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2021. 4. 26. 20:15

크로아티아 자다르(Zadar) 페트르차네(Petrčane) 현지인 친구 집에서 머물면서 인근에 있는 닌(Nin 위치)을 다녀왔다. 닌은 인구 3천명도 되지 않는 작은 휴양도시지만 중세시대 크로아티아 첫 수도였고 크로아티아 기독교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도시다. 닌은 크로아티아 국가의 요람이고 크로아티아 국민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우리 일행은 먼저 천일염전(Solana Nin 위치)을 찾았다. 1500년부터 지금껏 전통방식대로 소금을 생산하고 있음을 염전 박물관의 벽화가 잘 말해 주고 있다. 기계가 아니라 바닷물을 끌어들여 햇볕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들고 있다. 

 

박물관이자 안내소이자 판매소까지 겸한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소금생산 과정을 담은 흑백사진이 전시되어 있고 소금 운송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직원 서너 명은 소금을 구입하는 방문객들을 안내하거나 계산하는 데 분주하다.

 

큰 자루에 담아 전시해놓은 소금이 눈길을 끈다. 왼쪽부터 소금꽃, 천일염, 가는 소금이다. 닌 소금의 대명사는 바로 소금꽃(꽃소금 cvijet soli, flower of salt, feur de sel)이다. 여기 소금은 요리뿐만 아니라 건강제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닌 천일염전을 안내사와 함께 둘러 본다.

 

염전에 왔으니 소금을 먼저 볼 줄 알았는데 안내사는 가둬 놓은 바닷물 속을 먼저 보여준다. 그는 두 손으로 염전에 자라고 있는 아주 작은 물고기인 씨몽키(sea monkeys, brine shrimp)를 떠서 보여준다. 이런 동물도 물이 증발된 후 소금에 함유되어 독특한 맛을 내는 데 기여한다.  

 

사진만으로 보면 갈대가 자라고 있는 호숫가나 강가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겠다. 닌 염전에는 갈매기도 보이고 녹색 풀도 자라고 있다. 이 녹색풀의 정체는?

 

이 염생식물의 정체는 퉁퉁마디(salicornia europaea, salicornia, saltmarshes)다. 염전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이 또한 소금생산 과정에서 활용돼서 유기 미네랄 소금을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먹어보니 톡톡 씹히면서 김치를 만들기 위해 절여 놓은 배춧잎을 먹을 때 나는 맛이다.

 

소금꽃을 생산하는 과정을 지켜 본다. 소금꽃은 세계 음식 애호가들 사이에 소금의 캐비어로 불러어진다. 소금꽃은 밝고 섬세하고 촉촉한 맛을 가지고 있다.

 

소금꽃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수세기 동안 동일한 전통과 기술로 만들어진다. 수분이 점차 증발되면 남아 있는 바닷물 위에 부유하는 소금층이 생긴다. 마치 살얼음같다.     

 

넓직한 사각형 채에 이 부유층을 담는다. 그러면 수분은 밑으로 빠지고 보송보송하고 촉촉한 소금은 남는다. 

 

이를 통에 담고 가득 차면 큰 통으로 옮기고 다음에 건조시킨다. 햇볕에 붉게 그을린 그의 피부가 작업의 고됨을 말해주고 있다. 하루에 보통 소금꽃 400kg을 채취한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금꽃은 아래 통에 담겨 판매되고 있다. 이곳에서 소금꽃 10kg을 구입해 한동안 맛있는 청정 소금을 먹었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천일염이 생산되지 않아서 소금은 전적으로 수입인데 대부분 암염이다. 불순물이 그대로 눈에 보인다.

 

고대에는 소금 1온스가 금 1온스와 물물교환될 만큼 소금이 귀하고 비쌌다. 급여나 월급의 의미를 지진 샐러리(salary) 단어는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 sal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 로마시대 소금을 병사들에게 급여로 지급한 것이 살라리움(salarium)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기에서 샐러리(salary) 단어가 나왔다. 

 

 

염전 관광을 마친 후 우리는 닌의 중심으로 향한다(주차장 위치). 방어 목적으로 석호 안에 있는 섬에 도시가 형성되었다. 저 바다 건너가 닌이다. 

