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해당되는 글 331건

  1. 2014.07.28 주말 가장 즐겨 먹는 음식 - 샤실릭 1
  2. 2014.07.24 유럽에서 여름철 사우나 이렇게 좋을 수가
  3. 2014.07.21 슬로바키아, 온천객 눈앞에서 차 52대 화재
  4. 2014.07.16 얄궂은 처녀파티로 예비 신부 눈물 뚝뚝 1
  5. 2014.07.14 유럽에서 버리는 마늘쫑으로 짱아찌를 담아보다 1
  6. 2014.06.26 실과 바늘로 자녀의 수와 성별을 점친다 1
  7. 2014.05.22 초등 6, 영어 시험이 영어로 영어 문법 설명 2
  8. 2014.05.19 아내의 정성으로 화병 속 생화가 시들지 않아
  9. 2014.05.12 거실에선 실수 투성, 공연에선 박수 갈채 5
  10. 2014.05.04 유럽 리투아니아 TV에서 한국 동요 부르는 어린이 9
  11. 2014.04.30 콩나물국 냄새에 문을 꽝 닫아버린 딸아이 4
  12. 2014.04.09 날카로운 물건을 줄 땐 그냥 탁자에 놓는다 1
  13. 2014.04.07 동유럽의 국민 간식 해바라기씨에 점점 손이 간다 1
  14. 2014.03.31 중국 제품 양말 하루 신었더니, 이럴 수가...... 2
  15. 2014.03.18 24시간 유럽 하늘의 비행 모습을 한눈에 본다 2
  16. 2014.03.14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무서워하는 유럽 아이들 1
  17. 2014.02.28 전운 감도는 크림 반도, 결국 분쟁지 될까
  18. 2014.02.19 지리 시험에서 최하점 받은 후 딸이 보낸 쪽지 3
  19. 2014.02.13 연꽃차 향기따라 30년 공백의 정이 스며든다 1
  20. 2014.02.10 유럽인 친척 생일에 김치 3kg 선물했더니
  21. 2014.02.06 한국 주유소에서 본 낯설은 정전기 제거판
  22. 2014.02.05 해외에서 한국방송 보기가 이렇게 수월하다니 7
  23. 2014.01.01 유럽은 해맞이가 아니라 폭죽으로 새해맞이 4
  24. 2013.12.23 최초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어디에? 2
  25. 2013.12.20 크리스마스와 산타에 해당 유럽 각 언어 표현은? 1
  26. 2013.12.13 선거든 경기든 부정행위하면 낭패 당할 수 3
  27. 2013.12.13 산타 할아버지께 선물 선택권을 드리다 2
  28. 2013.12.02 미국인들의 지도상 유럽 나라에 대한 지식 정도는? 3
  29. 2013.11.28 식당에서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수북히 받으니
  30. 2013.11.22 한국어 수업, 양처럼 착하다에 키득키득 2
생활얘기2014. 7. 28. 07:19

이상 기온이 지속되고 있다. 낮온도가 27-30도이다. 이곳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의 여름 날씨는 보통 영상 20도 내외이다. 한국인들이 피서하기에 참 좋다. 여름철 주말이면 친구나 친척들의 모임이 잦다. 그러면 이들은 주로 무엇을 해먹을까?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이 샤실릭이다. 이는 중앙 아시아, 구 소련 공화국, 동유럽 등지에서 유명한 꼬치구이이다. 원래는 양고기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주로 사용한다. 

일전에 친척집을 방문해 이 샤실릭으로 대접을 받았다. 숯불구이통은 직접 친척이 만들었다. 


또 다시 이런 샤실릭이 먹고 싶다. 시원한 맥주나 보드카를 마신 후 고기 한 점을 입안에 넣어 오몰오물 씹는 재미가 솔찬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7. 24. 07:05

보통 사우나라면 겨울철을 떠올린다. 혹한의 겨울 날씨에 뜨거운 사우나에서 땀을 쭉 빼고 달구워진 몸으로 하얀 눈 위에 뒹글거나 차가운 얼음물에 풍덩 들어갈 때 말을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희열감은 느낀다.

일전에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인 현지인 친구 집을 방문했다. 그의 집에는 사우나실이 마련되어 있다. 헤어질 무렵 친구가 말했다.

"토요일 저녁에 사우나하러 오지 않을래?"
"여름철에 사우나?"
"여름철 사우나도 아주 좋아."


이렇게 해서 그의 집에서 사우나를 하게 되었다. 이 친구집의 사우나는 이렇게 진행된다. 먼저 이날 사우나를 진행할 사람이 청수를 그릇에 담아 사람들에게 차례로 돌린다. 이때 두 손가락을 물에 집에 넣고 각자의 소원을 빈다. 사우나 진행자가 앞에서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한다.      

1. 다양한 나무 잎가지 냄새를 맡는다
진행자가 노간주나무, 참나무, 쑥, 자작나무의 말린 잎가지 묶음을 공중으로 돌려서 바람을 일으킨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잎가지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게 한다. 이때 더워서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은 밖으로 나간다. 

2. 천으로 바람을 일으킨다
밖에서 몸을 식힌 후 다시 사우나실로 모인다. 이제는 두 개의 나뭇가지에 묶은 천으로 바람을 일으킨다. 이때 느끼는 공기의 뜨거움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진행자는 재미난 이야기를 하면서 바람을 일으킨다. 즉 뜨거움에 대한 관심을 이야기로 돌리기 위해서이다.  

* 파란 하늘을 즐기면서 몸을 식히고 있다.

3. 소금 사우나
다시 밖에서 몸을 식힌 후 사우나실로 모인다. 이제는 소금 사우나이다. 반복해서 통에 든 소금을 비어 있는 통으로 옮긴다. 이때 소금기가 공기와 함께 날아온다. 각자 돌아가면서 이 소금 공기를 깊숙이 들어마신다. 

* 서서히 몸을 식히기 위해 천 등으로 덮는다

4. 나무 잎가지로 몸 두드리기 
마지막 단계이다. 진행자가 자낙나무나 참나무 말린 잎가지로 몸 전체를 한 명씩 차례로 두드린다. 이때 체감온도는 사우나 전체 단계 중 최고다. 이 단계가 다 끝나면 잠깐 찬물로 샤워를 한 후 아니면 그대로 실온에서 뜨거워진 몸을 식힌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몸을 그대로 상온에 노출해서 몸을 식히는 것이 아니라 긴 수건 등으로 몸을 감싼 후에 서서히 달구워진 몸을 정상으로 돌아가게 한다. 

* 사우나를 다 마치고 늦은 저녁 식사에 노을이 동반

이날 처음으로 사우나의 모든 단계를 경험한 딸아이 요가일래의 소감이다.

"우와~ 정말 사우나 짱이다. 여름철 사우나가 참 좋다." 
"매주 한 번씩 했으면 좋겠지?"
"당연하지. 우리도 사우나가 있는 단독주택에 살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4. 7. 21. 15:58

어제(일요알) 낮 슬로바키아에서 보기 드문 화재가 발생했다. 더위를 피해 온천을 즐기기 위해 온 사람들이 주차해놓은 자리에 화재가 발생해 차량 52대가 불에 붙었다. 

