에 참 좋고 아름답다. 우리집도 하고 싶지만, 현재의 발코니 창문 구조상 불가능하다.

* 윗집 발코니 창가의 화분들

어느 날 창문 안쪽과 바깥쪽을 말끔히 청소를 했는데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와보니 창문에 물이 흘러내린 자국이 선명했다. 처음엔 비가 내렸나라고 했다. 그런데 창문을 열고 위로 쳐다보니 쉽게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윗집이 화분에 물을 줄 때 흘러내린 물이 말라서 생긴 자국이었다.

* 아랫집 우리집 발코니 창문

발코니에서 아내와 커피를 마시면서 이 문제로 대화를 나눴다.
"말하기가 불편하지만, 윗집에 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윗집도 그렇게 좋은 해결 방법은 없을 것 같은데."
"그럼 어떻게 하지?"
"그냥 창문에 그려진 수채화라고 생각하고 여름 한철 참으면 되지 않을까? 행여나 윗집이 지나가다가 우리집 창문의 수채화를 보면서 한 감상을 얻어서 스스로 해결해주는 것이 최상이겠지."
"그게 좋겠네."

 


이렇게 우리 부부는 창문의 화분 흙물 자국을 수채화로 여기기로 했다. ㅎㅎㅎ 어제는 갑작스런 폭우가 내려쳐 흙먼지 자국을 말끔히 청소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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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5. 6. 17. 07:38

sksksks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세 나라 중 면적(4만5천 평방 킬로미터)이든 인구(130만명)로든 규모가 제일 작다. 하지만 1인당 국민총생산에서는 IMF 기준 2014년 19,671달러로 가장 높고, 안정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비록 바다 건너에 있지만, 선진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이 이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발트 3국에서 특이하게 1500여개의 섬이 전국토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이 섬들 중 가장 큰 섬인 사레마를 다녀왔다. ‘섬의 땅’이라는 뜻인 사레마는 에스토니아의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다. 중심 도시인 쿠레사레에는 발트해에 접해 있는 나라들에서는 유일한 중세시대 요새 성이 잘 보존되어 있다.

* 해변 쪽에서 바라본 쿠레사레 성

* 북유럽에서 남은 유일한 중세 요새인 쿠레사레 성


올해 들어 이 섬에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볼거리가 하나 더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다름 아닌 참나무다. 수령이 오래 되어서가 아니라 그 위치 때문이다. 사레마의 오리사레 마을 축구장에는 참나무 한 그루가 있다. 150년 된 이 참나무는 바로 축구장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다. 이 참나무가 "2015년 유럽 나무"라는 선정되었다.

2011년부터 매년 체코 환경 파트너쉽 재단이 "올해의 유럽 나무" 경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관심과 보호를 받을만한 자연 문화유산 속에 오래된 나무의 의미를 부각시키고자 한다. 먼저 국내 경연 대회를 거친 나무들이 최종 국제 경연 대회에 참가한다.


그런데 어떻게 축구 경기장 한 가운데 150년 동안 참나무가 자랄 수 있을까? 사연은 이렇다.
예전에 이 참나무 뒤에 운동장이 있었다. 1951년 운동장을 확장하려고 할 때 장애물이 될 이 참나무를 뿌리 채 뽑아내기로 결정했다. 스탈린 트랙터 2대가 쇠줄을 이용해 뽑아내기를 시도했다. 그런데 뿌리는 뽑히지 않고 나무에 깊은 상처만 주고 쇠줄이 그만 끊어지고 말았다.

결국 뽑아내기를 포기하고 그대로 놓아두게 되었다. 이렇게 살아남은 참나무는 축구 경기 중 때론 방해물이 되기도 하고, 때론 좋은 방패막이 되어 준다.

장애물이 되니 어떻게 해서라도 꼭 뽑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 이를 실행했더라면 이 "올해의 유럽 나무"는 세상에 있을 수가 없었겠다. 경기에 불편하더라도 함께 세월을 보내다보니 나무와 지역이 이런 영광을 얻게 되었다. 

이 참나무는 눈앞의 불편만 보지 말고 먼 안목으로 보면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조화를 이루어 지역의 새로운 명물을 탄생시킬 수 있음을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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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여행2015. 6. 5. 07:18

여름철이다. 리투아니아 관광청으로부터 관광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을 한 지 여러 해가 되었다.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발트 3국을 방문하고 있다. 


