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0. 6. 8. 04:29

유엔의 지역적 분류에 따르면 리투아니아는 북유럽에 속한다. 북위 53도54분에서 56도27분 사이에 위치해 있다. 4개절이 비교적 뚜렷하다. 5월 하순 빌뉴스 시내 중심가 공원 풀밭의 모습을 아래 동영상에 담아봤다.  


민들레꽃은 보통 4월 초순부터 6월 초순까지 핀다. 온통 초록색 천지인 풀밭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빨강색과 더불어 국기에 들어있는 초록색과 노란색은 리투아니아들이 각별히 좋아하는 색이다. 초록색은 녹지와 숲을 나타내고 희망과 자유을 상징한다. 노란색은 번영과 태양을 상징한다.    
 

생생하던 노란색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시들어간다.   


이렇게 꽃이 지고나면 씨가 생겨나서 하얀 솜처럼 부풀어오른다. 사물 분별력이 없다면 솜사탕인 줄 알고 민들레 씨앗 솜뭉치를 그냥 입안에 넣을 법도 하겠다.   


노란 꽃이 핀 민들레만큼 하얀 꽃씨 민들레도 풀밭을 아름답게 수 놓고 있다. 6월 초순이다.


이제 바람이 불면 저 꽃씨는 바람따라 이동해 새로운 곳에서 새삶을 준비할 것이다. 아스팔트 거리나 보도 블럭에 떨어지지 말고 풀밭에 떨어지길 바란다. 이렇게 민들레 꽃씨가 날리니 완연한 여름철이 오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11. 18. 07:46

일전에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족여행을 한 후 폴란드 바르샤바를 들러서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으로 돌아왔다. 바르샤바에서는 20여년을 알고 지내는 폴란드인 친구 라덱을 만났다. 그리고 함께 시골에 있는 그의 삼촌집을 방문했다. 

당시 라덱의 초등학생 사촌동생은 이제 30대 중반이 되어서 자기 가족이 살 단독주택을 거의 다 짓고 있었다. 축하할 겸 이 집도 둘러보았다.   



이어서 라덱의 삼촌댁에 도착했다. 벌써 식탁에는 많은 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폴란드 시골 사람들은 어떤 음식으로 손님을 맞이할까 궁금한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이날 먹은 음식을 차례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아래 컵에 담긴 것은 커피도 아니고, 차도 아니다. 

무엇일까?

비트(붉은사탕무)를 끓인 국이다. 비트는 적혈구를 만들고 혈액 전부를 조절해주는데 가장 좋은 야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비트국과 먹은 전식이다. 부침개로 그 속에 고기가 들어가 있다. 한 번 베어먹고 비트국을 마신다.  



다음은 비고스(bigos)라는 음식이다. 폴란드,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등지의 전통 음식이다. 양배추에 고기(돼지고기, 훈제, 소고기, 베이컨, 햄 혹은 소시지 등)를 넣어 푹 삶은 음식이다. 리투아니아인으로 1386년 폴란드 왕이 된 요기일라가 폴란드에 전한 음식이라는 말도 있다.  



옥수수, 새우 샐러드이다.



절인 오이다. 



직접 채취해 요리한 버섯이다.



돼지고기 커틑릿(돈가스)이 이날 주된 고기였다.



모처럼 접한 삶은 감자다. 분이 참 많았고, 아주 맛있었다.



오른쪽으로부터 라덱 삼촌, 그리고 그의 아들, 며느리와 부인이다.  



직접 만든 소시지이다.



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접시에 담았다.



손님맞이에 술이 빠질 수는 없다. 아주 특별한 술을 대접 받았다. 

바로 직접 민들레꽃으로 만든 술이다. 민들레화주!!!   



그 다음이 감동이었다. 안주인은 식물학자로 식물원에서 일하다 정년 퇴임했다. 한국과 각별한 인연(라덱의 작고한 어머니가 한국인)으로 뜰에 소나무 품종 하나인 한국소나무를 심었다. 이 소나무에서 피어나는 어린 꽃을 따서 술을 만들었다. 술에 취하고, 향내에 취하고...   



커피다. 커피가루을 밑에 놓고 그 위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케잌이다. 직접 집에서 만들었다.



정성어린 음식, 푸짐한 음식,

정말이지 호텔 만찬이 부럽지 않았다. 

더욱이 한국소나무꽃술까지 대접 받았으니 포만감과 만족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이날 만남의 절정은 이 참나무다. 22년 전 처음 이 시골집을 방문했을 때 내가 심은 나무이다. 이곳 사람들은 이 나무를 내 이름을 따서 "대석나무"라 부른다. 벌써 이렇게 자랐다. 또 20년이 흐른다면 저 나뭇가지에 매달린 그네가 누군가의 아이를 즐겁게 해줄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음식과 시간이 벌써 그리워진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0. 5. 10. 05:26

요즈음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풀밭에 가득 찬 민들레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정원 풀밭, 거리 풀밭, 들판 풀밭 어디를 가나 초록색과 노란색의 아름다운 조화를 볼 수 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 민들레꽃으로 화관 만들기를 즐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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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를 꺾으면 우유빛 같은 흰 즙액이 나온다. 리투아니아어로 우유는 "pienas: 피어나스"이고, 민들레는 "piene: 피에네"이다. 아마 이 우윳빛 액체 때문에 그렇게 불리어질 것 같다.

