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첫면2014.11.21 10:14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자로테 섬에 있는 포도밭은 세계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로 특이하다. 이 섬에서 포도밭으로 유명한 지역이 게리아(La Geria)이다. 사방 천지가 숲이 하나도 없고 온통 화산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런 곳에 포도밭이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직접 본 포도밭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 포도밭이 포도밭다워야 하는 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정말 희귀했다. 지구가 아니라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여기엔 필히 어떤 까닭이 있고, 이런 포도밭을 일궈낸 주민들의 지혜가 숨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독특한 모습을 지니고 있기에 서론이 이처럼 거창할까... ㅎㅎㅎ


포도나무가 웅덩이 속에 숨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웅덩이에서 나오지 못하게 화산암으로 돌벽을 만들어 놓은 듯했다. 저지대뿐만 아니라 가파른 경사에도 계단식으로 포도밭이 거대한 장관으로 눈 앞에 펼쳐졌다. 



1730년에서 1736년까지 화산 분출로 인해 화산재가 이 지역의 비옥한 농토를 뒤덮었다. 시간이 지난 사람들은 이 재앙이 안겨준 혜택을 알게 되었다. 바로 천연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재였다. 


18세기-19세기 이들은 화산재 층을 파내어 웅덩이를 만들어 그 밑에 포도나무 등을 재배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여줄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지역의 포도밭 웅덩이는 지름이 약 5-8미터, 깊이가 2-3미터이다. 한 웅덩이에 보통 포도나무 2그루가 심어져 있다.   



란자로데는 1년에 비가 오는 날이 고작 18일이다. 건조해서 농사짓기에 적합하지 않다. 농업에 절대로 필요한 것이 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물을 해결할까

이 점에서 화산재의 기능이 돋보인다. 구멍이 많은 입자로 되어 있는 화산재는 빗물과 이슬을 신속하게 밑으로 통과시키고, 뜨거운 햇빛이 비치는 낮에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그런데 왜 돌벽을 세웠을까?

란자로테는 무역풍이 상존한다. 반달 모양인 반원 돌벽은 특히 꽃봉우리를 맺은 포도나무를 강풍으로부터 보호해준다. 



포도나무 주종은 말바시아(Malvasia)와 무스카텔(Muscatel)이다. 포도수확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시기인 7월말이다. 수확은 모두 사람들이 직접 손으로 한다. 수확량은 헥타르당 1,500kg으로 스페인에서 가장 낮지만, 1그루당 25kg 포도가 생산된다. 19세기말부터 시작된 게리아 포도농원들은 연 포도주 30만병을 생산하고 있다.   



이 특이한 포도밭을 비롯해 란자로테 섬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극한 자연환경 속에서 체념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이날 스위트 포도주를 시음해보니 꿀을 많이 부운 듯이 무진장 달았다. 당도가 최고라는 안내자의 말이 떠올랐다. 이 대신에 세미스위트 한 병을 샀다. 호텔로 돌아와 대추야자수 옆에서 저녁노을을 즐기면서 가족과 함께 마시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04.05 06:36

슈퍼마켓에서 토카이 포도주나 맛있게 생긴 포도를 볼 때 '왜 내가 헝가리에 살지 않고 여기 살고 있지?'라는 물음표가 머리에 떠오른다.

90년대 초 헝가리에 살면서 먹었던 아주 굵은 버찌, 나무 밑에서 주워서 까먹던 아몬드, 일생 동안 마실 양을 다 마신 것 같은 포도주, 아침 식사 전 마시던 발효 과일 증류주인 팔린카(브랜디), 노천에서 하는 온천, 곳곳에 있던 좋은 친구들......

뭐니 해도 헝가리 생활에서 가장 떠오르는 일은 포도나무 가지치기이다. 보통 2월 하순이나 3월 초순에 한다. 양지바른 언덕배기에 있는 포도밭에 전지작업하다가 잠시 동안 쉴 때 팔린카 덕분에 가끔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언젠가는 동네 아이들로부터 자주색 제비꽃 묶음을 생일 선물로 받기도 했다.
 
