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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3. 2. 4. 13:03

한국을 방문하면 집으로 가져오고 싶은 물건들이 참 많다. 그런데 번번히 수하물 무게 때문에 원하는 만큼 가져올 수 없다. 이럴 때 다음에 가족 모두가 함께 방문할 때 가져오자가 미뤄본다. 하지만 그 때가 언제일 지는 예측할 수가 없다. 

이번에 목록 1순위로 데스크탑 본체를 꼽아보았다. 2005년 한국에서 가져온 본체가 당시는 최고 사양급이었지만 이제는 고물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막상 선택은 했지만, 과연 데스크탑 본체를 유럽으로 무사히 비행기로 가져갈 수 있을까가 고민되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물론 수하물로 보내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익히 알려진 공항 수하물 취급 방법을 고려한다면 그렇게 선뜻 보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유일한 방법은 기내로 가져가는 법이다.

비행기는 핀에어(Finnair)였다. 기내 반입 금지 목록에는 데스크탑 본체라는 말이 없다. 규정에 의하면 기내 반입 가방이 하나인데 그 부피가 가로 + 세로 + 높이를 합쳐서 115cm 미만이어야 한다. 일단 적어도 구입하고자 하는 본체가 이 규정에 부합하도록 했다. 무게는 10kg이었다. 규정은 8kg인데 2kg 정도는 이해와 양해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수하물은 가방 하나이고 무게 제한은 23kg인데 21kg가 나왔다. 수속을 밟는 동안 괜히 죄지은 사람처럼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데스크탑 본체를 기내로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을까
설사 인천이 허용하더라도 헬싱키는 그냥 넘어갈까
검색대 좌우 넓이와 상하 높이를 무사히 통과할까
비행기 안 선반에 가방이 들어갈까...... 등등 여러 생각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기내 반입 가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걱정이 되어서 내용물은 말하지 않고 물었다.
"이 정도면 기내 반입에 문제가 없겠지요?"
"예." 

이젠 공항보안과 검색대만 무사히 통과하면 되었다. 무게를 확인하는 사람도 없었고, 검색대도 그냥 통과되었다. 남은 관건은 헬싱키다. 환승객이니 다시 검색대를 통과하지 않겠지라는 기대감이 앞섰다. 그런데 웬걸 헬싱키는 입국이든 환승이든 입국심사실을 거쳐야 한다. 이는 곧 환승을 위한 탑승도 공항 검사대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데스크탑 본체는 헬싱키 검사대에서도 무사 통과되었다. 이젠 안심이었다. 최종 도착지 공항인 빌뉴스에서는 여권검사도 엑스레이 검사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본체는 비행기 선반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승무원의 도움으로 앞좌석 밑에 사뿐히 들어갔다. 빌뉴스 공항 세관원의 관심도 끌지 못한 데스크탑 본체는 이렇게 별일 없이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