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스럽게도 요가일래는 조석문안과 출필고반필면(出必告反必面 (나갈 때 반드시 아뢰고 돌아와 반드시 얼굴을 보인다)에 길들여졌다. 학교에서 다녀온 후 가끔 대화를 나눈다.
* 어느덧 중학교 3학년생이 되어 버린 딸아이, 자립심을 키우겠단다
1. 응답하라를 보고 이게 좋았어
최근 요가일래는 집으로 돌아와서 학교 친구에게 한국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봐라고 권했다고 했다.
"왜 권했는데?"
"내가 응답하라 1988를 보면서 느낀 것이 몇 가지 있다."
"뭔데?"
"첫째는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고, 둘째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고, 셋째는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좋지만 공부를 잘 못해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고, 넷째는 노력하면 된다는 것이다."
"아빠는 드라마를 그냥 보는 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정리를 잘하네. 그 중에서 제일 좋은 것은 뭔데?" "가족 사랑이다. 친구가 1회와 2회를 보았는데 벌써 눈물을 흘렸다고 했어. 한국 사람들은 가족을 아주 사랑해."
2. 아빠를 더 좋아해
"내가 좀 나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빠를 더 좋아해."
"왜?"
"예를 들면 아빠는 '했어?'라고 물어보고 엄마는 맨날 '해라!'라고 해."
"'했어?'와 '해라!'가 그렇게 엄마 아빠를 갈라놓니?"
"맞아. 엄마는 자꾸 나에게 뭐 하라고 하는데 이제 나는 자립할 수 있는 나이잖아. 자꾸 그러면 내가 엄마에게 의존하게 되잖아. 그렇게 되면 내가 자라면 내 삶을 살기가 힘들어. 내가 직접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사용할 수 있잖아. 그래야 내가 나중에 스스로 살아갈 수가 있지..."
"야, 너무 거창하다. 그래도 엄마는 너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지. 엄마 눈에 아직 네가 스스로 잘할 수 없어 보이니까 뭐하라고 하겠지. 네가 엄마를 좀 더 이해하면 좋겠다."
사회인으로 바삐 몇 년이 지나는 동안 까맣게 잊고있다가 문득 우연처럼 머리에 최선생님과 따님 요가일래가 갑자기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오랜만에 두 분의 대화를 보니 또 미소가 절로 나네요. 깜짝 놀라게 어른같이 훌쩍 큰 요가일래의 모습에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나... 했네요. 처음 봤을 땐 아주 어린이였고 아기같기도 했는데 이젠 요가일래 이야기를 처음봤을 때의 제 나이에 가까워진듯 합니다 ㅎㅎ 글을 읽다보면 마음도 생각도 참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였었지요. 세월 참 빠르네요. 최선생님의 리투아니아 이야기와 재능많은 요가일래 이야기 언제 봐도 세월이 흘러도 늘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
지난 주말 리투아니아 현지인 에스페란토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한 친구는 초등학생 4학년생인 아들을 데리고 왔다. 그는 누가 보기에도 장난기가 심했다. 모임 내내 아버지로부터 "이제 그만해!"는 구두 경고를 여러 차례 받았다.
여행 마지막일 아버지의 참을성은 한계를 넘어섰다. 곧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데 아들이 신발에 모래를 가득 넣으면서 놀고 있었다. 이때 숲에서 산딸기잎을 따모우던 아버지가 돌았다. 그는 아들의 모습을 보자 못마땅했다. 그러더니 엉덩이를 향해 화냄의 발길질을 한 차례 했다. 이는 주변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서는 정말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주변 사람들 중 아무리 화나더라도 상대방을 손이나 발로 때리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또한 화난다고 해서 옆에 있는 물건, 예를 들면 방석, 의자, 주걱 등을 가지고 때리는 경우는 더더욱 본 적이 없다. 대부분 대화하는 형태로 자신의 화를 표현한다.
우리 집의 경우 화난 목소리를 크게 내면 "아빠(당신), 목소리가 너무 커. 조용히 화낼 수 없어?"라는 반응이 온다. 이럴 때에는 화내고 싶어도 화낼 수 없게 된다. 그냥 그 상황을 피해 다른 방으로 가눈 수밖에. 정말로 어쩔 수 없이 때림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하면 혁대로 엉덩이를 때린다. 손으로 상대방의 뺨이나 머리를 때린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근래에 인터넷으로 한국 드라마를 즐겨본다. 요즘 매일 보는 드라마가 "불굴의 며느리"이다. 이 드라마에는 순간적으로 치밀어오는 화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손바닥으로 상대방 뺨 때리기, 방석으로 상대방 머리 연속 때리기, 발로 상대방 다리 밟기 등이 등장한다.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한국 사람들은 화나면 뺨을 때리는구나",
"한국 사람들은 화나면 뺨을 때려야 한다",
"잘못하면 뺨을 맞는구나",
"잘못하면 뺨을 맞아야 한다" 등과 같은 공식을 가르치는 듯해서 초등학생 딸아이와 함께 이런 장면을 함께 보기가 무척 주저된다.
* 사진: 방송화면 캡쳐
이 드라마를 보면서 바라는 것 중 하나이다. 이제 한국 사회도 뺨 때리기, 물건 집어 때리기, 물건 집어 던지기 등 무조건반사적인 화풀이법이 차츰차츰 사라졌으면 좋겠다. 물론 이는 한국인들의 한 문화적 요소이지만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충격으로 여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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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따님, 요가일레는 정말 사랑스러워요.
2017.04.03 11:58 [ ADDR : EDIT/ DEL : REPLY ]감사합니다.
2017.04.03 19:41 신고 [ ADDR : EDIT/ DEL ]딸 없는 제가 봐도 good 입니다. 그리고 바위섬 - 바위섬 의 맛이 사뭇 틀립니다. 지금 화면 안보면서 들으면서 댓글 올리고 있습니다. 틀린 맛인데 굿-드 입니다
2017.04.03 18: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감사합니다.
2017.04.03 19:41 신고 [ ADDR : EDIT/ DEL ]와 멋진 아빠시네요! ...우리 애들도 그래서 아빠를 좋아할까요? 음.. 음.. 그치만 누군가는 시킬 건 시켜야하니..흑ㅠㅠ 엄마는 웁니다ㅠㅠ
2017.04.04 13: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사회인으로 바삐 몇 년이 지나는 동안 까맣게 잊고있다가 문득 우연처럼 머리에 최선생님과 따님 요가일래가 갑자기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2018.02.15 03:32 [ ADDR : EDIT/ DEL : REPLY ]오랜만에 두 분의 대화를 보니 또 미소가 절로 나네요. 깜짝 놀라게 어른같이 훌쩍 큰 요가일래의 모습에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나... 했네요. 처음 봤을 땐 아주 어린이였고 아기같기도 했는데 이젠 요가일래 이야기를 처음봤을 때의 제 나이에 가까워진듯 합니다 ㅎㅎ 글을 읽다보면 마음도 생각도 참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였었지요. 세월 참 빠르네요. 최선생님의 리투아니아 이야기와 재능많은 요가일래 이야기 언제 봐도 세월이 흘러도 늘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2018.02.18 05:37 신고 [ ADDR : EDIT/ DEL ]와~~~^^.
2018.03.09 16:50 [ ADDR : EDIT/ DEL : REPLY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2018.03.09 17:5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