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1. 8. 2. 06:30

한달 전 저녁 무렵 시골 도시에 사시는 장모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 "엄마를 잃은 아주 어린 아기 고슴도치 세 마리를 발견했는데 너무 불쌍해 키우기로 마음 먹었다. 어떤 먹이를 주어야 하나?"였다. 즉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기 고슴도치에게 적합한 먹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주었다.

리투아니아 도로에 차를 타고 다니다보면 차에 치여 죽여있는 고슴도치를 종종 보곤 한다. 엄마 잃은 아기 고슴도치가 있음은 쉽게 이해가 된다. 이를 보살피고자 하는 장모님의 측은지심에 고개가 숙여진다. 그리고 한 동안 이 고슴도치에 대해 잊고 있었다.

▲ 우물 옆에 만들어놓은 낯선 구조물
 

지난 주말 오랜 만에 장모님을 방문했다. 뜰 안에 있는 우물 옆에 낯설은 구조물이 눈에 띄었다. 안으로 들여다보니 건초더미만 있을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용도일까?
"장모님, 왜 이것을 설치해놓았나요?"
"바로 고슴도치 집이야!"
"뭐요? 지난 번 말씀하셨던 그 고슴도치 말인가요?"
"그래."
"그냥 하는 소리인지 알았는데, 정말 지금까지 아기 고슴도치를 키우셨다라는 말인가요?"
"어디 한번 내 고슴도치 보여줄까?"

▲ 고슴도치를 꺼내 손에 들고 있는 장모님
 

장모님은 "쪽~ 쪽~ 쪽~..."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건초더미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고슴도치 두 마리가 건초더미 밖으로 살금살금 걸어나왔다.

▲ 이렇게 자라나 스스로 힘으로 땅을 파서 집밖으로 한 마리가 나가버렸다. 

"장모님, 벌써 이렇게 자랐나요? 참 귀엽네요. 가시가 위험하지 않아요?"
"아니. 한번 만져보게." 
"장모님, 그런데 저 밑에 돌을 왜 놓았나요?"
"고슴도치가 모두 세 마리였는데 어제 한 마리가 스스로 땅을 파내고 집을 나가버렸다. 그래서 돌을 끼어놓았지. 어제 나간 고슴도치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어. 벌써 커서 스스로 살 능력이 생긴 것 같아서 기쁘지만 여전히 고양이, 족제비 등의 먹이감이 될까 걱정스럽다."

▲ 고슴도치에게 물을 주는 장모님
 

이날 장모님과의 만남의 첫 순간은 고슴도치였다. 엄마 잃은 아기 고슴도치를 정성스럽게 보살피고 있는 장모님의 따뜻한 마음이 뜰 안 가득히 차 있는 것 같았다.

* 최근글: 비둘기 가족 단란에서 비참까지 생생 포착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1. 1. 19. 07:04

* 16년째 버려진 빈병을 주워 집을 짓고 있는 리투아니아 사람

리투아니아 북동지방 로키쉬케스 도시 근처에 빈병으로 집을 짓고 있는 사람이 살고 있다. 비타우타스 야누쉬케비츄스(64세)는 호수가 있는 인근 숲 속에 사람들이 버려놓은 병들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이 유리병에 물이 들어가 얼면 병이 쉽게 깨어지고, 그 깨어진 조각에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숲 속 동물들이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빈병을 줍기 시작해 어느 정도 쌓이자 활용할 길을 찾다가 튼튼한 집을 짓기로 했다. 이를 통해 쓸모없다고 버린 빈병으로도 튼튼한 집을 짓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16년째 계속 지어오고 있다.

두 해 전에 취재차 이 집을 방문했을 당시 새로운 건물은 외관까지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 최근 이 집을 다시 방문했을 때에는 이번에는 외관뿐만 아니라 실내에도 바닥이 놓이는 등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 기존 목조건물의 외벽을 다시 빈병으로 쌓아올렸다.
 
"지금쯤 새 집에 살고 있을 것 같은데."
"살려고 짓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와 재활용의 가치를 보여주기 짓고 있지. 모우는 대로 지어가고 있으니 언제 완공할 지 기약이 없지."   

