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모음2011.08.09 06:55

북동유럽에 위치한 리투아니아의 여름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피서하기 좋은 계절이다. 낮 온도가 30도에 육박하는 때가 더러 있지만 그늘에 가면 더운 줄 모른다. 일반 가정에는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그저 더운 날에는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반바지만 입어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 

아직 여름 가족여행을 다녀오지 못했다. 물론 바쁜 일들이 있었지만, 여름 지내기에 안성맞춤인 리투아니아를 떠나 남쪽 나라로 여행하는 것은 그렇게 썩 내키지가 않는다. 일전에 리투아니아 에스페란토 친구들이 함께 카누 타기를 결정했다. 여름 가족여행이라 생색낼 수 있을 것 같아 적극적으로 우리 식구 세 사람이 다 동참하기로 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남서쪽으로 100km 떨어진 메르키네(Merkine)가 목적지였다. 이 도시는 메르키스와 네무나스 두 강이 합류하는 곳으로 옛부터 요충지이다. 

▲ 카누 타기는 20km였다. 오른쪽 하단 Puvociai 마을에서 시작해 왼쪽 상단 Merkine 도시까지였다.
 
리투아니아 강변에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암절벽은 없다. 하지만 강변은 우거진 숲이나 초원으로 가득 차 있다. 흐르는 강물이라 카누 타기가 수월한 편이지만 급한 각도로 강줄기가 굽어져 있는 곳에는 힘들게 방향을 잡아야 한다. 또한 넘어진 나무들이 강물을 막고 있는 경우에는 주의를 요한다.  


이런 단체 여행이라도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음식을 준비한다. 전 일정 동안 자기가 먹고 마실 것은 챙겨온다. 함께 온 사람들과 나눠먹기 위해 더 많은 양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이렇게 각자가 가져온 음식을 펼쳐놓으니 참으로 푸짐했다.  

▲ 한국인인 나에게는 뜨거운 국이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뜨거운 국을 즐겨 먹지 않는다. 

▲ 점심식사후 이렇게 풀밭에 누워 잠깐이지만 낮잠은 정말 꿀맛이었다. 

▲ 가다가 힘들면 모두 카누를 강변에 올려놓고 수영을 즐겼다. 메르키스 강은 특히 샘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강물이 아주 차다.

▲ 이날 저녁 숙소는 바로 텐트였다.

▲ 꼬치구이로 저녁 식사를 하면서 담소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 식사후 이어진 사우나에서는 삼순이 양머리(관련글 바로가기)가 인기짱이었다.

▲ 친구들의 음식 가방은 요술 가방 같았다. 다음 끼니 때에도 식탁은 여전히 풍족했다. 

▲ 1박 2일 여행 1인당 경비는 40리타스(2만원)이다. 이 비용은 카누 임대, 꼬치구이 값이 포함되었다.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도시에 있는 명소를 방문했다.
 

▲ 함께 1박 2일을 같이 리투아니아 에스페란토 친구들이다.

이렇게 단체 여행이지만, 가족 나들이를 즐겁게 하고 돌아왔다. 생전 처음 카누를 타본 딸아이가 가장 좋아했다. "이것으로 이번 여름 우리 가족여행은 끝!"이라고 선언해도 될 법했다. 그래도 바다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가장으로서의 도리일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08.08 06:01

올 9월 초등학교 4학년생이 될 딸아이 요가일래는 이제 여름 방학 3달 중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다. 그 동안 "바다로 놀러 가자", "호수로 놀러 가자"에 바쁘다는 구실로 한 번도 함께 하지 못했다. 

일전에 에스페란토 친구들이 늦은 여름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리투아니아 남동 지방에 흐르는 메르키스 강을 따라 카누 타기로 했다. 

"우리 다 함께 카누 타러 갈 거야."
"난 안 갈 거야. 카누가 뒤집어지면 어떻게 해? 타지 않을 거야"라고 딸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울기까지 했다.

아내에게 가야 할 필요성에 대해 설득하지 마라라고 했다. 왜냐하면 막상 현장에 가보면 타고 싶은 것이 아이들의 심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8월 6일 집에서 남서쪽으로 100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일행과 함께 떠났다. 한 두 살 많은 남자 아이들도 있었다. 카누 출발점에 가서 우선 강물의 깊이를 재어보았다. 카누 노의 반 정도였다. 그래도 구명조끼를 하면 심리적으로 안정되므로 입혔다. 카누는 2인용이었다.

▲ 난생 처음 카누를 타는 요가일래
 
"누가 하고 카누를 탈래?"
"아빠하고."
"왜 아빠를 선택했는데?"
"그러니까 아빠가 나의 안전을 더 보호해줄 것이라 생각해."

▲ 구명조끼를 하고 직접 노를 젓는 요가일래
 

이렇게 딸아이는 난생 처음 카누를 탔고, 또한 아빠하고 처음으로 카누를 탔다. 서툴렀지만 처음에는 노를 오른쪽 왼쪽으로 저으면서 아빠를 도와주었다. 나중에는 두 발을 강물에 담그면서 아빠에게 "빨리 빨리 우리가 1등해야 돼"를 외쳐대었다.

▲ 강물에 발을 적시면서 카누 여행을 즐기는 요가일래
 

"시합이 아니라 우리 여행하고 있어. 1등할 필요가 없어."
"그래도 제일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어."

덩치 큰 리투아니아 친구들을 혼자서 따라가기도 힘드는데 1등까지 요구하니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용케도 목적지에 제일 먼저 도착해 딸아이로부터 "우리 아빠 최고야!"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이날 총 카누 여행은 20km였다. 비록 강물따라 카누 노를 저었지만, 거의 대부분은 굽이굽이 물태극을 이루었다.

▲ 아빠를 힘들게 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카누 여행
 

"너는 기쁘지만 아빠가 얼마나 힘들었겠니를 한번 생각해봐."
"아빠, 미안해. 하지만 아빠도 기쁘지?"
"그래 기쁘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