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에 해당되는 글 287건

  1. 2020.11.11 유럽에서 어느 종류의 사과를 사면 좋을까
  2. 2020.10.29 팔십 노파가 일러준 장수식품 크랜베리 보관법
  3. 2020.10.24 대학생이 되었는데 교재비 달라고도 안해서... (11)
  4. 2020.10.23 유럽인 장모님의 붉은젖버섯 요리 간단하나 맛 좋아 (2)
  5. 2020.10.20 큰갓버섯 - 유럽인들이 즐겨먹는 또 하나의 버섯
  6. 2020.10.16 호주 코로나 격리장소에서 제공받는 음식들
  7. 2020.10.16 4K 워킹투어 영상으로 리투아니아 니다를 둘러보자
  8. 2020.10.05 4K 워킹투어 영상으로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를 둘러보자
  9. 2020.10.01 4K 워킹투어 영상으로 리투아니아 트라카이를 둘러보자 (3)
  10. 2020.09.25 여객 대신에 화물을 싣고 나르는 에어버스 A330
  11. 2020.09.23 와~ 크랜베리가 천지 삐까리 - 유럽에서 첫 따기 체험 (1)
  12. 2020.09.15 한국산 김 제품 유럽에서 최초로 제조되다
  13. 2020.07.31 정습명의 석죽화 패랭이꽃을 에스페란토로 번역하다 (1)
  14. 2020.07.17 딸까지 가세하니 김치 만들기가 이젠 수월해져
  15. 2020.07.16 4K 워킹투어 영상으로 만나는 세계문화유산 빌뉴스
  16. 2020.07.15 유럽블루베리 열매를 따서 우유에 넣어 먹는다
  17. 2020.07.11 호주에서 분실한 카이트를 2개월 후 되찾은 사연
  18. 2020.07.08 유럽 리투아니아의 수능 영어시험은 어떠할까? (2)
  19. 2020.07.03 치커리차는 유럽인들이 커피 대용품으로 마셔 (1)
  20. 2020.06.17 한적한 발트해 모래해변에 갈매기를 묻어 주다
  21. 2020.06.17 아내의 성씨로 변경한 남편, 딸에게 아내의 성씨를 준 남편 (4)
  22. 2020.06.15 첫 야외 대중행사에 마스크 쓴 사람은 동양인 나 혼자 (1)
  23. 2020.06.13 크로아티아 - 딱총나무꽃으로 수제 청량음료를 만든다 (1)
  24. 2020.06.11 리투아니아 교사들 여름방학 세달치 봉급을 한꺼번에 받아
  25. 2020.06.09 균열된 콘크리트 계단의 틈새에서 팬지꽃이 방긋방긋
  26. 2020.05.22 원통 호밀빵 속 버섯국 꼭 맛보길
  27. 2020.05.15 유럽에 올 때는 검은색 마스크를 챙겨야겠다
  28. 2020.05.13 마로니에 하얀 꽃에 하얀 눈이 내려요 (4)
  29. 2020.05.13 코로나19로 하늘마저 격리되니 꼬리구름이 사라져
  30. 2020.05.10 양배추 모종 가격은 사람 봐가면서 불러야지 (1)
생활얘기2020. 11. 11. 05:23

인구가 280만명인 리투아니아는 최근 들어 매일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가 천 명이 넘고 있다. 10월 하순 2주간 임시 방학을 거쳐 이제는 11월 29일까지 학교가 폐쇄되었다. 하지만 1대1로 진행되는 수업은 이번 주부터 비대면이 아니라 학교에서 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음악학교 피아노 수업 등이다.

대면수업이 있기 전이라 지난 주말에 지방에 있는 처가를 다녀왔다. 처가집 텃밭에는 11월인데도 풍성하지는 않지만 상추, 파, 미나리 등이 또 다시 자라고 있었다. 바로 포근한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과나무에 제법 적지 않은 사과가 달려있었다. 나무타기를 잘하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 사과나무로 올라가봤다. 


그런데 사과 하나가 정말 엄청나게 크다. 이 사과 종류는 흔히 겨울사과로 불린다. 주로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수확하기 때문이다. 정식 이름은 안토노프카(anonovka)이고 원산지는 러시아다. 폴란드, 벨라루스, 발트 3국 등에서 인기가 있다. 신맛이 아주 강하다. 당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주로 사과 파이를 만들 때 사용한다. 또한 사과가 단단해서 얼핏보면 여기서는 자라지 않는 모과와 많이 닮았다. 익기 전에는 사과가 매우 시고 단단해서 거의 먹을 수 없다. 그런데 다 익은 사과는 나름대로 맛이 있고 또한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얼마나 큰 사과일까? 초유스 주먹의 두 배다.


무게를 재어보니 무려 사과 하나가 482그램이다.


유럽에서 나오는 사과를 먹어본 한국 관광객들로부터 "사과도 한국 사과가 최고, 배도 한국 배가 최고!"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사과의 종류는 전세계적으로 7500개 이상이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므로 어느 것이 절대적으로 최고라고 주장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아래는 리투아니아 슈파마켓 사과 판매대다. 여러 종류가 있어 어느 사과를 사야할지 망설여진다. 요즘 사과 1kg 가격은 한국돈으로 700원-2500원 정도다.  


이곳에서는 아직 부사 사과는 보지 못했다. 부사의 달콤한 맛과 바삭바삭한 식감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에게 맞는 차선의 사과로 어느 것이 있을까?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지금껏 유럽에서 먹어본 사과 중 한국에서 먹어본 부사에 가장 근접한 맛을 내는 사과는 조나골드(jonagold, 요나골드)라 생각한다. 조나골드는 1942년 미국 뉴욕에서 만든 품종이지만 유럽에서도 광범위하게 재배되고 있다.        


