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6. 6. 07:19

며칠 전부터 8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윗 앞니를 흔들고 있었다. 영구치가 나기 위해 유치가 빠지려고 하고 있었다. 어릴 때 유치를 실로 묶어 형들이 뽑아주거나 혼자 실을 문고리에 매달고 빼내던 기억이 되살았다.

"아빠, 어떻게 해줘."
"억지로 빼내지 말자."
"그럼, 어떻게 해?"
"혀로 앞니를 이쪽저쪽으로 자꾸 반복해서 밀어봐."

드디어 지난 금요일 저녁 앞니 유치가 빠졌다. 요가일래는 베개 밑에 유치를 놓았다.

"아빠, (누워있는) 나 한테 오지마."
"왜?"
"유치가 아빠 무게에 눌러 부서질 수도 있어."
"그래서?"
"유치가 부서지면 쥐가 올 수가 없고, 쥐가 안 오면 내가 돈 선물을 받을 수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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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 베개 밑에서 쥐가 가져다준 돈을 발견하고 딸아이는 몹시 기뻐했다.

이렇게 요가일래는 자기 베개 밑에 유치를 고이 놓고 잠에 들었다. 그리고 평소와는 달리 토요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비몽사몽간에 베개 밑을 확인했다. 돈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또 다시 잠에 들었다. 늦은 아침에 일어나 다시 베개 밑에 있는 돈을 확인하고 아주 기뻐했다.

언제부턴가 리투아니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빠진 유치를 베개 속에 넣어두면 밤에 쥐가 몰래 와서  돈을 놓고 간다. 그러면 새로운 이가 쑥쑥 잘 자라 오른다. 아이들은 정말 이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잔뜩 기대하는 마음으로 잠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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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이는 빠진 자신의 유치를 이렇게 모은다.

아이들의 이런 순진한 믿음은 유치가 사라짐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 그리고 빼는 과정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잊게 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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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10. 31. 17:00

곧 만 일곱 살이 될 딸아이 요가일래는 오늘 아침 일어나 아빠 방으로 왔다. 평소와는 달리 많이 삐진 얼굴이었다. 차를 끓이기 위해 부엌을 다녀오는 데 요가일래는 거실에 혼자 앉아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아무 일도 아니라고 한다. 다시 책상 위에 앉아 아내가 낮은 목소리로 “쥐가 돈을 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 순간 어젯밤 일이 생각났다. 어제 저녁 내내 요가일래는 윗에 있는 유치 하나를 이리저리 흔들며 반쪽을 빼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빠진 유치를 베개 밑에 두고 곤히 잠들었다.

언제부턴가 리투아니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빠진 유치를 베개 속에 넣어두면 밤에 몰래 쥐가 와서 유치를 가져가면서 돈을 놓아둔다. 그러면 새로운 이가 쑥쑥 자라 오른다.

아이들은 정말 이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기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잠에 든다. 쥐가 놓은 돈으로 좋아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유치가 사라짐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엄마: “유치가 반 밖에 빠지지 않아서 쥐가 돈을 안 준 것 같다.”
딸: “그럴 수도 있지만......”

얼른 지갑을 열어 지폐 한 장을 꺼내 요가일래가 눈치 채지 못하게 아직 이불이 그대로 있는 요가일래 침대로 갔다. 베개 밑에는 놓지 않고, 이불 끝자락 밑에 놓았다. 그리고 태연하게 내 방으로 돌아와 일했다.

엄마와 거실에 있던 딸아이는 이불정리를 위해 자기 침대로 갔다. 얼마 후 그 방에서 기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딸: “왜 평소대로 베게 밑에 돈을 놓지 않았을까?”
엄마: “자는 너를 깨우지 않으려고 하는 쥐가 정말 착하다. 건데 너무 많은 돈을 놓았네!”
딸: “내가 어제 이를 빼느라고 너무 고생했기 때문에 쥐가 많은 돈을 놓고 갔을 꺼야.”

하마터면 딸아이의 꿈을 뺏을 번한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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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