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20. 9. 15. 02:52

올해 1월 초 리투아니아 빌뉴스 대형슈퍼마켓에서 수북히 쌓여 있는 한국산 김을 보게 되었다 [관련글]. 어느새 유럽의 변방 중 하나로 여겨지는 발트 3국 리투아니아까지 이렇게 한국산 김 제품이 대량으로 슈퍼마겟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되었다.

* 빌뉴스 대형슈퍼마켓 리미(Rimi)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 
 
* 한국에서 조제된 제품

지난해 빌뉴스 한인 한 사람이 머지않아 리투아니아에 한국산 김 제조 공장이 들어설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설마 리투아니아 현지에서 제조 공장을 차릴 정도로 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을까라는 그때 든 의구심도 사라지게 되었다. 물론 리투아니아 시장이 아니라 유럽 전체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빌뉴스 공항 근처 산업단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광천김 제조 공장을 일전에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에서 가져 온 포장 기계 및 장치들이 조립 완성되어 드디어 지난 5월부터 김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원초 상자, 기계 장치 등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한글이 이날따라 더욱 자랑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현재 생산하는 제품은 김밥이나 스시를 만들 때 사용하는 김과 흔히 도시락김으로 알려진 김이다. 특히 고소하고 짭짤한 후자의 김을 먹어본 주변 현지인들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리투아니아에서 빌뉴스에서 현재 제조되고 있는 김

* 리투아니아에서 빌뉴스에서 현재 제조되고 있는 김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 전체 김 제품 시장 규모는 1000억원 정도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적극적인 영업 및 판매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 아쉽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유럽 최초로 설립된 한국산 김 제조업이 순조롭게 정착되고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길 기대한다. 이날 방문한 한국산 김 제조 생산 과정을 아래 영상에 담아봤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1. 15. 15:39

얼마 전 리투아니아 현지인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텃밭 정리를 하면서 수확한 "토피남바스(topinambas)"를 주고 싶은데 먹을 것인냐가 물었다. 리투아니아어 단어 "topinambas"가 금시초문이라 대답하기 전에 먼저 아내에게 물었다. 

"토피남바스가 뭐야?"
"지난 여름 그 친구 텃밭에 갔을 때 온실 밖에서 자라고 있는 노란색꽃 식물을 기억해?"
"아니."  
"꽃이 작은 해바라기꽃를 닮았고 뿌리가 감자를 닮았어. 당뇨에 좋다고들 말해."
"그렇다면 빨리 가져오라고 해야겠다."

토피남바스가 과연 한국어로 무엇일까?
친구가 가져오는 동안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여러 언어로 된 이 식물 이름이 참 흥미롭다. 

학명은 헬리안투스 투베로수스(Helianthus tuberosus)다. 
헬리안투스(영어 발음은 힐리엔써스)는 해바라기(영어 sunflower)다. 어원적으로 고대 그리스어 helios(태양 sun) 와 anthos(꽃, flower)에서 나온 말이다. Tuberosus는 tuber(혹, 툭 솟아 오른 곳, 둥근 돌기, hump)와 -osus는 명사의 형사형이다.


친구가 봉지 한 가득 가져온 토피남바스다. 


위에 있는 사진처럼 꽃의 색이나 모양을 보면 영락없이 해바라기꽃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뿌리를 보면 여기저기 돌기된 혹이 나 있다. 몸통과 색깔은 감자를 속 빼 닮았다. 


리투아니아어로 또 다른 이름은 감자해바라기(bulvinė_saulėgrąža)다. 폴란드어로도 감자해바라기(słonecznik bulwiasty)다. 이는 학명인 헬리안투스 투베로수스와 관련이 있다. 

영어로는 예루살렘 아티초크(Jerusalem artichoke), 해뿌리(sunroot) 또는 땅사과(earth apple)다. 국제어 에스페란토로는 땅배(terpiro)다. 독일어와 러시아어로는 토피남부르(topinambur)다. 이는 브라질 연안 부족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감자해바라기, 해뿌리, 땅사과, 땅배는 한국어로는 흔히 돼지감자로 알려져 있다. 이는 뚱딴지, 뚝감자를 말한다.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원사지는 아메리카다,
  

이렇게 깨끗하게 씻어서 난생 처음 돼지감자를 먹어본다. 
맛이 참 오묘하다.
생감자 맛같기도 하고 
사근사근 씹히는 배 맛같기도 하고
싱싱한 찰진 과육의 사과 맛같기도 하다. 


아, 이래서 여러 언어로 이 식물을 땅사과, 땅배, 돼지감자로 불리는구나... "가난한 사람들의 감자"로 불리는 돼지감자는 이눌린 성분이 많아서 당뇨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인 친구 덕분에 요즘 아침 식사 때 혹은 저녁 간식으로 돼지감자 하나씩 생으로 먹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 4. 10. 05:41

최근 뜻하지 않게 한국식품 두 가지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하나는 파래자반이고, 다른 하나는 우동이다. 이것을 한국식품 가게가 아니라 리투아니아 빌뉴스 현지 큰가게(슈퍼마켓)에서 구입했다.