대체로 사과 크기가 크고 껍질이 얇다. 육즙이 많고 신맛과 단맛이 적절하다. 그야말로 씹으면서 새콤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유럽 슈파마겟 사과판매대에서 무슨 사과를 사야할까를 망설이는 사람에게 이 조나골드를 권한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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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10. 29. 07:30

지난 9월 초순 북유럽 리투아니아 숲 속을 산책하다 적지 않은 양의 크랜베리를 채취했다[관련글: 와~ 크랜베리가 천지 삐까리 - 유럽에서 첫 따기 체험]. 


유럽인 아내는 꿀과 함께 크랜베리를 믹서기로 갈아서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겨울철용으로 보관하고 있다. 참고로 크랜베리는 넌출월귤이라 부르기도 한다. 직접 채취한 양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이번 일요일 아내는 대형 슈퍼마켓에서 나와서 거리 노점상으로 다가간다.  


"이 크랜베리 얼마요?"
"킬로그램당 3유로 (4천원). 이 크랜베리는 바레나(Varėna) 숲에서 채취한 것이다."
(바레나 지역은 빌뉴스에서 남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버섯과 야생열매로 유명하다)

아내는 슈퍼마켓에서 이미 가격을 알아봤는지 흥정도 하지 않은 채 크랜베리 2킬로그램을 담아달라고 한다. 6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노점상은 말을 이어간다.



"크랜베리를 늘 먹어서 내 얼굴이 이렇다."
"어떻게 먹기에?"
"내 방법을 알려줄테니 그렇게 해봐라."
"어떻게?"


"방법은 간단하다. 
준비물은 크랜베리. 꿀, 호두, 생강이다. 
모두 다 함께 섞어서 갈면 된다. 
하루에 한 숟가락으로 먹으면 건강엔 최고다.
내가 올해 86살이다. 
그리고 쉽게 크랜베리를 싱싱하게 오래 보관하는 방법은
그냥 통에 깨끗한 물을 넣고 이 안에 크랜베리를 넣으면 된다.
필요한 만큼 건져서 먹으면 된다."


첨가물: 호두


첨가물: 생강



말도 안 되지만 노점상 할머니는 아직 80살이 안 된 장모님도 훨씬 젊어 보였다. 

지금까지 크랜베리에 꿀만 넣어서 보관해오던 아내는 60대로 보이는 팔십 노파가 일러준 대로 생강과 호두까지 넣어서 믹서기로 갈았다. 



항산화 물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천연 야생의 크랜베리가 좋은 효과를 발휘해 겨울철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길 바란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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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20. 10. 24. 05:13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진로를 아예 바꿔놓았다. 올 2월까지만 해도 딸아이 요가일래는 영국 유학을 목표로 공부했다.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예술사를 공부하기로 결정하고 1월부터 급하게 아엘츠(IELTS) 시험 준비를 했다. 2월 하순에 치런 아옐츠 시험에서 영국에 있은 모든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좋은 성적을 얻었다. 입학원서를 낸 여러 대학교로부터 비대면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런데 3월 초순부터 유럽 전체로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로 집을 떠나서 총리까지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버린 영국에서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유학을 포기하고 학부는 리투아니아 국내에서 공부하기로 했다. 전공도 예술사에서 철학대학에 속해 있는 사회학과를 스스로 선택했다. 

국가고등학교졸업시험이자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어서 법학이나 국제관계학, 국제경영학 등 다언어능력을 살려서 장래에 직업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얻을 가능성이 높은 학과를 선택할 것을 부모로서 권했지만 "자기 인생길은 스스로 결정한다"라는 짧은 주장에 "그래 우린 너를 믿어"라고 답할 수 밖에 없었다.

리투아니아 대학 입학 전형은 두 가지다. 무료입학과 유료입학이다. 무료 최소 입학생수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학과마다 무료 입학생수는 다르다. 요가일래는 무료입학 전형에 합격했다. 등록금, 기숙사비 등으로 걱정하지 않어서 좋다. 자녀가 대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가계살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참으로 낯설다. 일전에 돈 이야기가 하도 없어서 물어봤다.

"한국에는 대학생이 되면 교재비도 솔찬하게 들어가는데 교재를 사달라고도 하지 않니? 교재 없이 수업을 하나?"
"살 필요가 없어. 학생들 모두 도서관에서 교재를 빌려."
"학생수가 수십명이 되는 학과도 있는데 그만큼 교재가 도서관에 다 있나?"
"다 있어."

며칠 후에 요가일래는 사회학과 1학년에서 배우는 심리학, 통계학 등 교재를 보여주었다. 


전부 헌책이다. 뒷표지를 보니 도서관 도서 일련번호가 붙여져 있다. 모든 교재를 이렇게 도서관에서 빌려서 앞으로 공부한다고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좋지만 책을 펴내 이것으로 가르치는 교수들은 부수입이 따로 없어서 어쩌지.... ㅎㅎㅎ




대부분 학생들은 컴퓨터 노트북에 기록하지만 직접 필기를 하는 것이 좋아서 큰 공책을 구입했다고 한다.



공책 뒷표지를 보니 가격이 적혀 있다. 공책 한 권에 3.5유로이니 한국돈으로 약 5천원 정도다. 대학생용 공책의 값을 처음 알게 되었다. 



"공책 산다고 돈을 달라고 하지 왜 안했어?"

"비싸지만 내 돈으로 샀어."

"그래도 공책 사 줄 여유는 있으니까 사달라고 해."

"괜찮아. 대학생이 됐으니까 이런 것도 이제 스스로 해결하도록 할게."


이렇게 자녀교육비에 걱정이 없는 곳에 살고 있다는 것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 세계 모든 나라가 적어도 국민의 교육과 의료를 책임져 주는 시대가 빨리 오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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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즘 공책도 비싸더라구요 잘 보고 갑니다.~

    2020.10.09 08:41 [ ADDR : EDIT/ DEL : REPLY ]
  2. shrtorwkwjsrj

    대학시절에 샀던 비싸고 두꺼운 교재들을 아까워 쌓아놓았다가 결국은 고물상아저씨에게 몇만원에 팔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산 책들을 그냥 무게로 달아서 오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가져가 버릴때의 허무함과 분노를 잊을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아들도 자기가 산 교재를 처분하기 아까우니 방에다 쌓아두고있는데, 결국은 버릴거라 생각합니다.
    이쯤되니 교재를 사라고 하는 교수들에게 화가 나더군요.
    우리나라도 도서관에서 교재를 빌려 썼으면 좋겠어요.

