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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우리 가족이 걸은 길
라스팔마스 구시가지( Vegueta) 거리를 둘러본 후 숙소가 있는 라스깐떼라스 해변까지 걸어가보자고 가족 모두 동의했다. 지도를 보니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 같았다. 그런데 걸어도 걸어도 목적지는 아직 눈에서 멀었다.  

비도 올 것 같은 흐린 날씨에 해변 방파제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점점 피곤하고 따분해져 갔다. 이날 우리 가족이 걸은 총거리는 약 9km였다.
"이제 그만 차를 타고 가자." "고지가 저긴데 그냥 걸어 가자. 여행은 걷는 것이야."
이럴 때는 뭔가 볼거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저 앞에서 노인 서너 분이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우리 빨리 가보자. 뭔가 있을 거야."
가까이에 가보니 방파제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푸짐한 식사를 맛있게 하고 있었다. 할머니 두 분은 열심히 깡통에서 먹이를 꺼내 방파제 아래로 던지고 있었다.

"아빠, 저기 봐! 고양이들이 많이 있어."  "어디?"  "저기 돌 사이에." 

방파제 높이가 고양이가 오르기는 힘들 것 같았다. 한 두 마리 버려진 고양이로 시작해 이렇게 많은 길고양이들의 서식처가 된 것 같았다.

먹이를 가져다주는 사람들 덕분에 라스팔마스 방파제 고양이들은 이렇게 새끼를 낳고 자신의 삶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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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해수욕장 두 곳을 다녀왔다. 하나는 라스팔마스에 있는 라스깐떼라스이고, 다른 하나는 이 섬의 최남단에 위치한 플라야델잉글레스이다.
라스팔마스 숙소는 해변 산책로에 접해 있었다. 산책로 앞에는 바로 바다다. 3층 숙소 발코니에서 바라보이는 이국적인 비취색 바다가 우리 가족의 마음을 들떠게 했다. 리투아니아 영토 동쪽 끝자락 내륙에 살고 있는 우리의 귀에 찰싹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는 정말 우리가 집을 떠나온 것임을 각인시켜 주었다.

북서쪽으로 약 3킬로미터 뻗어져 있는 라스깐떼라스 해변은 특히 바다 가운데 암초가 일렬로 펼쳐져 있어 썰물 시에는 그 모습을 확연히 드러낸다. 이 자연 암초는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 썰물 시 바닷물은 마치 호숫물처럼 잔잔하다. 밀물 시에도 파도의 위력이 약화되어 해수욕을 도와준다. 

단지 서쪽으로 갈수록 암초가 낮아진다. 그래서 이곳에는 파도에 밀려오는 용암 모래가 해수욕장을 덮고 있고, 또한 파도가 강해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관련글: 검은 모래에 하늘이 수채화를 그린다

]. 
아침 일찍부터 라스깐테라스 해변에는 산책이나 해수욕하는 사람들이 많다. 발코니에서 해변을 함께 내려다보던 딸아이가 갑자기 내 눈을 가렸다.

„아빠 눈을 왜 가리는데?“ „아빠가 보면 안 돼.“ „왜?“ „여자들이 옷이 없어 가슴이 다 보여.“ „뭐라고?“ „이제 됐어.“

도심에 있는 해변임에도 비키니 상의를 벗고 해변을 산책하고 해수욕하는 여성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였다. 그래서 이런 모습에 익숙하지 않은 초딩 딸이 아빠의 눈을 가렸다. 그런데 처음에는 아빠를 경계하더니 차츰차츰 딸아이도 여기는 이런갑다하고 말았는지 더 이상 아빠 눈을 가리지 않았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으로 남아있던 이곳은 1960년대 휴양지로 개발되었다. 상주인구 1만8천명에 호텔 등 숙박 시설이 600여개가 된다니 과히 유럽에서 가장 큰 휴양지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이곳은 라스깐떼라스와 비슷한 해수욕장 길이인데 모래해변 폭이 훨씬 더 넓다. 마치 사하라 사막을 연상시키는 모래언덕으로 유명하다. 이 모래언덕의 이국적인 정취에 매료되어 맨발로 앞으로 걸어가다보면 길쭉한 해변과 끝없는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라스깐떼라스보다 파도로 인해 바닷물에 잔잔한 모래가 훨씬 더 많이 섞어져 있다. 모래언덕 쪽에서 바람이 불 때 바람막이 없이 누워서 오랫동안 일광욕을 하면 몸이 새까맣게 된다고 한다. 타서가 아니라 모래에 섞여 있는 용암 가루 때문이다. 

