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5. 4. 4. 05:33

몇 명 되지는 않지만 교민들의 숙원이 해결되었다. 바로 한국과 리투아니아간 운전면허 상호 인정 및 교환에 관한 협정이 체결되어 지난 1월부터 발효되고 있다. 운전 건강증명서를 담당 종합진료소에서 발급 받고 운전면허증 번역문을 번역소에서 찾았다.


필요한 서류를 다 갖추고 운전면허 업무를 관장하는 리투아니아 기관(Registra)을 방문했다. 상호 인정에 대한 내용을 담당 직원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는 듯했다. 

그런데 잠시 후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 운전면허증 어디에도 최초 취득일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것이 원이었다. 발급일은 첫면 사진 밑 오른쪽에 적혀 있다. 면허증 갱신기간이 무려 1년간으로 되어 있는 것도 직원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물론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국 운전면허증 뒷면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공란이었다. 



직원은 현재 한국 운전면허증에 나와있는 발급일을 리투아니아 면허증 취득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10년 전에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는데 지난 해 7월 경신하면서 이 한국 운전면허증을 반납했다. 그러므로 2005년에 취득했다는 것을 리투아니아 기관에 증명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최초 취득일이 중요할까?

교환해서 받을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에 한국 운전면허증에 있는 날짜 2014년 7월 17일이 기재되면 아직 운전한 지 일년도 안 된 초보운전자 취급을 받게 된다. 제한속도 시속 130km 고속도로에 초보자는 시속 90km만 달릴 수 있다. 이를 모르고 130km 밟고 달리다 교통경찰에 걸리면 40km를 초과하게 된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보험이다. 특히 종합보험을 들 때 초보자는 더 많이 낸다. 종합보험에 든 우리 승용차는 현재 약정서에 따르면 초보자가 운전할 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으로 내 차를 운전할 수가 없게 되다니...   


취득일 좀 기재해주세요

공란으로 남아있는 한국 운전면허증 뒷면에 최초 취득일이 적혀 있으면 참 좋겠다. 그러면 오랜 기간이 지나 내가 언제 첫 면허증를 취득했지라는 의문이 생겨 인터넷 접속으로 조회해야 하는 수고도 면할 수 있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 앞면 견본이다. 성, 이름, 생년월일, 발급일자, 발급기관, 면허증번호 등등 모두가 숫자로 적혀져 있다. 이는 유럽연합 통일이다. 즉 숫자 1의 의미는 성, 숫자 2의 의미는 이름...    



뒷면을 한번 살펴보자. 9번은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 유형이다. 승용차는 B이다. 10번이 중요하다. 바로 최초 취득날짜가 기재되어 있다. 11번은 언제까지 유효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결국 이날은 운전면허증 교환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일단 대사관으로부터 최초 취득일에 대한 영사확인서를 받아오면 이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리투아니아에는 한국 대사관이 개설되지 않아 이웃나라 겸임국인 폴란드 대사관에 부탁해야 한다. 아쉬었다. 아, 한국 운전면허증에 취득일만 적혀 있어도 이런 불편과 헛걸음을 하지 않을 텐데... 


왜 한국에는 이 최초 취득일 기재가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고 있을까... 의문이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6. 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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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만 18세 생일에 성인이 된다. 3월 30일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2학생인 마르티나가 드디어 성인이 되었다(관련글: 딸의 생일잔치로 부모가 외박하다). 성인이 되자마자 마르티나가 성인으로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무엇일까?

먼저 마르티나는 자신의 이름으로 은행계좌를 개설했다. 그 동안 엄마 은행계좌에 자신의 용돈을 저축했는데 이제는 스스로 금전관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곡간을 자꾸 비울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채워나가길 기대한다. 엄마는 딸이 이제 스스로 은행관리를 할 수 있는 성인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한편 자신의 품을 떠나게 되는 것을 아시워했다.

여고 2학년생, 한국에서는 대학입시를 위해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야 할 때이다. 성인이 되자마자 마르티나는 난데 없이 운전면허증을 따겠다고 법석을 떨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따기를 권했지만 성인이 되었으니 스스로 결정한다고 답했다. 처음엔 달래보았지만, 학원등록까지 해놓고 금전적 지원을 청했다. 만 18세 학교 친구들 중에도 차를 몰고 다니는 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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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유학가면 그곳에는 따기가 더 힘들 것 같아 지금 리투아니아에서 따놓는 것이 좋다."고 마르티나는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운전면허증 따기를 후원하기로 했다. 운전면허 필기시험엔 100점 만점으로 한 번에 합격했다. 그리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도로주행시험도 한 번에 합격했다. 덕분에 추가비용이 들지 않았다. 참고로 마르티나가 운전면허증 따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1500리타스(70만원)이었다. (사진: 마르티나의 은행계좌 연결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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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마르티나는 여름방학을 시작했다. 남자친구가 있는 영국으로 7일 떠났다. 여름방학 동안 내내 영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목적이다. 부모로서는 집에 남아서 부족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앞섰지만 영국에서 일하면서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좋은 일이라 판단했다. (사진: 마르티나의 운전면허증; 즉석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얼굴을 가렸다.)

성인이 되자마자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용기있게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하는 마르티나를 보면서 부모세대인 우리는 그 나이에 너무 나약했던 것 같아서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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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