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5.12.29 08:49

12월의 상징어 중 하나가 선물이다.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어린 아이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용돈으로 특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한다. 이 선물을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놓거나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 식사 후 서로 교환한다. 

한편 아직 산타할아버지를 믿는 사람들은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부탁하는 편지를 써서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놓는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선물유무를 확인한다. 우리 부부는 여러 해 전부터 따로 선물을 교환하지 않고 가족 전체를 위해 평소에는 비싸서 사기가 부담스러운 생활용품 등을 구입해 왔다.

하지만 두 딸과는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 올해 딸아이로부터 무슨 선물을 받을까 궁금했다. 이제 중학교 2학년생이니 그동안 모아놓은 용돈도 꽤 된다.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식사에 12가지 음식을 먹은 후 딸아이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조그마한 종이곽이었다. 누런 상자종이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 색종이를 그 위에 붙였다. 


과연 저 안에 무슨 선물이 들어있을까?
열어보니 이렇게 써여 있다.
   "사랑하는 부모님,
    모든 것에 감사 드리고, 계신다는 것에 감사 드립니다.
    행운, 건강, 사랑을 기원합니다. 
    우리는 두 분을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있을 법 선물 물건은 없고, 누런 종이에 색종이를 붙인 것만이 10장 있었다.
세상에 이런 선물도 다 있네라면서 하나하나 꺼내보려는 순간 딸아이가 안 된다고 했다.

"여기 10장이 있는데 한 달 동안 한 번에 딱 한 장만 빼야 된다."
"그러면 뭐가 있는데?"
"일단 하나만 빼봐."


이렇게 빼낸 것이 아래와 같다.

     "무엇이든지 부탁하십시오. (제가 들어드리겠어요)"


돈 한 푼 쓰지 않고, 폐품을 재활용하고, 선물 기대감을 한 달 동안 지속시키고, 더우기 10가지 선행까지 하겠다고 하니 이보다 더 한 선물이 어디에 있을까... 설사 딸바보 소리 들어도 귀가 즐거울 수밖에 없겠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10.28 07:50

지난 주중에 왕복 1000킬로미터 문상을 다녀왔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살고 있는 친구 라덱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9월에 심장마비 증세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여러 일로 바빠서 병문안을 가지 못했다. 10월에 한번 다녀올 생각을 하고 있는 중 부고를 받아 마음이 더욱 아팠다. 화장일을 맞춰 다녀왔다. 1991년 1월부터 알고 지내왔으니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술을 좋아하던 아버지는 만날 때마다 술을 권했다. 거절하는 나에게 한국말로 "절반?! 절반?!"이라고 자꾸 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사망과 문상 이야기를 풀고자 한다.    

죽어도 살아 있다
9월 5일 토요일 아침 무렵 꿈을 꾸다가 깜짝 놀라 깨어났다. 1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꿈에 나타났다. 어머니는 발밑에 있는 이불 끝자락을 잡아 당기면서 "라덱(아들 이름), 빨리 일어나!"라고 외쳤다.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평소 꿈에 나타나지 않는데, 이날 꿈 장면이 하도 생생해서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 라덱이 여러 해를 걸쳐 직접 지은 집 


꿈이 너무 이상해 어머니 사후 아파트에서 혼자 사시는 아버지에게 급히 전화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불안한 생각이 들어 즉시 옷을 갈아입고 아파트 열쇠를 챙겨 차를 몰았다. 아파트에 들어가니 아버지(78세, 1938년생)는 거실 바닥에 누워 있었다. 희미한 의식은 있지만, 가쁜 숨을 힙겹게 내쉬었다. 술 냄새가 물씬 풍겼다.

탁자 밑에는 독한 맥주 빈병 3개가 놓여 있었다. 아버지는 여러 해 전 건강을 크게 잃은 후부터 술을 조금만 마시고 있고, 또한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술을 마실 리가 없다고 확신하는 순간 불길함이 뇌리로 몰려왔다. 즉시 구급대를 불렀다. 심장마비 증세였다. 심장이 10-15% 정도만 기능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사경에 처해 있으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 깨우게 된 것을 통해 아들은 "사람은 죽어도 살아 있다"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쓰러지기 훨씬 전에 모스크바에 있는 이모가 9월 6일 방문하기 위해 기차표를 구입해 놓았다.   

그후 알게 된 그날 밤의 일이다. 보그단이라는 친구가 찾아왔다. 그는 아버지가 이렇게 된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인사겸 찾아와서 선물로 가져온 보드카 200그램을 나눠 마셨다. 아버지는 맥주를 마시지 않고 보드카를 조금 마셨다고 한다. 친구가 돌아간 후 아버지는 술김에 냉장고에 있던 맥주를 꺼내 혼자 다 마셨다. 며칠 후 아내의 기일이라 생각이 많았을 것이다. 

병세는 호전되었으나 한 순간에 유명을 달리
입원한 지 한 달 뒤부터 병세는 점점 호전되고 있었다. 매일 병실을 찾았다. 아버지 친구들도 틈나는 대로 병문안을 다녀갔다. 아버지는 자주 헛된 말을 했지만, 충분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병원에서 사지를 온전하게 사용하지 못하면서 자꾸 집으로 데려다달라고 했다. 집에만 가면 혼자 일어서서 걸을 수도 있고, 밥을 해먹을 수도 있다고 했다. 숟가락도 혼자 힘으로 들지 못하는 상태였다.  

한번은 친구 스테판이 어젯밤에 찾아와서 함께 맥주를 마셨다고 했다. 병원에서 음주는 불가하므로 망령된 말이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스테판 아저씨에게 이야기했더니 깜짝 놀랐다. 바로 어젯밤에 그가 아버지와 맥주를 마시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돌아가시는 날 동생이 찾아왔다. 지방에 살고 있어 쉽게 올 수가 없었다. 입원한 후 처음이었고, 이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두 형제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면서 평온하고 추억 어린 시간을 가졌다. 동생이 막 작별인사를 하려고 하자, 형이 동생에게 귀속말로 "너는 피에댜(fiedja)야!"라 속삭였다. 동생은 깜짝 놀랐다. 어떻게 어린 시절 후부터는 한번도 듣지 못했던 별명을 형이 기억해 지금 말하고 있다니... 이들이 작별한 지 3시간 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어머니가 남은 가족을 생각해 데리고 가
아버지는 "바로 그날 심장마비 증세가 일어났을 때 돌아갔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곤 했다. 어머니가 돌아기신 지 6개월 동안 아버지는 우울증 증세를 무척 고생하셨다. 어머니가 자꾸 부른다는 망상에 빠졌다. 정신과 진료를 받아서 약을 복용해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친구와 이웃들이 정기적으로 찾아와 말친구가 되어 주었고, 소량이지만 이들과 한 두 잔 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우울증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었다. 

