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2021. 11. 22. 14:14

일주일 이집트 후르가다 롱비치리조트 호텔에 머물면서 많은 종업원을 만난다. 해변이든 수영장이든 식당이든 종업원들이 투숙객들의 편의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유럽 관광지와는 사뭇 다르다. 종업원 전부가 남성이다.
 

호텔 내 식당

식사를 하면서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아랍권도 이제는 전통적 관습이나 사고를 과감히 척결하고 특히 3차산업 부문에서 여성의 고용증대를 꾀하고 사막 녹화 및 농장화 등 국가 기간산업 부문에 남성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홍해 해변 해수욕 및 일광욕장
보통 종업원들은 친절하다. 해변에는 종업원들이 자주 돌아다닌다. 투숙객들이 다 마시고 놓은 플라스틱 컵을 수거하기 위해서다. 이 컵은 씻어서 다시 활용한다. 정해진 종업원이 아니고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명의 종업원이 번갈아 다닌다. 보통 첫 컵은 해변으로 나오면서 간이술집에서 받아온다. 긴수건을 받아서 일광욕할 자리를 잡아서 휴식을 취한다. 컵을 수거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종업원들이 미소를 지우면서 말을 걸어온다. 대체로 종업원들은 현란한 말솜씨를 지니고 있다.
 
맥주 한 잔을 시켜도 두 잔이 오는 경우도 있다.
“안녕.”
“안녕.”
“어디서 왔나?”
“한번 알아맞혀봐.”
“...” (여기까지가 종업원들에게 정형화된 듯한 대화다)
“한 컵 더 원해?”
“좋아.”(종업원이 직접 가져다준다는 것을 마다할 수는 없겠지...)
 

종업원이 금세 오는 경우도 있고 좀 시간이 지난 후에 오는 경우도 있다. 쟁반에 한 컵만이 아니고 한 두 컵이 더 놓여 있다. 기분 좋으면 시키지 않은 칵테일도 따라온다. 이 모든 음료는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으니 마음껏 시켜도 된다.
 
마음에 들면 덤으로 칵테일도 가져다준다.
그런데 이 경우 동전 1 유로나 1 달러로 답례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렇게 1 유로를 주고 나면 직접 찾아오는 횟수가 늘어난다. 통성명도 하고 다음날 그 다음날도 찾아온다. 그런데 매번마다 1유로를 줄 동전이 없다. ㅎㅎㅎ

식당 종업원은 좋은 자리로 안내하고 포크 등 식기를 챙겨주거나 음료수를 본인이 받아서 가져다주는 경우가 있다. 이때도 1 유로로 답례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 번 답례하고 나면 자꾸 종업원이 찾아오기도 한다.

친절한 봉사 뒤에는 늘 1 유로가 나간다. 빌뉴스에 살고 있는 이집트 친구가 “이집트 여행을 간다”고 하니 조언을 한 말이 떠오른다. “1 유로짜리 동전을 많이 챙겨가라. 답례하면 잘 대해줄 것이다.”
 
호텔내 수영장이다.
호텔 종업원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사람은 호텔방을 청소해주는 사람이다. 말수가 적은 사람이지만 늘 미소로 대하고 정성껏 꼼꼼하게 호텔방을 청소한다. 더운 날 호텔방을 청소하는 그를 위해 “오늘은 청소를 안 해도 된다”라는 안내문을 걸어놓을까 생각하다가 그만둔다. 해변으로 나갈 때 호텔방에 놓고 가는 1 유로가 모이고 모여서 그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늦은 오후나 저녁에 호텔방으로 들어올 때 늘 궁금하다. 오늘은 그 종업원이 어떤 모양의 수건장식으로 우리를 감탄하게 할까?