장소는 온천장으로 유명한 슬라드코비초보(Sládkovičovo)이다.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공장이 있는 갈란타(Galanta) 도시에서 6km 서쪽에 위치해 있다.

[사진출처 source linkTASR/PHaZZ v Trnave ]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피해규모는 약 47만 유로(약 6억 5천만원)로 추정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7. 16. 07:59

유럽에서는 처녀파티가 유행이다. 여름철 주말에 도심이나 놀이공원 등에는 젊은 여성들이 획일적인 옷을 입고 무리 지어 돌아다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이는 바로 곧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를 위한 파티이다. 무리 중에 머리에 꽃을 꽂았거나 옷차림이 다른 사람이 바로 예비 신부이다.

일전에 라트비아 벤츠필스(Ventspils)의 한 공원에서 처녀파티 일행을 만났다. 이들은 예비 신부의 눈을 가리고 나타났다. 과연 신부에게 어떤 임무가 부여될까 궁금했다. 물론 예비 신부는 이를 모른다.      


예비 신부는 친구들에 이끌려 한 놀이기구에 다가갔다. 그리고 안전장치를 다 갖출 때까지 여전히 눈은 가려져 있었다. 준비가 완료되자 가리개를 풀어주었다. 겁 많은 예비 신부라도 이제 어쩔 수가 없었다. 하늘로 나를 수 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순간적으로 하늘로 튕겨올라가자 예비 신부는 공포로 괴성을 질렸다. 그리고 눈에는 눈물마저 흘렀다. 



친구들은 임무 완성을 마친 예비 신부를 보듬어 안아주었다. 하지만 이날 당한 공포 순간은 한 동안 지속될 것이다. 라트비아 예비 신부에게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원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7. 14. 08:10

서양 사람들은 한국 사람을 마늘 냄새 나는 민족으로 여긴다고 흔히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서양 사람들은 마늘을 전혀 먹지 않을까? 유럽에서 25여년 동안 살면서 마늘을 의도적으로 먹지 않는 사람을 아직 만나본 적이 없다. 

음식에 간을 할 때 마늘을 사용한다. 웬만한 집 부엌에는 마늘과 양파가 늘 준비되어 있다. 하루 중 마늘과 양파가 든 음식은 주로 더 이상 외출을 하지 않을 때 먹는다. 마늘은 특히 겨울에 많이 소비된다. 감기 증세를 느끼면 깐 생마늘을 이겨서 빵 위에 발라서 먹는다. 

텃밭에 심는 대표적인 채소 중 하나가 바로 마늘이다. 일전에 리투아니아 지방도시 쿠르세네이에 살고 있는 장모님 텃밭을 둘러보았다. 적지 않은 양의 마늘이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특히 음자리표처럼 생긴 마늘쫑이 눈에 확 들어왔다. 한국에서 즐겨 먹던 마늘쫑 짱아찌가 불현듯 떠올랐다. 여기 사람들은 마늘쫑을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마늘 줄기과 함께 그냥 버린다. 꾸불꾸불 자란 것을 보니 이미 제철은 지난 듯했지만, 그래도 한번 짱아찌를 담그보자는 욕심이 생겨났다. 


그래서 마늘쫑을 뽑아서 말끔하게 씻었다. 짱아찌 요리법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아냈다. 그런데 한국 음식을 만들다보면 늘 유럽인 아내와 실랑이가 벌어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요리법에 정확한 양의 측정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요리법에 따르면
마늘쫑 2단에 간장 3컵, 소금 1컵......

"2단의 정확한 무게는?
컵의 정확한 양은?
소금 1컵이라면 짜서 먹을 수 없을 텐데 정말 1컵이냐?"

정확한 수치를 요구하는 아내의 따지기가 귀찮을 정도로 이어진다.   

"맛이 없으면 나만 먹을 테니 그냥 해보자!"로 매듭 짓는다.
 
이번에 마늘쫑 짱아찌를 담그면서 하나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유리병을 소독하는 데 끓는 물을 붓는다. 막바로 부으면 유리병이 쉽게 깨어진다. 그래서 쇠숟가락을 넣은 후에 물을 붓는다.


진공유리병을 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1달간 한번 기다려보련다. 조금이라도 먹을 만하다보면 다행스럽다. 괜히 공력만 쏟았다는 핀잔을 듣지 않길 바랄 뿐이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6. 26. 08:02

일년 중 해가 가장 긴 하지가 6월 23일이다. 리투아니아는 이를 "이슬 축제" 또는 "요한 축제"라 부른다. 그리고 다음날인 24일은 국경일이다. 사람들은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가서 자지 않고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지는 해를 보내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한다.

* 하지 일몰

올해는 브라질 월드컵으로 인해 야외로 나가지 않고 친척들이 저녁 무렵 모여서 밤 늦게까지 축구 경기를 시청했다. 다음 경기를 기다리면서 옛부터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해오던 점치기 하나를 경험하게 되었다.

목적은 미래의 자녀수 맞추기이다. 수뿐만 아니라 성별까지도 점으로 알 수 있다.
준비물은 30cm 정도의 실을 꿴 바늘이 전부이다. 


점치기 방법은 이렇다.
1. 점을 보는 사람은 왼손 바닥을 하늘을 향한다. 엄지와  검지를 떨어지게 한다.
2. 점을 치는 사람은 실을 잡고 바늘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서 여러 번 상하로 움직인다.
3. 바늘이 닫지 않도록 하면서 손바닥 위에 바늘을 놓는다. 이때 실을 잡은 손가락은 움직이면 안 된다. 


점치기 결과는 이렇다
1. 첫 번째로 바늘이 직선으로 움직이면 첫 아이가 남자다.
2. 두 번째로 바늘이 둥글게 움직이면 둘째 아이가 여자다.
3. 세 번째로 바늘이 움직이지 않으면 더 이상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다.

1. 점친 결과: 딸이 둘


2. 점친 결과: 아들 둘


3. 점친 결과: 장남, 차남, 막내 딸


그런데 이날 점을 본 세 사람이 위 동영상에서 보듯이 실제와 완전히 일치해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세째로 딸을 가지고 싶어하는 친척은 "이건 믿지 않아!"라고 이 점치기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남편이 점을 보니 세째가 딸로 나왔다. 

"누구와야? 안 돼!!!"
"우리 둘 중 한 사람만이라도 맞으면 되지 뭐......"

이날 모두는 한바탕 크게 웃었다. 이 리투아니아식 점치기를 기억했다고 기회에 따라 재미 삼아 한번 사용해봄이 어떨까......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4. 5. 22. 09:57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 중 중학교 3한년생이 한 명 있다. 이 학생은 프랑스어가 특화된 학교에 다닌다. 즉 프랑스어를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제1 외국어로 배우고 있다. 궁금해서 수업 시작하기 전에 물어보았다.

"제1 외국어 프랑스어와 제2 외국어 영어 중 어느 언어를 더 잘하나?"
"물론 영어다."
"왜?"
"영어는 생각하지 않아도 술술 나오는데 프랑스어는 머리 속에서 일단 생각해야 한다."