어느 정도 호전되더라도 의사는 심장이 20% 이상 기능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사지를 마음대로 쓸 수가 없으니 퇴원을 하더라도 누군가 24시간 간병을 해야 한다. 자식된 도리를 다해야 하기에 퇴원 후 간병을 여러 가지 궁리를 했지만 뽀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그래서 걱정이 그야먈로 태산이었다. 

"이런 이유로 어머니가 남은 가족을 생각해 아버지를 데리고 갔구나"라고 아들은 믿게 되었다.

숫자 17이 참으로 묘하다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던 숫자가 17이다. 아무런 이유없이 그냥 좋아했다. 가게에 가서도 17이 들어간 상품을 즐겨 구입했다. 그래서 그런지 돌아가신 날짜도 9월 17일이다. 공교롭게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짜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꼭 1년 1개월인 10월 17일이다. 

여러 해에 걸쳐 지은 집 층간 복도에 어머니가 정년퇴임 후 취미생활로 만든 자수 그림 작품 18점을 걸었다. 그런데 걸려있던 한 작품이 어느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어머니가 좋아하던 숫자가 17이라 그 떨어진 작품을 다시 걸지 않았다. 현재 17점이 걸려 있다.


▲ 어머니가 취미로 만든 자수 그림 작품 


15분 동안만 화장장 CCTV 화면으로 작별
가톨릭 신자가 약 90%인 폴란드는 매장이 일반적이지만, 화장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도 화장하기로 했다. 화장 시간 오후 1시에 맞춰 도심에서 많이 떨어진 묘지에 있는 화장장으로 갔다. 

화장장은 화장 시작 15분 전에 작별실 문을 열어주었다. 작별실에는 의자 12개와 소파가 놓여 있는 작은 방이었다. 앞에는 유리 진열장으로 막아놓았고, 그 안에는 관을 보관하는 방의 모습을 CCTV로 보여주는 텔레비젼이 걸려 있다.   

아버지 친구들이 하나 둘 자리를 메웠다. 화면에는 화장장에 들어갈 목관이 보였다. 조문객들은 적막한 침묵 속에 기도에 임했다. 있을 법한 흐느끼는 울음 소리는 전혀 없었다. 15분 후 목관이 화로로 옮겨지자 화장장 관리인이 작별실 문을 닫아야 함으로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냈다. 유골함은 다음날 받기로 했다.   


▲ 화장장 작별실

▲ 작별실에서 나와 상주에게 위로하는 조문객ㄷ들

▲ 바르샤바 피아세츠노 화장장 정면 모습

▲ 화장장 바로 뒤에 위치한 납골당

▲ 주검이 연기로 변해 하늘을 닿고 있다 


평소에 잘 보살피고, 간소하게 보내야지
화장장 밖에서 조문객들은 줄을 서서 상주인 라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 삼삼오오 모여 잠시 얘기를 나누더니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화환을 가져온 사람은 몇이 되지 않았다. 보통 묘지에 안치식을 할 때 화환을 가져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라덱에게 물었다. 
"마지막 작별인데 돌아가신 분의 얼굴이라도 보면서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어머니를 보낸 지 1년밖에 안 되는데 또 다시 아버지를 보내게 되었다. 삼촌이 이번에는 그냥 이렇게 보내자고 해서 동의했다. 평소에는 모시기를 게을리하다가 돌아가신 후 성대하게 미사를 지내고, 꽃으로 무덤을 장식해 효자임네 자랑하는 것이 무슨 소용 있나? 평소에 잘 보살피고 간소하게 보내는 것이지. 조만간 일가 친척이 주말에 모여 유골함 안치식을 가질 것이다."

▲ 장자(莊子)를 떠오르게 한 밤의 술상 


이날 저녁부터 라덱과 함께 돌아가신 분을 위해 쿠바 기타 음악을 들으면서 보드카 한 잔 한 잔 건배를 했다. 아내가 죽자 곡(哭) 대신 노래했던 장자가 떠오르는 밤이었다. 하지만 간간이 눈물을 훔치는 라덱을 보니 역시 죽음은 남은 자에게 슬픔이로다...
Posted by 초유스
다음첫면2015.04.03 09:09

어제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 슈파마켓을 갔다. 채소 판매대에 낯설은 물품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양파껍질이다. 양파는 필수채소이지만, 그 껍질을 왜 팔까? 물론 수요가 있으니까 당연히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 물건을 팔지 않을 수가 없겠다. 


누구나 앙파껍질을 벗길 때 그 눈물 나는 고통을 알 것이다. 일반적으로 쓰레기로 버리는 이 껍질을 이렇게 판매도 하는구나... 이들의 풍습을 알지 못할 때에는 이해가 쉽게 되지 않을 것이다. 

* 슈퍼마켓에 파는 양파껍질 


이 껍질을 보니 부활절마다 방문하는 유럽인 장모님이 떠올랐다. 부활절을 앞두고 장모님은 앙파껍질을 버리지 않고 한 곳에 모아둔다. 그래서 부활절 전날 저녁 이것을 아주 요긴하게 사용한다. 이 껍질은 바로 달걀 물들이기용이다.

양파껍질을 물에 푹 삶으면 천연색을 얻을 수 있다. 어디 한번 그 과정을 함께 보자.
 

먼저 쌀, 풀잎 등으로 달걀를 두른다. 그리고 스타킹으로 이를 감싼다. 


이 달걀을 양파껍질에 넣고 삶는다.



그러면 바로 아래와 같은 색깔이 나온다.



가장 흔한 방법은 달걀을 양파껍질에 넣고 삶는다. 색이 곱게 든 달걀을 날카로운 도구로 모양을 내면서 이를 긁어낸다. 자, 왜 슈퍼마켓에서 양파껍질을 판매하는 지에 대한 의문점이 이제 해결이 된 셈이다. 부활절 주말 모두 잘 보내시십시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30 08:13

부활절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사람들은 버드나무나 자작나무 가지를 꺾어 화병에 담아놓는다. 실내 온도로 가지에는 야외보다 훨씬 빨리 버들강아지나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이 가지를 장식하는 것 중 하나가 빠질 수 없는 부활절 달걀이다. 리투아니아에는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봄 문턱에 만물의 소생을 기다리면서 달걀을 색칠하는 풍습이 내래오고 있다.

