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나무'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11.18 폴란드 시골집 음식, 호텔 만찬 부럽지 않아 (19)
생활얘기2014. 11. 18. 07:46

일전에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족여행을 한 후 폴란드 바르샤바를 들러서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으로 돌아왔다. 바르샤바에서는 20여년을 알고 지내는 폴란드인 친구 라덱을 만났다. 그리고 함께 시골에 있는 그의 삼촌집을 방문했다. 

당시 라덱의 초등학생 사촌동생은 이제 30대 중반이 되어서 자기 가족이 살 단독주택을 거의 다 짓고 있었다. 축하할 겸 이 집도 둘러보았다.   



이어서 라덱의 삼촌댁에 도착했다. 벌써 식탁에는 많은 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폴란드 시골 사람들은 어떤 음식으로 손님을 맞이할까 궁금한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이날 먹은 음식을 차례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아래 컵에 담긴 것은 커피도 아니고, 차도 아니다. 

무엇일까?

비트(붉은사탕무)를 끓인 국이다. 비트는 적혈구를 만들고 혈액 전부를 조절해주는데 가장 좋은 야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비트국과 먹은 전식이다. 부침개로 그 속에 고기가 들어가 있다. 한 번 베어먹고 비트국을 마신다.  



다음은 비고스(bigos)라는 음식이다. 폴란드,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등지의 전통 음식이다. 양배추에 고기(돼지고기, 훈제, 소고기, 베이컨, 햄 혹은 소시지 등)를 넣어 푹 삶은 음식이다. 리투아니아인으로 1386년 폴란드 왕이 된 요기일라가 폴란드에 전한 음식이라는 말도 있다.  



옥수수, 새우 샐러드이다.



절인 오이다. 



직접 채취해 요리한 버섯이다.



돼지고기 커틑릿(돈가스)이 이날 주된 고기였다.



모처럼 접한 삶은 감자다. 분이 참 많았고, 아주 맛있었다.



오른쪽으로부터 라덱 삼촌, 그리고 그의 아들, 며느리와 부인이다.  



직접 만든 소시지이다.



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접시에 담았다.



손님맞이에 술이 빠질 수는 없다. 아주 특별한 술을 대접 받았다. 

바로 직접 민들레꽃으로 만든 술이다. 민들레화주!!!   



그 다음이 감동이었다. 안주인은 식물학자로 식물원에서 일하다 정년 퇴임했다. 한국과 각별한 인연(라덱의 작고한 어머니가 한국인)으로 뜰에 소나무 품종 하나인 한국소나무를 심었다. 이 소나무에서 피어나는 어린 꽃을 따서 술을 만들었다. 술에 취하고, 향내에 취하고...   



커피다. 커피가루을 밑에 놓고 그 위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케잌이다. 직접 집에서 만들었다.



정성어린 음식, 푸짐한 음식,

정말이지 호텔 만찬이 부럽지 않았다. 

더욱이 한국소나무꽃술까지 대접 받았으니 포만감과 만족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이날 만남의 절정은 이 참나무다. 22년 전 처음 이 시골집을 방문했을 때 내가 심은 나무이다. 이곳 사람들은 이 나무를 내 이름을 따서 "대석나무"라 부른다. 벌써 이렇게 자랐다. 또 20년이 흐른다면 저 나뭇가지에 매달린 그네가 누군가의 아이를 즐겁게 해줄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음식과 시간이 벌써 그리워진다.


Posted by 초유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 아주 흐믓한 포스트입니다.

    2014.11.18 08:09 [ ADDR : EDIT/ DEL : REPLY ]
  2. 정말 정이 가득한 음식들이네요. 중간에 소나무 이야기와 마지막 크게자란 나무는 미소를 짓지 않을 수가 없네요. 따스한 글 잘 읽었습니다. ^^

    2014.11.18 12: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정말 아름다운 여행이네요.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참 특별한 일이군요. ^^

    2014.11.19 10: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유럽 여러 나라에 나무를 심었어요. 헝가리엔 아몬드나무, 리투아니아엔 호두나무 ㅎ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4.11.19 10:46 신고 [ ADDR : EDIT/ DEL ]
  4. 정말 아름다운 하루를 보내신 듯 합니다.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데요ㅎㅎ

    2014.11.21 16: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라덱 씨는 한국 혼혈인가요?
    놀랍습니다.
    그리고 폴란드에서도 새우를 먹는군요.
    해산물은 그리스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잘 봤습니다.

    2014.11.21 16:51 [ ADDR : EDIT/ DEL : REPLY ]
    • 라덱의 모는 한국인, 부는 폴란드인입니다. 여기도 새우가 든 샐러드가 흔합니다.

      2014.11.21 16:53 신고 [ ADDR : EDIT/ DEL ]
  6. 와 정말 한국말로 상다리 부러지겠네요 ㅎㅎㅎ
    소박한 풍경에 소박하지 않은 음식들!
    경험해보고 싶네요

    2014.11.22 10: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ㅇㅋ 정말 가보고 싶네요.소박하지만 정말로 먹음직스러운 음식들 꼭 먹고싶어요

    2014.11.22 20: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우와 저도 한 번 경험해보고 싶은 여행이에요!! 부러워요^^ 잘 읽었습니다ㅎㅎ

    2014.11.23 00: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음~!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네요.. 정말 멋진 경험이셨겠어요

    2014.11.23 00: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비밀댓글입니다

    2014.11.23 00:49 [ ADDR : EDIT/ DEL : REPLY ]
  11. 안녕하세요 :)
    신랑이 폴란드 사람이라서... 반가운 마음에 방문해봤어요 :)
    신랑이 음식들 보면서 군침을...ㅎㅎ 보르시치를 찻잔에 마시는 건 처음봤어요^^

    2014.11.23 03: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가족과 함께하는 소소한 소박함이 그야말로 호텔 만찬 부럽지 않죠!!

    2014.11.23 13: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오오, 저는 폴란드 출장갔다가, 비고스먹어봤는데 조금 안맞더군요.
    개인적으로 플리카 였나? 살짝 닭계장 같은건 정말 맛있었는데 말이죠 ㅎㅎ

    2014.11.26 12: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