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08.26 06:46

저쪽 하늘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이쪽 하늘에는 해가 쨍쨍하다. 이는 산이 없는 발트 3국에서 종종 접하는 자연 현상 중 하나이다.


언젠가 집에 있는 딸아이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시내 중심가에서 일을 보고 있는 데 전화가 왔다.

"아빠, 지금 비가 정말 엄청 와!"
"그래? 여긴 비가 전혀 안 오는데."

같은 시내에서도 이처럼 여긴 비가 오고, 저긴 비가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떤 때에는 거리 하나를 두고 비가 오고 비가 오지 않는다. 이런 현상을 카메라에 담아보고자 노력하지만,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

일전에 에스토니아 해변도시 패르누를 방문하는 데 바로 이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가까운 바다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지만 해변에는 햇살이 가득하다. 한 아이가 아무런 걱정 없이 그네 타기를 즐기고 있다. 폭우가 오는 지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폭우가 금방 이쪽으로 오지 않을 것임을 알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든다. 손에 든 우산을 만지작거려 본다. 

  
다행히 이날 폭우는 강 건너 불이었다. 세상의 고난이 다 이렇게 비켜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피할 수 없는 고난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달관자의 심정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으리라.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01.14 07:01

오래 전부터 왼쪽 다리 근육이 떨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밤에 잠들기 전에 누워있을 때 나타났다. 통증은 전혀 없고 잠깐 떨리다가 금방 사라지고 그후에는 한 동안 증상이 없었다. 그래서 별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중순경 눈이 엄청 내린 후 날이 풀렸다가 다시 영하의 날씨로 이어졌다. 이런 날씨에도 산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인근 공원을 산책했다. 곳곳에는 빙판길이라 엄청 조심조심 걸어야 했다. 이날 후 갑자기 근육떨림 현상이 잦아졌다. 떨리는 부분은 단지 허벅지 앞쪽이었다. 


예전처럼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시간이 해결해주길 바랬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떨림 현상이 육안으로도 쉽게 볼 수 있고, 나중에는 특히 누워있을 때 근육이 이리저리 요동쳤다.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푸른 아채를 많이 먹고 있는 터라 곧 자연히 없어지겠지라고 낙관했다.

며칠 전 잠들기 전 침대에서 아내가 자기 다리가 시리다고 하면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내 다리를 사이에 끼어넣었다. 

"당신 왜 떨고 있어?"
"내가 떨고 있는 것이 아니라 허벅지 근육이 떨고 있어."
"언제부터?"
"일전에 빙판길 산책갔다 온 이후부터."
"이렇게 심한데 왜 아직 말 않했어?"
"잠시 후면 없어지겠지라고 생각했어."
"병원 가서 진료를 받아야 겠는데."

시러운 자기 다리보다 근육떨리는 남편의 다리가 더 걱정이 되어 아내는 이내 심각했다. 

"혹시 원인이 마그네슘 부족이 아닐까? 나도 예전에 약간 근육떨림이 있어 마그네슘을 섭취했더니 해결된 적이 있었어."

다음날 아내는 약국에서 10일치 마그네슘을 사왔다. 하루치를 먹었는데 정말 기적처럼 근육떨림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요동 대신에 종종 미동만 느낄 수 있었다. 


"약사가 일주일치만 먹어면 된다고 했는데 혹시나 해서 10일치를 사왔어."
"우와~ 어떻게 하루치를 먹었는데 이런 효과가 있지! 인체는 참 신기해."
"봐, 진작 나에게 말했으면 더 빨리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게 말이야. 진작 내 다리로 당신 다리를 따뜻하게 데워주어야 했는데 말이다."

이 경우 '병은 널리 알려야 빨리 낫는다'라는 말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함을 알려준다. 마그네슘 처방을 생각해준 아내가 고맙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