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1.11.17 06:31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아랑은 왜》 
《검은 꽃》 
《빛의 제국》 등의 장편소설을 쓴 김영하 작가의 단편집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문학과지성사, 1999)가 최근 리투아나아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번역 서진석). 이 책은 한국 현대문학으로서는 최초로 리투아니아어로 번역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 현재 김영하 작가의 작품은 20여 종의 제목이 12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제 리투아니아어가 첨가하게 되었다. 발트어에 속하는 리투아니아어는 단어와 문장구조에서 산스크리트와 공통점과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 현존하는 인도유럽어 중 가장 오래된 언어 중 하나이다. 철자는 32개로 모음이 12개, 자음이 20개이다. 명사는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어지고, 어순은 자유롭고, 강조음은 불규칙적이다.

이 책은 리투아니아 유명 출판사 <발토스 란코스>(baltos lankos: 하얀 들판)가 출판했다. 책 분량은 170쪽이고, 가격은 22리타스(약 1만원)이다. 리투아니아어판 책 제목은 한국어 원제와 동일하다(„Kas gi nutiko lifte įstrigusiam vyriškiui?“). 

[사진출처 nuotrauka: baltoslankos.lt]

책 표지에 작가의 한글 이름과 라틴명이 크게 들어가 있다. 책 제목이 길어서 그런지 제목 글자 크기가 작다. 자칫 작가 이름이 책 제목이고, 진짜 책 제목이 부제처럼 보일 수 있겠다. 아뭏든 글자가 큰 작가 이름처럼 한국 작가들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그들의 작품이 세계 각지에서 독자들을 얻기 바란다.

* 관련글: 동화엔 왜 아름다운 가족이 없냐고 묻는 딸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10.27 06:04

유럽에서 한국을 방문한 지 아직 일주일이 되지 않고 있다. 시차때문에 여전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딸아이는 네 번째 한국 방문이지만 이번이 제일 힘든 듯하다.

"아빠, 밤이 낮인 것 같아 잘 수가 없어."

한국과 유럽 리투아니아와의 시차는 6시간이다. 즉 한국이 밤 12시이면 리투아니아는 저녁 6시 한창 열심히 활동할 때이다. 낮에는 한국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저녁에 체류지에 돌아오면 리투아니아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한다. 


날마다 일찍 자자고 둘이 약속하지만 밤 12시가 되어도 정신이 말짤말짱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어제도 불을 끄고 누웠지만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컴퓨터를 켤 수 밖에 없었다. 딸아이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침 책상에 화장지 한 조각이 있었다. 딸아이는 이 화장지를 가위로 일정하게 11장으로 짤랐다. 그리고 이를 묶고, 볼펜으로 그 화장지에 글을 창작하기 시작했다. 모두 21쪽에 이르는 내용이었다. 

글을 쓰면서 혼자 웃고 또 웃었다. 글 제목은 "화장지 이야기"이다. 
 
▲ 글 제목: 화장지 이야기

▲ 얼마 전에 아니 아마 4분 전에 화장지가 살았다(이는 화장지를 가위로 오려서 종이로 만들기 바로 직전의 시간을 표시한 것이다.) 이 화장지의 이름은 페트라스(피터)이다.

▲ 페트라스는 매일, 매분, 매초, 매주...... 화장실 변기 옆에 있다. 그래서 화장지라 불린다.
 

▲ 요가일래가 지어낸 21쪽 짜리 화장지 한 쪽으로 만든 "화장지 이야기" 소책자

새벽 2시가 훌쩍 넘어섰다. 초등학생 4학년생 딸아이는 이렇게 화장지 한 쪽을 가지고 21쪽의 화장지 책을 만들어 스스로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빠, 나 자라서 작가가 될까?"
"너는 나중에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희망 가득 찬 어린이야! 당연히 될 수 있지."

딸아이가 한국 방문 중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해 발악한(?) 정신적 산물인 이 화장지 소책자를 오래도록 간직해 기념물로 삼아야겠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