대체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유럽에서도 외국어를 잘하는 편이다. 특히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지방은 리투아니아인, 폴란드인, 러시아인, 벨라루스인 등이 다민족이 살고있어 다언어권이다. 길거리 거지도 3-4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곳이다. 

복잡한 리투아니아어에 비해 영어가 훨씬 쉽다고 다들 말한다. 물론 언어가 쉽다고 해서 그 언어를 누구나 다 쉽게 습득할 수는 없다. 언어 교육이나 학습 방법이 중요하다.

딸아이는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을 이번 5월말에 마친다. 어제 딸아이의 영어 시험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어떤 내용이기에? 

시험은 이렇다.
1. 학생 두 명이 한 조를 이룬다.
2. 주제를 준다. 준비를 위해 며칠 시간을 준다.
3. 두 명이 협력해서 영어로 내용을 작성한다.
4. 이 내용을 파워포인트로 작성한다.
5. 선생님과 학생들 앞에서 영어로 영어 문법을 설명한다.

딸아이가 받은 주제는 "단순현재와 현재진행 시제"이다. 인터넷 등에서 자료를 찾아서 영어로 문서를 작성했다. 아래는 딸아이와 친구가 협력해서 작성한 문서이다.

0123456789101112

딸아이의 영어 시험 결과가 휴대전화 문자 쪽지로 들어왔다. 10점 만점을 받았다. 아버지로서 관심을 표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즉각 축하 쪽지를 보냈다.  


아, 문법이나 단어만 달달 외워서 영어 시험 쳤던 어린 시절과 비교하니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이 영어 문법을 영어로 설명하는 시험이라면 장차 이들의 영어 구사 능력은 상대적으로 뛰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5. 19. 07:41

5월 초순 아내의 생일을 맞아 장미꽃 생화 다섯 송이를 선물했다. 5월에 태어났으니 다섯 송이를 선택했다. 딸아이는 다른 꽃 세 송이를 선물했다. 벌써 2주째이지만, 화병 속 생화는 둘 다 시들지 않고 있다.

* 처음 사온 날 찍은 사진

보통 서너 일이 지나면 화병 속 물이 흐려지고 냄새가 나고 물이 썩는다. 아울러 줄기가 흐물흐물해지고 꽃은 보기 싫게 시들어간다. 하지만 이번에 선물한 꽃은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보다 더 싱싱한 것 같다. 우리 가족 모두 몹시 신기해 하고 있다.

줄 때는 아름다워 좋지만, 화병 속에 곧 시들어갈 꽃을 생각하면 생화를 사고자하는 마음이 사라지곤 한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우쳐주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알고보면 참으로 간단하다.

예전에는 선물 받은 꽃을 물 담은 화병에 넣고 시들 때까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번에 아내는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 매일 화병 속 물갈아주기다. 서너 일이 지나면 꽃이 시들기 시작하는 데 이번에는 처음 사올 때와 마찬가지로 싱싱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 사온 지 2주가 되는 꽃

언제까지 이 생화가 싱싱할까가 궁금해서 아내는 매일 물을 가는 데 재미가 붙었다. 처음에는 매일 아침 일어나 물을 갈아주었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바깥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실내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 그래서 아내는 아침에 일어나 물을 갈고, 또 저녁에 자기 전에 물을 간다.

"당신과 딸이 정성으로 꽃 선물을 했으니 이제 내가 정성으로 꽃을 관리해야지"

물갈아주기만으로 이렇게 여전히 싱싱하다니 놀랍다. 과연 얼마나 그 싱싱함이 지속될 지 몹시 궁금하다. 내일도 아내의 물갈이 정성은 계속된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4. 5. 12. 08:21

이제 리투아니아에서는 학년이 서서히 끝나간다. 그래서 음악학교에 다니는 딸아이는 학년을 마치는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피아노 공연이다. 음악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자기 전공과는 상관없이 필수적으로 피아노를 배워야 한다.

딸아이의 음악학교 전공을 선택할 때 우리 부부는 딸에게 부담을 주지 말자는데 뜻을 같이해서 피아노 전공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노래 전공을 선택했다. 

금요일 음악학교 대강당에서 딸아이의 피아노 연주가 열렸다. 집 거실에서 연주할 때에는 실수 투성이었는데 정말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다. 


그런데 이날 연주에 대해 딸아이와 아내는 크게 만족했다. 특히 관객들의 박수 갈채에 우리 식구 모두는 고무되었고, 행사가 다 끝나자 아내의 동료 교사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았다. 이번 피아노 연주를 지켜보면서 우리 부부는 둘 다 같은 생각을 해봤다.

"이럴 줄 알았으면 피아노 전공을 택하게 할 걸..."

딸아이에게 물었다.
"피아노를 전공하는 것이 좋았을텐데 말이야. 어때?"
"아니야. 피아노가 정말 더 어려워."
"그래도 잘 치니까 사람들이 좋아하잖아. 피아노도 열심히 해봐."
"알았어."



딸아이 덕분에 이날도 우리 가족은 피자집으로 향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4. 5. 4. 05:29

매년 2년마다 유럽 리투아니아에는 '다이누 다이넬레'(Dainų dainelė, 직역하면 '노래 중 노래 한 곡') 노래 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는 1974년에 시작되어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리투아니아 정부 교육부, 리투아니아 텔레비전 방송사, 그리고 츄를료뇨 예술학교가 조직한다. 참가는 유치원생부터 학생까지(3세에서 19세까지) 원하는 사람 모두이다. 지금까지 역대 참가자수는 총 20여만명이다. 리투아니아 인구가 320만여명이니 이는 엄청난 숫자이다. 

리투아니아 전국에 있는 60개 자치정부가 참가한다. 5000여명의 참가자는 4개 연령별로 나눠진다. 심사기준은 조음(調音), 음성, 노래 선곡과 해석, 예술성, 무대 태도이다, 만점은 25점이고, 절대평가다. 이 대회는 전체 다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 학내 경선
2단계: 시별 경선
3단계: 도별 경선
4단계: 전국 경선 (TV 중계: 2월말부터 5월말까지 매주 토요일)
5단계: 최종 입상자 TV 공연 (국립 오페라 극장)


이 대회에 요가일래도 참가했다. 5월 3일 4단계인 TV 공연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한국인인 요가일래는 심사위원들의 권고로 한국 노래 '반달'을 한복을 곱게 입고 불렀다. 

* 노래 지도교사(왼쪽), 요가일래, 악단장(오른쪽)

이날 반주는 방송국 악단이 했다. 악단장이 직접 반달을 편곡했는데 그 분위기가 특이해서 악보를 올려본다. 아래는 이날 방송국에서 촬영한 영상이다.


