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2019.09.19 04:06

이번 러시아 모스크바 방문에서 러시아인들의 다차(dacha) 삶을 한번 엿볼 수 있었다. 콘스탄틴·갈리나 부부가 자신의 모스크바 근교 다차로 초대했다. 다차는 통나무 등으로 지은 크거나 작은 집과 텃밭이 딸린 주말 농장이다. 주말에 이곳에 머물면서 채소를 재배하고 휴식을 취한다.

모스크바 거주지에서 50km 떨어진 이 다차까지 토요일 오전 버스로 이동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두 시간이었다. 다차로 향하는 차량 행렬 등으로 교통 체증이 극심했다. 공산 체제 때 대체로 600평방미터의 땅을 무상으로 분배하면서 다차는 러시아인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지금은 매매가 자유롭다.

이들 부부는 여러 해 전에 통나무 집이 있는 이 다차를 구입했다. 거실, 욕실, 방 3개로 구성되어 있고 난방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다. 여름철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생활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날 가까운 일가 친척이 모였다. 이들 부부, 자녀 셋, 언니네 가족 등 모두 12명이었다. 러시아인들의 다차 삶에 꼬치구이(샤슬릭) 요리를 빼놓을 수가 없다. 


전날 특별히 잡은 양 한 마리(14kg)를 요리해서 먹으면서 1박을 보내기로 했다. 양고기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룬다. 오늘은 텃밭에 자라는 채소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텃밭에 붉은 사과가 군침을 삼키게 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이웃집 사과나무였다. 주렁주렁 달린 사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나뭇가지가 이들 부부의 텃밭으로 축 쳐져 내렸다. 오성 이항복의 감나무 가지 이야기가 떠올랐다. 사과는 단물이 꽉 차서 참 맛있었다.  


아로니아 열매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하나 따서 먹어 보니 떫으면서 약간 단 맛이 났다. 아로니아에 많이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작용이 강해 노화 방지뿐만 아니라 항암 효과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주로 주스나 잼을 만들어 먹는다.


꽃을 심어 어린 꽃사과나무 둘레를 마치 화관으로 장식을 해놓은 것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어릴 적 한국에 있는 우리 집 뒷밭에 자라던 앵두나무도 보인다. 유럽에서 주말 농장을 직접 가지게 되면 꼭 심어 놓은 나무가 바로 앵두나무이다. 앵두의 새콤달콤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나에게 앵두는 그 옛날 시골집 향수를 자아내는 열매이기 때문이다.


선조들이 한국에서 왔다고 해서 특별히 "한국 전나무" 한 그루를 텃밭에 심었다고 했다. 


통나무 집에서 본 텃밭의 모습이다. 면적은 700평방미터다. 여름철이 지나 얼핏 보기에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잡초가 우겨져 자라고 있다. 하지만 이 잡초를 퇴비용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홍당근, 백당근(파스닙), 꽃배추, 배추 등이 자라고 있다.


야생딸기(fragaria)도 재배하고 있다.


봄철 같은 날씨가 지속되어서 그런지 딸기가 하얀 꽃을 또 피우고 있다. 이 텃밭의 딸기가 이 집단 다차 지역에서 맛있기로 소문 나 있다고 한다. 갈리나는 그 이유가 옆에서 키우고 있는 야생딸기에 있다고 여긴다. 벌들이 서로 가까이에 있는 야생딸기 꽃과 딸기 꽃을 번갈아 왕래한 결과가 아닐지...       


고수다. 스님들의 수양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사찰 음식 중 하나인 고수는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국 유럽인들이 즐겨 먹는 채소 중 하나다. 비누나 고무 탄 냄새가 나서 처음에는 꺼려지지만 느끼한 맛을 없애 주는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다.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발코니 화분에 고수를 키워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고수는 신장, 간, 췌장을 정화시켜 주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겨자무도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겨자무는 호스래디시(hoarseradish) 혹은 서양 고추냉이로 불린다. 혈액 순환을 돕고 고혈압, 감기예방, 가래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톡 쏘는 맛으로 고기를 먹을 때 곁들여서 먹는다. 갈리나의 남편 콘스탄틴이 만드는 보드카의 주된 재료 중 하나이다. 


콘스탄틴은 겨자무 뿌리 하나를 뽑아서 직접 보여 주었다. 뿌리를 부러뜨려 보니 하얗고 하얀 속살이 드러났다. 