해수욕장은 가족구역, 누드구역, 동성구역으로 나눠져 있지만,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그 경계선이 모호했다. 혹시나 라스깐떼라스보다 더 야하게 한 채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아내와 큰딸에게 부탁했다. 초행길이라 모래언덕의 능선을 따라 무턱대고 가다보면 어느 구역이 먼저 나올 지 모르기 때문이다. 

„미리 작은딸(동생)에게 그런 장면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줘.“ „가족이 가는데 벌써 면역이 되었을 거야.“ 

가급적 바람을 피해 우리 집 여자 세 식구가 의견을 모아 해변에 자리를 잡았다. 사방을 둘러보니 가족지역인데도 노소를 가리지 않고 비키니 상의를 벗은 여성들이 이쪽저쪽에 있었다. 리투아니아 같았으면 기겁을 해서 자리를 이동하자고 했을 법한데 우리 가족은 이제 여기는 확실히 이런갑다식으로 받아들였다. 

일광욕하는 사람도 많지만 상의를 벗은 채 해변따라 자연스럽게 산책하는 여성들도 흔했다. 분위기을 파악했는지 아내도 농담인 듯 한 마디했다.

„우리도 비키니 상의를 벗을까?“ „엄마, 우리는 안 돼!“

라고 작은딸이 즉각 반대했다.

„아빠, 한국 여성들은 긴팔이나 그냥 옷을 입고 수영하잖아. 그 사진을 리투아니아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더니 모두 깜짝 놀랐어. 어떻게 비키니를 안 입고 수영할 수가 있어?“ „한국은 그렇게 하는 데 익숙하고, 여기는 이렇게 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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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카나리아의 라스팔마스에 있는 라스깐떼라스 해변은 섬 남쪽에 플라야델잉글레스 해변이 등장한 후로 그 명성이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바로 도심과 항구에 가까이 위치해 있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다. 
북서쪽으로 약 3킬로미터로 뻗어져 있는 이 해변은 서쪽과 북쪽의 모래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쪽 해변은 일반적인 모래 해수욕장이 이지만, 서쪽으로 갈수록 해변은 모래가 검은색이다. 이는 화산의 용암이 모래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미세한 검은 모래 위에 밀려온 바닷물이 아직 남아있다. 여기에 비치는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는 듯하다. 검은 모래 해변을 처음 본 신기함에다가 이런 자연의 수채화를 보게 되다니 기분은 최고였다. 이런 여행지를 가족에게 선물한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0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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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으니 많이 보고 가자 라스팔마스(Las Palmas)는 인구가 38만여명이고, 떼네리페 섬에 있는 산따 끄루즈(Santa Cruz)와 함께 주도(州都)이다. 1478년 스페인 정복자들이 세운 도시이다. 연평균 낮 기온이 23-25, 밤  기온이 17도로 세계에서 가장 기후가 좋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스페인의 5대 항구로 한국의 대서양 원양어업의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콜럼버스가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기 위해 대서양을 가로지를 때 머문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도시에 처음으로 왔으니 가능한 많은 곳을 보고 가자. 그냥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자는 아내를 설득해 먼저 먼 곳부터 보자고 제안했다. 바로 그란카나리아 식물원(Jardín Botánico Canario)이다. 그란카니라아 군도에서 서식하는 종려나무, 선인장 등 북동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을 보고 싶었다. 지도를 보니 그렇게 멀지 않았다. 남서쪽으로 7km 떨어진 곳이다.  

* 카나리아 식물원
초행길이라 어떻게 갈까? 버스로 가자는 데 가족 셋이 동의하고, 버스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세 명이니 정말 가까운 거리라면 택시를 타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택시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식물원까지 몇 유로?“ „20유로.“

비싸다고 하면서 거절했다. 그래도 한번 더 다른 택시에게 물었다.

„식물원까지 몇 유로?“ „15유로.“

가격 흥정 땐 우리 부부는 남남 미터기가 있는데도 택시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통 가격 흥정을 할 때는 아내는 내가 가급적이면 이방인이 되어 멀리 있길 권한다. 서양인 여자와 사는 동양인 남자는 현지인들에게 부자이거나 봉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전혀 아닌 데 말이다.
딸아이와 나는 도로에 약간 벗어난 거리에 머물러 있었고, 아내는 혼자 건너편 택시 정거장으로 갔다. 흥정이 성공했는지 아내는 손짓으로 올라고 했다.