 

닌 중심이 있는 섬과 육지를 잇는 석교 근처에 오른손을 쭉 뻗어 검을 들고 있는 동상이 나온다. 보기에도 위엄이 넘친다. 크로아티아 역사에 중요한 인물이라 여겨 일단 사진을 찍고 돌아와 누구인지를 검색해봤다. 브라니미르(Branimir)로 879년에서 892년까지 크로아티아를 통치한 공작이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크로아티아 해안 지역의 독립성을 강화했고 요한 8세 로마 교황으로부터 이를 확인 받게 되었다. 879년 6월 7일 역사상 최초로 그는 합법적 통치자로, 크로아티아는 합법적 국가로, 닌은 합법적 수도로 승인 받게 되었다. 최초의 크로아티아 국가 승인 1128주년을 맞아 2007년 현재의 자리에 4미터 높이의 동상이 세워졌다.  

  

중심으로 들어가면 또 하나의 거대한 동상을 만난다. 스플리트(Split)를 먼저 구경하고 온 사람은 엄지 발가락을 보자마자 이 사람이 누구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르구르 닌스키(Grgur Ninski, Gregory of Nin)다. 이름에서 보듯이 닌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다. 그르구르는 그레고리우스(Gregorius)의 크로아티아어 이름이다.

 

900년에서 929년까지 로마 가톨릭 닌 주교구의 주교다. 그는 그때까지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라틴어로만 진행되던 미사에 크로아티아어를 도입했다. 이는 크로아티아 언어와 문화에 아주 중요했을 뿐만 아니라 크로아티아 왕국 내 기독교를 더 강하게 했다. 그르구리 주교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자부심의 상징이 되었다. 참고로 925년 토미슬라브(Tomislav) 공작이 크로아티아 국왕으로 즉위했다. 이렇게 닌에서 만난 두 동상 덕분에 크로아티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두 인물을 알게 되었다.

 

그의 동상 엄지 발가락을 손으로 문지르면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전해진다. 세상에 행운을 바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이미 황금색으로 변했다. 누군가 문 지를 때마다 저 황금이 그 사람 지갑 속으로 쑥 들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오전이라 중심 거리는 조용하고 한산하다. 

 

한적한 거리를 따라 조금 더 가보면 오른쪽에 크로아티아 최초의 주교좌성당이라는 안내판이 있는 성 안셀름(Anselm) 성당이 나온다. 크로아티아 왕국 시대(925-1102) 닌의 주교좌성당이다. 6세기에 처음 지어졌고 여러 차례 복원이 되었고 현재의 모습은 18세기부터다.

 

남유럽 나라이라서 그런지 성당(St. Anselm) 이름이 생소하다. 안셀름(안셈 안셀무스 1033-1109)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났고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1093-1109)를 지냈고 스콜라 철학(기독교 신학 중심의 철학적 사상)의 창시자다.   

 

다시 조금 더 걸어가면 고대 로마의 가옥 유적 가운데 세워진 조그만 성당이 나온다. 9세기 초기 로마네스크 로마 가톨릭 성 십자가 성당(Holy Cross)이다. 크로아티아 공국 시대(626-925) 공작의 왕실 성당으로 사용되었다. 오늘날 주교좌성당은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작은 주교좌성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근처에 1세기 베스파시아누스(Vespasianus) 황제(재임 69-79) 때 지어진 유적지가 있다.      

 

자다르에서 닌으로 들어오가나 나갈 때 작은 언덕 위에 세워진 탑 모양의 조그마한 석축 성당이 보인다. 성 니콜라우스(니콜라이) 성당(위치)이다. 선사시대 피라미드 무덤 위에 12세기에 세워졌다. 길이가 5.90미터, 폭이 5.70미터, 높이가 6미터다.

 

지금도 12월 6일 성 니콜라우스 축일과 4월 25일 성 마르크(마가) 축일에 미사가 행해진다. 중세시대 닌 중심에서 대관식을 마친 일곱 명의 왕이 이 성당까지 말을 타고 와서 대중에게 자신 모습을 보였을 만큼 작지만 유서깊은 성당이다.   

    

붉은 지붕과 성 안셀름 성당 종탑이 보이는 곳이 바로 닌의 중심이다. 

 

이제 해수욕을 하기 위해 자리를 옮긴다. 닌 중심과 석호가 내려다 보이는 크랄위치나 해수욕장(Kraljičina plaža 왕비 해수욕장)이다. 지금껏 가본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지역 해수욕장 대부분이 자갈이었는데 여기는 발트 해변에서 주로 보는 부드러운 모래다.