* 리투아니아 부활절 달걀 공예가 작품 감상은 여기로 -> http://blog.chojus.com/915


지난 토요일 딸아이와 함께 전통 부활절 달걀 색칠하기 강습에 다녀왔다. 혹시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준비물
주사기
색소
밀랍 왁스 (없을 경우 촛농)
달걀
끝을 뭉실하게 한 철사 막대기
바늘

먼저 바늘로 달걀 밑에 작은 구멍을 낸다. 그리고 주사기로 공기를 넣어 달걀 안에 있는 내용물을 밖으로 빼낸다. 다 빼낸 후에는 주사기에 물을 넣어 달걀 안으로 깨끗하게 씻어낸다. 이때 공기나 물을 집어넣을 때 아주 서서히 해야 한다. 세게 하면 달걀 껍질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촛불로 밀랍 왁스를 액체로 만든다. 


이제는 인내력 싸움이다. 머리 속에 상상한 무늬를 녹은 밀랍 왁스로 달걀에 하나하나 점이나 선으로 표현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색소물에 달걀을 잠시 담궈 색을 입힌다. 또 다른 색을 더 입히고 싶으면 위의 작업을 반복하면 된다.


달걀에 묻은 밀랍농은 촛불 옆 가까이 달걀을 놓고 열을 가한다. 그리고 휴지로 닦아내면 된다. 



미술감각이 기준미달인 초유스가 이날 만든 부활절 달걀이다.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가장 예쁘게 무늬를 만든 사람에게 상을 주는 등 부활절에 앞서 즐거운 가족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12.22 07:11

유럽에서 가장 큰 명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사람들은 선물 등을 사기 위해 상점으로 몰린다. 일년 중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은 무엇일까? 

요즘 한국은 여전히 허니버터칩이 인기이다.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군부대를 방문하면서 가져간 것이 "특별히 구했는데 다섯 상자밖에 못 구했다"라는 허니버터칩이다. 상점에는 1인당 한계를 정해 파는데 없어서 못 팔 지경이란다. 1월에 한국 가면 맛볼 기대감으로 지낸다.  

그렇다면 폴란드는? 
최근 폴란드에 인기있는 품목이 하나 있다. 여긴 과자가 아니라 잉어이다. 왜 잉어일까?
 
가톨릭 신자가 대부분인 폴란드는 지금 대림절(예수 탄생 4주전부터 크리스마스가 있는 주까지)을 맞아 고행과 기도 분위기다. 육식을 피한다. 크리스마스 전야제 때 식탁에 올라오는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잉어이기 때문이다. 폴란드에 살았을 때 크리스마스 때마다 잉어를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대형상점 수조에는 잉어가 가득 담겨져 있다. 이 잉어를 사서 다듬어 냉동실에 넣어놓거나 아니면 산 채로 욕조에 담아 키우다가 크리스마스 전야에 주로 튀겨서 먹는다. 크리스마스 명절로 가장 수난 당하는 물고기가 바로 잉어다.

* 폴란드 이웃 체코 블타바 강에서 서식하는 잉어: 사진출처 - 위키백과

 

며일 전 폴란드 상점의 잉어 판매대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12월 18일 폴란드 대형상점망(체인상점)인 리들(Lidl)이 잉어 1킬로그램당 9.9즐로티(3천3백원)에 할인 판매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과히 폭발적이었다. 얼마나 많은 폴란드 사람이 이 시기에 잉어를 사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먼저 폴란드의 중부에 있는 도시 시에라즈(Sieradz) 리들 (Lidl) 상점의 할인 판매장이다. 몰려드는 인파 속에 한 여성이 잉어를 판매대에서 꺼내 계속 뒤로 던진다.



다음은 폴란드 서부에 있는 도시 고주브(Gorzów Wielkopolski)의 할인 판매장 모습이다. 



아래는 폴란드 북부에 있는 도시 뫄비(Mława) 할인 판매장 모습이다. 


이렇게 인파가 사라진 뒤의 잉어 판매대의 모습이다.

* 사진 출처 : http://i.imgur.com/LanTE3w.jpg


잉어,

동양에서는 양자강 상류의 거센 물결을 뛰어넘어 용이 되었다는 엉어,

온갖 고난을 이겨 장원 급제를 통해 출세한 선비로 비유되는 잉어,

아들의 효성으로 한겨울 병든 어머니에게 공양된 잉어... 


이렇게 폴란드에서는 잉어 판매대가 아비귀환의 복마전(伏魔殿)이 되어버렸다. 명절에 특정 생선만을 고집하는 풍습은 지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12.03 06:44

어린 시절 부모나 친척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주 받은 질문이 있다.
"자라서 뭐가 될래?", "나중에 뭐가 되고 싶니?" 

그런데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살면서 느낀은 아이들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어른들로부터 받은 질문이 종종 떠올라 공부하고 있는  딸에게 묻곤한다.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그렇게 묻지마."
"왜?"
"난 아직 어려. 그건 나중 일이야"
"그래. 네 말이 맞다."

어릴 때부터 장래 희망을 가지게 하고 그런 방향으로 자녀를 이끌어가는 것도 좋다. 하지만 타의든 자의든 미리 한 길만 정해 놓고 나아가는 것은 무한한 잠재적 가능성을 제약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다양한 길을 열어 놓고 때와 원에 맞도록 나아가도록 하려고 한다.  

멀리 보면 어른이 되어 무엇이 될까이고, 가까이 보면 당장 내년에는 운명이 어떻게 펼쳐질까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누구나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알고 싶어한다. 며칠 전 폴란드 에스페란토 친구가 재미난 운명 미리알기 놀이를 알려 주었다. 

11월 29일 밤 그는 가족과 함께 점보기를 했다. 11월 30일 가톨릭 성인 축일을 맞아 폴란드 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이런 놀이를 해왔다. "왜 이날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아래와 같이 답했다.

"이날은 마법의 밤이고, 돌아가신 조상들이 이날 찾아와 후손들의 미래를 조금 드러내 주고 간다고 사람들은 믿었다. 주로 처녀에게 남편될 사람을 미리 알려주는 밤이다. 대림절(성턴 전 4주간)에 앞서 마지막 유쾌한 밤을 보낸다."    