리투아니아 텃밭에는 보기 힘든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땅 속이 아니라 땅 위에 토양을 쌓아 놓고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비닐을 열어 보니 퇴비가 자연 발효되고 있다. 채소를 수확한 후 곧 바로 잡초, 짚, 낙엽 등을 쌓아 비닐로 덮어 놓는다. 이유를 물어 보니 이 텃밭의 토질이 진흙이라서 땅을 깊게 파는 것보다 땅 위에 퇴비 등으로 채소 재배에 알맞은 토양을 만든다고 했다. 


잡초 위에는 여러 개의 비닐 봉투가 흩어져 있다. 저 비닐 봉투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혹시 쓰레기를 담아 놓은 봉투가 아닐까? 궁금해서 물어 보니 뜯은 잡초를 봉투에 넣고 꽁꽁 묶어서 햇볕에 놓아서 퇴비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공기에 노출된 퇴비장보다 이렇게 하면 훨씬 더 빨리 발효가 된다고 했다.


텃밭에서 뜯은 잡초를 버리지 않고 자라는 채소 사이에 끼어 넣는다.


이들 부부가 백당근과 홍당근을 캐내고 있다. 이 두 당근의 줄기와 잎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거의 흡사하다. 백당근은 파스닙(parsnip) 혹은 설탕당근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백당근(아래 사진 왼쪽)은 당근(아래 사진 오른쪽)보다 미네랄과 비타민 등이 더 풍부하다. 유럽에서 30여년 살고 있으면서 음식으로 종종 먹는 파스닙(백당근) 재배 현장을 이렇게 지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수확한 채소와 열매다. 해당화 열매도 보인다. 해당화 열매는 말려서 차로 마신다.


다차 주변을 둘러 보았다. 여기에 있는 다차들은 다 높은 담장으로 되어 있다. 리투아니아 등에 있는 다차는 거의 담이 없다. 이웃 다차의 텃밭이 흔히 다 보인다.  


"(러시아 다차는) 아마 안에 가진 것이 많아서 높은 벽을 쌓아 놓은 듯하다"라는 내 말에 "아마 안에 가진 것이 없거나 게을러서 황무지가 된 텃밭이라 이웃에게 보여 주기에 창피해서 높은 벽을 쌓아 놓았을 것이야"라고 옆에 있던 러시아인이 응수했다. 


러시아 다차에 왔으니 인근 숲으로 산책을 나갔다. 숲에 들어가면 길을 잃는다라는 말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니구나... 더 깊게 들어가고 싶어도 울창한 숲에서 정말 길을 잃을까 두러워 일행은 재빨리 빠져 나왔다.


땅 위에는 빨간 색 열매가 사방에 즐비했다. 은방울꽃 열매다. 은방울꽃의 은은한 향기가 이 숲 속에 진동했을 것이다. 


개미들이 침엽수 낙엽을 끌어 모아 태산 같은 집을 지어 놓았다.


북위 45도 이상에서 자라는 말굽버섯은 당뇨나 항암 효과에 좋다고 한다. 한편 말굽버섯은 고대부터 불쏘시개용으로 사용되었다. 섞어가는 나무 기둥에 10여개의 말굽버섯이 자라고 있다. 


이날 카자흐스탄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콘스탄틴·갈리나 부부의 다차 삶에서 척박한 중앙 아시아 땅에서 억척스럽게 살아온 고려인들의 흔적을 느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상은 초유스 모스크바 여행기 2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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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살 로

    꽤 오래전에 러시아에 봉사갔을때의 일들이 생각난다.고려인들의 삶을엿볼수 있었던 텃밭 가꾸기며 희미하게나마 고려인들의 생활습관을 지켜나가던 후손들의 삶이 떠오르네요.고마워요. 글 잘읽었습니다.

    2019.09.19 06:59 [ ADDR : EDIT/ DEL : REPLY ]

생활얘기2014.07.14 08:10

서양 사람들은 한국 사람을 마늘 냄새 나는 민족으로 여긴다고 흔히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서양 사람들은 마늘을 전혀 먹지 않을까? 유럽에서 25여년 동안 살면서 마늘을 의도적으로 먹지 않는 사람을 아직 만나본 적이 없다. 