관광안내사 일을 하면서 부차적으로 얻게 되는 좋은 점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 음식이다. 발트 3국 현지 음식 적응을 걱정해서 적지 않은 한국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음식을 가져온다. 


지금까지 경험에 따르면 여행이 다 끝나고 헤어질 무렵에 조금스럽게 "남은 한국 음식을 줘도 될까요?"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주시면 정말 감사하죠"라고 주저 없이 답한다. 이렇게 선물 받은 한국 음식으로 한 동안 식사를 즐긴다.   

그런데 일전에 만난 관광객들 중 60대 두 자매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일을 해서 기억에 남는다. 공항에서 단체를 영접을 한 후 시내 호텔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사람들이 다가오더니 물었다.

"가이드님, 혹시 한국 음식을 자주 먹나요?"
"자주 먹을 기회가 없어요."
"그럼, 먹고 싶으세요?"
"그렇죠."
"한국에서 가이드님께 드릴려고 미리 한국 음식을 봉지 담아왔는데 드려도 실례가 되지 않을까요?"


지금까진 남겨진 한국 음식을 받았는데, 이렇게 가이드에게 줄 한국 음식을 미리 따로 챙겨가지고 왔다고 하니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내 눈에는 눈물이 글썽글썽거렸다.


집에 와서 봉지를 열어보니 고추장, 김, 컵라면, 과자 등이 적지 않게 담겨져 있었다.



감동 자체였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런 답례를 받다니...  현지 한국인 관광안내사를 이렇게 배려해주는 두 자매는 오래도록 생생하게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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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발트3국 관광안내사 일을 하느라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을 자주 방문한다. 관광객을 안내하는 곳은 아니지만, 지나가다가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있어 소개한다. 


다름 아닌 주차장 차단기 봉이다. 흔히 차단기 봉은 붉은색과 흰색이 칠해진 긴 막대기이다. 그런데 이곳의 차단기 봉은 아주 색다르다. 바로 지휘자를 연상시킨다. 


이를 보면 주차장이 속해 있는 건물의 용도를 쉽게 알 수 있다, 바로 오페라극장과 연주회장이다. 



이처럼 건물 주차장이 획일적인 차단기 봉 대신에 그 용도에 맞게 차단기 봉을 마련한다면 그 다양성으로 인해 도시 공간의 예술미가 더욱 돋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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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 4. 27. 06:30

드디어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우리집 애완동물은 햄스터이다. 드와르프 햄스터(dwarf hamster)이다. 2012년 12월 성탄절에 장모님이 작은딸에게 선물했다. 작고 귀여웠다. 우리집 햄스터의 이름은 길레(리투아니아어로 도토리)이다. 



아침에 일어나 잠결에 있는 듯한 햄스터에 "더 자~"라고 인사하고, (야행성이라) 밤에 잘 때는 "밤새 혼자 잘 놀아라"라 인사한 후 잠에 든다. 햄스터 집을 청소하는 일은 딸이 맡아서 다 했다. 1주일에 한 번씩 새로운 톱밥으로 바닥을 깔아주었다. 


부엌 창가에 놓아두었다. 아침 밥을 먹으려고 하면 야자껍질 안에 자고 있는 듯한 햄스터가 일어나 철망을 물어뜯거나 쳇바퀴를 돌려댄다. "밥 줘!"라는 신호이다. 그래서 해바라기씨앗 서너 개를 먹이통에 넣어주면 쏜살깥이 먹이통 안으로 들어가 야금야금 씨앗을 까서 먹거나 먹이주머니에 저장해둔다.


새벽까지 일하다가 부엌으로 들어가면 마치 반기듯이 쳇바퀴를 신나게 돌린다. 그에 대한 답례로 먹이통에 해바라기씨앗을 넣어준다.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같은 해바라기씨앗을 먹은 사람은 나밖에 없다. 여기 유럽 사람들은 날해바라기씨앗 대신에 주로 소금에 볶은 해바라기씨앗을 먹는다. 


