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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10 BMW 화재, 현지인 반응 - 한국 차 샀어야 5
  2. 2009.10.06 16년 된 BMW, 1년 유지비가 43만원 3
생활얘기2014. 1. 10. 08:13

고민 끝에 차는 건물 앞에 주차
요즘 곧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요일 아내는 동료 교사와 딸아이를 차에 태우고 유명 성악 교수를 찾아갔다. 다가올 노래 경연대회를 앞두고 조언을 받기 위해서다. 방문을 마친 후 딸아이를 집에 데려다주고 학교로 향했다.

잠시 고민했다. 차를 아파트 마당에 주차해 놓고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걸어갈 것인가 아니면 차로 학교에 갈 것인가. 동료 교사를 태우고 있는지라 그냥 학교까지 차로 가기로 했다.

학교에 도착해 또 다시 고민했다. 인근 도로가에 주차할 것인가 아니면 학교 건물 앞 좁은 길에 주차할 것인가. 마침 공간이 있어 학교 건물 앞에 차를 주차했다. 그리고 2층에 있는 교감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창문으로 내려다보았다. 주차한 후 10여분 정도 지났다. 

믿기 어려운 상황 전개 - 트렁크에서 연기가 새어나와    
눈 앞에 있는 차 트렁크에서 연기가 엄청 새어나오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바로 우리 차였다. 112로 소방소에 즉각 신고했다. 그런데 벌써 소방대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행인이 연기나는 자동차를 보자마자 신고했기 때문이다. 

우리 차와 아내는 갑자기 학교의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로부터 집중 관심을 받았다. 4명의 소방대원들이 달려와 트렁크에서 막 번지려고 하는 불을 소화기를 사용하지 않은 채 모포로 쉽게 진화했다.


한국 차를 샀어야지
한국 차를 가지고 있는 한 동료 교사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봐! 이런 비싼 차 사지 말고 한국 차 샀으면 아무런 문제없이 잘 굴려갈텐데 말이야!"

아내는 잠시 동안 충격에 빠졌지만, 동료 교사들의 격려에 감사할 사항을 찾았다. 만약 차를 아파트에 주차해 놓았더라면, 만약 차를 학교 건물 코 앞이 아니라 도로가에 주차해 놓았더라면 고스란히 우리 차는 앙상한 뼈만 남았을 것이다. 승용차 한 대가 전소되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행인의 전화도 도움됐고, 또한 소방소가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더욱 다행스러운 일은 기름통 반대편 트렁크에서 불이 붙기 시작했다. 트렁크에 있는 전기배선에 이상이 생겨 화재가 발생했다.    

심리적 안정을 찾은 아내는 곧 바로 보험사로 전화해 후속조치를 밟아갔다. 종합보험에 들었기 때문에 보험처리가 되고, 또한 수리하는 동안 차량 지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평소 알고 지내는 자동차 전기 수리사가 순간 떠올랐다. 그로부터 좋은 조언을 얻었다.

BMW 서비스센터로 
"BMW 차 제작결함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BMW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해서 상의해보는 것이 좋겠다."


그의 조언 덕분에 어제 견인차로 BMW 서비스센터로 우리 차를 보냈다. 이곳에서 빠른 시일내 정밀진단을 한 후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사고난 차를 많이 견인하는 운전사의 말은 불행을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당신 차는 정말 운좋았다."    

이렇게 새해 첫 번째 달에 승용차 한 대를 공중으로 날릴 뻔했다. 불행 속 다행에 감사하면서 잠시 말썽을 피운 지금의 차에 더 애정이 간다. 하지만 "한국 차 샀으면 아무런 문제없이 잘 굴려갈텐데 말이야!"라는 동료 교사의 말이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10. 6. 07:22

2001년 2월 중순 아내가 몰고 다니던 소형차 Honda Civic를 팔고, 좀 더 크고 안전한 차를 사려고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새차보다는 중고차를 선호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새차는 고가일 뿐만 아니라 도난 위험이 많고, 고장시 수리비도 비싸다. 더군다나 당시엔 지금과는 달리 리투아니아에는 자동차 보험제도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여러 고민 끝에 안전, 승차감 그리고 연비 등을 고려해 1992년 생산된 BMW 525 TDS 차량을 구입했다. 그 당시 아내가 딸아이 요가일래를 임신한 상태라 승차감이 좋고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중형차를 선택했다. 자동기어에다가 에어백이 있는 차는 그 당시 리투아니아엔 그렇게 흔하지 않았다.

특히 엔진모델이 TDS라 연비가 아주 좋았다. 100km에 평균 8리터 디젤을 소비했다. 초기에 디젤 가격이 휘발유 가격의 60% 정도라 아주 경제적이었다. 자동차 전문가 친구들이 중고차 상태가 좋다고 평했다. 하지만 역시 중고차 구입은 복권 구입과 같다라는 말을 확신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차된 상태에서 종종 시동이 끄져버렸다. 많은 정비소를 찾아다녔으나 원인 규명조차 하지 못했다. 한 정비소가 BMW 5시리즈 TDS의 흔한 결함은 연료펌프라 하면서 교체를 권했다. 2002년 교체후 더 이상 시동이 끄지는 일은 없었다.

2009년 8월까지 소모품과 오일 교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큰 지줄은 거의 없었다. 꾸준히 가계비를 쓰고 있는 아내 덕분에 2008년 한 해 동안 들어간 자동차 관련 비용(한국돈)을 뽑아보았다.
       책임보험                14만원
       타이어수리               5만원
       에어컨 냉매 보충       4만원
       차체수리                12만원
       소모품 및 세차          8만원

16년 된 BMW 525 TDS의 2008년 한 해 동안 유지비가 43만원 들어갔다. 이렇게 저렴하게 애용하던 차를 지난 여름 작별했다. 몇 년 더 타고 싶었지만, 자동변속기 수리 필요와 차체 일부 부식 등으로 차를 바꾸는 쪽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제 불황으로 새로 살 자동차 가격이 많이 하락한 점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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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2월 16일부터 우리 가족을 태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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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10월 1일. 리투아니아 겨울은 눈이 많이 내린다. 그래서 겨울 도로엔 제설로 염분이 많다. 염분으로 인한 차체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특수페인트를 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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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8년 동안 딱 한 차례 사고났다. 네거리에서 신호 대기중 좌측 거리에서 달려오는 차가 들이받고 줄행랑을 쳤다. 이 문짝 하나 교체하는 데 한국돈으로 5만원 들었지만, 보험금을 타내는 데 1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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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동안 (주행거리 10만km) 우리 가족를 안전하게 태워준 자동차를 떠나보내는 것이 꼭 품안에 자란 자식을 내보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헤여져야 만난다는 원칙에 이제 순응해야 할 때였다.

* 관련글: 중고차 살 때 등골이 오싹했던 순간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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