 

 

알아보니 모래사장 길이가 8km로 크로아티아에서 제일 긴 모래 해수욕장이다. 크로아티아 초대 국왕 토미슬라브가 이곳에서 왕비와 함께 잊을 수 없는 황홀한 일몰 전경 등을 즐긴 것에서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일광욕을 즐기면서 이따금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온몸을 완전 까맣게 칠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타난다. 광활한 모래사장 어딘가에 진흙탕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궁금해서 발걸음을 그쪽으로 옮기니 정말 진흙탕이 나왔다.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넓은 치료용 진흙탕이 바로 여기다. 노천 무료 진흙탕이다. 누구나 와서 온몸에 진흙을 묻히고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긴 뒤 비취색 바다로 첨벙해서 첩첩 산맥을 바라보면서 수영을 한다. 이 여행의 즐거움을 어찌 쉽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해수욕 일광욕 진흙욕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곳이 바로 여기다. 이 해수욕장이 크로아티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 하나로 손꼽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

 

오늘날 닌은 비록 그 규모가 작지만 중세 크로아티아의 수도였고 크로아티아 국민들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곳으로 자다르(Zadar) 등 인근 도시에서 여러 날 동안 묵는 여행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다.    

 

아래는 닌 천일염전 방문을 담은 동영상이다.

 

 

이상은 초유스의 크로아티아 가족 여행기 1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크로아티아 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2021. 2. 17. 05:19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고대로마의 유적 등으로 유명한 발칸반도 크로아티아는 누구나 한번쯤 여행하고 싶은 유럽 나라다. 특히 들쭉날쭉 길게 뻗어있는 비취색 아드리아해 해안선은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휴양지들이 즐비하다.

 

또한 내륙에 있는 플리트비체(Plitvička jezera) 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1979년에 지정되었다. 연이어진 청록색 호수 16개가 폭포를 이루면서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호수와 폭포를 지닌 국립공원이 또 하나 크로아티아에 있다. 바로 크르카(Krka) 국립공원이다. 

 

이곳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가기는 쉽지가 않다. 렌트카를 이용하거나 인근 주요 휴양도시(시베니크, 자다르, 스플리트 등)에서 현지 여행사의 하루 종일 관광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편리하다. 크르카 국립공원의 핵심은 바로 총 길이 800미터에 17개 계단식으로 이뤄진 스크라딘스키 부크(Skradinski Buk) 폭포다. 먼저 로조바쯔(Lozvac 위치)로 가야 한다.  

 

만약 렌트카를 이용할 경우 이곳에서 렌트카를 주차하고 입장권을 구입한 후 입구에서 전용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6월에서 8월까지 성수기 성인 1인당 개인 입장료는 200쿠나(약 3만5천원)다. 우리 가족은 이날 현지여행사의 관광 상품을 이용해 단체 입장료 150쿠나를 내었다.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심한 숲길을 공원 전용버스가 데려다 준다.

 

저 아래 보이는 잔잔한 호수는 북유럽 피오르드를 연상시킨다. 여기가 치콜라(Čikola)이 크르카 강에 합류하는 곳이다. 바로 이 아래 스트라딘스키 부크 폭포가 있다.   

 

주차장에서 내리자 매미소리와 경쟁하듯이 폭포소리가 울려퍼진다. 여기가 바로 스크라딘스키 폭포다. 들어가기만 하면 온몸이 청녹색으로 물들어질 듯하다.    

 

가까이 갈수록 매미소리(참고로 크로아티아 매미 울음소리는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크다)는 폭포소리에 파묻히고 만다. 부서지는 하얀 물과 흘러내리는 녹색 물이 자연의 색바림(그러데이션)을 보여주고 있다.

      

크르카 국립공원 여행의 백미는 노천 자연수영장에서 폭포의 웅장한 소리를 들으면서 하는 수영이다. 수온이 따뜻한 6월에서 9월까지 허용되지만 날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얀 폭포수를 쉬임없이 토해내는 장엄한 폭포의 광경을 물보라를 맞으면서 보고 있으니 시원한 청량감이 뼈속까지 스며든다.   

 

 

폭포 바로 밑까지는 위험하기 때문에 접근을 막는 안전줄을 쳐놓았다. 

 

돌바닥이 미끄러울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날카로운 부분이 있어서 조심하지 않으면 긁히기 쉽다. 수영용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물이 참으로 맑고맑다. 하지만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물흐름의 강약이 빗어낸 돌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곳곳의 물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또한 돌 사이에 발이 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물이 말라서 돌바닥 모습이 밖으로 훤히 드러난다면 기암괴석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폭포 가까이 여객선 선착장이 있다. 우리가 선택한 하루 종일 관광 상품은 여객선을 타고 크르카 강을 유람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석회암 지대로 인해 생긴 비취색 강물이 참으로 이국적이다. 거주하고 있는 북유럽 리투아니아의 강은 대체로 갈색에 가깝다. 여기가 강이 아니라 잔잔한 아드리아해로 착각할 정도이다.  