음식에 간을 할 때 마늘을 사용한다. 웬만한 집 부엌에는 마늘과 양파가 늘 준비되어 있다. 하루 중 마늘과 양파가 든 음식은 주로 더 이상 외출을 하지 않을 때 먹는다. 마늘은 특히 겨울에 많이 소비된다. 감기 증세를 느끼면 깐 생마늘을 이겨서 빵 위에 발라서 먹는다. 

텃밭에 심는 대표적인 채소 중 하나가 바로 마늘이다. 일전에 리투아니아 지방도시 쿠르세네이에 살고 있는 장모님 텃밭을 둘러보았다. 적지 않은 양의 마늘이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특히 음자리표처럼 생긴 마늘쫑이 눈에 확 들어왔다. 한국에서 즐겨 먹던 마늘쫑 짱아찌가 불현듯 떠올랐다. 여기 사람들은 마늘쫑을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마늘 줄기과 함께 그냥 버린다. 꾸불꾸불 자란 것을 보니 이미 제철은 지난 듯했지만, 그래도 한번 짱아찌를 담그보자는 욕심이 생겨났다. 


그래서 마늘쫑을 뽑아서 말끔하게 씻었다. 짱아찌 요리법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아냈다. 그런데 한국 음식을 만들다보면 늘 유럽인 아내와 실랑이가 벌어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요리법에 정확한 양의 측정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요리법에 따르면
마늘쫑 2단에 간장 3컵, 소금 1컵......

"2단의 정확한 무게는?
컵의 정확한 양은?
소금 1컵이라면 짜서 먹을 수 없을 텐데 정말 1컵이냐?"

정확한 수치를 요구하는 아내의 따지기가 귀찮을 정도로 이어진다.   

"맛이 없으면 나만 먹을 테니 그냥 해보자!"로 매듭 짓는다.
 
이번에 마늘쫑 짱아찌를 담그면서 하나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유리병을 소독하는 데 끓는 물을 붓는다. 막바로 부으면 유리병이 쉽게 깨어진다. 그래서 쇠숟가락을 넣은 후에 물을 붓는다.


진공유리병을 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1달간 한번 기다려보련다. 조금이라도 먹을 만하다보면 다행스럽다. 괜히 공력만 쏟았다는 핀잔을 듣지 않길 바랄 뿐이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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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라미

    앗. 마늘쫑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고 하루만 지나서 먹어도 되는 버젼도 있는데. 맛 덜 들었을 때 약간 아리고 아삭아삭한 느낌도 좋아요. 시식은 해보세요. ^ㅅ^

    2014.07.14 12:38 [ ADDR : EDIT/ DEL : REPLY ]

생활얘기2011.05.0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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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뒷밭에 심어놓은 딸기를 먹고 자란 덕분에 지금도 딸기는 아주 좋아하는 과일 중 하나이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도 텃밭에 딸기를 심어놓은 사람들이 많다. 일전에 장모님 텃밭을 다녀왔다. 

돋아나는 딸기잎 사이에 가을에 심어놓은 마늘도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딸기만 심는데, 장모님은 늘 이렇게 딸기 사이에 마늘을 심는다.

이유를 여쭈어보니 첫째는 땅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둘째는 마늘이 병충해로부터 딸기를 어느 정도 보호해준다(농약 대신에 마늘). 


요즘 한국에도 주말농장을 가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딸기와 마늘을 사잇짓기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최근글:
 고사리 날로 먹고 응급환자 된 유럽인 장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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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모님이 생활의 달인이시네요....

    2011.05.01 09:05 [ ADDR : EDIT/ DEL : REPLY ]
  2. 그린레이크

    딸기 사이에 마늘은 심는군요~~
    전 주구장창 딸기만 심었는데~~
    장모님의 지혜가~~

    2011.05.01 10:48 [ ADDR : EDIT/ DEL : REPLY ]

생활얘기2010.05.03 08:04

"유럽에는 주식이 뭐니?" 이는 한국을 방문해서 식사하는 자리에서 흔히 받는 질문이다. 자세하게 설명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밥 대신 감자라고 짧게 답한다. 그렇다고 유럽 사람들은 감자를 아침 점심 저녁 세 끼에 다 먹지 않는다. 감자는 주로 점심에 먹는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저녁에 감자를 볶아서 우유와 함께 즐겨 먹는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20년 동안 살면서 감자수확에는 수 차례 참가해보았지만, 감자심기는 한 번도 해볼 기회가 없었다. 5월 2일 어머니날을 맞아 빌뉴스에서 250km 떨어진 시골도시에 사는 장모님을 방문했다. 토요일 화창난 날씨에 감자를 심는다고 했다. 아내를 제외한 우리 식구는 처음 감자를 심어볼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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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는 감자 상자를 들고, 요가일래는 발 크기를 재면서 감자를 심고 있다.

