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4.22 접촉사고 낸 이에게 생일 공동 액땜이라 여깁시다 (1)
  2. 2008.10.17 차 접촉사고 쪽지, 그 후
생활얘기2013.04.22 04:42

일전에 우리 자동차 앞 범퍼에 긁힌 흔적을 발견했다. 누군가 차로 살짝 긁고 그냥 가버렸다. 아무리 작은 흔적이라도 마음이 상했다. 하지만 보험으로 수리할 수 있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였다. 

자동차 종합보험에 들었지만, 전액 보험 처리가 되지 않고 일정한 액수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사고를 낸 사람을 찾을 수 없거나 본인 책임으로 사고를 낸 경우 400리타스(약 20만원)까지는 본인이 부담한다. 수리비가 500리타스이다면 보험 회사가 100리타스, 우리가 400리타스를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접촉사고를 낸 사람이 얄미웠지만, 경미해서 그냥 몸에 미세한 상처 자국 하나 남은 셈 치고 그냥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우리 아파트는 전용 주차장이 없다. 주로 도로변 주차 지역에 주차한다. 차선이 따로 표시되지 않은 도로라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이런 접촉사고의 위험이 상존한다. 19일(금) 오후 6시 경 아파트 1층 현관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경찰인데 당신 차가 사고 났으니 내려와서 보세요."

당황하면서 내려갔더니 경찰은 바빠서 이미 가버렸다. 차량 번호로 우리 집 주소를 알아냈다. 여자 한 사람이 우리 차 주위에 있었다. 비켜가다가 우리 차 후반부 측면을 긁고 경찰을 불렸다고 했다. 경찰은 접촉사고를 기록한 후 당사자끼리 보험 처리하라고 했다.


이날 낮 창문을 통해 주차 된 우리 차를 보면서 아내와 대화를 했다.

"저 자리는 안전한 자리가 아니야. 더 좋은 자리가 나면 그곳으로 주차를 하는 것이 좋겠어."라고 말했다.
"저 자리도 안전해. 그럴 필요 없어."라고 아내가 답했다.

자동차 관련 서류는 아내가 손가방에 소지하고 학교로 갔기 사고를 낸 사람과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그 사람은 자신의 명함을 건네주면서 아내가 돌아오면 서로 연락하자고 하면서 떠났다. 

일전에 긁힌 자국을 생각하면서 이번에 사고를 낸 것에 대한 화냄보다 사고를 낸 후 그냥 가버리지 않고 경찰을 부른 운전자의 행동에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학교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의 첫 반응이다.
 
"낮에 한 당신 말이 정말 맞았네. 천만 다행스러운 일은 내가 주차 허용 범위에 딱 맞게 한 것이다. 아니였다면 영락없이 상방 과실이 되었을 것이다."

비록 보험 처리하고 수리하는 데 시간과 공력을 쏟아야 하지만 아내의 표정이 울상이 아니라서 좋다. 사고를 낸 사람의 명함을 보니 보험 회사에서 일하는 중견 간부였다. 토요일 아내는 접촉사고 서류 처리와 서명을 위해 그 사람을 만났다. 인적 사항을 기록하는 데 두 사람의 생일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짜였다.

"둘 다 생일이 같아요. 우리 생일 액땜이라 서로 여깁시다."라고 아내가 말했다.  

이렇게 이번 접촉사고는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일단락 해결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10.17 13:48

어제 글에서 아파트 마당에 주차된 친구 자동차에 접촉사고를 내고 쪽지를 남겨놓은 리투아니아 젊은 여성의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어주어서 감사를 표한다.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그 후에 일어난 일과 리투아니아 교통사고 처리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제 사고를 낸 사람이 집으로 찾아와서 사고신고서에 사고자의 인적사항, 사고 경위 등을 기재하고 사고 상황을 그림까지 그렸다. 오늘 아침 사고원인 제공자의 보험사에 전화해서 그 과정을 설명했다. 피해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보험사 직원을 청했으나, 보험사는 그럴 필요 없다고 한다. 보험사가 돈을 내는 데 직접 피해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은데 말이다. 그 대신 보험사가 지정한 자동차수리소 주소를 알려주었다. 거기 가면 다 알아서 처리할 것이라 한다. 믿기지가 않았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자동차 사고를 보험처리하려면 경찰확인서가 있어야만 가능했다. 경미한 사고가 나면 쌍방이 합의해서 금액으로 보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반드시 경찰을 불러야 했다. 리투아니아 도로엔 한국처럼 사고가 난 뒤 스프레이로 바퀴 위치를 표시하는 선을 찾아볼 수가 없다. 경찰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사고차는 그 자리에 그대로 도로를 점령하고 있다. 특히 교통이 혼잡한 거리에서 사고가 나면 그야말로 끼치는 민폐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제는 사고 당사자들이 그 자리에서 교통사고신고서 양식에 직접 기재하면 끝이다.

1년 보험이 얼마 전에 만기가 되어서 새로운 구입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보험을 들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보험가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짧은 기간이라도 드는 것이 좋다는 주위의 권고에 따라 오늘 2개월짜리 임시보험을 들었다. 예전 같으면 보험사에 가든지 아니면 보험사 직원이 집에 오든지 해야 했으나 지금은 인터넷으로 보험을 들 수가 있다. 즉각 관련 사이트에 가서 보험을 들고, PDF로 받은 서류를 집에서 인쇄했다. 리투아니아에도 이런 방법이 유효하다니 놀랍기만 하다.

곧장 보험사가 지정한 수리소로 갔다. 직원이 사고신고서를 보면서 피해가 난 자리를 디지털 카메라로 자세히 촬영했다. 보험사는 이 사진을 통해 사고 피해상황을 확인한다. 이를 지켜보면서 리투아니아의 신고자, 수리소, 보험사 3자간 상호신뢰가 성숙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제 수리기간이 문제다. 미국산 자동차이므로 새 백미러를 미국에서 구입하고, 3-4주 걸린다. 또한 연식이 2006년이므로 총가격의 9%를 차 소유자가 부담한다. 이는 곧 유럽에 살면 유럽차를 사는 것이 수리할 때 싸고 빠르다는 말을 의미한다. 총수리비 예상 가격을 물었다. 새 백미러로 교체하고, 두 문짝을 페인트칠하는 데 약 4000리타스(한국 돈 200만원)이다. 아무리 리투아니아 물가가 오르고 보험사가 지불한다고 하지만 너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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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미러 교체와 두 문짝 페인트칠 예상 견적이 한국 돈으로 200만원

다시 한 번 접촉사고 쪽지를 남긴 리투아니아의 젊은 여성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보험을 들었기 때문에 경미한 접촉사고라고 그냥 가버리지 말고 이렇게 쪽지를 남기면 피해본 사람이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날 수가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