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3. 5. 9. 06:55

요즈음 햇볕이 많아서 좋다. '1년이 요즘만 같아라'라는 바램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딸아이도 학교에 갔다 오면 대부분의 시간을 오후부터 저녁까지 햇볕이 드는 거실에서 생활한다. 


어느 순간 거실 쪽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났다. 무슨 일인가? 그 소리라면 욕실이나 부엌에서 나야지 왜 거실에서 날까......


가보니 물 소리는 선인장 가시에서 나는 소리였다. 딸아이는 숙제를 하다가 잠시 선인장 가시와 놀고 있었던 것이다. 위에서 손가락으로 가시를 훑어 내려올 때 나는 소리가 꼭 물이 흐르는 소리를 닮았다.


저러다가 가시에 손가락이라도 찔리면 피가 날 수 있고, 아플텐데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무섭게 쭈빗쭈빗 나온 가시를 이용해 졸졸좔좔 물 소리를 만들어 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9. 9. 05:02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우리집에는 어느 집처럼 화초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
그 중 가장 오래된 화초 중 하나가 아래 선인장이다.
가시 사이로 잎이 많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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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10월 8일 모습

여러 해가 지나고 선인장은 자랐지만 많은 잎들은 하나 둘씩 떨어지고 결국은 모두 사라졌다.
큰 선인장임에도 작은 화분에서도 잘 자라는 것을 주위에서 보았기에
분갈이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차년피년 미루었다.
지난 4월 큰 마음 먹고 선인장의 화분을 더 큰 것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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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4월 13일 분갈이 모습

그러자 5개월이 지난 지금은 떨어졌던 잎이 다시 돋아나기 시작했다.
싱싱한 잎이 다시 피어나자 모든 마음도 흐뭇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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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6일 현재 모습

다시 생생하게 잘 자라는 이 선인장을 바라보면서 역시 그것을 담는 그릇이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 관련글: 차년피년한 화분 선인장 뿌리 모습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4. 17. 17:11

우리 집에는 선인장 화분이 여러 개 있다.
여러 해 전부터 기르고 있던 선인장 하나는
처음 가게에서 샀을 때의 작은 화분을
그대로 간직한 채 자라고 있다.
뿌리와 기둥 사이 부분이 마치 허리가 쑥 들어간
기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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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늘 화분 갈이를 해주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나,
차일피일이 아니라 차년피년을 하고 말았다.
위안로 삼자면, 선인장의 억센 가시가
행동개시를 방해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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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최근 큰 마음을 먹고 화분 분갈이를 했다.
두꺼운 가죽장갑을 끼고 억센 가시를 짓누르면서
선인장 뿌리를 위로 뽑아보았다.
그 사이에 선인장 가시는 화냄의 표시인지
가죽장갑의 빈틈으로 손바닥과 손가락 부분을 찔렸다.
하지만 처음 본 뿌리의 신기함이 그 아픔을 상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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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의 큼직함이 놀라움을 주었다.
아니, 안에 있던 나머지 흙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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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속 작은 플라스틱 화분의 반쪽도
간데온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이 작은 장애물이 선인장의 뿌리 부분을
굵직하게 만들어 놓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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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큰 화분으로 옮겼으니
더욱 더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란다.

* 발코니에 피어오른 하얀 딸기꽃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브라질2009. 1. 23. 07:08

리오데자네이로에서 꼭 방문해야할 중 하나는 바로 꼬르꼬바도 정상이다. 700미터로 우뚝 서 있는 이 산 정상은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거대한 예수 그리스도 상으로 유명하다. 높이가 30m, 좌우로 벌린 두 팔의 너비가 28m, 무게가 1145t에 이른다.

이 정상을 오르면 본 선인장이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많은 곳을 구경하지는 않았지만, 브라질 관광지에선 흔히들 "왔노라, 보았노라, 썼노라" 식의 방문기념 낙서를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선인장에는 이곳을 방문한 기념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이나 방문일자를 적어놓았다.

사람들의 순간적인 흔적남기기 객기나 욕심으로 상처 받은 선인장이 너무 애처로워보였다. 이런 식의 기록남기기는 꼭 근절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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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