딸아이는 햄스터에게 나를 할아버지로 소개한다. 그래서 늘 햄스터에게 말을 걸 때는 "여기, 할아버지다"로 시작한다. 햄스터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면 우리 가족이 아주 좋아한다. 사실 사람이 사는 집에 사람외에 다른 생령을 들이는 것에는 나는 적극적이지 못하다. 어린 시절 시골집 마당에 개를 길러본 것이 전부이다. 애완동물 기르기에는 다 장단점이다.


금요일 오후에 딸아이가 햄스터가 힘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낮이라 그런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갈수록 힘이 없어지고 다리가 불편해보였다. 평소 잽싸게 먹이통에 기어올라가더니 이제는 몸시 힘들게 올라갔다. 직감적으로 때가 왔구나라고 느꼈다. 그런데 오전까지만 해도 평소처럼 햄스터는 활동했다.


밤이 되자 우리에 있던 햄스터는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며칠 전 중앙난방이 끊겼다. 체온을 떨어질 것 같아 아내에게 마지막 순간이라도 따뜻하게 갈 수 있도록 천으로 덮어주라고 했다. 저녁 시간부터 우리집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평소 "살아있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간다"라고 딸아이에게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손수건을 꺼내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었다. 


2년반을 함께 지냈던 생명 하나가 죽어가는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자기 전 가족이 햄스터 앞에서 좋은 곳에 몸을 다시 받기를 기도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햄스터는 자기가 평소 달리던 쳇바퀴 밑에서 싸늘한 채 누워있었다. 창문 밖 뜰에 묻어주기로 했다. 


묻어있는 톱밥을 털어내고 하얀 부드러운 종이로 햄스터를 둘러쌌다. 막 꽃이 필 사과나무 밑둥 옆에 땅을 팠다. 노잣돈의 상징으로 동전을 식구수대로 넣고 햄스터를 묻고 도토리 열매 4개와 해바라기씨앗 10개, 호박씨앗 3개를 함께 넣은 후 땅을 덮었다. 그리고 바로 그 옆에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민들레 2개를 옮겨 심었다.


아파트 계단을 올라오면서 "아빠, 길레를 묻어줘서 고마워"라고 딸아이가 듬듬한 듯 말했다. 그런데 자기 방에 들어간 딸아이는 나오지를 않았다. 돌아와서 두 시간이나 혼자 슬퍼서 훌쩍이고 있었다. 손수건이 흠쩍 젖어있었다. 안아주면서 "힘내라!"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 돌아와 햄스터와 놀다가 자기 가슴 위에 올려놓으면 그대로 새록새록 잠이 들어버리는 햄스터를 딸아이가 쉽게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햄스터 옆에 옮겨심어 놓은 민들레가 뿌리를 내려 해마다 노란꽃을 피워주면 참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4. 2. 04:51

4월 1일 만우절에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 새롭게 등장한 셀카(이하 자촬) 구두가 화제다. 셀카봉(이하 자촬봉)은 한국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집에도 자촬봉 2대가 있다. 

우리집을 방문한 유럽 현지인들에게 이 자촬봉을 보여주면 몹시 신기해 하고 부러워 한다. 하지만 가지고 싶냐라고 물으면 대답을 주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특별히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라는 속담이 있다. 유럽인들이 이 속담대로 해결하는 예를 한번 보자.


쓰레받기로 쉽게 해결하고 있다. 
그렇다. 자촬봉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자기 자신을 마음대로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점은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접이식 막대기라도 가방 안 공간을 차지하거나 손에 늘 들고 다녀야 한다. 

이런 불편함이 셀카 구두 발명을 있게 한 듯하다. 뉴욕에서 인기있는 신발 브랜드 Miz Mooz는 최근 여성들을 위해 획기적인 자촬법(셀카법)을 고안했다. 자촬봉을 휴대할 필요가 전혀 없다. 바로 구두 앞부분에 휴대전화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 Image source link


평소에 다리를 위로 올리는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 자촬(셀카, Selfie)과 신촬(슈피, Shoefie) 사진을 한번 비교해보자. 


