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0. 10. 1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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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과연 브라질에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느냐에 세계적 이목이 쏠렸다. 집권 노동자당의 여성 대통령 후보가 과반수를 얻어 대통령에 쉽게 당선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빗나갔다. 집권당 후보자 Dilma Roussef는 47퍼센트를 얻었다. 33퍼센트를 얻은 사회 민주당 후보자와 함께 오는 10월 31일 결선투표를 치런다. (오른쪽 사진: dilma rousseff / 출처: Dilma13.com.br)

남미에서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자 이름 Dilma Rousseff를 한글로 어떻게 표기하는지 궁금했다. 포르투갈어에 문외한이니 더욱 관심이 갔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라틴어로 써어진 이름은 영어식 발음을 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으로 인해 쉽게 관련 자료를 얻을 수 있고, 또한 페이스북(facebook)이나 스카이프(skype)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먼저 한국 언론들은 이 여성 후보자의 이름을 어떻게 표기했을까를 알아보았다.
- 연합뉴스: 딜마 호우세피
- 매일신문: 딜마 호우세피
- 조선일보: 딜마 호우세피
- 서울시문: 딜마 호우세피
- 중앙일보: 딜마 호우세피

모두가 딜마 호우세피로 표기하고 있다. 포르투갈어에서는 D가 ㄷ, ㅈ로 발음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경우 가장 많은 도움을 받는 위기백과의 포르투갈어 한글 표기(바로 가기)을 방문했다.

D: ㄷ , ㅈ 드: escudo 이스쿠두, Bernardim 베르나르딩, Dias 지아스(브)
     표기세칙 제3항: d, t는 ㄷ, ㅌ으로 적는다. 다만, 브라질 포르투갈어에서 i 앞이나 어말 e 및
     어말 -es 앞에서는 ‘ㅈ, ㅊ’으로 적는다.
L: ㄹ, ㄹㄹ, 우: Lisboa 리스보아, Manuel 마누엘, Melo 멜루, Salvador 사우바도르(브)
     어말 또는 자음 앞의 l은 받침 ‘ㄹ’로 적는다.
     다만, 브라질 포르투갈어에서 자음 앞이나 어말에 오는 경우에는 ‘우’로 적되,
     어말에 -ul 이 오는 경우에는 ‘울’로 적는다. Gilberto 지우베르투(브), Caracol 카라코우(브)

위기백과 내용에 따르면 브라질 사람 이름 Dilma Roussef를 딜마 호우세피로 표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임을 알수 있다.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제일 빨리 궁금증을 해결하는 길이다. 이번에는 인터넷 대화 프로그램인 스카이프(skype)를 활용했다. 브라질에 사는 에스페란토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오전 8:46:01] chojus:    koreaj gazetoj skribas la nomon de la kandidatino per dilma housepi.
[오전 8:50:04] Leandro:  prononco estas ĜIŬma huSEF
[오전 8:51:21] chojus:    tiukaze koree ĝi fariĝas trisilaba
[오전 8:53:59] Leandro:  IŬ estas malkreskanta diftongo
위의 에스페란토 문장을 한국어로 아래에 번역했다.
[오전 8:46:01] chojus:    한국 신문들은 딜마 호오세피(dilma housepi)라고 후보자 이름을 표기한다.
[오전 8:50:04] Leandro:  발음은 지우마 후세프(ĜIŬma huSEF)다.
[오전 8:51:21] chojus:    한국어로는 3음절이다.
[오전 8:53:59] Leandro:  IŬ는 하강 이중모음(시작 소리가 높은 것)이다.

브라질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토 친구 Leandro에 의하면 유력한 여성 대통령 후보자 이름의 한글 표기는 지우마 후세프이다. 아쉽게도 브라질 발음에 의하면 2음절 + 2음절인데, 한글 표기는 3음절 + 3음절이 되었다. 그는 대화하는 동안 후보자 이름을 직접 소리내어 읽으면서 녹음했고, 그 음성자료를 보내주기도 했다. Dilma Roussef
                        - 한국 언론에선: 딜마 호우세피
                        - 브라질 현지엔: 지우마 후세프 (지와 세를 각각 강하게 발음한다.)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완벽하게 표기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언어에 근접하게 표기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특히 소식을 전하는 언론이나 기자들은 이런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의 평소 생각이다.