 

어찌 이런 풍광에 들고간 카메라를 놀릴 수가 있겠는가...

 

스크라딘(Skradin)에서 폭포로 향하는 여객선이다.

 

크르카 강변에 자리잡은 소도시 스크라딘(Skradin)이다. 자연수영장이 있는 스크라딘스키 폭포 이름은 바로 이 도시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여객선에서 내려서 기다리고 있던 관광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악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1990년대 초 참혹한 전쟁을 경험한 크로아티아 국민들은 남다른 애국심을 가지고 있다. 산정상이나 언덕 등에서 펄럭이는 크로아티아 국기를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루페(Rupe 위치)다. 이곳에서 버스를 세워 놓고 우리 일행은 소형차들만이 다니는 다리를 건너 로슈키 슬라프(Roški slap) 가까이 있는 식당(위치)에서 오후 두 시에 늦은 점심을 먹는다.  

 

거대한 무화과나무 밑에서 일행과 함께 크르카 강과 호수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택한다. 어릴 때 한국에서는 드물게 본 무화과나무가 크로아티아에는 지천에 널려 있다. 

   

점심 식사 후 인근에 있는 크리스티얀(Kristijan 위치) 둘러본다. 물속에는 수많은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다. 점심에 먹은 생선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녔을텐데 말이다. 애궁~~~

 

크르카 강물이 폭포에서 떨어져 비소바츠(Visovac) 호수로 유입되고 있다.

 

 

나무나 수풀 사이에 크고 작은 폭포가 산재해 있다. 거대한 사슴 조각상도 시선을 끈다. 

  

 

맑고 차가운 물에 발을 다금니 온몸이 시원하다.

 

이곳에 있는 박물관을 구경하다 만난 직원의 키가 하도 크기에... 

 

돌로 이어진 지붕이다.

 

방 중앙에 불을 피워 난방과 요리를 했다.

 

물레방아로 맷돌을 돌려 옥수수를 빻고 있다.

 

강력한 물의 낙차를 이용해 세탁을 하기도 했다. 

 

시원한 노천탕에 앉아 더위를 잊는 아이의 미소를 보고 있노라니 숲속의 요정이 쉬고 있는 듯하다.  

 

자다르(Zadar) 인근에서 체류하면서 이날 구입한 하루 종일 관광 덕분에 장엄한 폭포, 청녹색 강 유람 그리고 로스키 슬라프 인근에 있는 박물관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는 기회 닿을 때마다 가고 싶은 여행지다. 아래는 스트라딘스키 부크 폭포에서 자연수영장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상은 초유스의 크로아티아 가족 여행기 1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크로아티아 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6. 13. 19:38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구시가지로 산책을 나간다.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유서 깊은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즐비하다. 왼쪽 팁은 1579년 세워진 빌뉴스대학교의 요한성당 종탑이고 오른쪽 첫 번쩨 건물은 17세기에 세워졌고 지금은 주리투아니아 폴란드 대사관이다. 이 거리 입구에 들어서니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 향내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오른쪽 옆에 작은 공원이 있다. 고개를 돌려보니 나무 한 그루에 하얀 꽃이 피어 있다. 다가갈수록 향내가 더욱 더 달콤해진다. 이 나무의 정체는 무엇일까?



엘더(elder), 엘더베리(elderberry) 또는 삼부쿠스 니그라(sambucus nigra)로 불리는 서양접골목, 서양딱총나무다. 거의 유럽 전역에 걸쳐 공원이나 정원이나 숲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나무다. 접골목(接骨木)이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관절을 삐거나 뼈가 부러질 때 약으로 사용하는 나무다. 딱총나무 이름은 가지를 잘라서 안에 있는 심지를 빼내고 종이를 말아서 총알을 만들어 구멍에 넣고 쏜 것에서 유래한다. 줄기의 속이 독특해 꺾으면 '딱'히고 딱총소리가 난다는 설도 있다.           



연두색 꽃망울이 꽃 한 송이를 이루는 듯하다. 



꽃망울이 하나둘씩 터져 햐얀 꽃을 피우고 있다. 유럽에서 딱총나무는 4월에서 6월까지 꽃을 피운다. 열매는 검은색이다. 유럽 사람들은 겨울철 면역기능을 치유하는 데 이 열매를 사용한다. 열매는 약한 독이 있어 날 것으로는 먹지 않고 요리해서 쨈, 젤리, 소스 등으로 먹는다. 꽃과 열매로 과실주(와인)를 만들기도 한다. 



만발한 하얀 꽃줄기를 보니 크로아티아 친구의 상큼하고 향큼한 음료 만들기가 떠오른다.  




