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10. 8. 06:26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집으로 손님을 초대한다. 주로 생일이나 특별한 손님이 왔을 때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초대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딸이 어렸을 때는 생일 때마다 일가 친척을 초대했다. 하지만 10살이 넘어서자 친척은 커녕 부모와도 함께 생일잔치를 하는 것을 꺼린다.


또한 나이가 드니 자기 생일 챙기려는 마음도 예전 같지가 않다. 보통 유럽 사람들은 특히 50주년 생일은 아주 성대하게 치른다. 그런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마저도 생략하게 되었다. 

집에 잔치하려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걱정은 
무슨 음식을 준비하지
설겆이는 어떻게 하지다.

보통 소규모는 10명 내외, 대규모는 20명 내외다. 이런 부담감 때문에 허물없는 친구들을 초대할 경우는 '맥주 모임'을 열곤 한다. 이는 각자가 마실 술이나 먹을 간단한 음식을 가져오는 것이다. 우리는 커피나 차, 그리고 약간의 음식만 준비하면 된다.

* 현지인을 초대해 2012년 설을 함께 보냄 

집에서 큰 잔치를 한 지 오래되어서 그런가 최근 아내가 집으로 초대한 한국 손님과 유럽 손님간 차이를 기억하면서 한마디 했다. 우리 집에는 현지 유럽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손님들도 더러 온다. 그렇다면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일까? 

부엌일 협력이다.

유럽 손님들은 초대한 시각에 맞춰 온다. 그리고 끝나면 식탁에서 그대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간다.
한국 손님들은 잔치가 끝날 쯤 식탁에 있는 음식이나 그릇 등을 우리와 함께 정리한 후에 돌아간다.
물론 이는 절대적인 차이는 아니다. 우리 가정이나 주변에서 겪은 경험일 뿐이다.

특별히 부탁하지 않은 이상 아주 가까운 친척 손님도 마찬가지이다. 음식 준비와 뒷정리는 초대한 집 주부가 혼자 다 한다. 왜 그럴까? 남의 집 부엌에 들어가서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괜히 거들다가 남의 집 부엌을 오히려 어지럽힐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것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우리가 초대받아 갈 경우 우리도 조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제시각에 가서 끝나면 곧장 집으로 돌아오면 된다.

"한국 손님이 좋아? 아니면 리투아니아 손님이 좋아?"라고 아내에게 물었다.
"한국 손님들은 우리 부엌을 꼭 자기 부엌처럼 여겨서 음식을 준비하고 설겆이를 하는 것을 도와주니까 좋아. 마치 주인처럼."
"그럼, 요가일래(딸)는 어느 쪽을 더 닮으면 좋을까?"
"물론 한국 쪽이지."

부엌을 좀 어지럽히고, 잠시 주인 행세를 하더라도 음식 준비와 설겆이 등을 즐겁게 도와주는 한국 손님들이 리투아니아인 아내에게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5. 14. 07:17

휴대폰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스마트폰을 외국 여행 마지막 밤 호텔에 놓아두고 그만 자기 나라로 돌아간 사람도 있다. 이 경우는 좋은 편이다. 물론 이는 호텔 관계자가 정직하다는 전제 아래로 가능하다. 호텔에서 보지 못했다면 그냥 길거리에서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언젠가 딸아이가 길거리에서 아이폰을 습득해 집으로 가져왔다[관련글: 하교길에 주운 아이폰 빨리 집으로 가져와!]. 제일 먼저 한 일은 수신 전화를 확인하고 그 전화로 휴대폰 습득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만약 주운 휴대폰이 꺼져 있을 때다. 암호를 모르니 수신 전화 번호를 확인할 수가 없다. 

휴대폰 습득과 관련한 사진이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어떤 정직한 사람이 휴대폰을 습득했다. 하지만 그 돌려주는 방식이 끔찍하다. 마치 현상금 공지를 보는 듯하다. 휴대폰에 못을 박아서 나무 기둥에 붙여 놓았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휴대폰 습득했음>
 
설정 냄새가 나지만, 현실에 가능한 일일 수도 있지 않을까...... 끝까지 착한 마음으로 주인을 찾아준다면 좋을 텐데 말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