그렇다면 이 자촬 구두는 만우절의 깜짝 행사일까?
출처 기사를 보면 말미에 "만우절과 전혀 관계가 없다"라는 구절이 있다. 관련 영상은 4월 1일이 아니라 이미 3월 30일에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과연 이 자촬 구두(셀카 구두)가 자촬봉만큼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이번 여름 유럽 유명 관광지에서도 다리를 위로 치켜 올려고 자촬(셀카)하는 여성들이 나타날까... 일단 우리집 두 딸은 반응이 냉담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3. 5. 08:00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뉴스 포털사이트인 delfi.lt이다

3월 4일 첫 화면에 한국당근 기사가 올라왔다.

"매운 한국 당근"(Aštrios korėjietiškos morkos)은 음식 이름이다. 

이 "매운 한국 당근"을 만드는 요리법이 소개되어 있다.


* 출처 source link


이 "한국 당근" 음식의 정체는 무엇일까?

여러 해 전 TV 방송을 위해 취재한 적이 있었다. 

당시 대형매점 이끼(Iki)의 수석요리사가 설명해준 바에 따르면 

소련 시대 고려인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인 당근을 이용해 

한국적인 매운 맛을 내는 음식을 만들어 먹은 데서 

이 "한국 당근"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은 발트 3국을 비롯해서 옛 소련 공화국에 널리 펴져 있다.  


요리법은 간단하다. 

당근을 채썰어, 후추, 카르다몬, 석탕, 식용유, 식초 등으로 버무려 샐러드처럼 만든다.



이날 기사에 실린 요러법을 소개하면 이렇다.

당근 1kg

백포도주 4 숟가락

마늘 100g

매운 고춧가루

해바리기씨 식용유 100g

고수(빈대풀, coriander, kultiva koriandro)씨앗가루 2 숟가락

소금 약간



대형상점 식품판매대서 쉽게 이 샐러드를 볼 수 있다. 또한 유리병에 든 "한국 당근"도 볼 수 있다. 종종 자기도 한국 음식을 먹어본 적이 있다거나 즐겨 먹는다고 말하는 현지인들을 만난다.


"한국 음식 맛이 어때?"

"매워."

"어떤 한국 음식을 먹었는데?"

"한국 당근."


한국에는 없는 "한국 당근"이 이렇게 여기 유럽 사람들에게 한국 음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가끔 우리 집도 이 "한국 당근" 샐러드를 가게에서 구입해서 고기 등과 함께 먹는다. 먹을 만하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5. 3. 2. 07:24

같은 집 안에서 바로 옆방에 있는 아내나 딸아이에게도 말 대신에 SNS을 통해 대화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각자 방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으니 굳이 가서 말하는 것보다 페이스북이나 스카이페로 원하는 사항을 말하는 것이 더 편하다. 특히 감기로 독방을 쓰고 있는 요즈음은 그 빈도가 더하다. 


* 2007년 6살부터 블로그를 통해 소개한 딸아이는 벌써 이렇게 커버렸네요. ㅎㅎㅎ


토요일 감기 증상이 되살아나려고 하는 아내가 딸에게 함께 자자고 제안하기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페이스북을 통해 딸과 문자 대화를 했다. 아래는 그 내용이다. 13살 딸아이는 아직 한글로 써는 것이 능숙하지 못해 한국어를 발음나는 대로 로마자로 표기하고 있다. 그래서 붉은 글씨로 이를 옮겨놓았다. 


21 hours ago
뭐 하니?
ebay
이베이
hohoho
호호호
grigu gagcon
그리고 개콘 (봐)
appann
아빤?
오늘 혼자 자라. 엄마가 또 아플라한다.
아빠는 인터넷 하고 있지.
gnde apaciorom anapadziana
건데 (엄마가) 아빠처럼 안 아프잖아
nega honca dziagi ciom isanhe
내가 혼자 자기 처음 이상해
그래도 혼자 자라.
감기 걸리면 안 된다.
nega gamgidro sipo
내가 감기 들고 싶어
아악악 안 돼°°°°°
건강이 최고야....
mola mola
몰라 몰라
알아야지... 아뭏든 건강이 최고야... 아빠 기침 하는 소리 들어봤지? 정말 안 좋아...
madza.......
맞아
ne....... honcia dzalkejo.......
예.... 혼자 잘게요.
만세!!! 아빠 말을 들어서 고마워~~~
ani, apaga nahante gariociodziuoso gomawojo.
아니, 아빠가 나한테 
가르쳐줘서 고마워