그가 이날 가족과 함께 왁스로 운세 미리보기 방법은 간단하다. [사진 fotoj:  Barbara Kruszewska]

1. 밀랍을 녹인다. (지금은 밀랍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양초를 이용한다)

2. 용액을 물이 담긴 통에 붓는다. 반드시 열쇠 구멍을 통해서 붓는다.

3. 용액이 식으면서 모양이 형성된다

4. 이 모양을 건져 불에 비추면 벽에 그림자가 생긴다. 이 그림자 형상이 무엇을 닮았냐에 따라 다음해의 운명을 알 수 있다.   


* 녹인 양초를 물에 붓는다.


* 부울 때 열쇠 구멍을 통해서 해야 한다.


* 물에 담긴 양초 용약은 이렇게 어떻게 붓는냐에 따라 모양을 달리 한다.


* 이 모양을 불이 비춰 벽에 나타난 형상을 가지고 내년 운세를 점친다. 보는 사람에 따라 형상도 달리 해석될 수 있으므로, 자기 해석 주장에 모두들 시간가는 줄 모를 듯하다. 


신발 놀이도 있다. 미혼 여자들이 각각 신발 한 짝을 벗는다. 이렇게 모인 신발을 방문 쪽으로 하나하나 연결한다. 이때 신발 앞 부분이 문을 향하도록 한다. 방문에 닿는 신발의 주인이 제일 먼저 시집간다.


또 다른 놀이는 미래 남편 이름 알아맞히기다. 작은 종이마다 각각 다른 남자 이름을 쓴다. 이 종이들을 베개 밑에 놓고 잔다. 아침에 일어나 베개 밑에서 종이 하나를 꺼낸다. 이때 종이에 써여진 이름이 바로 미래의 남편 이름이다. 때론 이름이 아니라 운명 문구를 적기도 한다.  


이제 밤이 제일 긴 동지를 향해 나아간다. 오후 4시가 되면 벌써 어두워진다. 이 긴긴 밤에 이런 전통 놀이로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4.01.01 09:15

극동 아시아에 위치한 한국의 새해맞이는 일반적으로 동해에서 붉게 떠오르는 해맞이로 새해의 의미를 다진다. 그래서 일출 명소에는 다양한 새해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유럽 사람들은 새해의 해맞이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유럽 사람들은 바로 막 떠오르는 해 대신에 00시 00분 00초를 기다린다. 사람들은 샴페인병과 폭죽을 들고 인근 공원에 모인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도심 곳곳에는 폭죽이 뿜어내는 빛과 소리로 요란스럽다.절정은 리투아니아 시각으로 밤 12시이다. 

우리집에 모인 친척과 가족도 바로 집 앞에 있는 공원으로 나갔다. 거대한 소리에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조금 잠잠해지자 사람들은 가지고 온 샴페인을 나눠마시면서 2014년을 위해 덕담을 주고 받는다. 2014년 새해맞이 폭죽놀이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지난 해에도 <초유스의 동유럽>을 애독하고 격려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리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 가득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07.23 06:46

종종 주말에 도심으로 산책가다 보면 똑 같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아가씨 무리들을 볼 수가 있다. 영문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체 저 아가씨들이 왜 저렇게 다닐까 궁금증을 가질 수 있다.

일전에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을 안내하느라 카우나스(Kaunas) 구시가지를 다녀왔다. 건물만 보여주는 따뿐한 관광에 리투아니아의 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앞치마를 두른 젊은 여성들이 광장에 앉아있었다. 이들은 다름 아닌 처녀 파티 일행이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보통 결혼식 일주일 전에 가까운 여자 친구들이 모여서 마지막 처녀 시절을 마감하는 파티를 연다. 물론 총각 파티도 당연히 있다.    
         

이들은 돌아다니면서 예비신부에게 과제를 준다. 그리고 신부는 과제를 이수하면서 상대방에게 방명록에 축하의 말을 부탁한다. 


우리나라 관광객 한 분이 축하의 글을 썼고, 또 다른 한 분은 축의금까지 주었다. 받기를 사양하는 예비신부에게 한국의 풍습은 작으나마 정성을 주고싶어한다고 말했다. 한국인과 리투아니아인이 서로 기쁨을 누리는 순간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2.04.30 07:22

카라이마스(karaimas 리투아니아어, crimean karaites 영어)는 동유럽에 살고 있는 유대교를 믿는 터키 계통의 민족이다. 이들은 원래 흑해 크림반도에 살고 있었다. 

발트해에서 흑해까지 영토를 확보한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비타우타스(Vytautas) 대공(1390-1430년 통치)이 1397-1398년 흑해에서 카라이마스 400가족을 리투아니아 대공국 핵심 도시인 트라카이(Trakai)로 데리고 왔다. 이들은 전시와 위기시에는 대공작 호위 업무을 맡았고, 평상시에는 정원사 업무를 맡았다. 

카라이마스는 오랫동안 자신들의 신앙, 언어, 풍습, 문화, 요리법 등을 지켜왔다. 언어는 터키어 계통이고, 신앙은 구약 성서를 믿는다. 현재 세계에는 8500여명, 리투아니아에는 273명(2001년)이 살고 있다. 트라카이에는 카라이마스 거리, 교회, 학교, 박물관 등이 있다. 이들의 전통음식인 키비나스(kybynas), 큐베테(kiubete) 등을 맛 볼 수 있는 식당도 트라카이 성(城) 주변에 여러 개 있다. 

지난 토요일(28일) 리투아니아 관광안내사들을 위한 특별강좌에 참가했다. 이 강좌는 관광안내사들이 트라카이에서도 관광객들을 안내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었다. 카라이마스 박물관에서 카라이마스에 대한 강의를 받았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아기 출생과 돌보기에 관한 풍습이었다.

* 트라카이 역사 박물관 카라이마스 민속전시실

카라이마스는 아기가 태어난 날에 따라 아기의 미래를 점쳤다[출처: source]. 
   월요일 - 아름다울 것이다
   화요일 - 행복할 것이다
   수요일 - 불행할 것이다
   목요일 - 높은 자리에 오를 것이다
   금요일 - 모두로부터 사랑받을 것이다
   토요일 - 평생 남을 위해 고생할 것이다
   일요일 - 아름답고, 책임감 있고, 행복하고, 착할 것이다.