* 이날 TV 방송 화면은 여기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ituyQE0WFIk

노래가 끝난 후 사회자가 다가와 즉석 인터뷰를 했다.
"요가일래, 안녕! 나는 한국을 방문했지만, 한국말을 배우지 못했다. 제목이 반달이라는 것은 알지만 무엇에 대해 노래했나?"
"이 노래는 토끼가 앉아 있는 반달에 대한 것이다. 돗대도 없고 삿대도 없지만 자신의 목적지 별을 향해 가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모든 사람은 각자의 인생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이 노래가 시사하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4. 30. 09:01

유럽인 아내와 같이 살면서 힘드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요리다. 아내가 밥상을 다 차려놓고 부르면 가서 먹으면 되는 일은 꿈에서나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일은 우리 집에서는 지극히 드물다. 이것을 요구했다가는 보따리 싸서 집 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 ㅎㅎㅎ

그러니 자의든 타의든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 특히 아내가 오후에 직장에 나가는 날이면 점심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또한 학교에서 돌아오는 딸아이 점심까지 챙겨줘야 한다. 어제 냉동실을 살펴보는데 까맣게 잊어버린 콩나물을 발견했다.

* 직접 키워 손질한 콩나물

'잘 됐네. 오늘은 콩나물국이다.'

이렇게 부엌에서 콩나물을 끓이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콩나물 냄새가 냄비뚜껑 사이로 새어나왔다. 이 냄새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딸아이가 자기 방에 나오더니 한마디했다. 

"아빠, 뭐해? 정말 냄새가 지독하다. 숨을 쉴 수가 없어. 토하고 싶어."

그리고 딸아이는 부엌문을 꽝 닫아버렸다. 콜록콜록 기침까지 했다. 냄새가 나는 집에 있기 싫다면서 평소보다 더 일찍 음악학교로 가버렸다. 속으로는 딸아이의 과한 행동을 나무라고 싶었다. 

같은 식구도 이렇게 반응하는대 이웃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생각하면 콩나물국 끓이기를 결심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사실 직접 힘들게(?) 키워서 냉동실에 넣어둔 콩나물이라 버리기가 아깝다.

아무튼 혼자 콩나물국을 먹고 있는데 휴대폰으로 문자쪽지가 하나 날아왔다. 딸아이가 보낸 문자였다. 아빠의 음식에 너무 과격한 반응을 일으킨 것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딸아이의 엉터리 한글을 번역하면 이렇다.
"문을 쾅 때려서 미안해. 냄새가 나빠."

사과할 줄 아는 딸 때문에 남아있는 콩나물은 딸아이가 서너 시간 동안 집에 없을 때 몰래 끓여먹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4. 9. 06:42

부엌에서 아내와 함께 요리할 때가 종종 있다. 더 날카로운 칼이 필요해 아내가 사용하고 있는 칼을 부탁한다. 이때 아내는 칼을 내 손으로 주지 않고 탁자 위에 내려놓는다. 그냥 손잡이를 나를 향해 주면 그만인데 꼭 탁자에 내려놓고 그 칼을 내가 직접 가져가게 한다.


때론 식탁에 둘러앉아 아침을 먹을 때 치즈를 자르기 위해 건너편에 있는 식사용 칼을 부탁한다. 이때도 아내는 가까운 곳에 칼을 내려놓고 내가 가져가라고 한다. 처음에는 "줄려면 끝까지 손에 쥐여줘야지 꼭 한번 더 나를 수고스럽게 한다"고 불평하곤 했다. 아내의 행동은 심하게 해석하면 마치 나에게 불만을 표사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때로는 상당히 성의가 없어 보인다.
정말 성의가 없어서일까?

*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칼과 같은 날카로운 것을 줄 때 직접 주지 않는다.

사실 그렇지가 않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옛부터 칼이나 포크, 가위, 바늘 등 날카로운 물건을 상대방에게 직접 건네주지 않으려고 한다. 만약 건네주면 이것이 두 사람간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물건을 가급적 상대방에게 선물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선물해야 할 상황이면 선물을 주긴 주되 이를 상징적으로 1원에 사라고 한다. 이 물건이 행야 가져다 줄 두 사람간 불화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리투아니아외에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 경우 어떻게 할까 궁금했다.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문의했다. 

미국 친구: 칼을 그냥 주거나 손잡이 부분을 상대방에게 준다.
스웨덴 친구: 대체로 손잡이 부분을 상대방에게 준다.
프랑스 친구: 프랑스인들은 칼 선물을 피한다. 칼을 받았다면 액운을 없애기 위해 동전을 줘야 한다.
브라질 친구: 우린 아무런 걱정 없이 직접 칼을 건넨다.
이탈리아 친구: 이탈리아 북부 지방 사람들은 직접 칼을 건넨다.
아르헨티아 친구: 칼을 직접 건네지 않는다. 이는 액운을 불러온다. 

액운을 피하기 위해 칼을 직접 건네지 않는 나라도 있고, 이에 개의치 않고 다른 물건 주듯이 칼을 주는 나라도 있다. 아뭏든 적어도 줄 때에는 날카로운 부분보다는 손잡이 부분을 상대방에 건네는 것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4. 7. 06:29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딸아이가 무엇인가를 먹고 있다.
해바라기씨이다.

인터넷 신문을 읽으면서 아내가 무엇인가를 먹고 있다.
해바라기씨이다.

며칠 전 구입할 물건 목록을 들고 혼자 상점에 갔다. 그 목록에는 우리 집 애완동물 햄스터가 먹을 해바라기씨도 있었다. 항상 여유롭게 구입하고자는 점이 아내와는 다르다. 설탕 한 봉지를 사오라하면 두 봉지를 산다. 한 봉지를 거의 다 사용했을 무렵 다음 한 봉지를 사오지 않으면 설탕 없이 지내야 할 때가 있다. 

최근 설탕이 있는 줄을 알고 차를 다 준비했는데 알고보니 설탕이 없어 그 찻물을 버렸다는 소식을 딸아이는 페이스북에 올렸다. 

"봐라, 그러니 항상 물건을 좀 더 여유롭게 미리 사놓아야 한다. 이제 아빠를 닮아라."
"알았어."

그래서 햄스터에게 줄 해바리기씨도 넉넉하게 구입했다.

"햄스터 주려고 이런 엄청난 양을 샀어?" 역시나 아내는 예상대로 꾸지람 섞인 질문을 던졌다.
"나도 좀 먹으려고." 

사실 답이 궁색했다. 식구들이 그렇게 해바라기씨를 옆에서 먹어대도 내가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아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는 책망하듯이 즉시 해바라기씨를 수북히 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나도 좀 먹으려고"라는 말에 책임져야 하는 의무감으로 한알한알 까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입안에 넣고 씹고 또 씹으니 고소한 맛이 자꾸 유혹한다.

* 햄스터와 내가 먹는 그냥 말린 해바라기씨

1990년 처음으로 동유럽 여러 나라들 방문하면서 공원 의자나 심지어 버스나 기차에서 사람들이 해바라기씨를 먹는 장면이 눈에 띄였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늦은 여름철 즐겨먹었던 해바라기씨였다. 그 후 도심에 살면서 수십년동안 해바라기씨를 까맣게 잊고 살았다.

* 우리 집 식구들이 좋아하는 볶은 해바라기씨

해바라기씨는 동유럽의 국민 간식이라 불릴 정도로 여기 사람들이 즐겨먹는다. 여기서 판매되는 해바라기씨는 대부분 헝가리에서 생산된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4. 3. 31. 09:38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최근 화제가 사진이다. 중국 제품 양말을 하루 신었더니 마치에 석탄 탄광에서 맨말로 일한 듯하다. 
 