유럽 사람들은 옛날부터 딱총나무를 약재로 사용한다. 건조시킨 꽃은 중요한 치료약이다. 5-6월 신선한 꽃줄기를 꺾어 통풍이 잘되는 그늘진 곳에서 말린다. 건조 후 줄기를 제거하고 말린 꽃더미를 듬성한 체로 친다. 차를 만들어 마신다. 진통, 항염증, 감기, 이뇨, 땀내기, 인후통 등에 효과적이다.           



차뿐만 아니라 청량음료로도 만들어 먹는다. 아래는 발칸반도 크로아티아 현지인 에스페란토 친구가 딱총나무꽃 음료를 만들기 위해 유리병에 재워놓고 있다. 



일전에 그와 인터넷 대화를 통해서 딱총나무꽃으로 청량음료를 만드는 법(또 다른 요리법)을 알게 되었다.


"지금 bazga 음료를 만들어고 있어."
"bazga가 뭐지? 잠깐! 위키백과에서 찾아볼게... 아, 딱총나무 sambucus nigra!"
"맞아. 면역체계에 좋아."
"그렇다면 다 만들어서 우리 집으로 배달해줘."
"여기로 와서 맛봐!" 
"딱총나무꽃 음료는 어떻게 만들어?"
"사람이나 지역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법은 이래. 준비물은 신선한 딱총나무꽃 40송이, 물 4리터, 시트르산 50g, 조각낸 레몬 6개다. 이 모두를 같이 해서 24시간 동안 재워놓는다. 액체만 분리해서 설탕 4kg을 넣는다. 설탕이 다 녹아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2-3분 끓인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이 음료를 즐겨 마시나?"
"그렇지. 이 음료는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발칸 사람들이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가장 오래된 음료(강장제) 중 하나다."


같은 유럽이라도 발트 3국이나 폴란드에서는 이 청량음료를 먹어본 적이 없다. 요즘에는 주로 로마제국에 속했던 영국, 독일, 오스트이라,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헝가리 및 슬로바키아 등지에서 이 청량음료를 마신다[출처]. 다음 번 크로아티아에 갈 때는 아주 상큼하고 향큼하다는 이 딱총나무꽃 청량음료(sok od bazge)를 꼭 마셔봐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3. 23. 16:23

유럽은 지금 그야말로 코로나바이러스로 큰 혼란에 빠져 있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3월 22일 보다 강력한 확산 억제책을 발표했다. 2인 이상의 모임 금지, 외부활동시 타인과 1.5-2미터 간격 유지, 식당 커피쇼 술집 폐쇄 등등이다. 총리 자신도 자가격리된 상태이다. 

3월 22일 23시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상황이다[출처].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스위스, 네덜란드, 스위스, 영국,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등 연일 새로운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암울한 소식이 유럽을 강타했다. 바로 3월 22일 현지 시각 아침 6시 24분경 5.3-5.5 규모의 강한 지진이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발생했다. 진앙은 자그레브에서 북쪽으로 10 km이고, 진원 깊이는 지하 10km이다. 오후 3시까지 여진이 계속 이어졌다[출처].


6시 24분경 한 건물의 감시카메라에 찍힌 아래 영상기록이 생생하게 당시의 지진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약 10초 동안 천둥치듯 굉음이 나고 땅이 진동하다. 이어서 주차된 승용차가 심하게 흔들리고 경보음까지 울린다. 인근 슬로베니아와 헝가리까지 진동이 감지되었다.  




이번 지진은 지난 140년 동안 크로아티아에서 발생한 가장 강한 지진이다. 1880년 11월 9일 아침 7시 33분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1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당했다. 도심의 많은 건물들이 파괴되고 특히 자그레브 대성당의 피해가 컸다. 대성당 복원작업이 무려 26년 동안 지속되었다. 


이번 지진으로도 대성당이 첨탑의 상단이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건물들의 지붕이나 벽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많은 차량들이 파손되었다. 신생아 병동도 피해를 입어 산모와 아이들이 밖으로 긴급 대피해야 했다. 현재까지 부상자는 17명으로 알려졌다.

안부를 묻는 쪽지에 자그레브에 살고 있는 친구 젤리카는 "아파트 건물이 엄청나게 흔들렸고 올려져 있던 집안 물건들이 다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행이 건물 파손은 없었다. 격리조치 기간이 이유 없이 외출할 수가 없다"라고 답했다.    



