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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3. 12. 6. 07:28

유럽에 살면서 종종 콩나물을 키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에서 자주 먹었던 얼큰하고 시원한 콩나물국이 먹고 싶기 때문이다.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물을 주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콩나물에서 나는 냄새도 있다. 특히 콩을 선별할 때 간과된 조각난 콩이 섞어가는 냄새를 뿜어낸다. 콩나물 키우기에 전혀 생소한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이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콩나물에 물을 주고 콩나물을 다듬는 일은 다 내 몫이다. 나에게 콩나물 키우기는 그야말로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다. 

어렸을 때 시골집 안방에는 콩나물 시루가 있었다. 동네 공동 우물에서 퍼온 물로 콩나물로 키웠다. 물을주는 어머니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비좁은 콩나물 사이로 흘러 떨어지는 물의 똑!똑!똑! 소리가 귀에 울리는 듯하다. 콩나물을 다듬을 때는 집에 있는 형제들이 모여 각자 할당량을 배분해 돕곤 했다.

좀 더 자랄 때까지 키우고 싶었는데 아내가 콩나물에서 냄새 난다고 빨리 정리하라고 재촉했다. 어제는 큰 마음 먹고 저녁 식사 후 욕실에 혼자 앉아 콩나물을 3시간 동안 다듬었다. 


간간히 그 옛날 추억의 시간여행을 하면서 또한 스마트폰으로 한국 영화를 시청하면서 콩나물을 다듬었다. 한편 이곳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콩나물을 구입할 수 있는데 콩나물을 직접 키운다고 괜히 시간낭비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주는 힘들지만, 종종 생각날 때 이렇게 키우는 것도 추억 상기에 도움이 되겠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