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06.25 13:25

얼마 전 리투아니아 주요 도시 광장에서 주말에 10대 후반의 남녀 학생들이 정장을 입은 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마친 후 학창시절 마감을 자축하는 행사이다. 7월에는 리투아니아 전역에서 고등학교 졸업식이 열린다.



한 때 졸업 선물로 각광을 받은 것이 앨범이다. 이 앨범에 추억의 아날로그 필름 사진들을 현상해 담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디지털 시대이다. 그래서 앨범 선물은 구식이 되어버렸다.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 할머니가 졸업 선물로 준 앨범이 화제를 끌고 있다. 
왜 일까? 
아날로그 선물 속에 담긴 할머니의 디지털 아이디어 때문이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돈은 역시 아날로그나 디지털을 떠나서 모든 시대에 두루 통하는 받는 이를 기쁘게 하는 좋은 선물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09.30 07:53

지난 7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큰 딸 마르티나는 최근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마르티나 방을 작은 딸 요가일래가 이제부터 사용하게 되었다. 이번 주 내내 마르티나가 남겨놓은 책, 서류, 사진, 옷 등을 정리했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마르티나의 학급사진이 눈에 띄었다. 한국은 초등학교 졸업앨범, 중학교 졸업앨범, 고등학교 졸업앨범이 있다. 리투아니아는 따로 앨범이 없고, 사진만 있다.

특히 학년을 마칠 때마다 학급이 기념 사진을 찍는다. 12년 학교생활이니 사진이 12장이다. 마르티나의 학급사진을 찾아서 정리해보니 10장뿐이었다. 2장(초등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사진)을 찾지 못해 아쉽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빌뉴스로 전학와서 12학년을 마쳤다. 처음 만난 학급친구들과 9년을 함께 학교생활을 했지만, 대부분은 12년을 함께 같은 학급에서 보냈다.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서로 지켜보면서 자랐다.  

1. 1999년-2000년 (초등학교 1학년)

2. 2001년-2002년 (초등학교 3학년)

3. 2002년-2003년 (초등학교 4학년)

4. 2003년-2004년 (초등학교 5학년)

5. 2004년-2005년 (초등학교 6학년)

6. 2005년-2006년 (중학교 1학년)

7. 2006년-2007년 (중학교 2학년)

8. 2007년-2008년 (중학교 3학년)

9. 2008년-2009년 (고등학교 1학년)

10. 2010년-2011년 (고등학교 3학년)

학년마다 찍은 이 학급사진을 보고 있으면, 12년의 학교생활이 그대로 총정리가 되는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09.23 05:55

큰 딸 마르티나는 지난 7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외할머니는 그 동안 고등학교 졸업할 때 주려고 적금을 들어놓았다. 이 적금(리투아니아 돈으로 2000리타스, 약 1백만원)을 타서 졸업 축하금으로 주었다.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 큰 고민없이 마르티나는 미국가는 비행기표를 샀다. 금액이 조금 부족하기에 사용하고 있던 노트북까지 팔았다. 

"외할머니가 한 푼 두 푼 모아 선물한 것인데 좀 더 건설적으로 사용하면 안 되겠니?"
"내 꿈은 미국 한 번 가보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나에겐 최고의 선택이다."

대학생이 되면 유용하게 쓸 데가 많을 것 같은데 미국 가는 비행기표에 홀랑 다써버린다는 것이 부모 입장에서는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성년이니 부모 의견을 강요할 수 없는 것이다. 외할머니가 졸업 선물로 거액을 주었으니 부모가 그냥 있을 수는 없는 노롯이었다. 그래서 졸업 축하금으로 미국 여행경비를 대기로 했다.

이렇게 보스톤, 뉴욕, 워싱턴, 나이가라 등지를 2달 동안 여행하다가 어제 마르티나가 집으로 돌아왔다.

"미국 어때?"
"집이 최고야. 그곳에 살고 싶지는 않아. 가는 곳마다 걸인에다 이상한 사람들이 많고 냄새나고, 몇 번 속임수도 당했어. 빌뉴스가 조용하고 깨끗하고 참 살기 좋다는 것을 느꼈어."
"미국 대도시에는 그럴 수 있지만 지방에는 빌뉴스보다 좋은 데가 많을 거야. 미국 간 것 후회 안 돼?"
"후회는 안 돼. 이번 한 번으로 만족한다."



마르티나가 돌아오자 제일 반가워하는 사람은 바로 요가일래였다. 학교에서 돌아온 요가일래는 숙제를 마치자마자 언니를 환영할 그림을 그렸다. 어렸을 때에는 하루에도 여러 장씩 그림을 그리더니 요즘 통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그림도 자꾸 그려봐야 내공이 생기는 법인데 말이다.

무슨 그림을 그렸을까 궁금했다. 언니가 집으로 오자 공개한 그림이 바로 아래 그림이다.
"Hi!"
"Miss you!"
"Labas!"  
"Muliu!"
"Love you!"


철자 'i'와 느낌표"!" 대칭이 눈길을 끈다. 이제 오는 일요일 언니 마르티나는 영국 유학을 위해 집을 떠난다. 둘 사이의 작별 충격이 커지 않기를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