„12유로에 합의봤어.“ „20유로가 12유로되었네. 축하해.“

택시 운전기사는 출발하기 전 미터기를 작동시켰다. 흥정으로 가격을 정했는데 왜 미터기를 작동시키지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기사는 스페인어와 손짓으로 미터기는 중요하지 않으니 걱정마라고 의사표현을 하는 듯했다. 그는 지나가면서 스페인어로 여기는 뭐고 저기는 뭐고를 친절하게 설명했다. 영어로는 거의 할 수 없지만, 에스페란토 덕분에 우리는 그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 우리에게 좋은 추억을 안긴 택시 운전기사
택시는 지도에서 본 것과는 달리 자꾸 먼길로 우회하는 느낌이 들었다. 미터기 숫자는 자꾸만 올라갔다. 흥정한 12유로를 벌써 넘었다. 특히 스페인에서도 유명 관광지인 라스팔마스에서 처음 타보는 택시라 비록 흥정으로 정했지만 걱정이 자꾸 머리 속에 쿰틀거렸다. 지도상 언덕 꼭대기에도 식물원 입구가 있는데 택시는 이곳을 그냥 지나쳐갔다. 그리고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언덕 아래 식물원 입구에 도착했다. 미터기를 보니 18유로였다.

„여보, 얼마를 주어야지? 흥정은 12유로인데.“

라고 아내가 물었다.

„우회한 것은 우리가 더 많이 구경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다. 18유로 나왔으니 15유로 주면 어떨까?“ 

이렇게 해서 15유로를 주었다. 그런데 운전수의 반응이 정말 의외였다.

„10유로!!!“

그는 5유로를 돌려주었다. 팁이라고 생각하고 받으라고 해도 극구 사양했다. 
덜 받겠다는 이상한(?) 택시 기사 세상에 이런 유명 관광지에서 택시운전수가 흥정한 가격보다 덜 받겠다고 하니 참으로 놀랍고 이상했다. 우리가 복이 있어 이런 착한 운전기사를 만나게 되었구나라고 감사했다. 순발력이 뛰어난 아내는 그에게 물었다.

„라스팔마스에서 공항을 거쳐 (다음 행선지) 플라야델잉글레스까지 택시로 얼마?“ „보통 60유로하는 데 나는 50유로에 갈 수 있다.“

우리 가족은 3일 후 같은 택시를 타고 60km 떨어진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 관광지 택시 정류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와 운전기사들
며칠 후 현지인 지인에게 물으니 스페인 경기가 좋지 않다. 택시를 타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택시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그런 흥정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외국인 손님을 맞았는데 흥정된 가격을 그대로 받아야지 그보다 덜 받겠다라는 택시 운전기사가 있다니...... 
아무튼 우리는 이로 인해 이 운전기사와 그가 사는 그란카나리아에 대해 더 호감을 갖게 되었다. 행여 다음 기회를 위해 그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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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비행은 빌뉴스 공항에서 라이언에어 비행기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가는 것이었다. 온라인으로 수속을 밟아서 탑승권(보딩패스)을 집에서 인쇄했다. 하지만 비유럽연합회원국 여권 소지자로 먼전 수속 접수대에 가야 했다. 여권과 탑승권을 서로 대조한 후 확인 직인을 받았다. 다문화 가족으로 살면서 보통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지만 이 경우에 „아빠는 외국인이네“, „당신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리네,“ 등등 말이 오고간다. 
알다시피 라이언에어 비행기는 지정된 좌석번호가 없다.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다. 탑승객들은 미리 들어가려고 일찍 집을 나서기도 하고, 때론 줄이 허술한 틈을 타서 끼어들기도 한다. 보통 앞쪽과 뒷쪽 문이 열리는 데 앞쪽보다는 뒷쪽에 서있는 줄이 길더라도 떠 빨리 들아가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표 구입시 추가요금을 내면 지정 좌석을 구입할 수 있다. 표 검사는 탑승을 대기하면서 받았다. 
빌뉴스에서 3시간 30분 걸려서 바르셀로나 공항 터미날 2에 도착했다. 여권과 세관 검사가 전혀 없었다. 2청사에서 밖으로 나와 왼쪽으로 약 100미터 정도로 가서 무료 순환버스를 타고 1청사로 이동했다. 의자와 의자 사이에 팔 지지대가 있어 눕기는 아주 불편했다. 무선인터넷은 24시간 동안 15분만 이용할 수 있었다. 공항은 그야말로 정적만 감돌았다. 새벽 5시경이 되자 어디서 그렇게 빨리 왔는지 갑자기 사람들로 붐볐다.