23일 새벽 2시 현재 시각 크로아티아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254명이고 사망자는 1명이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격리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코로나 시국에 설상가상으로 강한 지진까지 발생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더하게 되었다. 크로아티아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한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2017. 2. 21. 07:09

여러 일로 지난 여름 우리 가족이 다녀온 크로아티아 가족여행기를 쓰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달리 소개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발칸 전쟁이 일어나기 전 1990년대초 몇 차례 크로아티아 여러 도시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반반세기만에 이제는 가족과 함께 에스페란토 현지인 친구 젤리카를 찾아 갔다. 마침 친구는 아드리아해의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달마티아 자다르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오랫동안 만나지는 못했지만 사회교제망으로 서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북유럽에서 온 친구 가족을 위해 젤리카는 크로아티아 전통 음식 페카(peka)로 대접했다. 

크로아티아에서 꼭 먹어봐야 할 12가지 음식중 첫 번째로 소개되는 음식이 바로 페카(peka)이다. 페카는 종 모양의 뚜껑을 의미한다. 

쇠쟁반에 양이나 닭 혹은 문어 등 생선을 넣고 감자와 야채 등을 함께 넣는다[요리법에 대한 글 참조는 여기로]. 보통 숯불 구이는 숯불 위에서 굽는데 페카는 숯불을 뚜껑 위에 올려놓고 굽는다.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물이 충분한 지 그리고 잘 익었는지 확인한다.

이날 친구가 요리한 고기는 어린 양고기였다. 페카는 달마티아 지방에서 가장 인기있는 고기 요리 중 하나이다. 

친구가 무려 3시간에 걸쳐 정성스럽게 구운 이 지역의 특식 페카를 먹어볼 수 있게 되었다. 현지인 친구를 잘 만나 입이 호사한 날이었다. 

친구가 숯불로 페카를 만드는 장면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이상은 초유스의 크로아티아 가족 여행기 1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크로아티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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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6. 30. 06:15

유럽 여러 나라의 수도나 대도시 등에 한국 식당을 만나는 일은 이제 어렵지가 않다. 발트 3국에도 한국 식당이 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는 <맛>,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는 <설악산>,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는 <고추> 식당이 있어 현지인들과 한국인 여행객들 에게 한국 음식을 맛볼 기회를 주고 있다. 

드디어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도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라는 소식을 에스페란토 현지인 친구가 에스페란토로 어제 알려주었다. 참고로 일전에 문화일보가 <'에스페란토어 공용화' 꺼지지 않은 불씨>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인터넷판 기사의 댓글을 쭉 훑어보니 대부분 에스페란토는 시간 낭비로 쓸모 없는 언어라고 주장했다. 세상의 어느 물건이든 그 자체의 유용성 여부는 그것을 바라보고 사용하는 사람에 달렸다.

언젠가 발에 걸린 길거리 돌을 주워서 집으로 가져왔다. 며칠 후 이 돌은 우리 집 화분 속 화초 밑가지를 지지해주는 유용한 물건이 되었다. 에스페란토 또한 이와 마찬가지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배운 에스페란토는 지금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언어이자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중 하나다. 바로 다문화 가정인 우리 가족의 공용어가 에스페란토다.

인터넷 덕분에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에스페란토 사용자들과 각종 사회교제망을 통해 매일 소식을 주고 받는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살고 있는 오랜 에스페란토 친구가 내가 한국인이라는 점으로 인해 반가울 것 같은 소식을 전해주었다. 

* 한국 음식 소개 잡지 기사


자그레브에 한국 음식 메뉴를 가진 호텔이 있다는 기사를 읽자마자 그는 사진을 찍어 한국인 친구인 나에게 보내왔다. 이 호텔은 바로 그의 직장 앞에 위치해 있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한국 식당이 아니라 고급 특급호텔에서 한국 음식을 메뉴로 제공한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즉각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 에스플라나데 호텔 한국 음식 메뉴 사이트 화면

정말이다. 
호텔은 에스프라나데 자그레브(Esplanade Zagreb)으로 5성급이다.
위치는 미하노비체바 1 (Mihanoviceva 1)이고 식당은 Le Bistro이다.

* 에스플라나데 자그레브 5성급 호텔 (사진 인터넷)


* 에스플라나데 호텔 구글 지도


주방장은 놀랍게도 한국인이 아니라 크로아티아인 아나 그르지치 (Ana Grgic)이다.

크로아티아 한국대사관의 협력과 후원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메뉴를 보니 김치 7유로, 단호박죽 6유로, 불고기 19유로, 해산물잡채 17유로, 비빔밥 13유로, 계절과일과 호박젤리 9유로이다. 적어도 경험상 5성급 호텔 비빔밥 가격 13유로는 과하지 않은 듯하다.    