    2020.10.09 19:41 [ ADDR : EDIT/ DEL : REPLY ]
    • 교수님이나 출판사에게는 안 좋지만 도시관에서 대여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듯합니다.

      2020.10.09 19:45 신고 [ ADDR : EDIT/ DEL ]
  3. ㅇㅇ

    학비 무료 TO는 국공립외에 사립도 있는건가요?
    사립까지 무료 시스템이 있다면 신기할듯하네요

    2020.10.10 01:34 [ ADDR : EDIT/ DEL : REPLY ]
    • 제가 알기로는 사립 대학교에도 적용되는데 차액만 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국립대학교 무료입학 학생 등록금으로 2000유로를 국가가 지원을 합니다. 그런데 사립대학교 등록금이 3000유로이다면 사립대학교 입학학생은 1000유로만 내면 됩니다.

      2020.10.10 19:02 신고 [ ADDR : EDIT/ DEL ]
    • 그렇군요. 발트3국은 다 그런 시스템인가 궁금하네요. 따님께서는 어떤 길을 가더라도 잘할거라 생각됩니다.

      2020.10.11 00:11 [ ADDR : EDIT/ DEL ]
    •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는 내국인에게는 무료,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유료로 알고 있습니다. 리투아니아는 내국인에게는 무료와 유료 를 병행하고 있고 외국인 유학생들은 전액 유료입니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으면 여기 도움되는 사이트 하나: https://www.educations.com/study-guides/europe/study-in-estonia/tuition-fees-13578

      2020.10.11 15:29 신고 [ ADDR : EDIT/ DEL ]
    • 비밀댓글입니다

      2020.10.13 02:23 [ ADDR : EDIT/ DEL ]
  4. 한숙희

    자랑스러운 요가일레 대학생 된 것을 축하해요.

    2020.10.10 12:30 [ ADDR : EDIT/ DEL : REPLY ]
  5. avo

    즹부가 출판사를 많이 지원해야겠네요. 하여튼 참 좋은 나라입니다.

    2020.10.10 15:33 [ ADDR : EDIT/ DEL : REPLY ]

생활얘기2020. 10. 23. 05:53

일전에 북유럽 리투아니아 지방도시에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인 장모님댁을 다녀왔다.
"내일 아침 날씨가 좋은데 버섯 채취하러 가고 싶어요."
"좋지."
"그물버섯이 아직 있으면 참 좋겠어요."
"내가 그물버섯이 많이 있는 곳을 알고 있으니 같이 가보세."

그물버섯은 학명으로 볼레투스 에둘리스(boletus edulis)고 포르치니(porcini)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여기 사람들은 이 버섯을 최고로 꼽는다. 향과 질감이 좋다. 연하면서 쫄깃하다. 바로 아래 사진 속 버섯이 그물버섯이다. 이 버섯을 잔뜩 기대하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소나무와 전나무가 울창한 숲 속을 이리저리 헤맸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물버섯 한 송이도 찾을 수 없었다. 인적이 있는 것을 보니 하루 전이나 우리보다 일찍 누군가 채취하고 갔을 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9월 하순이라 벌써 버섯철이 지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려고 하는 찰나에 "마지막으로 저 전나무 숲으로 들어가보자"하면서 장모님이 앞장을 섰다.

      

"와~~~ 이리로 오게."

"그물버섯이요?"

"아니. 다른 버섯."


푹 쌓인 전나무 솔잎과 이끼 위에 버섯이 지천에 깔려 있었다. 

 


"버섯 이름이 뭐예요?

"Ruduokė 혹은 rudmėsė."


이 버섯을 채취하는 모습을 4K 영상에 담아봤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서 구글 검색을 해보니 이 버섯의 학명은 lactarius deliciosus이고 영어로는 saffron milk cap 혹은 red pine mushroom이다. 한국어로는 붉은젖버섯이다. 주름살을 살펴보면 붉은색 계통이다. 




한참 동안 붉은젖버섯을 채취하니 내 손가락과 손바닥은 붉은색이 아니라 당근색으로 변했다.  



한편 주름살이 상처를 입으니 점점 녹색으로 변했다. 집으로 와서 다시 붉은젖버섯을 꼼꼼히 손질을 했다. 



갓 채취한 버섯을 요리했다. 붉은젖버섯은 날 것으로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장모님은 아무리 좋은 식용버섯이라도 무조건 두 차례 끓인다고 한다. 리투아니아인들이 즐겨 해먹는 붉은젖버섯 요리법을 소개한다. 


1. 버섯을 두 차례 끓인다

2. 돼지비계와 양파를 잘게 썰어 팬에 굽는다

3. 밀가루를 넣는다

4. 크림을 넣는다 

5. 소금을 넣는다  

6. 끓인 버섯을 두 차례 물로 씻어낸다

7. 버섯을 소스에 넣고 잘 섞는다


이렇게 삶은 햇감자 함께 붉은젖버섯 요리가 접시에 담겼다. 간단한 요리법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맛이 아주 좋아서 두 접시를 말끔히 비웠다. "붉은젖버섯이 그물버섯만큼이나 맛있다"고 말하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점심이었다. 



붉은젖버섯을 손질하고 요리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봤다. 다음해부터는 숲 속에서 그물버섯만 찾지 말고 이 붉은젖버섯도 찾아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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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첨 들어본 버섯인데 요리는 맛있어 보입니다.

    2020.10.06 1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생활얘기2020. 10. 20. 05:49

몇 해 전 가을 리투아니아 숲 속에 현지인 친구의 권고로 채취한 버섯을 집으로 가져와서 리투아니아인 아내로부터 잔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관련글: 아내에게 독버섯으로 오해받은 큰갓버섯]. 아래 사진이  바로 당시 채취해서 찍은 버섯이다.  
   