이제까지 신어본 양말 중 제일은 한국 제품이다. 그래서 한국에 갈 때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해 구매하는 필수품 목록에는 반드시 한국 제품 양말이 들어가 있다.

아래는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중국 제품들이다. 모든 중국 제품이 이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제품 때문에 사람들은 중국 제품 사기를 꺼려한다.  

중국 휴대용 하드 디스크


중국 전자렌지에 중국 접시


폴란드인들을 위해 만든 듯한 중국 가방
그런데 폴란드어로 폴란드는 POISKA가 아니고 POLSKA이다.


중국 공구 드릴


독일 BMW, 중국 망치


유럽인들 사이에 알려진 농담 하나가 있다.
"왜 중국인이 많을까?"
"중국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사실 이제 세계 어디를 가나 "Made in China"가 붙어져 있는 물건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자판기 뒷면을 보니 "Made in China"가 써져 있다. 중국 제품의 질적 향상을 기대해본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4. 3. 18. 06:26

유럽의 하늘은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하늘 중 하나이다. 아래는 flightradar24.com에서 원하는 비행기의 실시간 항로를 인터넷으로 추적할 수 있다.
  

한편 수백만명의 여행객들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매일 수천명의 비행 교통요원들이 일하고 있다. 영국 비행교통운영 기관인 NATS가 유럽 하늘 비행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영상을 제작했다. 7월 일반적인 날에 약 유럽 상공에 3만 비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 사라진 말레시아 비행기의 존재가 오리무중이다. 오늘도 하늘나라의 운전을 기원하며, 여행객들이 하늘나라에 잠시 머물기만을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4. 3. 14. 09:07

근래에 들어와 학교 수업이 다 끝났는데도 초등학교 6학년생 딸아이의 하교 시간이 늦어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학교에 남아서 친구들과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계속 놓아두다가는 안 되겠다고 결심한 아내가 수요일 저녁에 한마디했다.

"앞으로는 음악학교에 가지 않는 화요일과 금요일에만 한 시간 정도 늦게 돌아오는 것을 허락한다."
"친구들과 학교에서 노는 것도 정말 중요해. 엄마가 이해해줘야지."
"그래도 안 돼. 숙제도 해야 되고, 음악학교에도 가야 되고."

아내의 결정이 쉽게 이해된다. 자녀들이 학교에 남아서 놀다보면 무슨 일을 하는 지 알 수가 없다. 더욱이 사춘기에 점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는 목요일이었다. 어머니의 결정을 하루도 안 돼서 잊어버렸는지 딸아이가 제시간에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오후 3시까지 돌아와야 했다. 딸아이는 3시 조금 후에 돌아오겠다는 문자쪽지를 보냈다. 그런데 시침은 점점 4시로 향해는데 딸아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또 걱정이 되어서 쪽지를 보냈다. 


답은 이렇다:

내가 빨리 올게. 혼내지마. 친구를 혼내줬어. 엄마한데 내가 그렇게 늦게 왔는거 말하지마.


보통 한국 아이들은 아버지를 무서워하고 어머니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정다감하고 자애로운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사랑 그 자체로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바깥 양반 아버지는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 회초리를 들고 훈계하는 모습이 쉽게 떠오른다. 

어제 목요일 한국어 수업시간에 리투아니아 대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무서워했나? 어머니를 무서워했나?"

한결같은 대답은 "어머니를 무서워했다."였다. 

"대체로 유럽 아이들은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무서워할까?"
"그럴 것이다."
"왜 그럴까?"
"그냥 대대로 ㅎㅎㅎ."

유럽 아이들이 부모가 혼내는 방법 중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바로 허리띠로 엉덩이 맞기다.

자, 왜 딸아이는 목요일 늦었을까? 
친구를 혼내주느라 늦었다고 했다. 여기서 혼내주다는 설득하다가 맞는 표현이다. 학교에서 딸아이가 근래 서로 친하게 지내는 아이가 딸(A)을 포함해서 셋(A, B, C)이다. 그런데 B가 C에게 삐져서 사이가 좋지 않다. B는 딸에게 더 이상 C와 같이 놀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딸아이는 수업이 다 끝난 후 학교에 남아서 B를 설득했다.

"결과는?"
"친구(B)가 조금 좋아졌어. 내일 학교에 가서 더 말해야 돼. 그런데 내가 오늘 늦었으니 내일(금요일)은 내가 놀지 않고 수업 끝나고 바로 집에 올게."
"좋은 생각이다. 그렇게 하면 일주일에 두 번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지키는 것이다."

딸아이의 부탁대로 어제 늦게 온 것을 아내에게 말하지 않았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4. 2. 28. 05:33

친러정책을 고수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권이 무너지고, 이제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새로운 권력이 등장했다. 하지만 가장 우려했던 일이 터져나오고 있다. 

27일 새벽 무장한 사람들이 크림 자치공화국 정부와 의회 건물을 점령했다. 하지만 이들의 정체는 러시아인들로 밝혀졌다. 

최근 크림 반도 곳곳에서는 러시아와의 합병을 주장하는 주민들,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주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크림 반도는 러시아인 60%, 우크라이나인 26%, 타타르인 12%로 구성되어 있고,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친러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세바스토폴항에는 러시아 흑해함대가 주둔하고 있다. 

25일 블로거 (망작가) 세르게이 프사레프는 크림 반도의 도시 얄타에서 러시아 자동차 번호판을 단 군용 트럭이 러시아연방 군인을 태우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영상에 담았다. 


이는 러시아가 무력충돌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해줄 수 있는 장면이다.  


아래 영상은 2월 28일 러시아군 헬기 10대가 케르치해협 쪽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비행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 권력이 군부대를 동원해 이들 분리 독립 세력들을 진압할 때 러시아는 흑해함대와 러시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으로 무력개입할 여지가 상당히 높다. 아니면 러시아인이 과반수가 넘는 크림 반도의 주민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러시아의 의도대로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도 있다. 

얄타에서 미영소 정상들이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과 그 관리에 대해 의견을 나눴던 크림 반도,
새로운 분쟁지로 떠오를 수 있는 크림 반도, 
우크라이나, 러시아 그리고 국제 사회가 과연 어떤 대응을 할 지 주목된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4. 2. 19. 07:47

스마트폰 앱을 통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과제와 성적, 가정통지문을 즉각적으로 받는다. 선생님이 시험성적을 채점해 컴퓨터에 결과를 입력하는 즉시 집에서 가만히 앉아 이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 놀라운 세상에 살고 있다.

딸아이는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며칠 전 딸아이가 학교에 있는데 지리 성적을 앱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런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최하점이었다. 잘못 기재가 된 듯했다. 왜냐하면 지리 시험을 대비해 시험 전날 늦도록까지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다. 

휴식 시간에 딸아이로부터 문자쪽지가 왔다. 집으로 돌아오면 혼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상황을 설명하고자 했다. 

