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0. 4. 15. 07:40

지난 4월 10일 비행기추락으로 폴란드 대통령 내외를 포함한 96명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이에 폴란드 전체가 슬픔의 대공황에 빠져 있다. 연일 대통령궁 앞 광장에는 촛불과 꽃을 든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바르샤바 현지인 친구 라덱(Radek)에 의하면 카친스키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관을 보기 위해 10시간 이상이나 기다려야 한다. 폴란드는 현재 마치 김일성이 사망한 북한을 연상시킬 정도로 카친스키에 열광하고 있다.

어젯밤 인터넷 대화 프로그램 스카이페를 통해 그는 "카친스키 장지가 바벨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아나?"고 물었다. 금시초문이라 궁금해 스카이페로 그에게 인터뷰를 했다. 참고 바벨 대성당은 폴란드 남부 크라쿠브에 위치해 있다. 바벨 대성당은 중세시대 폴란드 왕들의 대관식이 열린 폴란드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이곳은 역대 많은 왕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  

질문: 누가 장지를 바벨로 결정했나?
답변: 13일 가톨릭 지비쉬(Dziwisz) 추기경이 카친스키 내외의 장지가 바벨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는 일요일(18일) 바벨 대성당에서 장례식이 있을 것이다. 추기경과 카친스키 쌍둥이 형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문: 이 결정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답변: 폴란드 국민들은 대혼란에 빠져 있다. 대부분 국민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바벨은 왕들을 위한 곳이지 대통령을 위한 곳이 아니다. 매일 이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크라쿠브와 바르샤바 등지에서 열리고 있다. 처음엔 1920년 러시아와 전쟁에서 승리를 이끈 유제프 피워수드스키와 같은 방에 안치될 것으로 결정했으나 피워수드스키 후손들이 반대해서 성사되지 못했다. 카틴사건을 다룬 영화 '카틴'을 감독한 안드제이 바이다는 바벨 매장에 반대하는 공개편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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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쿠브에서 열린 바벨 매장 반대 시위현장
   바벨의 신성(神聖)을 모독하지 마라; Fot. PAP/Jacek Bednarczyk;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질문: 당신 생각은 어떠한가?
답변:
카친스키는 바르샤에서 태어나 바르샤바에 살았고, 바르샤바 시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번 참사자들과 함께 바르샤바에 주된 묘지인 포봉즈키 묘지에 묻혀야 한다. 누구도 가톨릭 교단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폴란드 민족을 다시 분열시키는 어리석은 결정이다.

질문: 바벨에 묻힌 마지막 사람은 누구인가?
답변:
브와디스와브 시코르스키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런던에 있는 폴란드 망명정부의 총리로 1943년 지브롤터 상공에서 비행기추락사를 당했다. 시코르스키는 카친스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망이 높았고 훌륭했다.

폴란드의 대표적인 일간지 가제타 브보르차 웹사이트에서 실시하고 있는 현재시각 온라인 여론조사 투표결과는 아래와 같다. (현재 117,646명 참가)
   바벨이 바로 그가 묻힐 장소이다  52%
   그는 바르샤바에 묻혀야 한다      42%
   가족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5%


이처럼 카친스키의 매장지에 관해 폴란드는 현재 극명한 의견대립으로 갈등을 빗고 있다. 이로 인해 카친스키 대통령 일행의 죽음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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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0. 4. 9. 07:42

평소 형제처럼 지내는 폴란드 친구가 있다. 바르샤바에 살고 있는 친구이다. 엊그제 밤 갑자기 연락이 와서 내일 방문해도 되냐고 물었다. 바르샤바는 빌뉴스에서 약 400km 정도 떨어진 거리이지만 안가본 지 여러 해가 되었다. 지난 연말 친구가 초대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응하지 못했다.

그런 차에 이렇게 직접 빌뉴스를 온다고 하니 몹시 반가웠다. 여러 이야기를 하는 차에 지난 주 금요일 자기 집에서 열린 "한국음식의 날"을 사진과 함께 소개해주었다. 

친구의 이름은 라덱이다. 그는 취미로 자전거 동호인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자전거 야영을 가면 늘 음식 준비를 도맡아하는 일명 이 동호회의 '전용 요리사'이다.

이날 자전거 동호회의 회원 부부들을 초대해 자기가 만든 한국음식을 대접했다. 폴란드 사람이 집에서 한국음식을 해서 손님들에게 대접한다는 것이 좀 의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라덱의 아버지는 폴란드인이고, 어머니는 중앙아시아 출신 한국인이다.

특히 라덱은 요리하기를 즐겨한다. 1997년 나와 함께 한국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이때 그는 초대한 사람들의 집에서 나온 다양한 한국음식의 요리법을 하나하나 꼼꼼히 적으면서 열심히 배웠다. 이렇게 배우고 익힌 솜씨로 그의 집에서 열리는 잔치에는 의례히 한국음식들이 주를 이룬다. 이날 그가 요리한 한국음식들 사진이다. (사진제공, photo: Radosław Donir Jędrzejcz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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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주변 폴란드인들에게 한국음식을 널리 알리는 친구 라덱이 자랑스럽다. 올해는 바르샤바에 있는 그의 집을 방문해 20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폴란드 현지인 친구들을 초대해 라덱이 준비한 한국음식으로 한바탕 잔치를 열어보고자 한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