큰가게에서 물건을 산 후 아내가 잠시 어디를 다녀왔다. 저기 오는 아내의 손에 뭔가 지어져 있었고 아내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있었다.

"뭘 또 샀는데?"
"여기 한국식품! 파래자반."
"당신이 어떻게?"
"오는 데 한글이 눈에 확 띄었어. 밥에 뿌려먹으면 맛있잖아."


다른 날에도 함께 큰가게를 갔다. 
과일판매대에 있는 데 아내가 또 손에 뭔가를 들고 왔다.

"이번에는 뭘?"
"봐. 우동이야!"
"아, 이건 대박이다. 내가 좋아하는 면이다. 한국인 내 눈보다 어찌 당신 눈에 더 잘 보이나?"
"그러게. ㅎㅎㅎ"


굵은 우동면을 보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꼬춧가루를 조금 뿌려 즐겨 먹던 한국에서의 우동이 떠올랐다. 


일반 큰가게에서 남편이 한국인이라 한국식품을 사준 아내에게 감사의 표시로 엉성하게나마 우동을 끓여 대접했다. 막상 사진을 찍고보니 여러 가지 야채를 더 넣어 끊일 것 아쉬움이 들었다. 그래도 이날 모두 맛있게 한 끼를 해결했다고 좋아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0. 10. 07:22

메디컬뉴스투데이가 선정한 건강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10대 음식은 사과, 아몬드, 브로콜리, 불루베리, 기름진 생선, 잎이 많은 녹색 채소, 단 감자, 밀씨눈, 아보카도 그리고 귀리이다.

이 중 아몬드는 원산지가 인도 북부이지만 중동, 북아프리카, 남유럽 등 세계 전역에 퍼져 있다. 철분, 비타민 E, 섬유질, 마그네슘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 저탄수화물로 당뇨 환자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케이크나 과자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아몬드 기름은 필수지방산이 많으며 오메가3가 많아 피부 화장품에도 많이 쓴다. 

이렇게 건강에 좋은 아몬드를 그 동안 우리 집 식구는 자주 먹지를 않았다. 주름이 잡힌 갈색 껍질이 입안이나 치아 사이에 남아서 먹은 후 개운하지 않은 것이 한 원인이다. 또한 껍질로 입안에서 느끼는 단맛도 줄어든다, 초등학생 딸아이는 아예 먹으려 하지도 않는다. 

좋은 식품을 껍질 때문에 먹기를 주저한다는 것은 온당치가 않다. 최근 우리 집에 변화가 생겼다. 아몬드를 먹는 횟수와 양이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내가 아몬드 씨앗 껍질을 쉽게 벗겨내는 방법을 알아왔기 때문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끓는 물을 아몬드 씨앗을 담은 그룻에 붓는다. 5-10분을 그대로 둔다. 식은 물을 버리고 다시 끓는 물을 붓고 5-10분을 기다린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로 아몬드를 누르기만 하면 하얀색 알이 쑥 나온다. 껍질이 없으니 단맛도 더하고 먹기도 편하다. 딸아이는 이제 학교 휴식 시간 군것질용으로 껍질 벗긴 아몬드를 비닐봉지에 담아 간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 9. 12. 09:02

유럽 사람들의 점심 차림표에 전식으로 전갈 국, 주식으로 바퀴벌레 튀김, 후식으로 벌 크림이 등장하는 날이 언제가는 올까?

▲ 유채꽃에 매달려 있는 곤충. 언젠가 인간의 사냥으로 종말을 맞을 수도 있겠지...... 
 

대답은 긍정적이다. 왜냐하면 최근 유럽 언론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3백만 유로(약 46억원)를 투자해 과연 곤충이 유럽 사람들에게 적합한 음식인지를 연구하는 과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곤충은 귀중한 영양분이 풍부한 좋은 식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곤충은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야말로 건강식품이다.

▲ 빌뉴스 한 건물 외벽에 있는 거대한 메뚜기 조각상. 메뚜기의 거대한 식용가치성을 상징하는 듯하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메뚜기는 단백질 20%와 지방 6%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반해 쇠고기는 단백질 24%와 지방 18%로 되어 있다. 쇠고기가 메뚜기보다 3배나 더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칼슘, 흰개미는 철분, 번데기는 비타민(B2)이 풍부하고, 꿀벌은 정력을 돋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사람들의 주된 단백질 공급원은 육류이다. 하지만 인구 증가와 소비 증가로 육류는 부족 상태에 이르고 있다. 가축 사육에 비해 곤충은 탄소를 덜 배출하므로 친환경 조류에도 적합하다. 이렇게 곤충 식용은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식량 부족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 식사용으로 토마토를 딸까, 아니면 여치를 잡을까...... 이렇게 고민하는 날이 올까......