딸아이가 설명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시험지에 있는 지도와 바다를 표시하는 숫자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시험지를 보지 않았으니 선뜻 이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일단 집으로 온 후에 다시 상의하자고 했다. 

그런데 딸아이의 문자쪽지에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었다. 번역하면 이렇다.
"엄마를 사랑해.  Y.o.l.o. 인생은 한 번이야. 우린 한 번만 살아."
이에 대한 엄마의 답이다.
"그러니까 우린 노력해!!!"
 

시험에서 최하점을 받고도 부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인생은 한 번이야"라고 답하는 12살 딸아이가 외계에서 온 사람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좋지 않은 시험 성적 결과가 나왔을 때 선생님과 부모에게 가슴 조아리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떠올랐다. 중학교 때 학급 성적이 낮아서 반 전체가 운동장에서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밀대로 매를 맞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가 시험지를 보여주었다. 정말이지 딸아이를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비판의 화살은 작고 희미한 세계 지도를 가지고 시험을 보게 한 지리 선생님을 향했다. 당장 지리 선생님에게 전화해 항의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 우리 부부는 재시험이 안 된다면 교장 선생님에게 항의할 태세였다. 

선생님을 나무라지 마
"선생님을 나무라지 마. 정말 좋은 선생님이야."
"네가 재시험에 동의하는 학생들을 모아서 선생님에게 한번 말해봐."
"내가 학생이니까, 내가 해결해볼 게. 선생님에게 다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지를 물어볼 거야. 선생님은 좋은 사람이니까 안 좋게 말하는 것은 좋지 않아."

다음날 학교에 다녀온 딸아이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지리 선생님하고 얘기해봤어? 다시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준데?"
"그렇게 하기로 했어."
"네가 어떻게 말했는데?"
"지도가 희미하다 말하지 않았어."
"그럼, 어떻게 말했어?"
"내가 지도를 잘 볼 수 없어서 다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어. 그러니까 다시 시험을 보고 싶다고 말했어."

지도가 희미한 것을 탓하지 않고 지도를 잘 보지 못한 자기를 탓하는 딸아이가 기특했다. 나쁜 성적에 기죽지 않고 부모 참견 없이 재시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딸아이에게 재시험 기회를 제공한 선생님도 멋지다. "시험 성적에 연연하지 말라"라고 가르치지만, 뜻하지 않게 최하점을 맞은 딸아이를 보니 안타까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2. 13. 05:46

1년만에 또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유럽 리투아니아 집에서 흔히 마시는 차는 숲열매차다. 산딸기(raspberry, frambo), 검은딸기(bramble, rubuso), 빌베리(bilberry, mirtelo), 뱀딸기(mock strawberry) 등으로 만든 차다. 

* 유럽에서 즐겨마시는 숲열매차

한국에서 차를 마실 기회가 있었다. 무슨 차를 마실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유럽에서 마실 수 없는 차를 간단하게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저녁 전주 덕진공원 길 옆 찻집에서 마신 쌍화차가 기억에 남는다. 대추와 잣으로 이루어진 내용물이 참 많았다. 차가운 날씨에 마시는 뜨거운 쌍화차는 그야말로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 전주에서 마신 쌍화차

뭐니해도 이번 한국 방문에서 마신 차 중 돋보이는 것은 연꽃차이다. 여름에 피는 연꽃을 겨울에 차로 마시니 잠시나마 추운 겨울을 잊었다. 

* 대구에서 마신 연꽃차

특히 이날 연꽃차 모임에 만난 사람들은 30년 전 대구에서 고등학생 시절 거의 매주 토요일에 만나 학생활동을 같이 했다. 30여년 공백의 정(情)이 상큼한 연꽃차 향기따라 몸안으로 스며드는 듯했다.
 


정성이 듬뿍 담긴 연꽃차, 
옛 우정을 듬뿍 담아 마시고 마시고 또 마셨다. 
이런 차를 가져와 유럽 친구들에게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간절하게 들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2. 10. 07:02

유럽인 아내의 조카가 30살 생일을 맞아 토요일 잔치를 열었다. 그는 리투아니아 국가 대표 축구 선수이자 러시아 프로 축구 선수이다. 특이한 사람이다. 보통 운동 선수들은 육식을 즐기는 데 그는 채식주의자다. 오래 전부터 육식은 전혀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집에 오면 그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밥과 김치이다.

유럽 사람들은 30살 생일을 아주 성대하게 치른다. 그는 30이라는 숫자에 맞게 친척과 친구를 포함해 30명을 빌뉴스 텔레비전 탑 19층 하늘 식당으로 초대했다. 

이런 초대를 받으면 선물을 무엇으로 할까가 늘 고민이다. 

여러 가지 궁리 끝에 물질적으로 부족한 사람이 아니므로 의미있는 무엇인가를 선물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떠오르는 물건이 그가 우리 집에 왔을 때 가장 잘 먹는 음식인 김치였다. 

알고 지내는 한인에게 전화했다. 마침 김치를 6kg 정도 곧 담글 예정이라고 했다. 김치만 달랑 줄 수 없으니 50도짜리 리투아니아 전통 꿀술도 준비했다. 10년을 1kg로 계산해 김치 3kg를 유리병에 담았다. 그리고 붉은 고춧가루에 어울리는 붉은 열매꽃을 꽃가게에서 샀다. 이렇게 선물이 마련되었다. 

토요일 저녁 7시에 텔레비전 하늘 식당에 도착했다. 빙빙 돌아가는 식당이다. 식사하면서 창 밖에 펼쳐지는 야경을 구경할 수 있다. 그런데 이날 온도가 영상의 날씨라 늦은 오후부터 안개가 깔리기 시작했다. 결국 의도한 것과는 달리 전등빛 도시 야경을 즐길 수 없었다.

"붉은 색 김치, 50도 활활 타오르는 꿀주, 붉은 색 열매꽃처럼 앞으로도 계속 열정으로 살기 바란다."라고 말하면서 조카에게 선물을 건냈다. 뜻밖의 김치 선물에 조카는 몹시 기뻐했다.


"와, 정말 아껴 먹어야겠다. 오늘 식사에 이 김치 내놓으면 최고일 거야."
"뭐 오늘은 여기 고급 음식 먹고... 김치는 네 말대로 집에서 아껴 먹어... ㅎㅎㅎㅎ"

이 색다른 선물에 주위 사람들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내에게 한마디했다.

"앞으로 선물은 고민하지 말고 선물용 그릇에 김치를 담아주면 되겠다."
"나도 동감이야. 오늘 사람들 반응을 보니 정말이지 앞으로는 김치가 최고일 듯."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2. 6. 07:03

자동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서 그 문을 닫으려고 문을 잡는 순간 정전기가 발생해 깜짝 놀랄 때가 흔히 있다. 이런 정전기로 인해 주유하려는 순간 주유구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소식을 얼마 전에 접하고 보니 더욱 조심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주유소에 갈 기회가 있었다. 유럽 주유소에서는 아직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정전기 제거판이 부착되어 있었다. 한국의 정전기 사고 안전대책이 앞서가고 있음이 돋보였다. 


막상 이렇게 부착되어 있어도 과연 얼마나 많은 운전자가 주유하기 전에 이 판에 손을 얹고 정전기를 제거할까... 


