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5. 6. 30. 06:15

유럽 여러 나라의 수도나 대도시 등에 한국 식당을 만나는 일은 이제 어렵지가 않다. 발트 3국에도 한국 식당이 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는 <맛>,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는 <설악산>,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는 <고추> 식당이 있어 현지인들과 한국인 여행객들 에게 한국 음식을 맛볼 기회를 주고 있다. 

드디어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도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라는 소식을 에스페란토 현지인 친구가 에스페란토로 어제 알려주었다. 참고로 일전에 문화일보가 <'에스페란토어 공용화' 꺼지지 않은 불씨>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인터넷판 기사의 댓글을 쭉 훑어보니 대부분 에스페란토는 시간 낭비로 쓸모 없는 언어라고 주장했다. 세상의 어느 물건이든 그 자체의 유용성 여부는 그것을 바라보고 사용하는 사람에 달렸다.

언젠가 발에 걸린 길거리 돌을 주워서 집으로 가져왔다. 며칠 후 이 돌은 우리 집 화분 속 화초 밑가지를 지지해주는 유용한 물건이 되었다. 에스페란토 또한 이와 마찬가지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배운 에스페란토는 지금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언어이자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중 하나다. 바로 다문화 가정인 우리 가족의 공용어가 에스페란토다.

인터넷 덕분에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에스페란토 사용자들과 각종 사회교제망을 통해 매일 소식을 주고 받는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살고 있는 오랜 에스페란토 친구가 내가 한국인이라는 점으로 인해 반가울 것 같은 소식을 전해주었다. 

* 한국 음식 소개 잡지 기사


자그레브에 한국 음식 메뉴를 가진 호텔이 있다는 기사를 읽자마자 그는 사진을 찍어 한국인 친구인 나에게 보내왔다. 이 호텔은 바로 그의 직장 앞에 위치해 있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한국 식당이 아니라 고급 특급호텔에서 한국 음식을 메뉴로 제공한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즉각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 에스플라나데 호텔 한국 음식 메뉴 사이트 화면

정말이다. 
호텔은 에스프라나데 자그레브(Esplanade Zagreb)으로 5성급이다.
위치는 미하노비체바 1 (Mihanoviceva 1)이고 식당은 Le Bistro이다.

* 에스플라나데 자그레브 5성급 호텔 (사진 인터넷)


* 에스플라나데 호텔 구글 지도


주방장은 놀랍게도 한국인이 아니라 크로아티아인 아나 그르지치 (Ana Grgic)이다.

크로아티아 한국대사관의 협력과 후원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메뉴를 보니 김치 7유로, 단호박죽 6유로, 불고기 19유로, 해산물잡채 17유로, 비빔밥 13유로, 계절과일과 호박젤리 9유로이다. 적어도 경험상 5성급 호텔 비빔밥 가격 13유로는 과하지 않은 듯하다.    

언젠가 자그레브에 갈 기회가 있다면 이 소식을 에스페란토로 알려준 친구를 이곳으로 초대해 한국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사람에 따라 이렇게 에스페란토는 세계 도처의 따근따근한 소식을 실시각으로 전해주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6. 25. 10:10

요즘 관광안내일로 발트 3국을 그야말로 내집 드나들듯이 내왕하고 있다. 집에 있는 날보다 호텔에서 자는 날이 더 많다. 관광객들 사이에는 더러 흡연자들이 있다. 남들보다 일찍 나와 호텔 입구 한 구석에서 마치 죄짓는 듯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다. 

발트 3국 호텔에도 흡연 객실이 사라진지 오래다. 그렇다면 호텔방 흡연시 벌금은 얼마일까? 호텔마다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먼저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의 Ülemiste 호텔이다. 벌금이 100유로(약 15만원)이다.


다음은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Riga 호텔이다. 벌금이 70라트(약 17만원)이다.


마지막으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Crown Plaza 호텔이다. 벌금이 500리타스(약 25만원)이다.


객기나 지나친 습관으로 호텔방에서 담배를 피우다 망신도 당하고 큰 벌금도 물게 된다. 벌금 무서워하기 전에 자신과 타인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금연하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 6. 24. 06:48

한국 식당에 익숙한 사람이 유럽 식당에 가면 가장 아쉬움을 느끼는 것이 있다. 종업원이 먼저 물을 가져다주는 한국 식당과는 달리 유럽에서는 먼저 메뉴판을 가져다주면서 음료수를 주문받는다. 음료수 중에는 술 종류와 차, 물, 커피 등이 있다.

"물 주세요."
"탄수수 아니면 무탄산수요?"
"무탄수요."
 
물값이나 콜라값이나 거의 비슷하다. 특히 여름철 시원한 공짜 물이 식탁에 올라와있다면 참으로 좋으련만 유럽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식당뿐만 아니라 호텔도 마찬가지다.

일전에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에 소재한 4성급 호텔에 묵은 적이 있었다. 적어도 준특급 호텔이니 물 정도는 그냥 공짜로 줄 것이라는 기대를 은근히 하고 투숙했다. 호텔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목이 마른지라 탁자에 놓인 물이 눈에 확 띄었다.

에비앙(Evian) 생수였다. 물 1리터 값이 10리타스(5천원)했다. 공짜가 아닌 것에 놀랐고, 가격에 다시 한번 더 놀랐다. 목이 말랐지만, 참아야 했다. 다행히 호텔 인근에 슈퍼마켓이 있었다. 슈퍼마켓에는 가격이 얼마할까 궁금해졌다.  

슈퍼마켓에 가보니 같은 양의 에비앙 생수가 4.15리타스(2천원)했다. 아무리 4성급 호텔이라고 하지만 물값이 2배나 더 비싸다니...... 요구르트나 주스와 물을 공짜로 주는 한국의 장급 여관이 훨씬 좋다는 것을 확신시켜 주었다. 

한편 호텔방에서 사용하는 무선 인터넷은 유료라고 한다. 물론 개인이 노트북 등을 소지해야 함은 당연지사이다. 단지 로비에서 잡히는 무선 인터넷은 무료이다. 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늦은 시간 로비에서 아이팟을 사용해야 했다. 초고속 인터넷에서 컴퓨터까지 마련된 한국의 장급 여관이 또 다시 그리워진다.

* 슈퍼마켓의 물값보다 두 배나 더 비싼 호텔 물값

유럽 호텔에 투숙할 때 인근 슈퍼마켓에서 미리 마실 물이나 술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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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