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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7 손가락 다쳐 아프다면서 좋아하는 딸의 이유
요가일래2013. 5. 7. 05:08

부엌에서 초등학교 5학년생인 딸아이가 방으로 달려왔다.

"손 다쳤어. 빨리 도와줘."
"왜?"
"소시지 자르다가."

딸아이는 부엌에서 수제 훈제 소시지를 혼자 자르고 있었다. 너무 딱딱해 세게 누른 칼이 그만 손가락을 향했다. 

"칼을 사용할 때는 늘 칼이 손 쪽으로 향하지 말고 다른 쪽으로 조금 눕혀서 사용해야지."
"알아. 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됐어."

손가락에 피를 흘리는 딸아이가 너무 안스러웠다.

"앞으로는 부모가 집에 있을 때 혼자 절대로 칼을 사용하지 마라."
"아빠, 난 이제 아기 아니야! 나도 할 수 있어야 돼."

위험하다고 항상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안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쳐 아파하는 딸에게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난 이제 아기 아니야!"라는 말에 내 말은 더 이상 효력이 없음이 드러났다.

"그래, 앞으로는 정말 조심해서 해라."

조금 후 딸아이는 내일 학교에 갈 생각을 하니 오히려 기쁘다고 했다.

"왜 기쁜데?"
"그러니까 학교 친구들이 붕대를 감은 내 손가락을 보고 왜 그렇게 되었냐고 물어볼 거야."


친구들의 관심과 동정을 받을 생각하니 아픔은 잊어버리고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이래서 어린이는 순진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너도 다른 친구들이 아프면 관심을 가져줘."
"알았어."

아래는 최근 본 영국 음료 회사 로빈슨스(Robinsons) 광고 영상이다. 마지막에 나오는 광고 문구가 마음에 와 닿는다.   It's good to be a dad. It's better to be a friend.
                 아빠 되는 것은 좋다. 친구 되는 것은 더 좋다.


나는 과연 딸아이에게 친구일까? 아빠일까? ...... 
친구 같은 아빠가 되도록 특히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더욱 다짐해야겠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