* 관련글: 브라질 여행 안전한가, 위험한가
* 최근글:
북한 내 드문 모습 - CNN 영상 화제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7. 15. 13:01

지난 7월 12일 새로운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취임했다. 리투아니아는 17세기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첫 번째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고 권력을 여성이 맡은 것은 천년의 역사에 처음이라 취임 의미가 남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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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에 미혼인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 새 대통령은 올해 만 53세로 리투아니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한 2004년부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재무장관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이다. 리투아니아 경제위기 기대감으로 그는 69.8%의 높은 지지를 받아 지난 5월 17일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취임식 연설에서 "나는 적극적인 대통령이 될 것이다. 헌법이 부여한 모든 권능을 발휘할 것이다. 대통령 말의 권능과 도덕적 권위로 국민의 관심을 열성적으로 방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단호하고 추진력 강한 그간의 행적으로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비견되며 철의 여인으로 불리고 있다.

경제통이면서도 그는 대통령궁 입성 전에 행한 연설에서 “정치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소명이어야 한다. 통치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왔다”고 말해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그는 정부지출을 줄이기 위해 취임식을 간소화했다. 취임식에 책정된 예산이 총 한국돈으로 1천4백만원이다.


추진력과 외교력까지 두루 갖춘 면모로 리투아니아 경제적 위기 극복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리투아니아 국내외가 모두 주목하고 있다.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 취임식 이모저모를 위 영상에 담아보았다. 특히 정치는 비지니스가 아니고 소명이어야 한다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 관련글: 사진으로 보는 리투아니아 첫 여성 대통령 취임식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5. 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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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7일 일요일 리투아니아 대통령 선거가 이었다. 투표하러 가는 아내를 따라 딸아이와 함께 집 근처에 있는 투표장에 갔다. 투표장에 들어가는 엄마에게 딸아이는 낮은 목소리로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를 찍어야 해!"라고 말했다. 밖에서 딸과 둘이서 엄마를 기다렸다. (사진출처: http://grybauskaite2009.lt/ 화면)

"너 왜 조금 전에 엄마에게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를 찍어라고 했니?"
"예쁘니까."

맞다. 이번 대통령 선거엔 모두 7명의 후보자가 나섰다. 3명이 여성이었다. 그 중 금발에다 처녀에다 제일 미인이 바로 그리바우스카이테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무소속인 그리바우스카이테는 정당을 기반으로 다른 쟁쟁한 후보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69.08%라는 역대 대통령 선거사상 최다득표율로 당선되었다. 리투아니아 언론들은 동양무술의 1격으로 모두를 물리쳤다라고 표현했다. 갑자기 왜 동양무술이 나왔을까 궁금해졌다. 이 동양무술은 혹시 태권도가 아닐까? 찾아보니 그는 가라테 검은띠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 그의 이번 대통령 당선으로 금발과 노처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함께 1격에 부순 셈이다. 금발에 대한 통상적인 이미지는 예쁘지만 머리가 텅 비어 있다는 것이다. 노처녀에 대한 전통적인 이미지는 집안의 뒷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금발이지만 똑소리 나고, 노처녀이지만 유럽연합의 여걸(집행위원)인 그리바우스카이테를 7살 딸아이는 벌써 닮으려고 한다.  


         ▲ 당선 소감 기자회견 (리투아니아어는 유럽어에서 가장 오래 된 언어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단호하고 전투적이고 거침없는 그의 언변을 듣고 있으면 예쁘고 연약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라는 것을 쉽게 느낀다. 일에 대한 정열적인 집중과 과감한 언변의 배경에 가라테의 검은띠가 숨어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외국 언론들은 리투아니아에 '철의 여인'이 등장했다고 썼다. 이는 영국을 위기에서 구한 대처 전 총리에 견주어 말한 것이다. 이 '철의 여인'의 등장으로 독점으로 단맛을 본 세력이나 재벌들이 피해를 볼 것이다. 그는 부당한 독점과 재벌에 맞설 것이라 선언했다. "이제 놀면서 일하는 시대는 지났다. 낮에 시간이 없다면 밤에도 일을 해서 성과를 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소련시대에 교육을 받았으면서도 이렇게 일에 대한 열정과 성취욕이 넘쳐나는 사람을 보니 무척 놀랍다. 아무튼 어떤 특정 정치세력이나 특정 지역의 지지 대신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그가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리투아니아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부강한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기를 바란다.