한국에서 어렸을 때 감자심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는 감자에서 눈이 난 부분을 칼로 오래내어 심었던 기억이 난다. 감자 눈 부위를 적당하게 짜르는 사람들도 있었고, 이것을 심는 사람도 있었다. 심으면서 흙을 덮었더, 리투아니아에서도 그렇게 심을까 궁금했다.

이날 감자심는 현장에서 본 바는 이렇다.
1. 감자를 자르지 않고 통으로 심는다.
2. 통감자를 고랑에 약간 눌러서 박는 듯이 심는다.
3. 통감자 사이의 간격은 보통 한 발 크기이다.
4. 감자를 심은 고랑에 비료를 뿌린다.
5. 심는 사람이 흙으로 덮지 않는다.
6. 사람이 끄는 쟁기로 두둑을 갈면 양 옆에 있는 고랑으로 흙이 흩어지면서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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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이렇게 일가친척이 다 모여 장모님 텃밭에서 즐겁게 감자를 심었다.
"자, 오늘 감자를 심은 사람만이 햇감자를 먹을 자격이 있다."라고 장모님이 말했다.
"장모님, 그때 가면 오늘 감자를 캔 사람만이 햇감자를 먹을 자격이 있다고 말할 거죠?"라고 되물었다.  

* 최근글: 유럽의 과일나무 줄기가 하얀색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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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잼있겠어요~
    저는 깻입 심어보고 싶은데 ㅎㅎ 워낙 좋아해서^^

    2010.05.03 08:21 [ ADDR : EDIT/ DEL : REPLY ]
  2. 하비비

    감자 심는다고 온가족이 다모일수 있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이네요.

    저희 시부모님도 시골에서 주로 논농사를 지으시는데
    요즈음 농촌엔 젊은 사람들이 없어 힘들다고 하십니다.

    감자 수확할때 사진 또 올려주세요.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 있겠습니다.ㅋㅋㅋ

    건강하세요.

    2010.05.04 06:28 [ ADDR : EDIT/ DEL : REPLY ]

사진모음2009.08.26 07:00

요즈음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텃밭에는 과일이 한창 익어가고 있다. 리투아니아 텃밭은 주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여름별장 겸 채소밭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개 300평방미터-1000평방미터 크기이다.

과거에는 주로 이곳에 감자, 양배추 등을 비롯한 채소를 많이 심었지만, 지금은 이런 채소를 시장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기에 텃밭은 잔디밭이나 과일밭으로 점점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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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이 가진 600평방미터 텃밭에는 10년전만 해도 중요한 식량 중 하나인 감자가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배나무, 버찌나무, 사과나무 등 과일나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텃밭에서 탐스럽게 익어가는 배와 사과를 보고 있으니, 한국의 높은 가을하늘과 고향집 뒷밭이 그리워진다.

* 관련글: 장미꽃, 온 세상이 사랑으로 가득 찼네
               여자가 양파를, 남자가 오이를 심는 까닭
               중국 생산 한국 배 먹은 후 냉가슴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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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러시아가 운영하던 개인용 텃밭에 대한 기사를 본 기억이 나네요.
    이름이 '다챠'인가요? 텃밭이라기보다는 별장으로 더 이용되고 있는 것 같았는데,
    하여간 아마도 그런 전통의 일종일 듯한 것 같네요.

    땅이 넓어서인가요?
    우리네 텃밭은 아직 푸성귀(그것이 가장 유익하리라 생각이 됩니다만)가 대세인데,
    그곳은 과일향기가 풍성하게 풍겨오네요.

    잘 봤습니다.

    저도 잘 봤으니,
    고곡의 텃밭풍경을 하나 트랙백으로 붙입니다......ㅎㅎ.

    2009.08.26 08:58 [ ADDR : EDIT/ DEL : REPLY ]
    • 감사합니다. 리투아니아는 인구가 340만명이고, 면적이 6만9천평방킬로미터입니다. 넓습니다.

