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2. 6. 20. 07:12

며칠 전 아내가 내 방으로 와서 대뜸 이렇게 요구했다. 

"당신도 이제부터는 여자처럼 앉아서 소변을 봐!"
"왜 갑자기?"
"당신도 잘 알잖아. 남자는 서서 소변을 보니 좌변기에 쉽게 묻잖아."
"난 항상 좌변기 뚜껑을 위로 올리고 누는데......"
"그래도 하강 높이로 인해 소변이 좌변기 안쪽에 쉽게 튀길 수 있잖아."
"조심하면 되지. 뭘 새삼스럽게 요구해."

사연인즉 아내는 남자들의 소변에 관련한 글을 인터넷으로 읽은 후 위와 같은 요구를 하게 되었다. 인터넷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스웨덴 소데르만란드(Sörmland) 도시의 좌파 정당은 시청 화장실에서 남자들도 앉아서 소변을 봐야한다고 제안했다. 남자가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이 화장실 위생에 더 좋을 뿐만 아니라 전립선 질환의 위험이 줄어들고 또한 더 적극적인 성생활을 보장한다고 지역 신문에 써여져 있다.

"그래도 그렇지 서서 누는 사람이 앉아서 쉽게 눌 수 있나?"
"당신은 대변 볼 때 소변도 보지?"
"보통 앉아서 소변 보고 대변도 봐."
"바로 그거야. 당신도 이미 소변을 앉아서 보고 있는 거야. 앞으로 소변 볼 때 대변 본다고 생각하고 무조건 앉아서 봐."
"하하하, 당신 논리가 멋져서 한번 시도해볼 게."

이렇게 며칠 전부터 소변도 앉아서 보기 시작했다. 좌변기 앞에서 바지를 반쯤 내리고 올리는 것이 아주 어색하다. 귀찮기도 하다. 아내의 경계가 느슨한 틈을 타서 서서 보려는 순간이었다.

"당신 지금 서서 보려고 하지?"
"귀신같이 나타났네."
"앞으로 서서 보는 것이 한번만 더 발각된다면 그때부터 화장실 청소는 당신이 해야 돼!"
"아~~~ 난 내 인생에 3년 동안 매일 화장실 청소를 한 적이 있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해."

지금껏 우리 집 화장실 청소 몫은 아내이다. 이제 아내는 남편에게 앉아서 소변 보기를 습관화시키기 위해 자신의 몫을 남편에게 넘기고자 한다. 

* 우리 집 아파트 화장실에도 이런 소변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바르샤바 중앙역 화장실 소변기].
 
화장실 청소가 싫어서라기 보다는 남자도 앉아서 소변 보는 것이 좌변기 청결에 더 좋다는 것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어색하지만 자꾸 보다보면 차츰차츰 앉아서 소변 보는 것이 앉아서 대변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9. 26. 07:05

한국에서는 '화장실에 간다'를 '회장실에 간다'로 말하기도 한다. 
아마 '화'자와 '회'자가 비슷한 데서 연유되었을 법하다.

어느 날 리투아니아 학교에서 돌아온 7살 딸아이는 '화장실'을 '사무실'로 표현했다.
리투아니아어로 화장실은 tualetas (투알레타스)이고, 사무실은 kabinetas (카비네타스)이다.

한국어에서는 첫음절이 비슷하고, 리투아니아어에서는 마지막 두 음절 중 etas가 일치한다.
그래서 투알레타스를 카비네타스라고 우스개 소리로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화장실을 사무실처럼 꾸며놓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야말로 리투아니아어 표현처럼 투알레타스가 카비네타스이었다.
(사진출처: http://www.yeeta.com/_The_36_Coolest_Toilets_In_The_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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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위 사이트에 있는 사진 속 화장실이 기발하고 재미 있어 더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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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소변보는 규칙을 걸어놓은 이색 화장실
               화장실 아찔해서 볼일을 제대로?
               엽기아빠의 화장지 절약법 알리기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12. 3. 16:29

흔히들 공항은 그 나라의 얼굴이라 할 만큼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특히 나라의 관문인 그 나라 수도의 국제공항은 더 더욱 중요하다. 그 나라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에게 첫 인상을 좋게 심어주려고 무척 노력한다.

공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대시설 중 하나는 화장실이다. 이곳은 하늘에서 편하게 하지 못한 것을 지상에서 지긋이 앉아 속 시원하게 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좌변기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공항 공중 화장실에선 황당함과 당황스러움, 그리고 고통스러움을 만끽할 것이다. 적어도 직접 가본 남장 공중화장실엔 좌변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몸집이 큰 유럽인들이 쪼그리고 앉아 볼일을 보려면 고생 좀 할 것 같다. 앉는 데 익숙한 사람들도 저렇게 쪼그리고 앉아 좀 오래 볼일을 보고 있으면 다리에 쥐가 나서 필요 이상으로 화장실에 남아 냄새를 맡아야 할 판인데 말이다.

이 공항 뿐만 아니라 시내 공중 화장실엔 여전히 좌변기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무료가 아니다. 사용료는 50젠타스(275원)에서 1리타스(550원)이다. 돈 아까워서 참느라 고생한 적도 있다. 이런 공중 화장실에 사용하는 리루아니아인들이 한국의 공중 화장실을 보면 한 마디로 천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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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