확실하게 식용버섯인 줄을 몰라서 그땐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유럽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채취한 식용버섯이라면서 이와 유사한 버섯 사진을 페이스북 등에 올렸다. 사진들 중 최고 압권은 슬로바키아 니트라(Nitra)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토 친구 페테르(Peter Baláž)가 찍은 것이다[아래 모든 사진은 페테르가 제공한 사진. La subaj fotoj:  kompleze de Peter]. 궁금해서 그에게 물었다.

"혹시 이 버섯이 amanita vaginata(우산버섯)이냐?"
"이 버섯은 macrolepiota procera(큰갓버섯)이다. 맛좋은 식용버섯이다."

그동안 이 버섯을 우선버섯으로 알고 있었는데 페테르 덕분에 이 버섯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고 또한 유럽 사람들이 좋아하는 버섯 중 하나임을 알게 되었다. 유럽인들이 즐겨먹는 버섯은 그물버섯, 꾀꼬리버섯(살구버섯), 붉은젖버섯 등이다.   

큰갓버섯의 갓은 양산이나 우산을 빼닮았다. 처음에는 둥글다가 점점 볼록해지고 편평해진다. 나중에는 이름대로 큰갓이 된다. 온대 기후에서 주로 습한 풀밭에서 자란다. 


줄기가 길쭉하다. 주로 갓을 먹고 줄기는 가죽처럼 질겨서 버린다. 분말용으로 먹을 때에는 줄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바구니 왼쪽에 있는 갓처럼 큰갓버섯의 갓은 이렇게 넓고 평평하다.



유럽 사람들은 이렇게 버섯을 채취해 겨울철 식량을 준비한다.


바구니 가득 채취한 큰갓버섯에 만족해 하는 슬로바키아 페테르 부부...


차 짐칸이 이날 채취한 큰갓버섯으로 가득 찼다.  


"슬로바키아 사람들은 보통 큰갓버섯을 어떻게 요리해서 먹나?"
"가장 맛있는 요리는 빵가루를 발라서 튀긴 요리다. 그냥 기름 위에 날것을 튀겨서 소금, 후추, 마늘 등으로 양념해서 빵 위에 발라 먹기도 하다. 이 밖에 건조시켜 분말로 만들어 소스나 수프에 양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앞으로 숲이나 풀밭에서 큰갓버섯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채취해서 위에서 페테르가 말한 대로 요리를 해서 먹어봐야겠다. 한편 큰갓버섯과 유사하게 생긴 독우산광대버섯과 흰독큰갓버섯은 독성이 강한 버섯이므로 필히 주의해야 한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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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10. 16. 13:01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은 굳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모두가 뼈조리게 느끼고 있다. 특히 관광이나 모임 행사 등으로 사람들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업종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하루 아침에 직장이나 일거리를 잃게 되었다.  

호주 시드니에서 이벤트 회사에 다니던 큰딸 마르티나도 지난 3월에 직장을 잃었다. 해마다 1년에 한 번 정도 가족이 만나는데 국경봉쇄로 하늘길이 막혀서 유럽으로 돌아오거나 제 3국에서 가족을 만날 수도 없게 되었다. 그래서 사륜구동 레저용 차를 구입해 차박을 하면서 호주 곳곳을 돌아다녔다[관련글: 코로나19로 호주에서 실직한 딸 - 차박으로 탈출]. 다행히 실업수당이 나오서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었다. 

호주 여행을 하면서도 유럽으로 잠시 돌아올 기회를 기다렸다. 호주 시민이나 영주권자의 해외 방문이 제한되어 있고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가족방문으로 허락을 받을 수 있는 서류 등을 호주로 보냈다. 이렇게 허락을 받자마자 지난 8월 하순 호주 출국 이틀 전에 비행기표를 구입했다라는 소식을 받았다. 아래 동영상은 멜버른에서 도하(Doha)로 오는 비행기의 객실 모습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요즘 항공기 승객들에게 개인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주고 있다.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 호주 정부기관으로부터 국제전화가 왔다.
"무슨 이유로 전화했지?"
"호주를 출국한 날로부터 입국하는 날까지 실업수당 지급이 중지된다고 통보하네."
"어떻게 출국 사실을 알게 되었을까? 역시 호주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나라다."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밟을 때 직원이 관련기관에 연락하는 것을 봤어."
"지급이 중지돼서 아쉽지만 호주는 선진국답다. 한동안 재워주고 먹어줄 여유는 있으니 편하게 지내라."

와, 이런 세상을 경험해보다니!
호주에서 온 사람들은 자가격리를 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래도 서로의 안전을 위해 1주일 동안 외출뿐만 아니라 거실에서조차 나가지 않았고 집안에서 욕실이나 화장실을 갈 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부엌은 아예 출입을 못하도록 했다. 음식도 하루 세 끼를 부엌에서 거실까지 배달했다. 와, 이런 세상을 경험해보다니! 1주일 후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해서 음성 판정을 받은 후에야 우리 가족은 안심하고 자유롭게 접촉했다. 또한 마르티나는 이때부터 외출을 할 수 있었다.  

한 달 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다. 유럽뿐만 아니라 호주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 2차 감염파동이 일어났다. 마르티나는 격리비용 국가부담 마감일에 유익한 정보를 알게 되어 왕복표가 아니라 편도귀국표를 7월에 급하게 구입했다. 즉 출국해서 귀국하는 비행기표를 이날까지 구입해야 격리비용 혜택을 받을 수 있다라는 정보다. 이렇게 격리시 들어갈 체류비 부담을 덜게 되었다.

역시 화술이 중요하구나!
또 다른 문제는 구입한 호주 귀국표의 첫 구간 비행기가 취소되었다. 항공사와 국제전화를 여러 차례하면서 해결책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다음날 퇴사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근무하는 직원과 우연히 연결이 되어서 대화를 나눴다. 옆에서 들어니 항공사 직원과 손님과의 대화라기보다는 친구와 친구 사이의 친근한 대화로 오인할 정도였다. 역시 화술이 중요하구나!