멀지 않은 장래에 유럽 슈퍼마켓에서 손쉽게 곤충 식용품을 살 수 있는 날이 정말 올까 기대된다. 물론 처음엔 혐오로 인해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을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 1. 2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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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사람들의 식생활에서 흔히 먹는 채소는 토마토, 오이, 양파, 양배추, 대파 등이다. 이중 토마토와 오이는 아침식사 때 빵과 같이 즐겨 먹는다. 일전에 슈퍼마켓 채소 판매장에서 보기에도 아주 먹고 싶은 멋진 빨간  색깔을 지닌 토마토가 눈에 들어왔다. (오른쪽 사진:우리 집 아파트 발코니에 길러본 방울토마토)
 
"저 토마토 사자. 정말 맛있겠다."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지금은 너무 비싸. 그리고 제철이 아니잖아!"면서 아내가 답했다.

토마토를 썰어 그 위에 설탕을 뿌려 먹었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몹내 아쉬웠다. 최근 리투아니아에서는 바로 화약 염색이 된 토마토가 발견되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nevartok.lt 소식(사진출처 / source link)에 의하면 자녀 생일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한 빌뉴스 시민이 대형 슈퍼마켓 리미(Rimi)에서 토마토를 구입했다.

그는 집에 와서 봉지를 풀고 토마토를 잡았다. 그런데 손바닥에 분홍색이 남아 있었다. 그는 토마토에 정체 불명의 화학 염색이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위 포탈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포털 사이트 직원들이 직접 슈퍼마켓을 찾아 현장 확인을 해보았다. 손바닥에는 분홍색 흔적이 역력했고, 휴지로 토마토의 표면을 닦아내자 분홍색이 묻어나왔다. 이 토마토는 터키산으로 밝혀졌다. 슈퍼마켓 리미는 곧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리미 관계자는 "1차 조사에 따르면 어떤 변질이나 해독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수입에 따른 서류에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source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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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미켓에서 판 문제의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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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토를 닦으니 휴지에 분홍색이 묻어나왔다.

리투아니아 누리꾼들은 "터키 토마토는 달거리를 하는가봐"라는 우스개소리부터 "리투아니아 식품관리청은 이런 화약 염색 토마토가 슈퍼마켓에 버젓이 등장하도록 놓아둔 것에 대해 응당 책임져야 한다"고 성토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하고 있다.

이 기사를 접한 아내 왈: "봐, 지난번 토마토를 사지 않기를 잘 했지? 역시 채소는 제철에 나는 신토불이를 먹어야 해." 과연 겨울철 이런 채소가 얼마나 될까...... 좌우간 인공 염색이 무해하든 유해하든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채소에 칠하는 것은 반대한다.

* 최근글: "저기 DOG 봐라"에 쏟아진 아내의 불만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11. 21. 08:05

지난 19일 가게에서 구입한 냉동 닭고기에서 사람 손가락 일부가 발견되어 리투아니아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례투보스 리타스 20일 보도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북동지방 비르제이 시에서 한 주민이 가게에서 냉동 닭가슴살 네 덩이를 샀다. 집으로 가져와 한 덩이를 요리하려고 포장을 풀었다. 가슴살 위에 무엇인가 튀어나온 것이 있어 손으로 긁어보았다.

고기 조각이나 뼈라고 생각했으나, 자세히 보니 손톱이 있는 사람 손가락의 일부였다. 남자 엄지손가락의 일부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냉동 닭고기의 이 부분은 식품 꼬리표가 붙여져 있어 가게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식품검역소 직원을 초청했고, 이들은 사실임을 확인하고 수거해 갔다. 구입자는 가게에서 돈을 환불받았다. 한편 이 제품을 생산한 회사는 그 정도 크기의 손톱이라면 직원 중 일하다가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지만 아무도 손가락 상처를 입은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는 열 명의 직원이 리투아니아 각지에서 온 닭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때때로 폴란드에서 수입해온 닭고기도 있다. 사람 손톱 일부가 나온 닭고기는 원산지가 리투아니아로 9월 23일 출고되었다. 현재 식품검역소와 경찰이 사건조사를 착수했다. 

식품에서 이물질을 발견하면 우선 제조사와 협상을 벌이는 사람도 있지만, 이 리투아니아 사람은 식품검역소 직원을 불러 일을 처리했고, 가게에 가서 환불받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지었다.

이 소식에 단 누리꾼 댓글 몇 개를 소개한다.
- 혹시 21번째 손가락 일부가 아닐까?
- 유전자 검사를 통해 손가락 주인은 100년 전 사람일 수도 있다.
- 금반지를 발견하면 침묵하고, 이물질을 발견하면 소리 지른다.
- 혹시 부시의 발가락일 수도 있을 것이다.
- 미국 같은 대규모 공장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리투아니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 정도 상처라면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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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동 닭고기에서 사람 손가락 발견 (사친출처: 관련 신문 기사)

* 최근글: 남자친구 초대해 라면 대접한 초등3 딸아이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