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모음2014.03.04 07:03

리투아니아 민속 장인 다누테 사우카이티에네는
평범하면서도 특이한 재료로 공예품을 만드는 예술인이다. 

* 여물 공예인 다누테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그는 시골에서 젖소, 염소, 닭을 키우면서 살아가고 있다. 예술에 대한 학식은 전무했다. 6남매가 다 자라자 무엇인가 취미로 예술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잠시 동안 목공예, 점토공예, 유화그리기 등을 조금씩 배워보았다. 그런데 이 모두가 비용 지출을 요했다. 살림이 넉넉하지 않는 농부에겐 그야말로 부담되는 고급 취미 활동이었다. 

"재료를 사기 위해 돈이 들어가지 않는 취미가 없을까?"가 화두였다. 2005년 11월 어느 날 밤 전기가 나가버렸다. 갑자기 여물(건초)이 떠올랐다. 이때 촛불 아래서 마른 여물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보았다. 다음날 보니 그렇게 썩 나쁘지가 않았다. "바로 이것이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여물로 작품을 만들고 오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리투아니아에서 최초로 알려졌다.

* 여물 공예 작품 "4계절"

가축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서 평생 여물과 함께 살아왔다. 바로 이 여물이 그를 유명 예술인으로 태어나게 했다. 그의 이야기가 3월 4일 저녁 6시 20분 MBC "TV 특종 놀라운 세상"을 통해 한국에까지 알려지게 된다. 관심이 있고 시간이 되는 분들에게 시청을 권한다.


다누테는 여물과 같은 흔한 물건이라도 이렇게 사람의 재주에 따라 좋은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킬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 관련글: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03.15 07:10

지난 해 여름 구글맵 자동차가 리투아니아 전역을 돌아다녔다.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 교외 주유소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카메라를 달고 있는 구글맵 자동차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일전에 처가가 있는 도시(Kurseniai)를 구글 지도에서 한번 살펴보았다.
 

처가의 여름별장이 있는 텃밭도 구경해보았다. 화질 선명해 마치 현장에서 살펴보는 듯했다. 


그런데 방향을 틀어 텃밭 안쪽으로 살펴보니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모자이크 처리되었지만, 단번에 장인 어른임을 알 수 있다. 

'세상 참 좋다. 천리안이 따로 없네'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즉각 처가로 전화했다.

"우와, 구글 지도에 등극하셨네요?"
"언젠가 텃밭에 일하고 있는 데 구글 자동차가 지나갔어."
"아, 그때 딱 찍혔네요. 아뭏든 축하합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06.2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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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은 하지이다.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날이자 밤이 가장 짧은 날이다. 이날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하지 축제가 열리는 장소를 향해 몰린다. 리투아니아는 24일이 국경일로 할 정도로 하지를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긴다. 새벽 4시가 되면 밝아지고 밤 11시가 되야 어두워진다. 

날이 훤하지만, 저녁 무렵 사람들은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가면서 꽃과 풀로 화관을 만든다. 아이들은 나무에 화관걸기 놀이를 하기도 한다. 이 화관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데 이날 노래의 주된 주제는 바로 태양을 찬미하는 노래들이다. 이를 통해 태양숭배의 고대풍습을 엿볼 수 있다. 해가 언덕을 넘으면 사람들은 모닥불을 피운다. 이 모닥불은 건강과 풍년을 기원한다. 그리고 이제 점점 길어질 밤의 악령을 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모닥불 주위에서 춤을 추다가 밤 12시가 되면 강가로 간다. 바로 머리에 쓴 화관에 초을 얹고 강물에 띄우기 위해서다. 옛날엔 결혼하지 않는 여자들이 화관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남녀노소 모두가 만든다. 왜 강물에 띄울까? 아주 옛날 흘러내려오는 화관을 줍는 이웃 마을 총각이 바로 그 여자의 배필이 된다는 설이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지금은 각자의 꿈과 소원을 담아 강물에 띄워보낸다. 그리고 다시 모닥불로 돌아와 다음날 해가 뜰 때까지 흥겨운 춤과 노래로 밤을 보낸다. 이렇게 짧은 하지 밤을 보내며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리투아니아 사람들 모습이 퍽 인상적이다.
이날 아내는 행사장으로 가든지 친척집을 가든지 아파트를 벗어나자고 했다. 약간의 행선지 실랑이를 벌이다가 빌뉴스 교외에 사는 친척집으로 꼬치구이를 사서 가기로 했다. 마당에 숯불을 피우고 꼬치구이를 하면서 긴긴 날을 작별했다. 그래도 음악이 있어야 하기에 이날의 악사는 남자 두 분이다. 이들은 사위와 장인이었다. 두 분 다 백발이라 누가 사위이고, 장인인지 모르는 사람은 구별하기가 힘든다. 
 


하모니카 불고, 아코디언 연주하는 장인과 사위의 정겨운 모습을 보고 있으니 한 리투아니아인 친구가 떠올랐다. 친구는 당시 40대 중반 노총각이었고, 20대 중반의 여자친구와 동거하고 있었다. 어느날 여자친구에게 "아버지 같은 노총각을 사귄다"는 것에 주변 사람들의 의견은 어떠한 지를 물어보았다. 그는 또래 친구들로부터 핀잔을 듣거나,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본 기억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오히려 아버지는 자기 친구 같은 사위를 얻게 되어 기뻐할 정도라고 했다. 이에 아래 동영상 속 사위와 장인의 경우와 똑 같다. 


이렇게 주변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보면 애인이나 배필을 선택할 때 우선 나이 차이나 외형적 조건을 따지면서 선택의 폭을 스스로 좁히는 사람들과는 차이를 보여준다. 특히 연령 차이가 많다고 해서 부모가 극구 반대하는 것은 찾아보기가 힘든다. 하모니카(장인)와 아코디언(사위)의 흥겨운 소리에 짝들의 연령차이에 대한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처세를 소개해본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