설사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보다 이 판에 일단 손을 얹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2. 5. 07:02

아시안컵 한국 호주 결승전 해외 생중계 사이트는 여기로 
http://www.fromhot.com/ (경시 시작 전 더 많은 중계사이트 안내)

외국에 살고 있으면 가장 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한국방송이다. 유럽 리투아니아에서도 유선으로 아리랑TV, 위성으로 KBS World를 시청할 수 있다. KBS World는 수신카드를 구입해 매월 수신료를 납부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특히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려고 하면 해외에서는 시청이 불가능하다라는 쪽지가 뜬다. 

예능 프로그램에 에 관심이 있는 딸에게 한국방송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이런 제약으로 그 동안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유튜브가 있어 조금이나마 그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었다. 지난해 연말 TVPAD를 알게 되었다. 기기가 구입하면 매월 수신료를 내지 않고 인터넷으로 한국방송을 시청할 수가 있다고 했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래서 한국 방문시 물품구입 목록에 제일 첫 번째로 기록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해서 32만원을 주고 tvpad3을 구입했다. 개봉하니 크기가 명함의 약 2배가 약간 넘었다. 과연 이 작은 기기로 유럽에서도 한국방송을 볼 수 있을까라는 의문마저 들었다.


hdmi로 기기와 텔레비전을 서로 연결하고 전원을 연결했다. TV 화면에는 아래와 같이 나타났다. 


설정에서 Wi-Fi를 설정했다. 그리고 메뉴에서 HD KKS로 들어가니 SBS, KBS2, KBS1, MBC, tvN, KBSNSport를 시청할 수 있다. 


메뉴에서 Solive로 들어가니 YTN를 비롯한 21개 한국방송을 시청할 수가 있다. 
이날 성공적으로 설치한 후 한참을 KBS와 YTN을 시청했다.


"이제 한국방송 때문에 당신이 일을 적게 할까 심히 걱정된다."라고 아내가 벌써 불만을 드러냈다.
"적어도 다가올 동계 올림픽 기간은 분명 당신의 걱정이 사실일 거야."

tvpad 덕분에 이렇게 수월하게 유럽에서도 한국방송을 시청할 수가 있다니 정말 좋은 세상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더우기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방송 프로그램을 직접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4. 1. 1. 09:15

극동 아시아에 위치한 한국의 새해맞이는 일반적으로 동해에서 붉게 떠오르는 해맞이로 새해의 의미를 다진다. 그래서 일출 명소에는 다양한 새해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유럽 사람들은 새해의 해맞이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유럽 사람들은 바로 막 떠오르는 해 대신에 00시 00분 00초를 기다린다. 사람들은 샴페인병과 폭죽을 들고 인근 공원에 모인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도심 곳곳에는 폭죽이 뿜어내는 빛과 소리로 요란스럽다.절정은 리투아니아 시각으로 밤 12시이다. 

우리집에 모인 친척과 가족도 바로 집 앞에 있는 공원으로 나갔다. 거대한 소리에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조금 잠잠해지자 사람들은 가지고 온 샴페인을 나눠마시면서 2014년을 위해 덕담을 주고 받는다. 2014년 새해맞이 폭죽놀이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지난 해에도 <초유스의 동유럽>을 애독하고 격려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리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 가득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최근 크리스마스 카드의 기원에 대한 소식이 보도되었다. 이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카드가 처음으로 상업화된 곳은 1843년 영국이다. 당시 영국 왕립협회 헨리 콜 경이 디자이너 존 호슬레이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그리게 해서 인쇄했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크리스마스에 빠질 수 없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어디에 최초로 세워졌을까? 여러 주장들이 있다. 15세기경 리보니아(지금의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에서 시작되어 16세기 북부 독일로 널리 퍼져나갔다고 알려져 있다. 

* 리가 시청광장에 있는 검은 머리 전당 건물 

상인조합 "검은 머리 길드" 기록문서에 의하면 1510년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를 포함해 북유럽에 있는 여러 곳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사용되었다. 이 상인조합은 14세기 미혼 상인, 선박 주인, 외국인으로 조직되어 지금의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에서 1940년까지 활동했다. 

*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 500주년에 세운 리가 시청광장 크리스마스 트리[image source link]

이에 라트비아는 1510년 리가(라트비아 수도)의 시청광장에 세계 최초로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진 것을 기념하고 있다. 한편 16세기 초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자녀들에게 어두운 밤에 별이 얼마나 반짝거리는 지를 보여주기 위해 촛불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 것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라트비아 시청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지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물이 바닥에 조성되어 있다.

* 1510년 최초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진 자리

* 시청광장 옆에 있는 광장에 세워진 "리가,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지" 조형물

내년 2014년은 리가가 유럽 문화 수도이다. 리가를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리가가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지임을 알아두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12. 20. 06:37

한국어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쉽다고 좋아하면서도 안타까워하는 사항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어에는 한글로 표현된 영어 단어가 적지 않게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성탄절 단어가 많이 사용된 것 같은데 지금은 대개 크리스마스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유럽 사람들도 다 이를 이해할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정답은 이 영어 단어를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크리스마스에 해당되는 여러 언어의 단어가 표기된 유럽 지도가 눈길을 끈다. 언어마다 제각각이다. 


영어 단어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뜻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리는 행사이다. 크리스마스에 해당되는 리투아니아어 단어는 Kalėdos(칼레도스)이다, 이는 해(태양)가 돌아옴을 기리는 고대 축제에 기원을 두고 있다. 부연 설명하자면 밤이 제일 긴 동지를 지나서 점점 낮이 길어지는 것을 말하고, 이는 양의 기운이 음의 기운을 눌러 이겨서 서서히 소생한다는 의미다.  

폴란드어로는 Boże Narodzenie(보제 나로제니에)이다.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신의 탄생'이다. 

한편 선물을 가져다주는 산타 할아버지를 유럽 여러 언어는 어떻게 표현할까? 


혹한 할아버지, 혹한 아버지, 노엘 아버지, 노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사람, 아기 그리스도, 성인 니콜라이, 율레 염소 등이다. 

크리스마와 산타 할아버지의 유럽 언어 표현을 유심히 살펴보면 우리도 영어의 크리스마스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한국인 정서와 한국어에 더 어울리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3. 12. 13. 22:05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는 움짤이다.

자전거 경기에서 막 뒤에 따라오던 선수가 앞선 선수를 

의도적으로 손을 뻗어 밀쳐서 넘어지게 한다. 

이를 지켜본 관중 한 명이 이 선수에게 다가와 응징에 나선다. 

결국 이 선수를 다리 밑으로 던져버린다.


앞으로 다시는 경기에서 부당하고 부정한 행위는 하지 않을 듯하다. 

이 움찔을 보고있으니 '경기든 선거든 부정행위 하지 맙시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를 목격한 성난 관중들이 일어나면 전혀 기대하지 않은 낭패를 당할 수 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 12. 13. 06:00

이제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1년 중 자녀들이 가장 기다리는 순간이다. 바로 산타 할아버지가 가져다줄 선물 때문이다. 자녀들은 지난 한 해를 반성하고 자기 원하는 선물을 부탁하는 편지를 쓴다. 그리고 이 편지를 크리스마스추리에 놓는다.