언젠가 자그레브에 갈 기회가 있다면 이 소식을 에스페란토로 알려준 친구를 이곳으로 초대해 한국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사람에 따라 이렇게 에스페란토는 세계 도처의 따근따근한 소식을 실시각으로 전해주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4. 5. 20. 06:52

강의를 하려고 대학교에 갔다. 한 학생이 물었다.
 
"오늘 새벽 엄청나게 내리친 번개와 천둥 소리를 들었나?" 
"새벽 2시에 잠들었는데 전혀 듣지 못했다."

그제서야 대학교를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딸아이가 한 말이 떠올랐다.

"아빠, 우산 가져가고 번개 치면 무조건 숨어."
"알았어. 하지만 햇빛이 있는데 비가 오겠니..."

집으로 돌아와 딸에게 물었다.

"너 왜 학교 가기 전에 번개 이야기 했는데?"
"오늘 새벽 엄청 번개치고 비가 왔어. 그래서 내가 깼어."

사실 근래에 햇빛이 나는 날보다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리투아니아에도 많았다. 하지만 남유럽 발칸반도중부에는 130년 만에 최악의 홍수 사태가 발생했다. 보통 수개월에 내릴 비가 단 사흘에 집중해서 쏟아졌다. 수만명의 이재민과 수십명이 사망했다.   

가장 큰 피해는 사바강을 따라서이다. 사바강은 슬로베니아 북부의 알프스에서 발원해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를 거쳐 베오그라드에서 도나우 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세르비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 홍수 피해 지역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 땅이다. 전쟁을 겪은 고통 속에 거대한 홍수가 또 다시 인명과 재산을 할퀴고 간다. 재해 소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스니아 에스페란토 친구가 알려주었다. 아래는 이 페이지에 올라온 재해 상황 사진들이다.


국제 사회의 지원도 속속 도착하고 있다. 비록 지금은 나라별로 갈라졌지만, 재난 앞에 발칸반도 주민들이 결속해 빠른 복구 작업을 해내길 바란다. 물살을 헤치고 음식을 전달하는 군인, 강아지를 치켜들고 턱까지 찬 물을 헤치는 아이...... 세월호의 잠수부와 학생들을 떠올린다. 힘내시고 평안하소서...... 

Posted by 초유스
스포츠 생중계 안내2013. 9. 10. 15:02

홍명보호가 출범한 후 승리와 골 가움을 최근 아이티와 경기에서 해결되었다. 약체인 아이티를 만나 한국은 4대1로 승리했다. 

10일 한국 시간으로 저녁 8시(헬싱키 시간대 오후 2시)에 한국은 FIFA 순위 8위인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와 경기를 치른다. 

지난 2월 6일 한국은 영국 런던에서 크로아티아에 0대4로 지는 굴욕을 당했다.


오늘 경기에서 과연 손흥민 선수의 연속골이 이어질 지, 아이티와의 경기에서 숨은 영웅 이청용 선수가 오늘은 골을 넣을 지 궁금해진다.


한편 크로아티아에는 절친들이 여러 있는데 오늘 경기를 보면서 이들 얼굴도 떠올려봐야겠다. 오늘 한국과 크로아티아 축구 경기를 아래 인터넷 사이트로 해외에서도 쉽게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Football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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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
South Korea International Friendly Matches South Korea vs. Croa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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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 International Friendly Matches South Korea vs. Croa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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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 International Friendly Matches South Korea vs. Croa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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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 International Friendly Matches South Korea vs. Croatia

Posted by 초유스

2월 6일 한국과 크로아티아 친선 축구 경기가 열린다.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3위를 한 기록이 있고,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는 10위이다. 

한국은 현재 34위를 기록하고 있다. 

크로아티아에는 절친들이 여러 있는데 오늘 경기를 보면서 이들 얼굴을 떠올려봐야겠다.


이 경기를 아래 사이트에서 생중계를 쉽게 시청할 수 있다.  (헬싱키 시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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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2. 12. 12. 07:05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iBamboo 스피커가 있다. 큰 대나무를 잘라 가운데 아이폰이 들어갈 만큼의 구멍을 낸다. 이 구멍 속에 넣은 아이폰이 내는 소리와 공중에서 내는 소리가 현격히 차이난다.

간단하지만 참 멋진 아이디어다. 상품을 사는 것보다 주변에 쉽게 대나무를 구할 수 있다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바르샤바 친구 집에서 이 아이폰 대나무 스피커를 연상시키는 것을 체험했다. 친구 책상 위에 크로아티아에서 기념품으로 구입한 작은 악기가 있었다. 이 악기는 원형통을 돌리면 원형통에 박혀 있는 점들이 쇠빗살에 부딛히면서 소리를 낸다. 원형통의 점은 멜로디대로 박혀 있다. 이 원형통만 교체하면 다른 노래를 연주할 수 있다.


