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12.13 06:11

한국에서 앉아본 양쪽으로 나눠진 등받이 의자가 참 좋았다. 드디어 1년 반 전에 기회가 왔다. 해상운송을 이용하는 한 교민의 도움으로 이 등받이 의자를 갖게 되었다.  


6개월쯤 지나자 비닐천이 조금씩 닳기 시작했다. 이를 본 유럽인 아내가 몹시 황당해했다.

"정말 좋다고 해서 한국에서 산 의자가 6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이렇게 됐어?"
"6개월이지만 대부분 집에서 일하는 내가 앉은 시간을 한번 생각해봐."
"그래도 그렇지. 너무 빨리 닳는다."


다시 1년이 더 지난 후 지금의 의자 모습이다.  


이제는 앉는 자리가 보기 흉할 정도로 엉망진창이 되어 있다. 그래서 늘 하얀 방석을 놓고 사용한다. 의자의 수명이 너무 짧다고 불평할 수도 있겠지만, 이 모습은 의자가 오래 앉아서 부지런히 일한 지난날에 대한 훈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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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03.03 07:05

지난 금요일 한국에서 보내온 스티커를 받고 몹시 기뻐한 딸아이 요가일래 일을 소개했다. 기쁨도 잠시뿐 다음날 토요일 친구집에 놀려갔다온 후 스티커를 더 많이 안 주면 폭로하겠다는 협박으로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 한국 스티커를 받고 기뻐하는 요가일래

그 날 친구에게 스티커 하나를 선물했는데 그 친구는 마음에 든다고 스티커 세트를 요구했다. 만약 안 주면 요가일래의 짝사랑을 폭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우리 부부는 요가일래에게 엄포에 굴하지 말고 용감하게 대처할 것을 권했다.

일요일 딸아이와 산책하면서 월요일 불안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기회되는 대로 조언했다. "친구가 폭로한가고 걱정하지 마라." "아이들 장난이니까, 마음에 두지 마라." "그리고 '그래 내가 그를 좋아한다. 어쩔래?!'라는 용감한 마음을 가져라." 등등

월요일 학교에서 딸아이가 돌아왔다. 과연 그 친구가 어떤 반응을 보였고, 요가일래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궁금했다. 요가일래 이야기를 전한다.

일교시 수업이 끝나자, 요가일래는 모든 여자아이들에게 원하는 스티커를 하나씩 나눠주었다. 모두들 아주 좋은 반응을 보였다. 받은 친구들은 다 요가일래편이 되었다. 결국 혼자 남은 그 친구는 요가일래에게 다가와 지난 토요일 일을 사과했다. 그리고 다시 친구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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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운데 있는 스티커 세트를 남자아이들에게 나눠줌

"그런데 왜 여자아이한테만 스티커를 주었니?"
"남자들에게도 주려고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결석했어."
"그래도 주면 좋았을텐데. 다른 아이들이 실망하겠다."
"제일 좋은 스터커를 그가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서 안 주었어. 남자들이 다 있으면 그때 준다고 말했어."

요가일래는 여자아이들의 감사와 칭찬에 기분이 몹시 상기되었을 텐데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결석한 것을 배려해서 다른 남자아이들에게 스티커를 나눠주지 않았다고 하니 딸아이의 자기제어력이 강한 듯해서 흐뭇했다. 쉽게 화해를 제안한 여자친구에 관해 대화했다.

"봐, 아이 마음은 그렇게 쉽게 변하잖아. 아빠가 평생 절교한다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지?!"
"맞아. 하루만에 화해해버렸다."라면서 요가일래는 싱겨운 듯 씩 웃었다.


이 날따라 "순간적인 감정에 살지 말고 큰 흐름에 나를 찾아라."라는 고등학교 교훈이 생생히 떠올랐다.

* 관련글: 한국 스티커 받은 딸, 이게 꿈인가! 감탄 연발

               한국 스티커 때문에 폭로협박에 눈물 흘린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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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02.2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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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한국에서 보내온 많은 스티커를 받은 초등학교 2학년생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주 행복했다. 학교 친구들에게 한국 스티커도 보여주고, 또 서로 교환할 기대감으로 몹시 설렜다. 토요일 가장 친한 친구의 집으로 놀러가 선물할 한국 스티커를 챙겼다. (관련글: 한국 스티커 받은 딸, 이게 꿈인가! 감탄 연발)

어제 아내와 함께 쇼핑을 하는 동안 요가일래는 친구 집에서 놀랐다. 빈손으로 보내기가 안되어서 음료수와 과자를 사서 주었다. 요가일래는 스터커 한 종류 묶음과 심스 스티커 한 장을 선물주었다. 그리고 여러 다른 스티커를 서로 교환했다. 이 친구는 심스 스티커를 좋아했다. 둘 다 만족스러워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요가일래는 인터넷으로 이 친구와 재미나게 문자대화를 나누면서 놀았다. 그런데 한 순간 갑자기 요가일래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너 왜 우니?"
"친구가 아주 나빠!"
"왜?"
"친구가 심스 스티커를 모두 달라고 해. 줄 수가 없어."
"그런데?"
"심스 스티커를 다 주지 않으면, 학교 교실 아이들에게 내 짝사랑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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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발단이 된 심스 스티커

