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1. 4. 13. 08:07

지난해부터 한 프랑스인 에스페란티스토가 종종 편지를 보내온다. 내용은 간단한 한국어 문장을 묻는 것이다. 그의 동기는 간단했다. 자기가 참석하는 모임이 있는데 이 모임 회원 중 한 사람이 한국인이다. 그는 이 사람을 놀라게 해줄 생각으로 한국어 문장을 몰래(?) 배우고 싶다고 했다.

 * 한글로 쓴 자신의 이름을 받고 기뻐하는 리투아니아 여대생들

그렇게 해서 에스페란토를 매개어로 해서 그에게 몇 차례 한국어 문장을 가르쳐 주었다. 이 덕분에 그는 그 한국인과 더욱 가깝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물론 이들은 프랑스어로 문제없이 대화할 수 있지만 이러한 그의 작은 노력이 상대방의 모국어에 관심과 존경을 조금이나마 표현하는 것이다.

얼마 전 그는 "당신은 어디로?"라는 번역 프로젝트 문장을 부탁했다. 간단하지만 여러 언어로 번역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였다.  

- Kien vi?
- 당신은 어디로?    dangŝinun odiro

- Ĉu vi estas koreano ?   (mi preferus: ĉu vi estas koreo?")
- 당신은 한국인이세요?   dangŝinon hangukinisejo

- Ĉu vi parolas la korean? 
- 당신은 한국말을 해요?  dangŝinon hangukmalul hejo

- Kien vi deziras iri?
- 당신은 어디로 가고 싶어요?  dangŝinon odiro gago ŝipojo 

- Ĉu mi povas helpi al vi ?
- 제가 당신을 도와줄까요?  ĝega dangŝinul doŭaĝulkajo

- Mi povas helpi al vi.
- 제가 당신을 도울 수 있어요. ĝega dangŝinul doul su itsojo

- Antaudankon por via helpo.
- 당신 도움에 먼저 감사해요. dangŝin doume monĝo gamsahejo


여러 가지 바쁘다는 것을 빌미로 삼아 편지 답변을 늦추는 경우도 있지만, 그의 한국어 문장 부탁 편지에는 즉각 답을 해준다. "우와, 답이 빨라 놀랐어."라는 말을 들을 때 느끼는 기쁨은 그가 한국어 문장을 익히는 기쁨에 견줄만 할 것 같다.   

 
위 동영상은 자석출판에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짜맞춰보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비록 이렇게 조금 조금이지만 한글이 세계에 널리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 최근글: 한국인임을 부끄럽게 만든 빌뉴스 한류 학생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0. 4. 13. 06:25

4월 12일 저녁 6시 열리는 에스페란토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아내와 딸아이 요가일래와 함께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시내중심가로 향했다. 15도의 따뜻한 날씨라 집에서 2km내외에 있는 약속장소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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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뉴스 구시가지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빌뉴스 거리'(Vilniaus gatve)

앞에서 열심히 걸어가고 있는 데 뒤에서 아내와 함께 따라오던  요가일래가 소리쳤다.
"아빠, 멈춰!"
"왜?"
"저기에 '안녕하세요'가 있어."
"뭐라고?"
"네가 잘못 본 것이 아닐까?"
"아니야. 내가 보여줄게."


이렇게 뒤를 돌아 요가일래가 이끄는 대로 가니 정말 '안녕하세요!'가 눈에 확 띄었다. 여행사 사무실 창문에 붙여 있는 광고였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아랍어(?) 5개로 된 인삿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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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문에 '안녕하세요!'가 선명하게 보인다.

빌뉴스 거리에서 이렇게 한글을 보고 딸아이는 몹시 반가워했고, 자기가 제일 먼저 이를 알아보았다는 것에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비록 과대평가라는 쓴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빌뉴스 거리에서 한글 인삿말을 보게 되니 한국어의 높은 위상을 보는 듯했다.

* 최근글: 가요제에 상 타도 피자, 상 안 타도 피자 먹는 딸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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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