이 작은 악기를 공중에서 돌리니 그 소리가 너무 미약했다. 그런데 책상이나 가구 표면에서 돌리자 그 소리가 엄청 커졌다. 소리학에는 무식한 지라 참 신기했다.
 


아, 이래서 세상의 소리 도구들은 다 공중에 떠 있지 않고, 표면 위에 놓여있는 것이구나! 아주 어리석지만, 마치 대발견을 한 기분이 들었다. 이날 이 악기 실험을 통해 아이폰을 꼭 대나무 통 속에 놓을 것이 아니라 울림이 좋은 다른 나무 통에 넣어도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피겨선수 김레베카2012. 10. 4. 06:37

2009년 2월 리투아니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쉽이 열렸다. 만 11세부터 만 13세까지 피겨선수들이 참가해 리투아니아 국가대표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인 대회였다. 리투아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국적 김레베카(부모 모두 한국인) 선수도 이 대회에 참가해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1998년 1월에 태어난 김레베카 선수(11세)는 이 대회의 최연소 참가자였다. 

* 붉은색 원이 김레베카 / 사진: 레베카 부모 촬영

결과는 리투아니아 국적 선수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시상대 1위 자리엔 김레베카 대신 2위가 올라갔다. 1위를 했건만 1위가 안 된 것은 바로 국적 때문이었다.


실제 1위가 1위로 대접 받지 못하고 시상대에도 올라가지 못하고 빙판 위에 서있어야 하다니!! 어린 선수의 마음이 상했을 법했다. 리투아니아 연맹 관계자는 국적변경을 권유했지만, 부모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언젠가는' 기대 속에 그대로 유지하고 열심히 레베카의 뒷바라지를 했다.

2010년 봄 아예 피겨 스케이팅 환경이 더 좋은 모스크바로 이주했다. 2011년 말 그 동안 꾸준히 해오던 피겨 스케이팅에서 아이스 댄스로 전향했다. 러시아 국적 선수인 키릴 미노프와 조를 이루었다. "싱글을 할 때는 점프 뛰는 것 때문에 굉장히 신경이 쓰이고 힘들었는데, 아이스댄스를 할 때는 스케이팅을 더 즐기는 것 같다."라며 레베카는 자신의 결정에 만족한다. 

* 사진출처: http://cafe.daum.net/rebeka-kim 레베카 김 팬카페

대한빙상경기연맹이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모든 피겨 종목에 선수를 내내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해 선수 육성에 나섰다. 이 소식에 레바카-키릴 조는 한국을 찾아 한국 피겨계에 얼굴을 알렸다. 이들은 8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 선수 선발전에 참가해 1위로 출전자격을 얻었다.

국적으로 마음 아팠던 11살 어린이는 3년이 지난 후 어엿한 소녀가 되었고, 이렇게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한국을 대표하게 되었다. 10월 3-6일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6차 대회에 출전한다. 레베카에게는 참으로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자그레브로 떠나는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던 레베카와 우연히 페이스북으로 대화를 나눴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스댄스팀이 주니어 그랑프리 무대에 선 역사는 1999년 양태화와 이천군 팀이다. 국제대회에 마지막으로 참가한 선수는 2006년 1월 4대륙 대회의 김혜민과 김민우 팀이다. [블로거 스파이럴9509 정보제공]

레베카-키릴 팀은 한국 아이스댄스의 끊어진 맥을 잇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대회 아이스댄스팀은 모두 21팀이다. 아이스댄스팀 쇼트프로그램은 5일, 프리스케이팅은 6일에 열린다. 레베카-키릴 팀의 첫 데뷔무대가 과연 어떤 결과를 마무리될 지 궁금하다. 진심으로 이들을 응원한다. 

* 크로아티아컵 주니어 그랑프리 아이스댄스 참가명단 속 한국대표: 김 레베카와 키릴 미노프

* 레베카와 키릴은 첫 데뷔무대로 ISU 선수 성적표에는 아직 빈칸이다. 화려하게 메워가길......



올림픽을 제외한 국제 대회는 어느 한 선수의 국적에 따라 그 나라를 대표할 수 있다. 올림픽에는 두 선수 국적이 다 동일해야 한다. 키릴은 레베카와 함께 소치 올림픽 출전을 위해 기꺼이 한국 국적을 취득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소치와 평창 올림픽을 향해 이들이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