3월 중하순이면 헝가리에서는 완연한 봄을 느낀다. 그런데 올해 3월 중순 헝가리는 눈폭탄을 맞았다. 아래 동영상에서 당시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헝가리(47도)보다 약 10도 정도 위도가 높은 리투아니아(55도)에는 심지어 4월 초에도 눈이 내리고 있다. 지난 주 부활절을 맞아 눈 내린 광경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서울의 날씨를 보니 이번 주말 낮 기온이 19도가 올라간다. 여전히 장갑 끼고 외출해야 하는 여기 날씨엔 마냥 부럽기만 하다.

▲ 4월 초순에도 자동차 위 눈을 치우느라 고달팠지만, 도로 근처 들판에서 눈 속에 파묻힌 풀을 뜯어먹고 있는 사슴 무리를 난생 처음 카메라에 담는데 순간 기쁨을 누려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02.17 07:12

포도주 애호가들이 가끔씩 겪는 일이 있다. 포도주를 마시기 위해 병따개를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는 경우이다. 참 난처하다. 칼 등을 이용해 병마개를 병 안으로 밀어넣는 것이 한 방법이다. 어제 저녁 모임에도 일어났지만, 병따개로 마개를 빼내는 데 그만 가운데가 뚝 끊어지는 경우이다. 이는 마개의 견고성이 약해서이다. 다시 병따개로 마개를 빼내지만 마개의 부스러기가 포도주에 떠다닌다.    

또 다른 경우도 있다. 다 마시지 못한 남은 포도주를 보관하기 위해서다. 빼낸 마개를 다시 병 안으로 집어넣기 위해서 아무리 애를 써봐도 넣지 못하는 경우이다. 결국 비빌봉지로 밀폐하기도 한다. 병따개로 마개를 쉽게 빼낼 수는 있지만 다시 집어놓기가 어려운 경우이다. 그래서 우리 집은 포도주 병마개를 버리지 못하고 모아놓는다. 만약의 경우 여러 병마개 중 맞는 것을 골라서 남은 포도주 병을 다시 막기 위해서다.

포도주 병마개를 다시 집어넣을 수 없는 상황을 겪는 포도주 애호가의 상심을 아래 일련의 사진들이 잘 말해주고 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사진 속의 주인공은 마개를 닫지 못하고 결국 다 마시고 골아떨어지고 말았다. 공감가는 사람들이 더러 있을 법하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1.09.09 07:57

헝가리는 늘 가고 싶은 나라 중 하나이다. 1990년대초 헝가리에 살았다. 당시 얼마간 시골에서 헝가리 사람 집에서 생활했다. 이른 봄에는 포도나무 가지치기를 경험했고, 가을에는 포도수확 일을 거들었고, 흥겨운 포도수확 전통축제에 참가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일전에 부다페스트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토 친구가 포도주축제 행사가 열린다고 알려주었다. 이 축제는 9월 7일부터 11일까지 부다성(城)에서 열린다. 부다성은 부다페스트를 형성하는 부다의 언덕 남쪽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축제는 올해 20주년을 맞이한다. 직접 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행사 사이트(http://www.aborfesztival.hu)에 올라온 사진 등으로 위안을 삼는다.


많은 추억을 준 헝가리에 언제 다시 가볼까...... 막상 같은 동유럽에 있지만 그곳으로 걸음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이 이내 인생사로다...... 혹시 부다페스트에 살고 있거나 여행중인 사람이라면 꼭 이 축제에 참가해 헝가리 포도주를 즐길 것을 권한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1.05.04 09:04

최근 "포도주 병 따기"라는 폴란드어 유튜브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동영상 내내 연인 한 쌍이 포도주 병을 따려는 장면이다. 결국은 따지 못하고, 연인은 포도주 마시기를 포기한다.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들 중 누구난 한번쯤 이런 난감한 상황을 접했을 법하다. 병따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포도주를 사왔다. 하지만 집안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다. 설사 있더라도 고장이 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날까로운 것으로 코르크를 조금씩 뜯어내면서 병 속으로 밀어넣거나 빼낸 적이 있었다. 두 경우 모두 마실 의욕을 감소시키고, 분위기를 다분히 망치게 할 소지가 있다. 아래 동영상에서의 해결법은 훨씬 수월할 것 같다. 어떤 방법일까? 




위 동영상이 제시하는 해결법은 한번 기억해둘 만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포도주 병을 밑으로 내리칠 때 병이 깨어지지 않도록 책이나 신발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최근글: 자신의 꿈, 김연아를 직접 만난 김레베카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