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1.03 중국 생산 한국 배 먹은 후 냉가슴이 되다 (13)
  2. 2007.12.21 "세상에 이런 배가 있다니!" (4)
사진모음2008. 11. 3. 07:02

가을이 되자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 언제 또 한국 배 사줄 거야? 한국 배는 정말 맛있잖아! 난 한국 배를 아주 좋아해!”라고 말했다.

몇 해 전 한국에 갔을 때 아주 크고 둥근 한국 배를 우리 식구 모두 먹었다. 그 때 그 맛을 잊지 못해 지난 해 한 지인이 리투아니아에서도 한국 배를 살 수 있다고 해서 두 말 없이 얼른 사서 먹었다. 얼마 전 요가일래는 올해도 사줄 것을 종용했다.

하지만 엄마는 가격이 지난 해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가급적 신토불이 과일을 먹어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 이곳 리투아니아까지 오는 동안 신선도가 떨어졌을 것이고, 또한 각종 농약을 쳤을 것이기 때문에 사지 말자고 했다.

이 한국 배 가격은 5kg에 50리타스(2만5천원)이다. 리투아니아 배는 5kg에 15리타스(7천5백원)이다. 높은 가격이지만, 요가일래가 워낙 졸라대고 또한 일년에 딱 한 번 이곳에서 사먹는 한국 과일이라 결국은 사기로 했다. 지난 해 먹었던 바로 그 배 맛이었다. 사근사근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배 상자 윗면 "very nice foods and very nice people", “햇살담은 햇배”, “Korean variety pears", "very special pears"라고 적혀있다. 이 문구들을 보면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이 분명 한국 배이다.

오늘도 한국 배를 달라고 하는 요가일래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배 상자를 여는 순간 깜짝 놀랐다. 원산지가 "한국"임을 철석같이 믿었건만 측면에 써진 원산지 표시를 보니 “중국 China"였다. 신토불이 한국 배가 중국에서 생산이 되다니! 속지주의와 속인주의란 말이 요즈음은 식품에도 적용이 된다는 말인가!

아내가 옳았다. 구입을 반대하던 아내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사려 깊지 못한 내 자신의 행동을 책망해 본다. 이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고 못하고 스스로 냉가슴이 되고 말았다. 이제 짝퉁 한국 배를 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을 것이다. 아내의 현실적 반대를 극복할 최고의 명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국에서 생산된 배가 버젓이 한글 표기로 유럽까지 수출됨으로써 세계에서 인기 좋다고 하는 진짜 한국 배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상했다. 아니 어떻게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한글 표기와 한국 배라는 설명으로 수출될 수 있단 말인가! 국가적 차원에서 배 재배기술 및 품종보호 조치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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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자에 "햇살담은 햇배"와 "Korean variety pears" 표기가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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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산지 "중국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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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쉽게도 이젠 한국에서만 한국 배를 먹을 수 밖에 없는 요가일래......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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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국산 제품이 우리나라제품으로 둔갑하고 말도 안되는 불량식품으로 식탁이 점령당했다는 고발프로그램을 보고나서 정말 사먹는게 무서운 시대가 됐다는걸 느꼈답니다.. 안타깝네요ㅠ_ㅠ

    2008.11.03 07: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특히 농산물은 한국 품종이더라도 중국에서 생산되었다면 중국 배라고 맞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중국 배 사지 않을 것이죠. ㅎㅎㅎ

      2008.11.03 21:28 신고 [ ADDR : EDIT/ DEL ]
  2. 임현철

    웃지 못할 일입니다.

    2008.11.03 09:48 [ ADDR : EDIT/ DEL : REPLY ]
  3. 초록비

    한국에서 배농사를 지으시던 많은 분들이 중국 청도에서 한국배를 재배하시고 계십니다. 그전에는 중국에 한국배가 드물었지요. 아마도 그분들의 배가 아닐까 싶네요^^

    2008.11.03 12:11 [ ADDR : EDIT/ DEL : REPLY ]
    • 나중에 누리망 검색을 해보니 적지 않은 한국 사람들이 중국에서 배농사를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중국에서 생산되었으면 중국 배라고 분명이 해야 할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2008.11.03 21:29 신고 [ ADDR : EDIT/ DEL ]
  4. 아내 분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ㅎㅎ
    한국 역시 마찬가지인데,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밀가루나 육류 등이 과공급되기 시작했고,
    아토피니 알레르기니 하는 부작용도 생겨난 거라죠.
    식량자급률이라는 정치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로마에 가면 로마 음식을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는
    신토불이 할 때 "토土"를 난 나라가 아니라 사는 나라라고 보는 편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나 싶고요.
    물론 아무리 그래도 어무이가 차려 주신 밥상이 최고임에는
    전혀 논쟁할 여지가 없습니다만. ㅎㅎㅎㅎㅎㅎ

    2008.11.03 19: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전 전라도 나주 배를 가장 좋아합니다.
    크기도 크기지만 당도가 아주 높아서 바삭거리면서 맛이 아주 좋습니다.