그 친구는 마음에 드는 한국 스티커 한 장을 선물받더니 그 스터커 한 묶음을 다 가지고 싶어했다.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친한 친구의 비밀을 서슴치 않고 폭로하겠다는 그 아이가 보통이 아닌 같았다. 불안과 부끄러움으로 눈물 흘리는 딸에게 아내과 같이 조언하기 시작했다. 요가일래가 이 심리전에 밀리면 안 될 것 같았다.

"폭로하라고 해. 오히려 잘 되었지. 너가 하고 싶은 말을 그가 대신 떠들어주니까. 그리고 아이들 짝사랑은 장난이니까 부끄러워하지 마."라고 아빠가 조언했다.
"만약 폭로하면 그가 왜 폭로하게 되었는지를 너가 친구들에게 폭로해버려."라고 엄마가 조언했다.

"이젠 평생 동안 절교한다고 쓸까?"
"그런 말은 쓰지 마라. 오늘 마음 상하더라도 내일은 또 변할 수 있으니까."

이어서 요가일래는 그 친구에게 교환한 스티커를 모두 다시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이미 교환한 것은 자기 것이니까 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어떻게 답해?"
"그렇게 하라고 해. 좋은 친구가 스티커 때문에 이렇게 변한 것을 보니 앞으로 같이 놀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한국 스티커가 친구를 버릴 정도로 좋긴 좋은갑다. 그렇지?"
"정말 아름다워!"
"친구가 폭로한다고 겁먹거나 부끄러워하지마. 사실이잖아. 월요일 학교에 가면 반 친구들 모두에게 한국에서 받은 스티커 한 장씩 선물주는 것이 좋겠다.
"그렇게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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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 같은 반 아이들 모두에게 나누어줄 한국 스티커
 

이렇게 의기소침해 있던 요가일래는 월요일 반 아이들에게 선물할 스티커를 골랐다. 이 날 더 이상 친구와 인터넷 대화를 하지 않으니 요가일래는 부모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고 또 여러 가지 하고 싶은 일을 했다. 한국 스티커 때문에 괜히 친구관계를 끊게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한편 부모의 말을 듣고 쉽게 평정심을 되찾은 요가일래의 밝은 모습에 흐뭇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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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02.27 10:07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은 스티커를 수집하는 것이 유행이다.
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스터커를 사 달라고 졸라대었다.
이제는 살만한 것이 별로 없다.

"아빠, 다음에 한국에 가면 스티커 사 가지고 와."
"언제 갈 지 모르니 한국에 한 번 부탁 해볼까?"
"그래 좋은 생각이야."

그래서 한국에 사는 요가일래 고종사촌 오빠에게 스티커를 부탁했다.
어제 스티커 소포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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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를 열자, 요가일래는
"아빠, 이게 꿈인가! 한국 최고!"라고 외쳤다.
다양한 스티커를 보더니 너무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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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얼마나 많은 지 알아?! 모두 27!",
그리고 "종철 오빠, 고마워~~ 사랑해!!!"라고 연발했다.

"많으니 학교 반친구들 모두에게 조금씩 선물로 주면 좋겠다."
"이 아름다운 것을 주라고? 이거 모두 내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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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을 나누어야 좋지."
"여자 스티커를 남자한테도 주라고? 안 좋잖아."

"지금은 요가일래가 욕심이 많지만, 얼마 후엔 주고 싶을 거야."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시간이 지나자 요가일래는 심경변화를 일으켰다.
그리고 자기 전 또 스티커를 보더니 친구들에게 주고 싶은 것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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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요가일래 반은 한국에서 온 스티커가 한 바탕 인기몰이를 할 것 같다.
이제 요가일래 반 한류는 친구에게 한국어 가르치기에서 스티커 전파하기로 확산될 것이다.

* 최근글: 김연아가 있어 행복한 피겨선수 김레베카
* 관련글: 한국 스티커 때문에 폭로협박에 눈물 흘린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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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0.02.21 07:37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상품은 리투아니아로 번역돼야 한다. 그래서 슈퍼마켓에 가보면 외국에서 수입한 상품 대부분에는 리투아니아어로 상품을 설명하는 번역문 스티커가 따로 부착되어 있다.