*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탑승하기 직전
7시 15분 부엘링(Vueling) 비행기로 그란카나리아로 출발했다. 같은 저가항공이지만 부엘링은 탑승권에 좌석번호가 적혀있었다. 좌석을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으니 참 편했다. 물론 부엘링도 추가요금을 내고 원하는 좋은 좌석을 살 수 있다. 3시간 30분이 소요되어 그란카나리아 공항에 도착했다. 참고로 여기는 스페인 본토와 시차가 있는데 한 시간이다.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하강할 때 밑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였다. 쾌적한 날씨로 산은 녹음으로 우거질 것 같은 데 그저 삭막한 황무지였다. 여기가 목적지가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을 지금 지나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믿고 싶었다. 그래도 어딘가에는 우리를 매혹할 경관이 있겠지라는 기대감으로 입국했다. 입고 있던 겨울옷을 여름옷으로 바꿔입었다. 

*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그란카나리아 공항 일대
공항 입국장은 1층, 출국장은 2층이다. 2층으로 올라가 밖으로 나와 오른쪽 끝에서 첫 번째 행선지인 라스팔마스로 향하는 직행 버스를 탔다. 60번 버스인데 항상 종착역을 물어봐야 한다. 하나는 산 텔모(San Telmo, 시내 중심가)고, 다른 하나는 산따 까딸리나(Santa Catalina)이다. 버스비는 2.95유로이다.  

* 공항 종려나무
공항에서 바라보이는 황량한 풍경은 종려나무를 제외하고는  크게 눈길을 끌지 못했다. 푸른 초원과 숲으로 이루어진 리투아니아 자연이 순간 눈 앞에 아른거렸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조금씩 이국적인 풍경에 눈이 매료되기 시작했다. 해변도로에 잘 가꾸어진 종려나무와 꽃이 핀 식물들은 내 카메라와 딸아이의 카메라 셔터를 연속적으로 자극했다. 마치 딸아이와 둘이서 버스 안으로 출사를 온 듯했다. 딸아이는 연신 말을 되풀이했다.

* 라스팔마스로 향하는 도로


„아빠, 눈이 엄청 즐거워“

낯선 지역에서는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해변 고속도로를 따라 버스는 라스팔마스로 진입했다. 첫 번째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모두 내렸다. 아내도 여기가 종착역인 줄 알고 덩달아 따라내렸다. 그래도 운전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물었다.

„산따 카딸리나는 여기가 아니고 다음.“

그리고 딸아이에게 말했다.

„Sometimes your dady also is smart.“ „No. You are smart for ever in my heart.“

라고 기분이 좋은 딸아이는 맛깔스럽게 응답했다. 

* 라스팔마스 식물원에서 딸아이
산타 까딸리나 버스역에서 걸어서 깐떼라스 산책로에 위치한 아파트로 향했다. 해변을 따라 걷고 있는데 딸아이는 선글라스 아래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빠, 울고 싶어“  „왜?“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난다.“

*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라스팔마스 항구

* 대서양 해변에서 즐겨워하는 딸아이
* 아파트 발코니에서 차를 마시는 딸아이
* 종려나무 밑에서 딸아이
* 깐떼라스 해수욕장에서 딸아이
 
가족여행은 부모보다 아이가 더 좋아하기 때문에 떠나는 것임을 새삼스럽게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지갑 무게보다 아이가 가족여행에서 얻을 추억 무게를 더 소중하게 여기고 가능한 앞으로 가족과 함께 많이 다녀야겠다고 다짐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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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2012. 10. 3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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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있는 나라 리투아니아에는 벌써 첫눈이 내렸다. 10월말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오늘 낮온도가 영하 1도, 밤온도가 영하 7도이다. 다행히 지금은 남쪽에서 가족여행을 하고 있다. 스페인 그란카나리아 섬에 와 있다. 낮온도 26도, 밤온도 24도이다.

묵고 있는 호텔에는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도 없다. 열린 창문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날팔리, 하루살이, 모기 등도 없다. 오늘은 라스팔마스 밤 10시경 거리에서 만난 신기한 사람을 소개한다.


한 사람은 밑에서 지팡이를 잡고 있고, 다른 사람은 지팡이 꼭대기 위에서 결가부좌를 틀고 있다. 구경꾼들이 적선하면 종소리를 낸다. 마치 공중부양의 묘기를 보는 듯하다.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있을 수 있을까 신기해하는 표정이다.



아래는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동영상이다. 두툼한 엉덩이와 팔뚝이 더 잘 보인다. 



우리 가족과 우리를 초대한 현지인의 결론은 누구라도 가능하겠다는 것이다. 열쇠는 바로 지팡이를 잡고 있는 팔이 엄청 굵고, 앉아있는 엉덩이 밑이 너무 뚱뚱하다는 것이다. 정말 이것이 답일까? 아뭏든 이런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여행의 짜릿한 맛이 아닐까...... 알고보면 바로 아래와 같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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