주인 없는 호텗방을 지켜주는 듯하다.
숙소 앞에 피어있는 꽃잎들로 장식했다. 그 정성에 감탄하다.
수건 백조 한 쌍이다.
코끼리 한 마리가 다음날 마실 커피를 들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친절한 미소와 현란한 말솜씨에 늘 1 유로를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서서히 둥지를 틀려고 할 때쯤 우리 일행 모두의 주머니든 지갑이든 어디에도 동전이 더 이상 없다. 이러다보니 친절을 피해 다니는 경우도 생긴다. 종업원은 답례를 받아내는 솜씨가 있어야 하듯이 투숙객은 답례를 주는 솜씨가 있어야겠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이집트 여행기 7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유럽 식당에서 종종 느끼는 일이다. 주문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주문한 것을 기다리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계산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종업원은 있어되 주문 받으러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부르면 그때서야 마지 못해 오는 것 같다. 

계산서를 달라고 해도 함흥차사다. 언젠가 호텔에서 계산서를 달라고 부탁했는데 30분이 지나도 오지 않아서 그냥 나왔다는 지인도 있다. 성격이 급하거나 바쁜 사람은 이런 느린 식당이나 종업원의 근무태도로 인해 식사 자체가 고욕이다. 

'빨리 먹을 거라면 왜 식당에 왔어요? 집에서 해 먹으면 되지요. 천천히 기다리면서 시간도 보내고, 주변도 즐기고......' 

때론 이것이 맞는 말이만, 그래도 너무 기다리게 할 때에는 종업원에게 주는 봉사료를 저울질하게 한다.

이번 여름 에스토니아 남동지방의 중심 도시 타르투(Tartu)를 다녀왔다. 정치와 금융의 중심인 탈린(Tallinn)에 비해 흔히 타르투를 지성의 중심으로 여긴다. 이유 중 하나가 1632년에 세워진 타르투대학교이다. 덧붙여 에스토니아 정부 교육부는 수도인 탈린이 아니라 바로 이 타루투에 있다.


네모칸 안에 있는 건물이 1786년 세워진 타르투 시청이다.


이 시청 광장에는 우산 아래 입맞춤하는 대학생 한 쌍이 있다. 타르투의 인기 조각 작품이다.


이 시청광장 식당 탁자에서 본 무선벨이 신기했다. 한국에서는 이를 흔히 보았지만, 발트 3국에서는 처음 봤기 때문이다. 보통 무선벨은 단추가 하나이지만, 이날 본 무선벨은 단추가 무려 4개나 되었다. 


첫 단추: 봉사가 필요할 때
두번 째 단추: 술을 주문할 때
세번 째 단추: 계산서를 달라고 할 때 
네번 째 단추: 호출을 취소할 때
 

단추가 세분화되어 있어서 담당 종업원을 쉽게 부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이날 이 네 개의 단추를 적절하게 눌러보니 즉각 반응이 왔다. 적어도 이날은 기다림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다. 역시 장사는 이렇게 해야 함을 일깨워 주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 23. 07:51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 지금껏 전형적인 겨울 날씨가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겨울도 이제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며칠 동안 내린 눈으로 사방이 다 하얀색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온도는 영하 3도로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이다. 

▲ 벽에 붙은 눈이 벽낙서를 더 운치있게 해주는 듯하다(산책 중 찍은 사진).
 
 
일요일 낮 가족과 함께 빌뉴스 구시가지를 산책하러 갔다. 거의 대부분 종착지는 피자집이다. 피자를 무척 좋아하는 딸아이 때문이다. 아내는 커피, 나는 생맥주를 맛있게 마셨다. "역시 맥주는 가게에서 마시는 것이 제 맛이야!"라면서 기분 좋에게 아내에게 말했다. 

음식을 다 먹고 계산서를 받아서 지폐로 값을 지불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거스름돈이 동전으로 수북했다.
 

"가게에는 오히려 동전이 더 필요하지 않나? 충분히 지폐로도 줄 수 있을텐데 굳이 동전으로 가득 주는 종업원의 속셈이 과연 무엇일까?" 투덜대듯이 아내에게 물었다.

"동전이 무겁고 귀찮다면 보더 더 많은 동전을 팁으로 남겨달라라는 뜻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그럴 수도 있겠네."

이런 경우 더 많이 놓고 싶다는 마음마저도 싹 사라지려고 한다.

* 최근글: 도어폰 숫자로 연주하는 유럽가(歌)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