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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딸아이가 어제 하교길에 전화를 했다.
"엄마, 나 거리에서 아이폰(iPhone) 주었어. 어떻게 할까?"
"빨리 집으로 가져와."
"왜?"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이 가져갈 수 있으니까."
"알았어."
막상 그 비싼 아이폰을 길거리에서 주웠다는 것이 그렇게 실감나지가 않았다. 통화가 끝난 지 채 1-2분도 되지 않아 아파트 1층에서 현관문을 여는 소리가 들었다. 딸아이가 그렇게 빨리 집에 도착할 거리는 아닌데 말이다. 누굴까?
딸아이였다. 손에는 검은 가죽 케이스에 든 아이폰이 있었다. 우리 집에 한 대도 없는 아이폰을 길거리에서 그냥 줍다니...... 가족 모두 주인에게 돌려주자고 했다.
"여보, 빨리 전화해. 잃어버린 사람이 초단위로 걱정하고 있을 거야 "
"어디다가?"
"가장 최근에 걸려온 전화번호로."
아내가 전화하니 공교롭게도 받는 사람은 바로 잃어버린 사람의 아내였다.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고 아이폰을 잘 보관하고 있으니 우리 집 주소로 찾아오라고 했다.
얼마 후 잃어버린 사람이 옆 사람의 전화를 빌려 전화가 왔다. 10여분이 지나 직접 우리 집으로 왔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나타나서 정말 감사해요."
"천만예요."
"급하게 오느라 이것 밖에 없어요."
중년의 그는 주머니에서 15유로를 꺼내 아이폰을 주운 딸아이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빠, 내가 주었어."
"그래 정말 네가 착한 일 했다. 그런데 착은 일을 한 후에는 반드시 했다는 것을 잊어버려야 돼."
"왜?"
"그래야 댓가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지 않아."
"우리 이 돈으로 뭘 하지? 아빠가 보관해."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누군가 주어서 주인에게 돌려주면 흔히 답례한다. 우리에겐 사기가 버거운 아이폰을 딸아이가 눈덥힌 거리에서 주어서 가족 모두가 나서 주인에게 돌려주고 나니 기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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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고가이지만 안에 저장된 내용이 중요하니까예...
2012.12.19 09:06 [ ADDR : EDIT/ DEL : REPLY ]아이처럼 착한 마음으로 돌려 주면 좋은데 말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좋은 가르침을 주신 것 같네요.
2012.12.19 09:43 [ ADDR : EDIT/ DEL : REPLY ]한국은 요즘 아이폰같은 스마트폰 없어지면 찾는게 거의 힘들어요.
중고로 팔아먹는 업자들이 문제화되고 있을 정도니까요..
오호 리투아니아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네요. 잘읽고 갑니다.
2012.12.19 21:25 [ ADDR : EDIT/ DEL : REPLY ]"착은 일을 한 후에는 반드시 했다는 것을 잊어버려야 돼."
2012.12.20 11:13 [ ADDR : EDIT/ DEL : REPLY ]명심하겠습니다. ^^
아이가 정말 착하네요
2012.12.21 05:20 [ ADDR : EDIT/ DEL : REPLY ]성원하고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12.12.21 06:27 신고 [ ADDR : EDIT/ DEL ]한국에선 오히려 이 상황에서 잃어버린 사람이
2012.12.23 20:16 [ ADDR : EDIT/ DEL : REPLY ]선의의 습득자를 경찰에 신고해서 소란이 일어나는 등 문제가 많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못 믿는 사회죠.
한국에선 저럴 경우 우체국에 분실 휴대폰을 갖다주면 됩니다.
분실한 사람이 우체국에 연락을 받고 소정의 수수료를 낸 뒤 찾아가는 형식이죠.
습득한 사람은 그 수수료에서 환원된 문화 상품권 같은 유가 증권을 지급받습니다.
여러모로 개인을 믿는 리투아니아 사회가 부럽습니다.
흠....
2012.12.26 02:56 [ ADDR : EDIT/ DEL : REPLY ]저 같은 경우에는 아이폰을 주운 적이 있지만 그냥 찾아줬지요.
사례금?
그런 게 필요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