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4.01.10 08:13

고민 끝에 차는 건물 앞에 주차
요즘 곧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요일 아내는 동료 교사와 딸아이를 차에 태우고 유명 성악 교수를 찾아갔다. 다가올 노래 경연대회를 앞두고 조언을 받기 위해서다. 방문을 마친 후 딸아이를 집에 데려다주고 학교로 향했다.

잠시 고민했다. 차를 아파트 마당에 주차해 놓고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걸어갈 것인가 아니면 차로 학교에 갈 것인가. 동료 교사를 태우고 있는지라 그냥 학교까지 차로 가기로 했다.

학교에 도착해 또 다시 고민했다. 인근 도로가에 주차할 것인가 아니면 학교 건물 앞 좁은 길에 주차할 것인가. 마침 공간이 있어 학교 건물 앞에 차를 주차했다. 그리고 2층에 있는 교감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창문으로 내려다보았다. 주차한 후 10여분 정도 지났다. 

믿기 어려운 상황 전개 - 트렁크에서 연기가 새어나와    
눈 앞에 있는 차 트렁크에서 연기가 엄청 새어나오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바로 우리 차였다. 112로 소방소에 즉각 신고했다. 그런데 벌써 소방대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행인이 연기나는 자동차를 보자마자 신고했기 때문이다. 

우리 차와 아내는 갑자기 학교의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로부터 집중 관심을 받았다. 4명의 소방대원들이 달려와 트렁크에서 막 번지려고 하는 불을 소화기를 사용하지 않은 채 모포로 쉽게 진화했다.


한국 차를 샀어야지
한국 차를 가지고 있는 한 동료 교사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봐! 이런 비싼 차 사지 말고 한국 차 샀으면 아무런 문제없이 잘 굴려갈텐데 말이야!"

아내는 잠시 동안 충격에 빠졌지만, 동료 교사들의 격려에 감사할 사항을 찾았다. 만약 차를 아파트에 주차해 놓았더라면, 만약 차를 학교 건물 코 앞이 아니라 도로가에 주차해 놓았더라면 고스란히 우리 차는 앙상한 뼈만 남았을 것이다. 승용차 한 대가 전소되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행인의 전화도 도움됐고, 또한 소방소가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더욱 다행스러운 일은 기름통 반대편 트렁크에서 불이 붙기 시작했다. 트렁크에 있는 전기배선에 이상이 생겨 화재가 발생했다.    

심리적 안정을 찾은 아내는 곧 바로 보험사로 전화해 후속조치를 밟아갔다. 종합보험에 들었기 때문에 보험처리가 되고, 또한 수리하는 동안 차량 지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평소 알고 지내는 자동차 전기 수리사가 순간 떠올랐다. 그로부터 좋은 조언을 얻었다.

BMW 서비스센터로 
"BMW 차 제작결함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BMW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해서 상의해보는 것이 좋겠다."


그의 조언 덕분에 어제 견인차로 BMW 서비스센터로 우리 차를 보냈다. 이곳에서 빠른 시일내 정밀진단을 한 후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사고난 차를 많이 견인하는 운전사의 말은 불행을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당신 차는 정말 운좋았다."    

이렇게 새해 첫 번째 달에 승용차 한 대를 공중으로 날릴 뻔했다. 불행 속 다행에 감사하면서 잠시 말썽을 피운 지금의 차에 더 애정이 간다. 하지만 "한국 차 샀으면 아무런 문제없이 잘 굴려갈텐데 말이야!"라는 동료 교사의 말이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04.22 04:42

일전에 우리 자동차 앞 범퍼에 긁힌 흔적을 발견했다. 누군가 차로 살짝 긁고 그냥 가버렸다. 아무리 작은 흔적이라도 마음이 상했다. 하지만 보험으로 수리할 수 있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였다. 

자동차 종합보험에 들었지만, 전액 보험 처리가 되지 않고 일정한 액수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사고를 낸 사람을 찾을 수 없거나 본인 책임으로 사고를 낸 경우 400리타스(약 20만원)까지는 본인이 부담한다. 수리비가 500리타스이다면 보험 회사가 100리타스, 우리가 400리타스를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접촉사고를 낸 사람이 얄미웠지만, 경미해서 그냥 몸에 미세한 상처 자국 하나 남은 셈 치고 그냥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우리 아파트는 전용 주차장이 없다. 주로 도로변 주차 지역에 주차한다. 차선이 따로 표시되지 않은 도로라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이런 접촉사고의 위험이 상존한다. 19일(금) 오후 6시 경 아파트 1층 현관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경찰인데 당신 차가 사고 났으니 내려와서 보세요."

당황하면서 내려갔더니 경찰은 바빠서 이미 가버렸다. 차량 번호로 우리 집 주소를 알아냈다. 여자 한 사람이 우리 차 주위에 있었다. 비켜가다가 우리 차 후반부 측면을 긁고 경찰을 불렸다고 했다. 경찰은 접촉사고를 기록한 후 당사자끼리 보험 처리하라고 했다.


이날 낮 창문을 통해 주차 된 우리 차를 보면서 아내와 대화를 했다.

"저 자리는 안전한 자리가 아니야. 더 좋은 자리가 나면 그곳으로 주차를 하는 것이 좋겠어."라고 말했다.
"저 자리도 안전해. 그럴 필요 없어."라고 아내가 답했다.

자동차 관련 서류는 아내가 손가방에 소지하고 학교로 갔기 사고를 낸 사람과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그 사람은 자신의 명함을 건네주면서 아내가 돌아오면 서로 연락하자고 하면서 떠났다. 

일전에 긁힌 자국을 생각하면서 이번에 사고를 낸 것에 대한 화냄보다 사고를 낸 후 그냥 가버리지 않고 경찰을 부른 운전자의 행동에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학교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의 첫 반응이다.
 
"낮에 한 당신 말이 정말 맞았네. 천만 다행스러운 일은 내가 주차 허용 범위에 딱 맞게 한 것이다. 아니였다면 영락없이 상방 과실이 되었을 것이다."

비록 보험 처리하고 수리하는 데 시간과 공력을 쏟아야 하지만 아내의 표정이 울상이 아니라서 좋다. 사고를 낸 사람의 명함을 보니 보험 회사에서 일하는 중견 간부였다. 토요일 아내는 접촉사고 서류 처리와 서명을 위해 그 사람을 만났다. 인적 사항을 기록하는 데 두 사람의 생일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짜였다.

"둘 다 생일이 같아요. 우리 생일 액땜이라 서로 여깁시다."라고 아내가 말했다.  

이렇게 이번 접촉사고는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일단락 해결되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