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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1.29 자궁경부암 백신 맞혔더니 다음 날 구토로 고생한 딸아이
요가일래2018. 11. 29. 05:44

딸 가진 부모로서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 바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힐 것인지 안 맞힐 것인지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발병하는 가장 흔한 암 중 하아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를 가짜 바이러스로 만들어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만 9-26세 여성이고 최적 접종 시기는 15-17세라고 한다. 예방 접종으로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맹신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과 주변 또래 여자 아이들도 대개 백신을 맞기 때문에 결국 맞히기로 했다. 마침 딸아이가 지난 17세가 되었다. 

리투아니아는 9세 아이에게만 무료 접종이 이루어지고 그 외는 유료이다. 지난 1월 종합진료소에 백신 예방접종을 문의하니 당장 백신이 없으니 기다리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10개월을 기다렸다. 물론 개인병원에서도 접종을 받을 수 있지만 가격 차이가 많이 났다. 종합진료소는 한 번 맞는데 107유로(총 321유로, 한국돈으로 약 40만원)이고, 개인병원은 170유로다. 세 번을 맞아야 한다. 2개월 후 두 번째, 그 다음 6개월 후 세 번째 예방접종을 받는다. 

* 자궁경부암 백신 가디실 9와 1회 백신 접종 비용 영수증 (주사 2.30유로 + 백신 104.89유로) 

주사 맞기를 좋아하는 딸아이도 선뜻 동의했다. 학교 친구들도 그리고 언니도 맞았기 때문에 더 쉽게 응할 수 있었다. 드디어 백신을 확보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난 월요일 학교 등교하기 전일찍 종합진료소에 가서 백신을 맞았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프랑스에서 제조된 가다실 9 (gardasil 9)였다. 곧 바로 이날 학교로 갔다. 하루 종일 주사를 맞은 부위가 뻐근하고 아팠다. 그래도 참을만 했다. 이렇게 월요일은 큰 걱정거리 없이 넘어갔다. 

화요일 아침에 평상시처럼 등교했다. 그런데 2교시 수업이 끝난 후 딸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속이 메스껍고 힘이 빠져서 수업 듣기가 힘들어."
"그럼 조금만 더 있어보고 계속 그러면 집으로 와."

이렇게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는 왼쪽 부위 허리 통증도 있다고 했다. 이 통증은 접종 맞기 며칠 전부터 있었다. 다행히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지인이 파스 한 통을 선물로 주었다. 난생 처음 보는 파스였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꽤 유명한 파스다(일본 국민 파스 - 샤론 라스. 나만 모르고 있었네 꼴이다. ㅎㅎㅎ). 즉효는 기대하지 않지만 일단 심리적인 효과는 있을 것 같아 파스를 붙여 주었다. 이 경우를 미리 알고 선물을 하셨나... 



이날 오전 11시에 집으로 돌아와 딸아이는 내내 침대에 누워 잠만 잤다. 저녁 무렵 수학 과외 선생님이 올 시간이었다. 여전히 속이 메스껍지만 공부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수학 선생님이 거의 집에 도달할 쯤 일이 터졌다. 참았던 메스꺼움이 결국 구토로 이어졌다. 수업 중에 또 토할 수 있을 같아서 선생님을 돌려보내야 했다. 선생님이 헛걸음을 하게 되어 미안했다.

화요일 늦은 밤에야 구토 증세가 조금씩 사라지고 안정을 되찾았다. 수요일 학교는 가지 않기로 서로 의견을 모았다. 백신 예방접종을 맞은 후 거의 24시간 만에 나타난 증세로 이를 백신 부작용으로 100% 단정짓을 수는 없겠다. 하지만 딸아이는 평소 음식 등으로 구토 증세를 일으킨 적이 없는 것으로 봐서 백신 부작용의 개연성이 높은 듯하다. 앞으로 있을 두 번째과 세 번째 접종은 특별한 부작용 없이 잘 넘어가길 바란다.

한편 호주에 살고 있는 큰 딸도 26살에 이 백신을 맞았다. 첫 번째 백신 접종은 병원 인근 약국에서 직접 150달러를 주고 백신을 구입해서 병원에서 맞았다. 두 번째에도 의사가 똑 같은 처방을 해서 인근 약국에서 백신을 직접 구입하려고 갔으나 백신이 없었다. 병원에 돌아가니 병원이 확보하고 있는 백신을 일단 무료로 맞혀 주었다. 세 번째도 두 번째와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의사는 나중에 백신을 구입해서 병원에 가져오라고 했다. 결국 큰 딸은 한 번 비용으로 3차까지 백신 접종을 마쳤다. 특별한 부작용은 일어나지 않았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