* 관련글: 최초 여성 투표권 나라, 여성 대통령 탄생
               대통령으로 최고 적임자는 노처녀? 
              
책이냐, 금발이냐 - 여성들 뿔났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5. 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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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최초 여성 대통령 탄생

지난 일요일 5월 17일 리투아니아 대선이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총유권자 2,691,627명 중 1,391,948명이 참가해 51.71% 투표율을 기록했다. 7명 후보자 중 무소속 후보자인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가 69.8% 지지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사진: http://grybauskaite2009.lt/ 화면)
원래 리투아니아 대통령 선거 특징 중 하나는 투표율이 50%미만이거나 투표율이 50%이상을 넘어도 과반수 지지를 얻은 후보자가 없을 경우 최다득표자 2인이 겨루는 결선투표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이례적으로 대통령 선거 역사상 최다득표율로 2차 투표 없이 당선됐다는 기록, 또 최초로 여성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기록을 동시에 낳았다. 참고로 리투아니아는 17세기 유럽에서 최초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나라이다. 
이렇게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확정됨으로써 2차 투표를 위한 예산액 80만리타스, 한국돈으로 약 4억원 정도가 절감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제전문가를 표방했던 그리바우스카이테 당선자가 선거에서부터 확실하게 국고를 절약해준 셈이다.

재무와 외교에 능하고 5개국어 구사하는 미혼

1956년생, 올해 만 53세로 레닌그라드에 있는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1988년 모스크바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1991년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지도자 과정을 마쳤다. 1983년에서 1990년까지 빌뉴스 고등 공산당 학교에서 교수로 일했다. 
1991년 국무총리실 근무를 시작으로 국제경제부 유럽국장, 외교부 경제관계국 국장, 유럽연합 전권공사, 미국 전권공사 등을 역임했다. 이후 재무부 차관, 외교부 차관을 거쳐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2004년 리투아니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한 후부터 지금까지 유럽연합 재정과 예산 담당 집행위원으로 일했다.
리투아니아어, 영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폴란드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있으며, 가족관계는 현재 부모와 형제자매가 모두 없는 미혼이다.

국민들은 사적인 생활보다 현재 능력에 더 관심

투표결과에서 보듯이 국민 대다수는 그리바우스카이테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무소속 후보자임에도 불고하고 모든 투표구에서 득표를 했고, 나머지 6명 후보자들이 얻은 득표수를 합한 것보다 3배나 넘는 표를 얻었다.
일부 반대 세력들은 당선자의 미혼이라는 사적인 부분까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당선자는 "내가 레즈비언이라고 물었나? 나는 그런 그룹에 속하지 않는다."라며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후 언론이나 사람들도 이런 부분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이다.
한편 소련시대 당선자가 빌뉴스 고등 공산당 학교에서 정치경제학과 세계화폐사를 가르친 적이 있는데, 보통은 이런 과거사가 집요하게 이슈화되곤 한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엔 오히려 이를 문제삼을만한 보수당도 그를 지지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리투아니아 국민들은 후보자의 사적인 생활이나 과거 이력보다 현재 어떤 능력을 지니고 있는 지를 더 중요하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 후 우선 과제는 경제문제

경제위기가 닥치기 전 리투아니아는 매년 7-10%에 이르는 높은 경제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유럽집행위원회는 2009년 리투아니아 국내총생산이 11%가 줄어들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또 높은 실업률에 화폐까지 고평가돼 있어 수출에도 어려움이 크다. 이러한 최악의 경제상황이 경제전문가인 그리바우스카이테 당선의 1등 공신인 동시에 최우선과제이기도 하다.
거침없는 언변으로 유명한 그는 영국을 위기에서 구한 대처 전 총리에 견주어 '리투아니아 철의 여인'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헌법상 주로 외교 권한을 가지고 있고 경제정책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총리와 각료 임명권과 예산 거부권 등으로 국내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과연 능력 있는 무소속 경제전문가가 리투아니아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할 것인지 리투아니아 국내외가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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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대통령궁

* 관련글: 선정적인 잡지 표지 같은 선거 포스터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