이날 카라이마스 전문가가 보여주는 사진 한 장이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카라이마스는 침대에 아기를 등으로 눕혀서 띠로 칭칭 감았다. 소변용으로 긴 관을 붙여놓았고, 끝에는 소변통을 달아놓았다. 심지어 무거운 돌로 발을 묶어놓았다. 얼핏보면 아기를 마치 고문하는 듯하다. 아기가 약 6개월이 될 때까지 이렇게 했다고 한다. 

아기가 엎드려 자다가 질식사 당한 안타까운 소식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런 카라이마스의 황당한(?) 방법이 쉽게 이해가 될 듯하다. 또한 팔 다리 등 몸이 똑바로 형성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한편 이렇게 오래 누워있어서 아기 머리가 평평해지기도 한다.


이 사진을 본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좀 지나치지만, 쉽게 이해가 된다. 나도 아기였을 때 엄마가 3개월 동안 포대기로 나를 말아서 꼼짝달짝하지 못하게 했지."라고 말했다.


관을 붙여서 소변을 누게 하는 것이 참 특이하다. 지금과는 달리 일회용 기저귀가 없던 시절 이렇게 함으로써 천기저귀를 빨래해야 하는 시간과 수고를 덜게 한 좋은 방법인 듯하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뜻하지 않게 아기가 엎드려서 질식사당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겠다. 카라이마스 민족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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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1.06.28 06:21

요즈음 한국에는 지하철에서 귀엽다며 아기를 만진 할머니, 원색적인 말투로 이 할머니를 페트병으로 때린 아기 엄마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찰이나 법조계에서도 고민스러운 일이다고 한다. 아기를 만진 것이 과연 폭행죄가 될까? 또한 페트병에 상해를 입지 않은 경우에 과연 유무죄를 논할 수가 있을까? 하지만 지나친 반응에 대한 도덕적인 비난은 충분히 있을 법하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몇해 전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던 때가 떠올랐다. 지하철을 타고 우리 가족만 있을 때 딸아이가 자주 묻는 말이 있었다.

"아빠, 왜 한국 사람들은 내 머리카락을 만져?"
"기분 안 좋아?"
"짜증 나."
"꽃이 예쁘면 너도 만지고 싶지? 귀여워서 만지는 거야. 세상 사람들이 다 네 할머니라고 생각해."
"그래도 싫어."
"그냥 웃으면서 견뎌! 조금 있으면 (리투아니아) 집에 가잖아." 

주로 중년이나 노년 여성들이 딸아이의 머리카락을 만지거나 쓰다듬었다. 
"머리카락이 왜 이렇게 부드럽니?" "얼굴이 참 예쁘다"......

애정 표현하는 데 적극적이라고 알려진 유럽 사람들 사이에 살면서 느낀 것은 바로 자기 아이라도 밖에서는 잘 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더욱 조심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 한국인의 머리 쓰다듬기에 익숙하지 않은 딸아이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법하다. 우리 집의 경우 아이와 함께 공공 장소에 갈 때 특히 버스, 슈퍼마켓 등에서는 절대로 자기 손으로 입술이나 얼굴 등을 만지지 말도록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접촉한 것을 만진 손으로 그냥 입술이나 얼굴을 만지만 아무래도 위생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미루어보면, 아무리 귀엽고, 어리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손으로 머리를 만지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딸아이가 쉽게 이해가 된다. 

한국에서는 귀여운 아기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동이 우호적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예쁘다고 주저없이 타인의 아이들을 쓰다듬지 말고 그냥 미소와 함께 칭찬의 말만 해주는 것이 좋겠다. 물론 이번 한국 지하철 경우는 극단적인 예에 속하지만, 이제 한국에서도 머리 쓰다듬기의 미풍이 배척당하는 듯해서 씁쓸한 마음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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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1.06.03 06:03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사우나를 즐긴다. 집에 사우나가 있는 사람들은 주말에 가족, 친척 혹은 친구들을 불러 사우나를 같이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사우나는 주로 장작불을 피워 사우나실 안에 있는 돌을 데운다. 사우나 온도는 보통 50-90도이다.

사우나가 있는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을 때 수영복과 큰 수건을 챙겨간다. 또한 사우나하면서 마실 맥주를 여러 병 사서 가져간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남자들만 있어도 수영복을 입고 있다(물론 아주 가까운 가족의 경우는 예외일 수 있다). 그러니 수영복을 입은 남녀가 함께 사우나를 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 리투아니아에서 사우나를 하면서 삼순이 양머리 수건을 소개한다.
 

사우나실에 들어가서 처음 밖으로 나오면 그냥 자연적으로 몸을 식힌다. 두 번째부터 바로 옆에 있는 호수나 강, 혹은 냉탕으로 들어가 몸을 식힌다. 사우나실에서는 마른 자작나무 잎가지를 가지고 몸 전체를 때린다. 물론 마구잡이로 때리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규칙에 따라 행한다. 이에 대해서는 기회되면 동영상과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일전에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사우나를 다녀왔다. 공간이 좁아서 한번에 다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사우나에 능숙한 사람들이 먼저 들어가기로 했다. 

이렇게 우연히 남자 여섯 명이 먼저 들어가게 되었다. 늘 그러하듯이 수영복을 챙겨 사우나실로 갔다. 그런데 일행 중 한 사람이 난데 없이 수영복을 입지 말고 그냥 알몸으로 들어가자고 우겼다.

"우리 집 사우나 규칙은 옷을 벗는 것이다."

10여년 동안 리투아니아에서 사우나를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주위의 다른 사람들도 순간적으로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모두 "그가 벗었는데 우리도 벗자"라는 눈치였다.   

▲ 건물 안 사우나에서 나와 야외에 있는 온탕에서 담소를 즐기고 있다.
 

그렇게 해서 남자들은 모두 벗었다. 한국의 남자 사우나실에서는 흔한 풍경이지만, 리투아니아에서는 색다른 풍경이다. 얼마 후 수영복을 입은 한 여자가 들어오더니 태연한 척했지만 잠시 후 자리를 떴다.