하지만 일전에 식품점 가게에 본 한 한국상품은 아예 번역문 스티커가 없고 리투아니아어로 되어 있어서 아주 놀라웠다. 상품은 한국에서 직접 제조한 구은 김이었다. 수입업자가 스티커를 붙이는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리투아니아어 설명문을 부탁해 제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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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스티커 부착 대신 리투아니아어로 설명된 최초의 한국제품으로 기록된다. 이런 제품이 앞으로도 더욱 많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 관련글: 1위에서 8위까지 올림픽 포상금 주는 나라, 리투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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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0.01.26 07:43

한국에 살았을 때 참으로 모임이 많았다. 같은 단체에서도 취미별 모임도 많았다. 때로 가고 싶지 않아도 가야 하는 모임이 있었다. 모임의 연속이었다. 해외에서 살다보니 이런 모임이 거의 없다. 일 끝나고 친구들이나 동호인들이 어디에서 모여 한 잔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일년에 손에 꼽을 정도이다.

모처럼 저녁모임에 다녀왔다. 6개월만이다. 빌뉴스에 거주하는 에스페란티스토(에스페란토 사용자)들의 모임이다. 30-40대가 주축을 이루는 모임이다. 매주 월요일에 모인다. 지난 주에 모임의 새로운 임원진을 뽑았다는 소식과 함께 부회장 집에서 모임이 열린다고 했다.

영하 18도의 날씨여서 좀 주저되었다. 하지만 어차피 밧데리 방전을 막기 위해 한 20분 동안 차 시동을 걸어놓아야 하니 아내와 함께 가기로 했다. 늘 그렇듯이 손님으로 갈 경우 무엇인가를 가지고 간다. 추운 날씨에 슈퍼마켓에 가서 물건을 사기보다는 집에 있는 물건 중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고 아내가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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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물건을 골랐다. 먼저 알로에이다. 플라스틱병에 "Product of Korea"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리투아니아 슈퍼마겟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한국산 음료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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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귀한 소주이다. 아내가 소주에 대해서 리투아니아인들에게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단골말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알콜 도수 20도밖에 안되는 소주를 서너 잔 마시고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하하하 웃음과 재잘거림이 끝이 없더라"이다. 이는 알콜 도수 40도 보드카를 서너 잔 마시고도 과묵한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아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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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물건은 목욕수건이다. 한국에 처음 갔을 때 아내는 이 목욕수건에 아주 반했다. 얇지만 안에 손을 넣고 몸을 씻고 난 후 느끼는 개운함은 그 동안 사용한 어떤 목욕수건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국갈 때마다 사와서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선물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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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고르다보니 공교롭게도 물건 세 개가 다 녹색이다. 녹색은 에스페란토를 상징하는 색이니 금상첨화인 셈이다. 소주와 알로에는 조금씩 나눠 먹을 수 있었지만, 목욕수건은 두 장이라서 새 임원진 두 명에게만 줄 수 밖에 없었다. 주위 사람들 왈: "다음에도 목욕수건 선물을 준다면 나도 임원 후보가 될거야!"

* 최근글: 책가방 무게를 염려해 주는 초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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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07.22 16:36

리투아니아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재미 있는 농담 하나가 있다.

"왜 중국이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나라인지 알아?"
"그야, 중국제 콘돔을 사용하기 때문이지."

이처럼 오래 전부터 중국제품은 불량제품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하지만 요즘 리투아니아에도 중국제품을 아주 쉽게 살 수 있다.

대형상점에 가면 장난감부터 시작해 옷, 심지어 가전제품까지
중국제품이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국의 한 지인이 요가일래에게 선물을 사준다고 했다.
이 말을 전해 듣고 요가일래가 한 마디 했다.

"아빠, 한국사람들이 선물줄 때 그 선물이 왜 Made in China냐?
여기도 Made in China, 저기도 Made in China.
아, 이제 Made in China가 너무 지겨워...."

우리집 복도에 있는 대나무 간이의자가 중국제품이다.
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다리가 고정이 났다.
사람이 앉아서 신발끈을 매고 풀기 위해 산 의자가
신문이나 물건을 놓는 탁자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우리집 거실에는 작은 탁자가 있다.
보기에 말끔하고 가격이 싸서 하나 구입했다.
네 다리를 아무리 고정해도 흔들탁자가 된 지 오래다.

요가일래에게 사준 중국제품 장난감도 사오자마자
조립하는 과정에서 부서져 못쓰는 경우가 흔했다.

이러니 싼 맛에 중국제품 샀다가 기분만 잡치고
다시는 사지 않으리 결심하지만
그래도 주머니 사정 때문에 사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아빠, 알아? 우리 반 교실에 아이들이 물을 마실 수 있는 통이 있는 데
그 통에 Made in Korea가 써여져 있어.
내 친구들과 이것을 보면서 정말 기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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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물통이 오래 동안 고장나지 않아서
"Made in Korea"에 대한 요가일래의 기쁨과 자부심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 관련글: 7살 딸이 달걀노란자를 먹지 않는 까닭
               중국 생산 한국 배 먹은 후 냉가슴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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