빌뉴스에 20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겨울철 날이 짧아 중간에 쉬지 않고 곧장 이 집을 향했다. 우리 일행을 만난 비타우타스는 먼저 식사를 권했다. 훈훈한 정이 스며든 푸짐한 음식 대접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날 모습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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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싱 코치로 은퇴하고 시골에 살면서 빈병으로 집을 짓고 있는 비타우타스. 삼태극 부채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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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 취재 답례로 증정한 한국 부채가 그의 집안을 여전히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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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만든 산딸기 과일주 맛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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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물버섯 + 삶은 달걀 + 완두콘 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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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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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물버섯, 이긴 삶은 감자, 달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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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대표적인 전통음식 쩨펠리나이 (관련글: 유럽인 장모님의 정성 어린 음식 쩨펠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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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병을 양쪽으로 나란히 쌓고 바깥쪽은 시멘트로 바르고 안쪽은 아마 짚을 넣어 보온 효과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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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조건물 외벽도 이렇게 빈병으로 다시 외벽을 쌓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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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조건물 외벽을 벽돌과 빈병. 벽돌도 사지 않고 주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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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려진 맥주병, 보드카병, 포도주병, 샴페인병 수만 개를 주워서 만든 건물

사람들이 함부로 빈병을 버려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몹시 안타깝다면서 그는 눈물을 흘렸다. 이 빈병 건물은 사람들에게 환경보호의 교훈을 전해주는 데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 최근글: 쏜살같이 활 쏘는 러시아女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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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0. 10. 4. 11:37

일전에 숲 속에서 버섯을 채취하다가 참으로 안타까운 장면을 보게 되었다. 바로 누군가가 예리한 칼이나 도끼로 전나무 밑부분의 껍질을 좌우 앞뒤로 모두 벗겨버렸다. 껍질이 없으면 나무가 말라서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나무 꼭대기로 쳐다보았다. 아직은 나뭇가지가 푸른 색을 띄고 있었다.

나무의 껍질은 사람의 옷과 같다. 우겨진 숲 속이라 쨍쨍한 햇빛으로 인한 고통은 없겠지만 곧 춥고 눈이 오는 겨울철이 다가온다. 방수 기능을 하는 껍질이 없으니 필요 이상의 수분으로 인해 나무 속이 썩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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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나무 밑부분의 껍질이 완전히 벗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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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까움에 나무 위를 쳐다보니 다행히 나뭇가지에는 아직까지 싱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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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나무 앞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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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나무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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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나무 우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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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나무 좌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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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액이 흘러내려 밑껍질과 윗껍질을 연결하고 있다. 마치 나무가 진액으로 울분을 토하는 듯하다.

누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 곧바르게 잘자라고 있는 전나무에 엽기적인 해꼬지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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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0. 3. 2.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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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1km도 못 미치는 거리에 소나무 등으로 울창한 공원이 하나 있다. 모처럼 이 공원으로 가족 산책을 다녀왔다. 여전히 숲은 눈으로 덮여 있지만, 계절변화에는 어쩔 수 없는지 눈은 점점 녹고 있었다.

산책을 하면서 둘러본 숲 속에는 새 먹이통들이 여기 저기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물통, 음료수병, 우유팩 등으로 만들어진 먹이통이다. 이렇게 새 먹이통을 볼 때마다 먹이를 채워 넣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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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길를 끄는 것은 돼지비계였다. 다 뜯어먹은 돼지비계는 껍질만 남아서 마치 수건이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듯했다. 박새 등 새들은 겨울 추위를 이기기 위해 몸에 지방분이 필요한데 바로 이 돼지비계가 지방덩어리라서 사람들이 걸어놓는다.

* 관련글: 리투아니아의 특이한 새집들
* 최근글: 한국 스티커 때문에 폭로협박에 눈물 흘리는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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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0. 2. 26. 06:28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이번 겨울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이 내렸다.
집 근처 살고 있는 새들이 먹이를 찾느라 무척 고생했을 것이다.
이제 날씨가 영상 1-3도 날씨로 봄냄새가 조금씩 풍겨나고 있다.