"그 사람이 우겨서 우리 남자들 옷 다 벗고 사우나했어."라고 아내에게 말했더니
"역시 예술가는 다르네."라고 답했다. 그 사람은 사진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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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11.03.01 04:23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눈길을 끈 결혼 동영상이 하나 있다. 폴란드인들의 결혼풍습을 엿볼 수 있는 것이라 소개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설이 덮인 도로 위에 여름 일광욕 차림을 하는 사람들이 길을 막아서고 있다. 신랑 신부와 하객들을 태운 차량 행렬이 다가오고 있다. 이들은 비켜주지를 않는다. 이에 산랑이 나와 이들에게 보드카 술병을 길값으로 주자 이들은 길을 비켜준다. 동네 사람들이나 지인들이 이런 도로 봉쇄를 통해 결혼식의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 혹한에 해수욕장 연출로 도로 봉쇄
▲ 소방대로 도로 봉쇄 
▲ 청소년이 오토바이로 도로 봉쇄
▲ 유격대가 도로 봉쇄

이 동영상을 함께 본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리투아니아에도 이와 유사한 옛 풍습이 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꽃으로 새끼를 이어서 도로를 봉쇄한다. 이에 신랑은 길을 비켜달라고 술이나 과자로 대접한다.

* 관련글: 신랑신부 피로연 첫 춤에 하객들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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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반지 어느 손에 낄까 고민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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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랑나비 결혼 청첩장의 흥미로운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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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12.31 08:18

오늘은 2009년의 마지막 날이자 밤 12시가 되면 2010년 새해의 첫날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새해을 맞이한다. 요즘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가까운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새해를 맞이한다. 각자가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준비해 어느 친구집에 모인다. 함께 저녁을 준비해 먹고, 술을 마시면서 밤 12시가 될 때까지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거나 놀이를 한다.

밤 12시 직전에 샴페인병과 함께 넓은 공터로 나간다.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불꽃놀이를 구경하거나 가져온 폭죽을 터트린다. 샴페인을 컵에 붓고 00시 00분 01초를 기다린다. 이 시각이 되면 일제히 건배를 하면서 "행복한 새해"를 외친다. 친구뿐만 아니라 주위에 모인 사람 모두와 함께 건배를 하고 뽀뽀를 하면서 덕담을 나눈다.  (하단에 있는 영상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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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새해맞이 (상), 2009년 새해맞이 (하)

하지만 옛날 리투아니아인들은 잠을 자지 않고 해를 기다리면서 다양한 점술과 놀이를 했다. 이들은 새해를 맞는 중요한 때를 잠으로 놓친다면 다가오는 일년 내내 게으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리투아니아의 옛 풍습을 아래에 소개한다.

그믐날과 설날의 최대 관심사는 미래를 알아보는 것이다. 처녀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물음은 새해에 시집갈지, 누가 애인이나 남편이 될지 등이었다. 총각들 또한 가정을 이루는 일로 골몰했다. 어떤 처녀가 그에게 사랑에 빠질지, 착하고 아름답고 근면하고 부유한 아내를 얻을지 궁금하기 그지없었다.

장년들은 수확은 풍성할지, 가축은 잘 자랄지, 폭우·폭풍·뇌우가 있을지 등을 알고 싶어했다. 노인들은 이 세상에서 일년을 더 살 수 있을지, 건강은 어떠할지 등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점술과 놀이가 행해졌다.

그믐날 물이 담긴 컵에 약간의 재를 넣고 휘젓고 난 후 컵 바닥에 남자 얼굴이 나타나는 지 살펴본다. 만약 나타나면 새해에 시집간다. 자정에 혼자 촛불 12개를 켜고 거울 앞에 앉아 거울을 응시한다. 남자 얼굴이 나타나면 시집간다. 머리를 문 쪽으로 하고 방바닥에 등으로 눕는다. 발을 위로 올리고 신발을 머리 너머로 던진다. 이때 신발 앞이 문 쪽을 보고 있으며 시집간다. 열매를 한 줌 집는다. 홀수이면 시집간다.

그믐날 밤에 빗이나 자물쇠를 베개 밑에 놓는다. 꿈속에서 머리를 빗겨주거나 문을 여는 남자가 남편이 된다. 종이 12장에 각각 다른 남자 이름을 적고 열 세 번 째 종이는 백지로 놓아둔다. 이 종이들을 섞어 베개 밑에 놓는다. 설날 아침에 일어나 종이 한 장을 꺼내 햇빛으로 읽는다. 종이 적힌 이름의 남자에게 시집간다. 만약 백지이면 홀로 그 해를 보낸다.

젊은 남녀들이 탁자 주위에 모여 가운데 촛불을 밝힌다. 돌아가면서 남자 혹은 여자는 누가 그를 혹은 그녀를 사랑하는 지 묻고 조심스럽게 촛불을 불어 끈다. 이 때 모든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촛불 연기가 어느 쪽으로 흘러가는 지를 지켜본다. 연기 방향에 앉은 사람이 바로 질문자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연기가 곧 바로 위로 치솟으면 아무도 그 질문자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 연기가 갑자기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면 방안에 있는 누군가 그 질문자를 미워하고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운명을 점친다. 그믐날 사람들은 마른 나뭇가지를 눈 속에 꽂아놓는다. 설날 아침 자신의 나뭇가지가 넘어져 있으면, 그는 그 해 죽는다. 잠들기 전 소금을 침대 가장 가까이에 있는 탁자 위에 놓는다. 아침에 소금이 축축하면 그 해 죽고, 소금이 건조하면 계속 산다.

여러 물건을 탁자에 놓고 각각 접시로 덮어놓는다. 접시를 서로 섞어서 한 사람씩 순서대로 접시 하나를 열어본다. 물건마다 고유한 뜻이 담겨져 있다: 반지 - 결혼, 칼 - 사고, 연필 - 학업, 초 - 죽음, 호환 - 명예, 빵 - 만족, 새 - 사랑, 장난감 - 탄생, 열쇠 - 집. 자신이 선택한 물건이 새해 운세를 말한다.

날씨나 정황으로 새해의 운세를 예측한다. 설날 날씨가 맑으면 풍년이다. 몹시 추우면 부활절은 아주 따뜻하다. 아침에 온통 서리가 뜰에 앉으면, 좋은 해이다. 안개가 끼면, 전염병과 질병이 맹위를 떨쳐 사람들이 많이 죽는다. 함박눈이 내리면 젖소는 젖을 많이 낸다.

뜰에 까치가 많이 모여 지저귀면, 일년 내내 손님이 많고 행복하다. 첫 손님이 여성이면, 불운한 해이고, 남성이면 운이 좋은 해이다. 설날에 넘어지는 사람은 일년 내내 재수가 없다. 설날에 들은 첫 소식이 좋으면, 일년 내내 좋은 소식이 많다.