이날 대화의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추가비용없이 항공 출발지를 영국 런던으로 변경할 수 있었다.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런던-아부다비-시드니 비행구간이 취소될 확률은 지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편도항공권을 구입 비용을 알아보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일반석 편도요금이 5000유로를 넘었다.        

당시 에디하드항공사 탑승은 출발 72시간 이내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을 받아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만 할 수 있었다. 아래 동영상에서 보듯이 10월 6일 런던-아부다비 항공기뿐만 아니라 아부다비-시드니 항공기 객실 또한 거의 텅텅 비어 있었다.      


격리시설에 지인을 만나다니 
시드시 공항에 도착해 입국수속을 마치자 10여명의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고 경찰 안내 하에 격리장소로 이동했다. 격리장소는 항구가 보이는 시드니 중심가 4성급 호텔이다. 투숙 절차를 밟는데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나타났다. 이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사람이었다. 병에 들어가니 깜짝선물이 기다렸다. 리투아니아어 환영인사 카드와 쉬라즈 포도주 한 병이 탁자에 놓여 있었다.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듯이 지인을 이렇게 격리호텔에서 만나다니 그것도 여기서 일하는 직원이라니... 그래서 세상 복 중 인연복이 최고라고 하지 않았나...         


자, 이제는 격리 중에 제공받는 음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호텔방 밖으로도 나갈 수가 없고 음식은 각방으로 포장 배달된다. 요일마다 메뉴가 달라지고 점심과 저녁은 각각 음식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예를 들면 토요일 음식이다. 



격리 중 어떤 음식이 제공되나

아침식사

소시지와 토마토 렐리시를 곁들인 시금치와 햇볕에 말린 토마토 프리타타

요구르트

초콜릿

과일음료수 

점심식사 

닭고기 또는 야채커리 중 택일

저녁식사

구운 닭고기 소시지 또는 계란볶음밥 중 택일



식사 때 음료를 따로 주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하이네켄 맥주 330ml 네 병이 15 호주달러(1만2천5백원)이다.  



적십자로부터 입국 환영과 더불어 도움을 원하다면 연락하라는 쪽지를 받았다. 



음식은 이렇게 표장 되어 각방으로 배달된다.



커리다. 사진으로 보기엔 그렇지만 맛은 괜찮다고 한다.



다행히 마르티나는 리투아니아 집에서 익숙해진 쌀밥 덕분에 이런 음식을 즐겨 선택한다.




생선과 감자 튀김이다.



이탈리아 요리 프리타타(frittata)다.



"주는 음식 맛은 어때?"

"먹고자 한다면 다 맛은 괜찮아."

"다 깨끗이 비우나?"

"아니. 아주 조그만 먹어."

"왜? 격리 중이니 음식이라도 먹고 기운을 내야지."

"많이 먹으면 기운이 넘쳐서 외출하고 싶어하는 충동심을 억누르기가 너무 힘들어. 그래서 최소한의 기운을 유지할 만큼만 먹어."



"보통 어떻게 하루를 보내?"

"유럽에서 한 달 살고 와서 시차에 적응이 아직 되는 않은 것도 있지만 낮에는 자는 것으로 원칙을 정했어. 창문 너머로 보이는 푸른 바다와 맑은 햇볕을 보면 음성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갇혀 있다는 것 자체를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그래서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자고 밤에 일어나 요가, 독서, 인터넷, 넷플릭스 드라마 보기 등을 하고 있어."

"격리생활은 할만해?"

"이럴 줄 알았으면 호주에서 밖으로 아예 출국하지 않았을 것이다."


호주는 2차 파동 조짐이 일어났지만 현재 잘 통제되고 있다. 10월 11일 새로운 확진자수는 인구 2천5백만명인 호주가 21명이고 인구 280만명인 리투아니아가 160명이다. 인구비율로 계산하면 리투아니아의 160명은 호주의 1430명에 해당한다. 이렇게 보니 마르티나는 유럽 리투아니아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 통제가 훨씬 잘 되고 있는 호주로 피신을 잘한 셈이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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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유엔의 지리적 분류에 따라 북유럽에 속하는 리투아니아는 발트 3국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다. 한때 발트해에서 흑해에 이르는 넓은 영토를 가진 리투아니아 대공국(13-18세기)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6만 5천 평방킬로미터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다. 인구는 1990년대 초에는 350만명이었지만 지금은 280만명에 불과하다.  

짧은 일정으로 리투아니아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은 주로 수도 빌뉴스[4K 영상으로 만나는 빌뉴스], 근교에 있는 트라카이[4K 영상으로 만나는 트라카이], 제2의 도시이자 잠시 임시수도였던 카우나스[4K 영상으로 만나는 카우나스 중심가] 그리고 수많은 십자가 언덕[4K 영상으로 만나는 십자가 언덕] 정도다. 

리투아니아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곳이 여러 있다. 그중 하나가 발트해에 접해 있는 내링가(Neringa)다. 여기를 가기 위해서는 클라이페다[4K 영상으로 만나는 클라이페다]에서 페리를 타야 한다. 소요시간은 수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여름철에는 페리를 타기 위해서 대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다리를 놓을 법한데 내링가의 자연환경보호를 위해 놓지 않고 있다.

* 니다 여행의 백미는 바로 사구 걷기


* 저 멀리 사구에 러시아와 리투아니아의 국경선이 있다


* 여행객 초유스다


내링가(Neringa, 한국어로는 대체로 네링가로 표기하는데 내링가로 표기하는 것이 리투아니아어 발음에 더 가깝다)는 리투아니아에 속하는 쿠로니아 사주(Curonian Spit, 리투아니아어로 쿠르슈 내리야 Kuršių nerija)의 북쪽 부분을 말한다. 쿠로니아 사주는 총길이가 98km인데 리투아니아가 52km 그리고 러시아 칼리니그라드주가 46km를 차지하고 있다. 


