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4.13 한국어 문장으로 번역 부탁하는 프랑스 친구
  2. 2009.08.21 잘 생긴 프랑스 남자에 반한 아내
생활얘기2011. 4. 13. 08:07

지난해부터 한 프랑스인 에스페란티스토가 종종 편지를 보내온다. 내용은 간단한 한국어 문장을 묻는 것이다. 그의 동기는 간단했다. 자기가 참석하는 모임이 있는데 이 모임 회원 중 한 사람이 한국인이다. 그는 이 사람을 놀라게 해줄 생각으로 한국어 문장을 몰래(?) 배우고 싶다고 했다.

 * 한글로 쓴 자신의 이름을 받고 기뻐하는 리투아니아 여대생들

그렇게 해서 에스페란토를 매개어로 해서 그에게 몇 차례 한국어 문장을 가르쳐 주었다. 이 덕분에 그는 그 한국인과 더욱 가깝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물론 이들은 프랑스어로 문제없이 대화할 수 있지만 이러한 그의 작은 노력이 상대방의 모국어에 관심과 존경을 조금이나마 표현하는 것이다.

얼마 전 그는 "당신은 어디로?"라는 번역 프로젝트 문장을 부탁했다. 간단하지만 여러 언어로 번역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였다.  

- Kien vi?
- 당신은 어디로?    dangŝinun odiro

- Ĉu vi estas koreano ?   (mi preferus: ĉu vi estas koreo?")
- 당신은 한국인이세요?   dangŝinon hangukinisejo

- Ĉu vi parolas la korean? 
- 당신은 한국말을 해요?  dangŝinon hangukmalul hejo

- Kien vi deziras iri?
- 당신은 어디로 가고 싶어요?  dangŝinon odiro gago ŝipojo 

- Ĉu mi povas helpi al vi ?
- 제가 당신을 도와줄까요?  ĝega dangŝinul doŭaĝulkajo

- Mi povas helpi al vi.
- 제가 당신을 도울 수 있어요. ĝega dangŝinul doul su itsojo

- Antaudankon por via helpo.
- 당신 도움에 먼저 감사해요. dangŝin doume monĝo gamsahejo


여러 가지 바쁘다는 것을 빌미로 삼아 편지 답변을 늦추는 경우도 있지만, 그의 한국어 문장 부탁 편지에는 즉각 답을 해준다. "우와, 답이 빨라 놀랐어."라는 말을 들을 때 느끼는 기쁨은 그가 한국어 문장을 익히는 기쁨에 견줄만 할 것 같다.   

 
위 동영상은 자석출판에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짜맞춰보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비록 이렇게 조금 조금이지만 한글이 세계에 널리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 최근글: 한국인임을 부끄럽게 만든 빌뉴스 한류 학생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8. 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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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 열린 세계에스페란토대회 취재를 마치고 빌뉴스로 돌아온 후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세계에스페란토협회 연감에 있는 초유스의 주소를 보고 편지했다.

프랑스인 남자가 프랑스인 여자친구와 함께 8월 중순경 리투아니아 빌뉴스를 방문하고자 하는 데 숙박을 제공해줄 수 있는 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여름 휴가의 일정도 있었지만 선뜻 응하기로 했다. 어떤 낯선 사람들이 올까 궁금했다. 8월 17일 드디어 이들이 우리 집으로 왔다. 함께 시간을 나누면서 보낸 대화 일부를 소개한다. (사진: 우리집을 방문한 프랑스인 남자 크리스토프와 여자 마리온)

어떤 일을 하나?

유럽연합의 자원봉사서비스(EVS: European Voluntary Service) 프로그램으로 현재 폴란드 비얄리스토크에 있는 에스페란토 관련 시민단체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비얄리스토크 시청이 개관한 자멘호프센터 일을 보조하는 일을 하는 한편 에스페란토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

EVS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유럽자원봉사서비스는 젊은 유럽 청년들(18세30세)에게 유럽내나 유럽외의 다른 나라에서 적게는 2달, 많게는 1년까지 무료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이런 방법으로 젊은이들간 결속과 상호이해, 관용을 진작시키고자 한다.

무료봉사이지만, 그래도 생활비 등은 지원받지 않나?
왕복교통비와 매달 주거비, 식사비, 용돈을 받는다. 한달 식사비는 현재 400즐로티를 받고, 용돈은 300즐로티를 받는다. 매달 식사비는 반드시 모든 영수증을 첨부해 제출한다. 여자친구도 슬로베니아에서 1년간 자원봉사를 했다.
 
여행을 즐기는 것 같은데 주로 어떤 언어를 많이 쓰나?
프랑스어가 공용어인 나라를 제외하고는 프랑스어가 통하지 않는다. 주로 에스페란토와 영어를 사용한다. 여행 떠나기 전 여행하는 나라의 기초언어를 습득하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교통편은 대부분 히치하이킹으로 하는 데, 장거리 이동하면서 운전사로부터 현지어를 많이 배운다.

특히 여자에겐 히치하이킹은 위험하지 않나?
16세부터 해오고 있지만 , 아직까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위험은 어디나 일어날 수 있다. 여행을 위해 비행기를 탄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차를 탈 때 미리 위험에 대해 겁을 먹지 않고 나가듯이 하이하이킹도 마찬가지다. 위험에 대해 조심은 하지만 겁을 먹지 않는다.

프랑스인들은 이민족에 대해 관대하나?
사실 주변에 정통 프랑스인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내 할아버지는 스페인인이었고, 여친의 할머니는 슬로베니아인이었다. 이처럼 조부모 세대, 심지어 부모 세대 중 이민자들이 많다. 사람이나 지역에 따라 관대에 대한 체감온도가 다르지만 대체로 관대하다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은 프랑스인이라 생각하나?
비록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다른 민족이지만, 우리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프랑스 문화 속에 살기 때문에 프랑스인이다. 태어나서 살고 있는 곳이 우리에겐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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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시절 대부분을 자원봉사와 여행으로 보내고 있는 프랑스인 크리스토프와 마리온
 

이렇게 2박 3일 동안 프랑스 에스페란티스토 남녀 한 쌍에게 숙박과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떠날 때 이들은 책 한 권을 선물로 주었고, 프랑스에 오면 꼭 자신의 집을 방문할 것을 청했다. 생면부지의 여행자들에게 이렇게 함으로써 유럽 각국을 여행했던 젊은 시절에 신세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한다.

이들이 떠나자 아내는 "저렇게 잘 생기고 지적인 눈을 가진 남자는 정말 오랜 만에 만났다"라고 질투나게 하는 말을 서스럼없이 꺼냈다. 2박 3일 동안 손님 대접에 애를 쓴 아내를 생각해서 위의 말은 못들은 척 그냥 지나가기로 했다.  

* 관련글: 집교환 휴가법 확산 일로
               홀로 배낭여행하는 73세 할머니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