설날에 사람들은 서로 덕담을 나누었다. 총각들은 처녀들에게 새 베틀, 연인을 기원했고, 처녀들은 총각들에게 귀여운 여인, 보드카를 기원했다. 젊은이들은 선령(善靈), 악령(惡靈), 저승사자, 거지, 동물 모습 등을 한 옷을 입고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풍작을 기원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들에게 음식물로 환대했고, 선물도 주었다.

설날에 한 태도가 일년 내내 간다고 믿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투거나 싸우지 않았고, 많이 웃으며 서로를 도와주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벌을 주지 않았고, 아이들은 착하게 행동했다. 부부는 서로의 앙금을 지우고 마음을 맞추기 위해 사과를 나누어 먹었다. 제마이티야 지방에서는 지난해의 잡귀들을 쫓기 위해 짚다발을 불태우기도 했다.

오늘날 리투아니아인들은 옛 사람들이 진지하게 해오던 이러한 점술이나 놀이로 인생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것을 실제로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것을 통해 온 가족이 이웃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요즈음 이러한 놀이 풍습마저도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특히 많은 젊은이들은 그믐날 저녁부터 설날 아침까지 마음껏 먹고 마시고 춤을 추면서 보낸다.

거울 속에서 미래 남편을 찾으려고 애쓰는 처녀의 간절한 모습, 마을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풍작을 기원하는 젊은이들의 예절 있는 모습, 앙금을 씻고 한 마음을 이루기 위해 사과를 나누어 먹던 부부의 정다운 모습 등을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되어 아쉽기도 하다.


위 영상은 일반적으로 유럽인들이 새해를 맞이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유럽인들에게 새해의 일출구경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우선 해가 아침 8시 40분경에 뜬다. 구름 낀 날이 많으니 아침 해를 볼 날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들은 00시 00분 01초에 열광한다. 그리고 새벽까지 먹고 마시면서 해가 뜨는 시간에는 아직 쿨쿨 잠에 빠져있다.

* 최근글: 수도꼭지에 끼어놓은 이 고무마개의 정체는?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12.30 07:34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첫날인 설날은 한민족의 최대명절이다. 설빔을 입고,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하고, 덕담을 나누고, 떡국으로 세찬을 먹고, 윷놀이 등을 한다. 하루 종일 좋은 말을 많이 하고 들으면 일년 내내 그러하고, 좋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으면 일년 내내 배부르다고 한다.

리투아니아의 설날 풍습은 어떠할까. 오늘날 새해 첫날은 양력 1월 1일이지만, 이는 19세기경 서유럽에서 도입되었다. 고대 리투아니아인들은 설날을 어느 특정한 일로 정하지 않고 한 해 농사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와 동일시했다.

지난 수세기 동안 리투아니아인들은 12월 24일에서 1월 6일 사이 새해 축제를 지냈다. 특히 성탄절 전야는 연중 밤이 가장 긴 날 중 하나이고, 성탄절은 지난해 끝이자 새해 시작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리투아니아인들에게 설날 풍습은 성탄절 풍습을 다시 반복하는 정도이다. 그믐날이 '작은 성탄절 전야'로 불려진다. 이날 옛 사람들은 잠을 자지 않고 새해를 기다리면서 다양한 점술과 놀이를 했다. 이들은 새해를 맞는 중요한 때를 잠으로 놓친다면 다가오는 일년 내내 게으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믐날과 설날의 최대 관심사는 미래를 알아보는 것이다. 처녀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물음은 새해에 시집갈지, 누가 애인이나 남편이 될지 등이었다. 총각들 또한 가정을 이루는 일로 골몰했다. 어떤 처녀가 그에게 사랑에 빠질지, 착하고 아름답고 근면하고 부유한 아내를 얻을지 궁금하기 그지없었다.

장년들은 수확은 풍성할지, 가축은 잘 자랄지, 폭우·폭풍·뇌우가 있을지 등을 알고 싶어했다. 노인들은 이 세상에서 일년을 더 살 수 있을지, 건강은 어떠할지 등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점술과 놀이가 행해졌다.

그믐날 물이 담긴 컵에 약간의 재를 넣고 휘젓고 난 후 컵 바닥에 남자 얼굴이 나타나는 지 살펴본다. 만약 나타나면 새해에 시집간다. 자정에 혼자 촛불 12개를 켜고 거울 앞에 앉아 거울을 응시한다. 남자 얼굴이 나타나면 시집간다. 머리를 문 쪽으로 하고 방바닥에 등으로 눕는다. 발을 위로 올리고 신발을 머리 너머로 던진다. 이때 신발 앞이 문 쪽을 보고 있으며 시집간다. 열매를 한 줌 집는다. 열매 수가 홀수이면 시집간다.

그믐날 밤에 빗이나 자물쇠를 베개 밑에 놓는다. 꿈속에서 머리를 빗겨주거나 문을 여는 남자가 남편이 된다. 종이 12장에 각각 다른 남자 이름을 적고 열 세 번 째 종이는 백지로 놓아둔다. 이 종이들을 섞어 베개 밑에 놓는다. 설날 아침에 일어나 종이 한 장을 꺼내 햇빛으로 읽는다. 종이 적힌 이름의 남자에게 시집간다. 만약 백지이면 홀로 그 해를 보낸다.

젊은 남녀들이 탁자 주위에 모여 가운데 촛불을 밝힌다. 돌아가면서 남자 혹은 여자는 누가 그를 혹은 그녀를 사랑하는 지 묻고 조심스럽게 촛불을 불어 끈다. 이 때 모든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촛불 연기가 어느 쪽으로 흘러가는 지를 지켜본다. 연기 방향에 앉은 사람이 바로 질문자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연기가 곧 바로 위로 치솟으면 아무도 그 질문자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 연기가 갑자기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면 방안에 있는 누군가 그 질문자를 미워하고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운명을 점친다. 그믐날 사람들은 마른 나뭇가지를 눈 속에 꽂아놓는다. 설날 아침 자신의 나뭇가지가 넘어져 있으면, 그는 그 해 죽는다. 잠들기 전 소금을 침대 가장 가까이에 있는 탁자 위에 놓는다. 아침에 소금이 축축하면 그 해 죽고, 소금이 건조하면 계속 산다.

