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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3. 4. 22. 04:42

일전에 우리 자동차 앞 범퍼에 긁힌 흔적을 발견했다. 누군가 차로 살짝 긁고 그냥 가버렸다. 아무리 작은 흔적이라도 마음이 상했다. 하지만 보험으로 수리할 수 있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였다. 

자동차 종합보험에 들었지만, 전액 보험 처리가 되지 않고 일정한 액수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사고를 낸 사람을 찾을 수 없거나 본인 책임으로 사고를 낸 경우 400리타스(약 20만원)까지는 본인이 부담한다. 수리비가 500리타스이다면 보험 회사가 100리타스, 우리가 400리타스를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접촉사고를 낸 사람이 얄미웠지만, 경미해서 그냥 몸에 미세한 상처 자국 하나 남은 셈 치고 그냥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우리 아파트는 전용 주차장이 없다. 주로 도로변 주차 지역에 주차한다. 차선이 따로 표시되지 않은 도로라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이런 접촉사고의 위험이 상존한다. 19일(금) 오후 6시 경 아파트 1층 현관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경찰인데 당신 차가 사고 났으니 내려와서 보세요."

당황하면서 내려갔더니 경찰은 바빠서 이미 가버렸다. 차량 번호로 우리 집 주소를 알아냈다. 여자 한 사람이 우리 차 주위에 있었다. 비켜가다가 우리 차 후반부 측면을 긁고 경찰을 불렸다고 했다. 경찰은 접촉사고를 기록한 후 당사자끼리 보험 처리하라고 했다.


이날 낮 창문을 통해 주차 된 우리 차를 보면서 아내와 대화를 했다.

"저 자리는 안전한 자리가 아니야. 더 좋은 자리가 나면 그곳으로 주차를 하는 것이 좋겠어."라고 말했다.
"저 자리도 안전해. 그럴 필요 없어."라고 아내가 답했다.

자동차 관련 서류는 아내가 손가방에 소지하고 학교로 갔기 사고를 낸 사람과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그 사람은 자신의 명함을 건네주면서 아내가 돌아오면 서로 연락하자고 하면서 떠났다. 

일전에 긁힌 자국을 생각하면서 이번에 사고를 낸 것에 대한 화냄보다 사고를 낸 후 그냥 가버리지 않고 경찰을 부른 운전자의 행동에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학교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의 첫 반응이다.
 
"낮에 한 당신 말이 정말 맞았네. 천만 다행스러운 일은 내가 주차 허용 범위에 딱 맞게 한 것이다. 아니였다면 영락없이 상방 과실이 되었을 것이다."

비록 보험 처리하고 수리하는 데 시간과 공력을 쏟아야 하지만 아내의 표정이 울상이 아니라서 좋다. 사고를 낸 사람의 명함을 보니 보험 회사에서 일하는 중견 간부였다. 토요일 아내는 접촉사고 서류 처리와 서명을 위해 그 사람을 만났다. 인적 사항을 기록하는 데 두 사람의 생일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짜였다.

"둘 다 생일이 같아요. 우리 생일 액땜이라 서로 여깁시다."라고 아내가 말했다.  

이렇게 이번 접촉사고는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일단락 해결되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