내링가의 중심 도시는 니다(Nida)다. 먼저 니다의 볼만한 곳들을 아래 영상으로 소개한다.  


니다 중심가에서 토마스 만(Thomas Mann) 박물관까지 걸어가봤다. 토마스 만은 독일 작가로 192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1930-1932년 니다에서 가족과 함께 여름철을 보냈다. 1932년 이곳에서 "요셉과 그의 형제들"을 집필했다. 토마스 만 박물관[4K 영상으로 만나는 토마스 만 박물관]에 대해서는 따로 소개할 예정이다.


니다 해변이다. 발트해에 있는 이 해변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청정한 해수욕장이다. 여름철인데도 인적이 드물다.   


발트해에 지는 일몰도 영상에 담아봤다. 평온한 바다, 잔잔한 물결, 주황빛 노을... 사색하기에 딱 좋은 순간이다.  


니다 여행의 최고 백미는 바로 사막을 연상시키는 사구(모래 언덕) 방문이다. 마치 사막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바람에 따라 모래가 이동하면서 사구의 모습을 변화시킨다. 

지금은 생명력이 강한 풀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지만 30여년 전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그야말로 사막 그 자체을 보는 듯해서 감탄을 자아냈다. 사구 저 멀리 보이는 부분이 바로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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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거주국인 리투아니아에 머물러야 하는 올해 틈틈이 4K 워킹투어 길거리 영상 등을 찍고 있다. 일전에 가족과 함께 리투아니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클라이페다를 다녀왔다.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300km 떨어져 있고 왕복 4차선 고속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여름철 고속도로 제한속도가 시속 130km이므로 3시간 내로 도착할 수 있다.   


참고로는 리투아니아는 자가용 승용차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따로 없다. 9인승 이상 승합차나 버스 그리고 3.5톤 이상 화물차 등은 도로세[1일 6유로 내지 11유로 - 관련사이트 vignette tariffs]을 내야 한다. 지정된 주유소나 인터넷으로 통행권을 구입할 수 있다. 


클라이페다[Klaipėda, Klaipeda]는 발트해에 접해 있는 리투아니아의 유일한 항구도시다. 옛부터 부동항으로 해상 물류와 교통의 요충지다. 인구 15만명인 클라이페다는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시내 중심가를 흐르는 다네 강을 따라 바다쪽으로 나아가는데 눈에 들어오는 목골 건물들의 모습이 낯설다. 리투아니아가 아니라 독일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클라이페다는 1252년 독일 기사단이 세웠고 옛 이름은 메멜(Memel)이다. 1919년까지 프로이센에 이어서 독일에 속했다. 1차 대전에 패한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이곳을 연합국에 빼앗겼고 프랑스가 임시로 통치했다. 


1923년 리투아니아인 거주자들이 반란에 성공함으로써 리투아니아에 흡수되었다. 1939년에서 1944년까지 다시 독일에 속했고 1945년부터 오늘날까지 리투아니아 땅이다. 전체 클라이페다 인구의 6%가 러시아인들이다. 


* 클라이페다 극장광장



이날 우리가 도착한 무렵이 저녁이었다. 우선 야간의 클라이페다 구시가지를 둘러본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임에도 레스토랑이나 술집 야외 좌석은 사람들로 거의 다 차 있다.           



다음날 아침 쌀쌀하고 구름낀 날씨를 아쉬워하면서 클라이페다 구시가지 여기저기를 걸어서 둘러본다. 



오후로 접어들자 기온은 여름날이다. 일광욕뿐만 아니라 해수욕까지 기대하면서 클라이페다 맬른라게(Melnrage) 해변으로 향한다. 바닷물 가까이에 가니까 물렁물렁한 해파리가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보니 해파리가 그야말로 천지 삐까리다. 



해수욕을 할 수 없으니 커피가게가 있는 저 멀리까지 쭉 걸어가본다.



리투아니아 올해 9월은 50년만에 찾아온 따뜻한 날씨다. 여름철에 못한 해변 일광욕을 이날 짧으나마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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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거주국인 리투아니아에 머물러야 하는 올해 틈틈이 4K 워킹투어 길거리 영상 등을 찍고 있다. 수도 빌뉴스와 더불어 리투아니아에서 손꼽히는 관광명소 중 하나가 바로 트라카이(Trakai)다. 빌뉴스에서 28km 떨어진 곳이라 기차나 버스로 도달하기도 쉽다.

* 갈베 호수 섬에 14세기 세워진 트라카이 성


먼저 카라이테(카라이마스, 카라임) 겨레가 살고 있는 거리(Karaimų gatvė) 시작점에서 트라카이 관광의 백미인 트라카이 섬 성(흔히 트라카이 성)까지 걸어서 가보자. 카라이테 겨레는 14세기 말 크림반도에서 이주해온 사람들로 유대교를 믿고 터키어 계통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성 내부를 둘러보기 전에 "저 붉은 벽돌 성 안의 모습은 어떠할까?"를 상상하면서 요트나 유람선을 타고 성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요트 30-40분 탑승은 30-40유로고 유람선은 1인당 5유로다.



만약 시간적 여유가 많다면 직접 페달을 밟아야 하지만 오리배를 추천하고 싶다. 어느 지점에 타는냐에 따라 약간의 차지는 있지만 성 전체를 둘러보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20-30분 정도다. 일광욕까지 즐기면서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1시간 대여료는 6-8유로다.


자, 이제 성 내부의 모습을 둘러보자. 
트라카이 성 개관은 아래와 같다.
05월-09월: 매일 10시-19시
11월-02월: 화-일 09시-17시 (월요일 휴관)
03월, 4월, 10월: 화-일 10시-18시 (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성인 8유로, 학생 및 연금수령자는 4유로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료는 1.5유로를 내고 따로 구입해야 한다. 