여러 물건을 탁자에 놓고 각각 접시로 덮어놓는다. 접시를 서로 섞어서 한 사람씩 순서대로 접시 하나를 열어본다. 물건마다 고유한 뜻이 담겨져 있다: 반지 - 결혼, 칼 - 사고, 연필 - 학업, 초 - 죽음, 호환 - 명예, 빵 - 만족, 새 - 사랑, 장난감 - 탄생, 열쇠 - 집. 자신이 선택한 물건이 새해 운세를 말한다.

날씨나 정황으로 새해의 운세를 예측한다. 설날 날씨가 맑으면 풍년이다. 몹시 추우면 부활절은 아주 따뜻하다. 아침에 온통 서리가 뜰에 앉으면, 좋은 해이다. 안개가 끼면, 전염병과 질병이 맹위를 떨쳐 사람들이 많이 죽는다. 함박눈이 내리면 젖소는 젖을 많이 낸다.

뜰에 까치가 많이 모여 지저귀면, 일년 내내 손님이 많고 행복하다. 첫 손님이 여성이면, 불운한 해이고, 남성이면 운이 좋은 해이다. 설날에 넘어지는 사람은 일년 내내 재수가 없다. 설날에 들은 첫 소식이 좋으면, 일년 내내 좋은 소식이 많다.

설날에 사람들은 서로 덕담을 나누었다. 총각들은 처녀들에게 새 베틀, 연인을 기원했고, 처녀들은 총각들에게 귀여운 여인, 보드카를 기원했다. 젊은이들은 선령(善靈), 악령(惡靈), 저승사자, 거지, 동물 모습 등을 한 옷을 입고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풍작을 기원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들에게 음식물로 환대했고, 선물도 주었다.

설날에 한 태도가 일년 내내 간다고 믿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투거나 싸우지 않았고, 많이 웃으며 서로를 도와주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벌을 주지 않았고, 아이들은 착하게 행동했다. 부부는 서로의 앙금을 지우고 마음을 맞추기 위해 사과를 나누어 먹었다. 제마이티야 지방에서는 지난해의 잡귀들을 쫓기 위해 짚다발을 불태우기도 했다.

오늘날 리투아니아인들은 옛 사람들이 진지하게 해오던 이러한 점술이나 놀이로 인생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것을 실제로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것을 통해 온 가족이 이웃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요즈음 이러한 놀이 풍습마저도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특히 많은 젊은이들은 그믐날 저녁부터 설날 아침까지 마음껏 먹고 마시고 춤을 추면서 보낸다.

거울 속에서 미래 남편을 찾으려고 애쓰는 처녀의 간절한 모습, 마을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풍작을 기원하는 젊은이들의 예절 있는 모습, 앙금을 씻고 한 마음을 이루기 위해 사과를 나누어 먹던 부부의 정다운 모습 등을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되어 아쉽기도 하다.

         * 고대 리투아니아인들은 가장 밤이 긴 날이자 밝음이 태동하는 동지에 벌써 새해를 맞이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11.03 07:08

11월 1일은 가톨릭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리투아니아에서 ‘모든 성인의 날’이라 불리는 국가 공휴일이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이날과 2일을 구별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벨리네스’라 부른다. ‘벨레’는 영혼, ‘벨리네스’는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날’을 뜻한다. 죽은 사람 영혼을 추모하는 이 풍습은 고대로부터 내려왔는데, 죽은 이들의 영혼이 특정 시점에 사후 세계를 떠나 가족을 방문하러 돌아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한 해의 수확을 마친 뒤부터 시작해 10월 한 달 내내, 그리고 11월 첫 주에 절정에 이른다. ‘벨리네스’ 풍습은 14세기 말 기독교가 전래된 뒤 기독교적 의미가 추가되긴 했지만,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을 기해 리투아니아인들은 고향을 찾아 가족과 함께 조상뿐만 아니라 친척, 친구 그리고 유명 인사 무덤을 방문한다. 우리의 추석 성묘를 연상케 한다. 우리가 ‘벌초’를 하는 것처럼, 무덤 화단에 흩어진 낙엽을 줍고 시든 화초를 뽑고 새것을 심는다. 대개 꽃이 활짝 핀 국화를 심는데, 이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에겐 국화꽃을 선물하지 않는다. 또 무덤에 바칠 꽃송이는 반드시 짝수로 하고, 죽은 사람 영혼이 어둠 속에 헤매지 않도록 촛불을 밝히는 풍습도 있다. ‘성묘’에 나선 이들은 긴 시간 말없이 촛불을 응시하며, 죽은 이의 선행과 일생을 되돌아보며 기도를 하곤 한다. 밤이 깊어갈수록 타오르는 촛불로 공동묘지는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룬다.

20세기 초까지도 리투아니아인들은 11월 1일 밤 죽은 사람 영혼이 들어오도록 창문과 문을 활짝 열어놓는 풍습이 있었다. 또 죽은 이들의 영혼을 위해 침대를 마련하고 사우나실에 불도 넣었다. 영혼이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개를 개집에 가두기도 했고, 영혼을 젖게 하지 않도록 물을 뿌리지 않았다. 영혼에 상처를 입힐까봐 예리한 물건들은 숨겼고, 영혼의 눈에 들어갈까봐 화덕에서 재를 꺼내지 않았다. 밤에 집에서 나가거나 가축을 밖에 내놓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 믿었다. 죽은 사람의 영혼이 그들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곤 고요함 밤에 들리는 바람 소리,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나무나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 물이 튀기는 소리를 영혼이 오는 징표라 여겼다.

이어 영혼을 집으로 초대하고, 가족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한 뒤 침묵 속에 식사를 한다. 밥을 먹는 동안 음식이 바닥으로 떨어지면, 초대받지 못한 영혼을 위해 그대로 놓아둔다. 음식은 밤새도록 식탁에 놓아뒀다가 다음날 걸인들에게 나눠준다. 걸인들을 죽은 사람과 살아 있는 사람 영혼들 사이의 매개체로 믿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음식을 무덤으로 가져가 놓아뒀다고 한다. 이날 예고 없이 찾아오는 손님은 ‘음부세계’에서 보낸 사람으로 여겨 극진히 환대하고 접대하는 풍습도 있다.

우리나라의 추석성묘를 연상시키는 11월 1일 리투아니아인들이 ‘벨리네스’를 맞아 묘지를 찾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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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일 죽은 이들의 영혼이 어둠 속에서 헤매지 않도록 무덤가에 촛불을 밝힌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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