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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19 컴퓨터 수리 맡기려면 정보 강탈당할 각오해야
기사모음2012. 10. 19. 06:04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마르티나는 최근 노트북 키보드가 먹통이라고 알려왔다.

"컴퓨터 수리점에 맡겨!"
"물어보니 너무 비싸."
"얼마 달라고 하는 데?"
"가장 적게 부르는 곳이 100파운드(18만원)야."
"뭐라고? 그렇게 비싸. 너무 황당하다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수리하는 대신 약간 더 보태서 새 노트북 하나 사는 것이 좋겠다."
"이베이(e-bay)에서 새 키보드가 40파운드(7만원) 해."
"그렇다면 수리점 수고비가 11만원이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마르티나가 전화를 했는데 기분이 아주 좋아보였다.

"무슨 일이야?"
"내가 해냈지."
"뭘?"
"이베이에서 직접 키보드를 구입해서 내가 직접 교체하는 데 성공했어."
"우와~ 돈 벌었네."

* 직접 키보드를 교체하면서 11만원을 절약한 마르티나

유럽에서 컴퓨터가 고장나면 참 골치 아프다. 부품도 부품이지만 수리비가 장난이 아니다. 이제는 내 경우이다. 멀쩡한 노트북이 어느 날부터 화면이 가끔씩 일그러러졌다. 그리고 한 순간부터 아예 화면이 뜨지를 않았다. 이유는 그래픽 카드였다. 찾아간 수리점과 전화한 수리점에 따르면 교체 가격은 400리타스(약 20만원)이다. 

"보증기간은?"
"없다."
"왜 없나?"
"교체한 새 그래픽 카드가 언제 말썽을 부릴 지 우리도 모른다."
"그럼, 교체하는 것이 좋나? 아니면 안 하는 것이 좋나?"
"당신이 알아서 판단해라."

보증기간이 3-6개월만 돼도 급한 김에 노트북 그래픽 카드를 교체하고 싶은 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노트북 수리 관련해서 인터넷 검색을 하는 데 유익한 글을 하나 접했다. 간단하게 소개한다[출처1 2].

영국 스카이뉴스 TV 채널이 실제 취재한 내용이다. 기자가 메모리 모듈을 잘못 꽂아놓은 채 런던에 있는 컴퓨터 수리점 6개를 방문했다. 노트북에는 수리기사가 어떻게 하는 지를 지켜볼 수 있도록 몰래 카메라가 내장되었다.
 
수리점 1: 메인 보드 교체해야 함. 비용은 130파운드(23만원). 수리기사는 내장된 문서, 휴가 사진 열람. 여성 사진을 자신의 USB로 저장. 소유자의 페이스북, 핫메일 등으로 접속. 인터넷 뱅킹 접속 시도. 
수리점 2: 소유자의 휴가 사진 열람.
수리점 3: 메인 보드 교체해야 함. 비용은 230파운드(41만원)
수리점 4: 곧 바로 수리됨. 추가로 진단검사가 필요함. 비용은 145파운드(26만원)
수리점 5: 메모리 모듈을 제자리로 꽂아놓은 후 메인 보드 교체가 필요하다고 알림. 소유자가 동의하지 않자 노트북이 또 다시 작동되지 않도록 메모리 모듈을 원래대로 돌려놓음.  
수리점 6: 메모리 모듈을 제자리로 꽂아놓음. 비용은 무료

그래도 6개 수리점 가운데 양심적인 수리점이 하나 있어 다행이다. 정말 이렇다면 적어도 영국 런던에서 컴퓨터 수리를 맡기려면 발품을 엄청나게 많이 팔아야하겠다. 컴퓨터 수리 맡기기 전에 가능하다면 모든 중요한 정보를 일단 삭제하고 맡기는 것이 좋겠다(사실 삭제한다고 복원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이 기사를 함께 읽은 아내는 이제부터 모든 정보는 USB 하드를 이용해야겠다고 선언했다. 지금은 그렇게 하고 있다. 한편 그래픽 카드 고장난 노트북을 수리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더 멀리 사라지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