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3.18 3월 되니 햇빛이 많아서 이젠 살만해
  2. 2008.03.26 겨울눈이 한풀이하는 이른 봄
생활얘기2013. 3. 18. 08:02

지난 1월 한국을 2주 동안 방문하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 중 하나가 한국은 햇빛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에 사는 사람은 이를 그다지 느끼지 못할 수 있겠다. 하지만 유럽에서 겨울철을 살아보면 햇빛이 얼마나 큰 그리움의 대상인 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늦은 일출
빠른 일몰
대부분 구름으로 덥힌 하늘

제대로 일출과 일몰 광경을 볼 수도 없다.    

매일매일 지푸린 하늘을 보니 아무리 낙천적인 성격이라도 점점 마음 한 구석에 우울함이 둥지를 짓게 된다. 여건만 허락한다면 당장이라도 맑고 따뜻한 나라로 이주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난다. 

▲ 한국어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18시 45분경 거리 모습

이런 마음이 극에 달할 즈음 3월이 온다. 햇빛이 쨍쨍한 날이 점점 많아진다. 빌뉴스대학교 한국어 시간이 오후  5시부터 6시 30분까지이다. 2월 초순만 해도 어둠 속에 수업하러 갔다가 어둠 속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3월 중순 지금은 햇빛 밝음 속에 갔다가 햇빛 밝음 속에 집으로 돌아온다. 

▲ 창문 넘어로 보이는 3월 중순 일몰 광경 

또한 서쪽 창문 밖으로 자주 보이는 일몰 광경은 황홀하다. 며칠 전 이 광경을 10분 동안 촬영했다. 이를 1분 속으로 편집해보았다.  
 

"햇빛이 많아서 이젠 살만해."라고 요즘 무의식적으로 아내에게 자주 말한다.
한국은 개나리꽃 등으로 이른 봄을 즐기지만, 여긴 햇빛꽃으로 이른 봄을 즐긴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3.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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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겨울은 눈이 자주 내린다. 대개 11월부터 3월까지 눈이 있다. 하지만 막 지나가는 이번 겨울은 한 쪽에선 구름이 눈을 만들고, 다른 쪽에선 햇빛이 곧장 그 눈을 녹이는 날이 유난히 많았다.

어쩌다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는 날, 딸아이가 창문에 장식한 바구니에 그 눈을 담아놓고 싶을 정도였다. 예년보다 더 빨리 새싹이 돋고 꽃망물이 터지기 시작했다. 뭇생명들이 부활에 부푼 기대와 기쁨을 누리려는 순간 부활절 휴일 마지막일인 어제(화요일)는 하루 종일 눈이 내렸다.

마치 겨울에 못 다 내린 눈이 한풀이라도 하는 듯하다. 밖을 내다보며 던진 아내의 한 마디가 이날의 풍경을 잘 나타내준다 — "부활절이 아니라 성탄절을 보내는 것 같다." 내린 눈으로 부활절 휴가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엔 교통 체증과 사고가 빈발했다.

지구촌 이상기후로 리투아니아의 이른 봄은 이렇게 봄비 대신 겨울눈으로 시작된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