먼저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 주기 영상을 소개한다. 캐나다 항공회사 Westjet이 자신의 승객들에게 실시간에 선물을 주는 장면이다.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과 대화를 통해 받고자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알아냈다. 승객들이 도착할 공항으로 그 선물을 배송한다. 승객들은 수하물 찾는 곳에서 깜짝 선물을 받게 된다.


한마디로 감동이자 기적이다. 이처럼 유럽의 사람들에게는 산타 할아버지가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이제 막 만 12살이 되었다. 여전히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철석같이 믿고 있다. 나이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다. 

어렸을 때에는 카드에 편지를 써서 봉투에 넣어 봉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냥 하얀 종이에 편지를 써서 산타 할아버지가 쉽게 읽을 수 있게 했다. 어렸을 때에는 원하는 선물을 꼭 한 가지로 기입했지만, 올해는 여러 가지다. 다 받으면 좋겠지만, 욕심이 많다고 하나도 안 줄 수가 있으니까 일단 여러 가지로 적어놓고 산타 할아버지가 선택해서 하나만 주시도록 했다.   

* 우리 집 크리스마스추리와 산타 할아버지께 쓴 요가일래의 편지

편지 번역본:
산타 할아버지 
올해 저는 너무 좋지 않고, 너무 나쁘지도 않았어요. 한마디로 보통이었습니다. 아마도 다음해에는 허리띠를 조금 더 조아야겠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선물과 좋은 한 해를 보내게 된 것에 감사드립니다.
아래 말할 몇몇 선물 중 무엇이 저에게 가장 유익하고 저를 가장 기쁘게  할 것인지는 할아버지께서 선택해주세요.

첫 번째는 원디렉션(One Direction)의 새로운 앨범 "Midnight Memories"
두 번째는 파란색 책가방 "CONVERSE" 
세 번째는 원디렉션(One Direction) 향수 "Our Moment": 이 향수는  "Drogas"나 "Eurokos" 가게에서 살 수가 있어요.

할아버지께서 알다시피 제 부모님은 제가 원디렉션을 이렇게 좋아하는 건 약간 바보스러운 짓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들은 제가 얼마나 이 남자들을 좋아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해요. 그들의 음악과 존재만이 저를 행복하게 해줘요.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요? 

원디렉션 "FANGIRLINTI"(팬걸되기)가 참 좋아요. 이는 이 남자들에 열광한다는 뜻이에요. 그들이 정말 내 마음에 들고, 저는 제 생각을 결코 바뀌지 않을 거예요. 원디렉션은 제게 하느님입니다. 끝으로 저에게 행복, 건강, 좋은 성적, 성취, 자기신뢰를 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선물 한 가지만 고집하지 않고 여러 가지로 나열해 산타 할아버지가 형편에 따라 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마음에 든다. 한편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딸아이의 믿음이 더욱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12. 2. 06:01

미국인들은 유럽 나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Buzzfeed.com이 최근 조사를 실시했다. 미국인들에게 유럽 지도를 주고 어느 나라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 지 기재하도록 했다. 그 결과는 어떨까?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의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맞는 답이 거의 없다. 특히 동유럽 나라들에 대한 지도상 위치는 혼란스럽다. 

어떤 사람은 우크라이나 땅에 유명 배우 보랏(Borat)의 나라 카자흐스탄을 기재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학위까지 있다는 사람은 우크라이나 땅에 러시아를 기재했다. 

폴란드 땅에는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이 기재되었고, 리투아니아 땅에는  빈 공간이 많았고, 심지어 Latvuastonia 새로운 이름이 기재되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관심 있는 독자들은 아래 지토를 가지고 자신의 지식을 한번 점점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번 주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세계지도를 놓고 나라 찾기를 해보는 놀이도 권장할 만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1. 28. 06:42

지갑에 동전이 많으면 무겁다. 그래서 이 동전은 외출하기 전 저금통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일전에 빌뉴스 구가가지에 있는 식당을 다녀왔다. 식사를 맛있게 한 후 영수증을 받아서 계산했다. 그런데 거스름돈을 받아야 하는데 당차 가져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재촉한 후에야 종업원이 가져왔다. 거스름돈에는 지폐와 함께 작은 동전이 수북했다. 원래 식당 등에는 작은 동전이 귀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동전이나 지폐로 거스름돈을 줄 것 같은데 말이다.


정말 다른 큰 동전이 없었을까...... 손님들, 특히 외국인이라 작은 동전을 가져가지 않고 그냥 놓아둘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종업원이 의도적으로 작은 동전을 선택했을까...... 


여러 차례 이런 비슷한 일을 겪었다. 좀 불편한 생각이 들어서 약간의 작은 동전만 팁으로 남겨두고 이날은 동전을 기꺼이 지갑 속에 담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1. 22. 06:31

리투아니아 빌뉴스대학교가 일반 시민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개설한 한국어 강좌를 맡아서 가르치고 있다. 13세부터 30살까지 10명이 배우고 있다. 

읽고 쓰기는 얼핏보면 쉬운 듯하지만 수업 진도가 나갈 수록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학생들 중 여러 명은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점점 향상되고 있다.

며칠 전 수업 시간이었다. 내용은 "~ 같아요"이다. 


"우리 선생님은 너무 착해요. 양 같아요"라고 읽고 있는데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키득키득 웃었다. 선생님이 양처럼 착하다고 하는데 왜 웃을까? 

이것이 바로 언어에 담겨져 있는 문화 차이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유럽 사람들에게 양은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양과는 다르다. 우리는 양이 순함과 착함의 대명사이지만, 유럽 사람들에게는 아니다. 좋은 예가 용이다. 동양에서 용은 인간을 보실피는 수호신이지만, 서양에서 용은 쳐녀를 요구하는 괴물이다. 

우리는 양을 순박하고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보지만, 여기 사람들에게는 고집스럽고, 어리석고 아둔한 것이 바로 양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린 양은 이와는 다르다. 어린 양은 순하고, 착하고, 사랑스러운 동물로 여긴다. 

"제 여자 친구는 아주 착하고 얼굴도 예뻐요. 천사 같아요"에 이들은 또 다시 키득키득 웃었다. 이번에는 또 왜 일까? 

리투아니아어에서는 천사가 남성형 명사이다. 네 명의 대천사를 모두 남성형 이름으로 표기한다. 가브리엘류스(가브리엘),  미콜라스(미카엘), 라파엘리스(라파엘), 우리엘리스(우리엘)이다. 즉 "여자인 내가 어떻게 (남자) 천사처럼 생겼나?"라고 반문하면서 이들은 의아해할 수 있다. 

* 리투아니아 사람이 눈으로 만든 천사상. 착한 남자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각각 언어의 이런 문화적 차이를 모르고 "당신은 양 같아요"라고 서양인에게 했다가는 본의 아니게 오해를 넘어서 욕을 한 꼴이 된다. 언어가 다른 사람들 사이에 특히 비유법(직유, 은유 등)을 사용할 때에는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