Chat conversation end


마지막 딸아이의 말이 인상적이라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아빠 말을 들어서 고맙다고 하니 딸아이는 자기한테 가르쳐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이처럼 서로가 고마운 존재임을 알게 된다면 개인이든 가정이든 평화롭고 화목하겠지...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5. 2. 26. 06:58

민속문학 등에 소는 충직함, 의로움, 성실함, 용맹함, 어리석음 등으로 형상화된다. 
아래 영상을 보면 어리석음은 맞지 않는 듯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라마코가 마을에 방목하는 소떼가 공동 수돗가로 왔다. 
목에 방울을 단 소가 자신의 뿔로 잠겨 있는 수도관을 틀어 물을 마신다.



소가 이렇게 지혜롭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2. 24. 06:53

한국에서 가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답은 등산이다. 내가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높은 산은 해발 300미터도 채 되지 않는다. 여기 사람들에겐 산이지만 1000여미터의 산을 보고 자란 나에게는 산이 아닌 셈이다. 한국에는 흔한 등산화는 여기는 없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 한 지인이 자락길 산책을 제안했다. 두 말 하지 않고 합류하기로 했다. 이렇게 내 생애 처음으로 자락길 산책에 나섰다. 목표는 서울 안산 자락길이다. 독립문 지하철에서 시작했다. 이 자락길은 총 7킬로미터에 이른다.  
 


자락길 밑에서 바라본 안산 정상 모습이다. 



자락길 입구에 도착하기 전에 재개발 지역이라서 그런지 이런 빈집들이 있다. 더 이상 집을 짓지 말고 그냥 자연으로 원상회복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길이나 얼음길에 산책하는 시민을 배려하는 정성이 담겨져 있다. 




이디 이뿐인가! 따뜻한 날 정자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장까지 마련되어 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보기 드문 까치도 이날 만났다. 반가운 손님이 오는 것이 아니라 난생 처음 자락길 산책하러온 유럽 손님을 환영하러 나온 듯하다. 



리기다소나무 한 그루가 산책길을 막아서고 있다. 베어내지 않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놓아둔 것이 바로 친자연 자락길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 막아섬은 산책객을 막아서는 것이 아니라 개발시 인간의 환경파괴심을 막아서는 것을 웅변하는 듯하다



하늘을 향해 쭉 뻗어있는 메타세콰이어가 하늘 기운을 받아서 산책객에게 전해주는 듯하다.



운동기구들도 잘 갖춰져 있다. 



목재로 길을 만들어놓았다. 사치 같아서 예산낭비로 보이는 듯했다. 그런데 그 순간 오른쪽 빙판길을 걷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철망을 잡고 걷는데도 여러 번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고서야 이렇게 해놓길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락길따라 산책하면서 사방에 보이는 서울의 모습이다. 아파트 단지 저 뒷편에 북한산이 보인다.



남서쪽이다. 뿌여서 제대로 전경을 즐길 수 없는 것이 아쉽다.



맞은편 인왕산과 청와대,백악산이 보인다.  



여기는 서대문 형무소이다.



안산 자락길을 3시간 정도 다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이 서대문 형무소이다. 지난 역사를 되새겨보기 위해 역사관 안으로 들어갔다.



"한국 황제 폐하는 한국 전부에 관한 일체 통치권을 완전차 영구히 일본국 황제폐하에게 양여함에" 피가 끓어올랐다.



고초 겪었던 애국지사들의 수형기록표가 붙여져 있다. 



이번 방문에서 애국지사에 붙는 의사, 열사, 지사 단어의 뜻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의사는 무력으로 결행, 열사는 맨몸으로 투쟁, 지사는 항거하는 사람이다.  



외국에 살면 태극기만 봐도 웬지 가슴이 뭉클해지고 머리카락이 쭈삣쭈삣 선다. 



산책길을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어린 시절 즐겨먹었던 수제비를 주문해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생애 처음 자락길 산책은 끝이 났다. 경제수치뿐만 아니라 이런 사회시설물에서 한국이 잘 산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진달래 피는 봄날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내년 봄에 가족과 함께 한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데 그때 이 안산 자락길을 다시 걷기를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