지난 주말 리투아니아 에스페란티스토 기자들 모임을 다녀왔다. 이때 딸아이 요가일래는 한 참석자로부터 민들레꽃 화관 만드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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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렸을 때도 민들레꽃으로 화관을 만들었어?"
"아니."
"그러면 한국 사람들은 모르겠네."
"아마도."
"그럼 내가 만드는 법을 알려줄테니 블로그에 올려."



이렇게 해서 딸아이 요가일래는 만드는 법 한 동작 한 동작을 보여주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1. 민들레꽃 한 송이를 밑에 놓는다.
2. 그 위에 다른 한 송이를 얹고 줄기 밑부분을 잡고 밑에서 두 꽃 사이로 올린다.
3. 이 방법으로 계속 민들레꽃을 엮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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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꽃을 꺾는다는 점에 주저되고 부담스럽지만 이 민들레꽃으로 화관을 만들어 연인이나 친구 혹은 어머니나 딸아이 머리에 얹어주는 것도 해봄직하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12. 13:20

어제 화강암 계단으로 된 언덕 위로 올라가다
노란색 민들레꽃이 눈에 확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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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의 생명력이 대단한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이렇게 화강암 틈에서까지 자라날 수 있는 것에 대해
새삼스럽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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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화강암 틈새 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완벽해서 저 틈이 없다면 꽃이 피어날까? 완벽한 것보다는 저렇게 틈이 좀 있어야 남들도 같이 살 수 있지 않나? 저렇게 틈이 있으니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네!
나에게도 저런 틈이 있을까?

한편 지금은 노란 꽃이 있어 아름다워 보이지만, 꽃이 지면 잡초로 더 쉽게 여겨질 것이다. 틈이 있으니 잡초가 생기잖아! 그러니 틈을 주지 말아야 돼! 이렇게 상황따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아무튼 강인한 화강암에 연약한 민들레가 그 틈새에 자라 꽃을 피우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 관련글: 지폐로 도배된 이색 빌딩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1. 09:45

그렇게 더디게 올 것 같은 봄이 얼마간 낮 온도 20도 내외 날씨 덕분에 성큼 여름으로 변하는 듯하다. 요즘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엔 노란 민들레와 노란 개나리가 각자의 노란색을 자랑하듯이 꽃을 뿜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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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의 초록색에 민들레의 노란색이 뒤덮여 있는 이 봄날 풍경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 위에 누워 하는 일광욕은 과히 세상의 모든 근심을 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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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늘 2월초나 3월에 만발하는 개나리꽃을 보았는데 리투아니아엔 요즘 한창 개나리꽃이 피어나고 있다. 그런데 아직 이 개나리 이름을 아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지금껏 이 꽃 이름을 물어본 사람들 중 아무도 몰랐다. 이러다가 주위 사람들은 진짜 리투아니아 이름 대신 꽃이름을 "genari"로 불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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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리투아니아어로 이 꽃 이름을 모르는 데 한국인 친구가 개나리라고 부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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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꽃 이름을 아는 사람이 하나 있다.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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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노래를 배운 요가일래다. 그의 책장 위에도 개나리가 피어나 있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5. 12. 04:56

요즈음 리투아니아에는 어딜 가나 풀밭에 가득 찬 민들레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정원 풀밭, 거리 풀밭, 들판 풀밭 어디를 가나 푸른색과 노란색의 아름다운 조화를 볼 수 있다.
 
민들레를 꺾으면 우유 같은 흰 즙액이 나온다. 리투아니아어로 우유는 "pienas: 피어나스"이고, 민들레는 "piene: 피에네"이다. 아마 이 우윳빛 액체 때문에 그렇게 불리어질 것 같다.

누구나 이 민들레꽃 만발한 풀밭에 앉아 봄날 기념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충동을 쉽게 받는다. 일전에 아내도 그렇게 했다. 하지만 "찰깍" 소리와 "따끔" 느낌이 동시에 있었다.
 
벌이 앉아 있던 민들레꽃을 그만 손으로 덮는 순간 벌이 한 방 쏘고 달아나버렸다. 처음엔 쏘인 자리가 약간 부어오르더니 시간이 갈수록 손전체가 크게 부어올랐다. 집에 와서 얼음으로 부은 자리를 문질러주자 점점 부기는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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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딸아이는 노란 민들레꽃보다는 하얀 민들레꽃씨를 불어 날리는 것을 좋아한다. 아뭏든 아름다운 장미엔 가시가 있고, 아름다운 민들레엔 벌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

* 관련글: 말벌 공포에 휩싸인 리투아니아
               용도폐기된 숫벌의 최후에 가슴이 섬뜩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