    2008.11.04 11: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김형섭

    제일 아쉬운건 한인 마트 같은데 가면 한국쌀이라고 해놓고 원산지가 안적혀저있는 상품들이 많아요....
    중국 마트에도 저런 배 팔던데....
    한국배는 여기서 훨씬 더 비싸게 팔리거든요 물론 더 맛있어서 사먹긴 하지만..
    하지만 한국 배라고 선전 하는것은 정말 어이 없네요....
    korean variety라고 하면 한국 종이라고 하는거라서 한국 배에 대하여 라이센스 같은게 없을테니 어떻게 막을 방법은 없는것 같네요...
    다음부턴 꼭 원산지를 확인하세요 한국산은 꼭 표시되어 있을테니까요.
    근데 아이가 혼혈아인가요??? 아주 귀여운 딸아이가 있네요 :) 빨리 장가 가고 싶은 마음이 :)

    2008.11.05 05:59 [ ADDR : EDIT/ DEL : REPLY ]
    • 이 세상 모든 자식들은 혼혈이지요. 요가일래의 어머니는 리투아니아인, 아빠는 한국인입니다. 그러니까 요가일래는 다문화 아이이지요.

      2008.11.06 14:35 신고 [ ADDR : EDIT/ DEL ]
  7. synergyplus

    따님이 너무 이쁘고 귀엽습니다. 근데 5개국어를 하나요? 대단합니다.
    저희 아들 9살인데... ㅎㅎ...

    2008.11.05 08:55 [ ADDR : EDIT/ DEL : REPLY ]
    • 한국어, 리투아니아어, 러시아어, 영어, 에스페란토를 말할 수 있습니다.

      2008.11.06 14:32 신고 [ ADDR : EDIT/ DEL ]
  8. 음,,

    초유스님은 결혼을 거기서 하신거였군요 ..
    따님 너무 예쁘시다 ㅎㅎ

    2008.12.03 07:14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07. 12. 21. 02:28

발트해 동쪽에 연하여 있는 리투아니아는 유럽연합의 동북 변방에 위치합니다. 인구가 약 340만 명에 이르는 작은 나라라서 그런지 한국 교민수도 두 자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래도 일식당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요리사 덕분에 한국식품을 취급하는 회사가 있어 필요할 때면 기본적인 한국식품을 구할 수 있습니다.

연말을 맞아 특별품목으로 처음으로 한국 배를 가져왔다는 소식에 몹시 반가웠습니다. 이곳 리투아니아에서 판매하는 배 중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한국 배만 못하다는 것은 그것을 먹어본 이는 다 알겠죠.

한국 배맛을 식구들에게 다시 한 번 확인시키고자 오늘 큰 상점에 가서 세 종류 배를 샀습니다. 리투아니아에도 약간의 배가 나오긴 하지만 작고 딱딱해서 상품성이 거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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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한국 배
 
그래서 산 배들은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에서 수입해 것입니다. 대체로 딱딱하며, 오래 지나면 물컹합니다. 운 좋게 당분이 좀 든 배를 살 수 있지만, 대체로 한국 배 맛을 아는 저에겐 그저 밍밍할 뿐입니다.
 
아삭아삭 소리 내며, 당분이 흠뻑 담겨있는 한국 배 맛!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크기나 모양새를 비교 해봐도 한국 배의 우수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네요. 주위 사람들에게 권해 보니 맛을 보자마자 정말 달고 씹히는 맛이 있다고 좋아했습니다. 모두들 "이렇게 크고 둥근 배가 있다니!"하고 놀랍니다. 특히 배를 잘 먹는 딸은 "한국 최고! 아빠 최고!"를 연발합니다.

값이 비싼 것인 흠이었지만, 모처럼 한국 배의 달고 촉촉한 맛에 고향의 정취를 만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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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에 1kg 나가는 둥글고 예쁜 한국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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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배(왼쪽), 한국 배(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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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 배(왼쪽), 한국 배(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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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기에 배(왼쪽), 한국 배(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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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한국 배 정말 맛있어요!" - 요가일래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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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미는 않오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른나라배들은 맞업게생겼네요 근데 우리나라배가 아이얼굴만하네요 ㅎㅎㅎㅎ 좋아할수밖에업는 한국배 ㅋㅋㅋㅋㅋ 너무재미있었읍니다 ㅎㅎㅎㅎ

    2009.03.17 10:11 [ ADDR : EDIT/ DEL : REPLY ]
  2. 산지기

    미국에서 배를 먹을 때도(학교 급식에서 지급)
    푸석푸석하고 밍밍해서... 맛이 없지요 ㅠㅠ
    그래서 저희 학교 한국인 유학생들이 하는 방법!!
    배 주스 사다가 먹어요;;; OTL....

    2010.06.18 12:33 [ ADDR : EDIT/ DEL : REPLY ]
  3. 다른 나라 배들이 우리나라 배와 모양이 다르다는거 처음 알았어요...
    저도 배 참 좋아해요. 특히나 저희 친가쪽이 대구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셔서
    추석에 내려가면 직접 기르신 배와 사과 밤 등을 한아름씩 주신답니다. 정말 꿀맛이지요ㅎㅎ

    2010.07.30 21:02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