      2009.08.26 16:37 신고 [ ADDR : EDIT/ DEL ]

생활얘기2008.05.19 06:48

일요일 아침 비를 동반한 번개와 천둥이 올해 처음으로 지나갔다. 고대 리투아니아인들은 천둥을 남성의 힘으로 간주했고, 천둥으로 하늘(아버지, 남성)과 땅(어머니, 여성)이 서로 결합하는 것으로 믿었다. 그래서 첫 천둥이 치고 난 후 여자들은 밭으로 가서 뒹굴면서 풍작을 기원했다고 한다.

오후 들어 날이 개이자 식구들은 일전에 다 못한 씨앗심기를 하려 친척집 텃밭으로 갔다. 지난 번 씨를 뿌린 들깨가 제일 궁금했다. 가보니 들깨 싹이 촘촘히 밖으로 나와 있었다. 고랑을 그렇게 깊지 않게 파서 심었는데도 불고하고 이렇게 싹이 잘 나서 좋았다. 풍작이 벌써 기대된다.

오늘은 강낭콩과 오이 씨앗을 심었다. 친척인 빌마가 먼저 오이 씨앗을 심을 고랑을 깊숙이 파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면서 씨앗을 심는 일이 고랑을 파는 일보다 쉬운 데 왜 아무런 말없이 여자가 팔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고랑을 파겠다고 하니 옆에 있던 아내가 끼어들었다. 지난 번 양파 씨앗을 여자들이 심었으니, 오늘은 남자들이 오이 씨앗을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순간 몇 해 전 시골 텃밭에서 양파와 오이 씨앗을 심던 일이 기억났다. 그때 덩치가 가장 큰 여자 친척이 혼자 양파 씨앗을 다 심었다.

당시 이유를 물은 즉 양파가 그것처럼 크게 자라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니 여자가 아니라 남자가 오이 씨앗을 심어야 하는 이유는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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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리투아니아 남자들은 속옷을 입지 않고 오이 씨앗을 심었다고 한다. 심지어 오이 씨앗을 다 심고난 후 남자들을 그 오이 밭에 눕도록 까지 했다고 한다. 이 모두 풍작을 위한 의식이다. 오늘 심은 오이가 얼마나 많이 크게 자랄까 벌써 궁금해진다.

* 관련글: 유럽인 장모의 사위 대접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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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08.05.1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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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 한국에 2주 동안 체류하다 돌아왔다. 그때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신신당부한 물건이 하나 있다. 혹시 한국에서 친척과 친구들과의 진한 만남 속에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해서 메일과 대화로 자주 상기시켰다.

리투아니아엔 없는 그 물건은 바로 들깨 씨이다. 아내가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하면서 먹어본 한국 반찬  가운데 가장 맛있는 것 중 하나가 깻잎장아찌이다. 그래서 몇 해 전 한국에 가서 가져온 들깨 씨를 시골 장모님 텃밭에 심기도 했다. 그때 지인과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배워 처음으로 깻잎장아찌를 직접 만들어보았다. 그 덕분에 가까운 친구나 친척들도 깻잎장아찌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올해는 같은 도시에서 사는 친척 한 명이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해서 넓은 마당을 갖게 되었다. 채소를 같이 키워 나눠먹자고 제안을 해 아내는 더 더욱 들깨 씨를 종용했다. 한국에 있으면서 마침 큰 형수님의 친척이 들깨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드디어 지난 5월 3일 가져온 들깨 씨를 텃밭에 심었다. 삽으로 땅을 파고, 뒤집고, 고른 후 골을 파서 씨를 뿌렸다. 육체적으로는 힘든 하루였지만, 아내에게 좋아하는 깻잎장아찌를 만들어줄 수 있고,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깻잎의 효용성을 언급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과 한국 사람들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마음만큼은 즐거웠다.

깻잎이 하루 빨리 세상 밖으로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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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08.05.11 09:09 [ ADDR : EDIT/ DEL : REPLY ]
    • 리투아니아엔 대체로 땅이 비옥하지 않죠. 정말 대풍이 될 지 한번 봐야겠습니다. 글 올릴께요.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리투아니아어로 geros dienos: 게로스 디에노스).

      2008.05.11 15:47 신고 [ ADDR : EDIT/ DEL ]
  2. 저희 집은 옥탑방 전세인데요, 화분을 두고 들깨, 상추, 고추, 토끼풀들을 길러 먹습니다. 풍흉은 농사꾼 하기 나름이라고 봅니다. 고려인들은 중앙아시아에서 벼농사를 성공시키지 않았습니까?

    2008.05.11 19:0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