아래 영상은 성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빌뉴스에서 숙소를 정해놓고 반나절이나 한나절 여행하기[참고글]에 딱 좋은 곳이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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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크와콩나무

    *잘 보았습니다.좋은하루되시고, 행복하세요^^*^^

    2020.10.01 11:05 [ ADDR : EDIT/ DEL : REPLY ]
  2. 구씨

    발트 하늘이 그립습니다...

    2020.10.01 11:11 [ ADDR : EDIT/ DEL : REPLY ]
  3. 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2020.10.02 01: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기사모음2020. 9. 25. 04:01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항공 여객수가 급감하자 자구책 중 하나로 핀에어가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나르는 방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지난 5월 21일에 전했다[관련글: 코로나19로 A330 여객기 객실을 화물용으로 개조]. 핀에어 비행기는 빌뉴스에서 서울을 갈 때 주로 이용한다. 가을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세계인의 정상적인 삶을 크게 제약하고 있다. 

인구가 280만명인 리투아니아는 9월 24일 하루 새로운 확진자수 138명으로 이는 지금껏 최대 규모다. 한국 인구비율로 하면 하루 새로운 확진자수가 3400명이다. 초기에 시행한 강력한 수준의 방역조치가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베트남행 항공노선이 단계적으로 재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하늘길은 여행객들에게는 요원하기만 하다. 핀에어 항공사는 여객기 일부를 개조해서 여객 대신에 화물을 객실에 싣고 운반하고 있다[사진출처 핀에어 인스타그램].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저 화물 대신에 여객으로 객실을 차지해서 한국을 한번 다녀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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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9. 23. 18:42

일전에 북유럽 리투아니아 북서 지방에 있는 습지공원을 다녀왔다. 공원입구에서 보니 일반적인 숲과는 전혀 차이가 없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나무들의 키가 점점 작아진다. 어느 곳에 이르면 마치 자연 속 분재공원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곳의 습지는 물이끼로 덮여 있는 이탄습지다. 산성화된 토양이고 영양분이 부족해 식물들이 더 이상 자라지 못한다. 이 습지공원은 3.6km에 이르는 널빤지 산책로가 잘 마련되어 있다. 일부 구간을 아래 영상에 담아봤다.

    
입구에서 들어서니 공원 관리인이 묻는다.
"습지공원을 관광하러 왔나? 아니면 열매를 따러 왔나?"
"한번 둘러보려고 왔다. 무슨 열매가 있나?"
"9월부터 크랜베리 등 야생열매 따기가 허용되고 있다."
"어디에서 왔나?" 
"한국인인데 빌뉴스에서 왔다."
"안녕하세요."
"우와~~ 한국어 인삿말을 할 수 있다니!"
"친척 중 한 명이 한국인과 결혼해서 런던에 살고 있다."

널빤지 산책로를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가니 작은 관목 숲이 나온다. 이리저리 살펴보니 빨간 열매 등이 더러 눈에 들어온다. 바로 월귤(lingonberry, cowberry, brukė, vaccinium vitis-idaea), 넌출월귤(cranberry, vaccinium oxycoccos), 들쭉나무(bog bilberry, bog blueberry, vaivoras, vaccinium uliginosum) 열매다. 

* 관목 가지에 붙어 있는 열매가 월귤 즉 링곤베리(lingonberry)다.

    

* 바닥 위에 가느다란 줄기로 이어져 있는 열매가 넌출월귤 즉 크랜베리(cranberry)다. 



안으로 한참 들어가자 널빤지 산책로 양옆으로 빨간색 열매가 그야말로 천지삐까리다. 지천에 널려 있다. 넌출월귤 열매다. 학명으로는 vaccinium oxycoccos이고 흔히 크랜베리(cranberry)라 불린다.     


따면 솔찬히 딸 수 있을 듯하다. 더 이상의 둘러보기를 포기하고 가족 모두 주저앉아 따기 시작한다.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크랜베리는 비타민의 보고다"라면서 따기를 재촉한다. 따기가 아니라 그냥 줍기다. 맛을 보니 아주 시큼하다. 이끼 위에 살짝 드러난 줄기에 간당간당 붙어 있다. 손가락을 갖다대면 그냥 떨어진다.  


이날 이렇게 딴 크랜베리가 2킬로그램이다. 유럽에서 30여년 살면서 처음으로 크랜베리 따기를 체험해봤다. 아내는 꿀을 넣어서 크랜베리를 믹서기로 갈아서 유리병에 담았다. 


"크랜베리는 비타민 C와 E가 풍부하니까 매일 찻숟가락으로 한 번씩 먹자"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크랜베리는 피부노화방지, 치주병, 위궤양, 야맹증, 시력개선, 간기능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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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ilantro3

    크랜베리는 방광염등을 예방합니다

    2020.10.03 11:09 [ ADDR : EDIT/ DEL : REPLY ]

기사모음2020. 9. 15. 02:52

올해 1월 초 리투아니아 빌뉴스 대형슈퍼마켓에서 수북히 쌓여 있는 한국산 김을 보게 되었다 [관련글]. 어느새 유럽의 변방 중 하나로 여겨지는 발트 3국 리투아니아까지 이렇게 한국산 김 제품이 대량으로 슈퍼마겟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되었다.