얼마 전 아직 눈이 있고 날씨가 추웠을 때 새 한 마리가
마치 '먹이 좀 주이소' 하듯이 창문가에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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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를 발견한 우리 가족은 공동작업을 했다.
딸아이는 쌓인 눈을 치우고,
엄마는 훈제된 돼지고기의 비계를 쓸었다.
저녁무렵 바깥 창문틀을 보니 비계는 흔적 없이 사라졌다.

* 관련글: 전봇대에 황새집 마련해주는 리투아니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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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0. 2. 4. 06:03

북동유럽에 위치한 리투아니아의 이번 겨울은 혹한과 폭설으로 상징된다. 지난 해 12월 하순부터 근 한 달간 영하 20도의 혹한이 이어졌다. 당시 고생을 한 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이었다. 백조들이 꽁꽁 얼어붙은 호수를 떠나 얼지 않은 강으로 모여들었다.

리투아니아인 현지 친구가 카우나스(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중심가를 흐르는 네무나스 강에서 찍은 사진이 겨울의 혹한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의 허락을 얻어 아래 소개한다. 강물이 얼지 않은 곳에 있지만 어떤 백조들은 부리가 얼음으로 덮혀있기도 했다. (사진: Romas Dabruk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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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얼지 않은 물 속으로 부리를 집어넣으면 얼음이 녹겠지만 이 백조를 보니 안타깝다. 혹한에 이런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보호하는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훈훈해진다.

* 최근근: 눈태산에 묻힌 자동차, 누가 한 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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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09. 9. 1. 06:19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옛날부터 어린 아이가 자신의 출생 비밀을 물을 때 "저기 있는 저 황새가 너를 물어다 주었지!"라고 흔히 대답한다.
   
요즈음 리투아니아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봄에 옛 둥지로 날아와 알을 낳고 여름에 자식을 키우면서 살다가 가을이 곧 오자 아프리카로 날아갈 채비를 하는 황새 무리이다. 벌써 밝은 긴긴 여름날이 지나가고 어두운 긴긴 겨울날이 닥쳐올 것이라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추워진다.

동양에 사는 흰 부리 황새와는 달리 유럽에 사는 붉은 부리 황새는 인가 근처에 서식한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황새를 길조(吉鳥)로 여긴다. 황새는 주로 농가 가까이에 있는 전봇대나 나무에 둥지를 틀고 산다. 황새가 자신의 마당에 둥지를 틀도록 사람들은 각별히 원한다. 때론 자기 마당에 높은 나무 기둥을 세우고 직접 둥지를 만들어 황새가 안거하도록 도와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일부의 황새는 전봇대에 둥지를 틀어서 감전사를 자초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황새가 서식할 수 있는 주변의 전봇대 꼭대기에 다시 막대기를 높이 세워서 황새가 둥지를 쉽게 틀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황새를 정성껏 보호하려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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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봇대에 둥지를 틀다가 감전사를 초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막대기를 꼭대기에 설치놓았다.

전봇대에 황새집 마련하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전력공사가 주최한 황새 사전전이 지난 일요일 빌뉴스 중심가 광장에서 열렸다. 이 사진전은 앞으로 리투아니아 전역으로 순회 전시될 예정이다. 사진전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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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새가 아이를 가져다준다는 믿음 때문인지 전시회 관람객 중에는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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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황새 풍경들이다.

8월 하순 리투아니아 들판에서 아프리카에 아기를 물어다주려고 떠날 채비를 하는 황새 무리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배경음악은 안드류스 마몬토바스(Andrius Mamontovas)의 노래 "너는 멀리 있을거야"(tu busi toli)의 앞부분이다.



     아들: “엄마, 나 어떻게 태어났지?”
     엄마: “저기 있는 황새가 너를 물어다 주었지.” 
     아들: “엄마, 건데 왜 황새는 겨울이 오면 아프리카로 가지?”
     엄마: “아들아,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도 아기가 필요하단다.”


* 관련글: 세계 男心 잡은 리투아니아 슈퍼모델들
               사진 속 리투아니아 자연풍경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