* 빌뉴스 대형슈퍼마켓 리미(Rimi)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 
 
* 한국에서 조제된 제품

지난해 빌뉴스 한인 한 사람이 머지않아 리투아니아에 한국산 김 제조 공장이 들어설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설마 리투아니아 현지에서 제조 공장을 차릴 정도로 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을까라는 그때 든 의구심도 사라지게 되었다. 물론 리투아니아 시장이 아니라 유럽 전체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빌뉴스 공항 근처 산업단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광천김 제조 공장을 일전에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에서 가져 온 포장 기계 및 장치들이 조립 완성되어 드디어 지난 5월부터 김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원초 상자, 기계 장치 등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한글이 이날따라 더욱 자랑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현재 생산하는 제품은 김밥이나 스시를 만들 때 사용하는 김과 흔히 도시락김으로 알려진 김이다. 특히 고소하고 짭짤한 후자의 김을 먹어본 주변 현지인들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리투아니아에서 빌뉴스에서 현재 제조되고 있는 김

* 리투아니아에서 빌뉴스에서 현재 제조되고 있는 김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 전체 김 제품 시장 규모는 1000억원 정도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적극적인 영업 및 판매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 아쉽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유럽 최초로 설립된 한국산 김 제조업이 순조롭게 정착되고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길 기대한다. 이날 방문한 한국산 김 제조 생산 과정을 아래 영상에 담아봤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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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유럽블루베리로 알려진 빌베리(bilberry) 열매를 따러 빌뉴스 인근에 있는 숲 속을 다녀왔다. 이곳 리투아니아 숲에서 어릴 시절 한국 꽃밭이나 숲에서 흔히 보던 꽃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바로 패랭이꽃이다. 
쭉쭉 위로 뻗은 소나무에 가려진 그늘진 곳에 분홍빛깔이 더욱 선명하게 빛을 발한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집으로 돌아와 사회교제망에 이 패랭이꽃 사진을 올렸다. 그렇더니 한국 에스페란티스토 한 분이 <패랭이꽃> 한시를 알려줬다. 옛날 중국에서는 꽃 중의 왕으로 모란을 꼽았다. 이 모란과 대조해 야생에서 흔하게 자라는 패랭이꽃의 아름다움을 읊은 고려시대 한시(漢詩)다. 


石竹花 패랭이꽃

鄭襲明 정습명

世愛牧丹紅  세인들 붉은 모란 사랑도 하여
栽培滿院中  집안 뜰 가득 심어 가꾸는구려

誰知荒草野  누가 알리요 거친 들녘 풀밭에 
亦有好花叢  또한 예쁜 꽃들 떨기져 있음을 

色透村塘月  모습은 마을 연못 달에 어리고 
香傳隴樹風  향은 언덕 나무 바람에 이는데

地偏公子少  땅은 외져 알아줄 공자가 적어  
嬌態屬田翁  고운 자태 촌옹에게 붙이누나

* 한국어 번역 출처: 한국어고전번역원 

이런 멋진 12세기 한시를 읽고 그냥 있을 수 없어 이틀 동안 꼬박 연마해서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해봤다.

Dianto 
Verkis JEONG Seupmyeong 
Tradukis CHOE Taesok 

世愛牧丹紅  Arbopeonian ruĝon amas mondo 
栽培滿院中  kaj kultivas ilin en la tuta korto. 

誰知荒草野  Kiu scius, ke en kruda herbokampo 
亦有好花叢  ankaŭ estas la belega floramaso? 

色透村塘月  La aspekto enpenetras lunon en vilaĝbaseno; 
香傳隴樹風  la aromo al montarbo transdoniĝas de la vento. 

地偏公子少  Nobelidoj kelkas pro la esto en angulo fora; 
嬌態屬田翁  la ĉarmaĵo apartenas al kampulo olda.

* JEONG Seupmyeong (1095-1151): civila oficisto de la korea dinastio Gor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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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20.08.02 15:03 [ ADDR : EDIT/ DEL : REPLY ]

생활얘기2020. 7. 17. 07:40

외국에 오래 살다보니 특히 우리 집은 다문화가정이라 굳이 김치 없이도 살 수 있겠다. 그런데 우리 집 냉장고엔 거의 늘 김치를 담은 항아리나 플라스틱통이 자리잡고 있다. 한때는 김치가 떨어질 무렵 김치맛에 빠져 있는 유럽인 아내가 김치를 만들자고 성화를 부렸다. 

초기엔 김치 만드는 일은 항상 내 몫이었다. 소금에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만들고 배춧잎마다 양념을 바르는 일체의 과정을 혼자서 해야 했다. 김치 만들기에 다소 게으름을 피우자 아내는 "그러면 양념은 내가 준비하고 나머지만 당신이 좀 해"라면서 거들기 시작했다.

우리 식구가 먹을 김치만 만드는 때보다 주위 사람들과 나눠 먹을 김치를 만드는 때가 더 많다. 그래서 배추 여러 포기를 다듬고 소금에 절이는 데 제법 시간과 수고가 든다. 아직까지 이 일은 내가 한다.   


무, 양파, 마늘, 당근, 생강 등으로 김치양념을 만드는 일은 이제 아내가 맡아서 한다.    


올해 들어서 그동안 김치 만들기에 항상 방관자였던 고등학교 3학년 딸 요가일래가 어느 날 배추에 양념을 바르고 있는데 끼어들었다.


"아빠 내가 한번 해봐도 돼?"
"이거 하고 나면 손가락에 양념이 스며들어서 매운 맛이 있을 거야."
"괜찮아. 나도 이제 성년이 되었으니 직접 한번 해볼래."
"그럼 해봐."    


이렇게 해보더니 그후부터 김치를 담글 때마다 양념 바르기는 요가일래가 전담하고 있다. 특히 요가일래는 밥에다가 김치만으로 만족스럽게 끼니를 때우기도 한다.   


이렇게 식구 세 명이 각자 역할을 분담하니 김치 담그기가 훨씬 수월해지고 귀찮아서 다음으로 미루는 일도 없게 되었다. 하나 더 좋은 점은 협력해서 만들어놓은 김치 맛이 각자 마음에 썩 들지 않아도 누구 하나 선듯 "왜 이렇게 맛없게 담갔니?"라는 투정이 사라졌다. 

아래는 에스페란토로 번역된 <아이유의 한낮의 꿈>을 부르는 요가일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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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중순 코로나바이러스 세계적 유행이 아직 그치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 확진자는 벌써 1,30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60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발트 3국 현황을 살펴보면 에스토니아는 확잔자 2,016명 사망자 69명, 리투아니아는 확진자 1,882명 사망자 79명 그리고 라트비아는 확진자 1,178명 사망자 31명이다. 7월 15일 현재 새로운 확진자는 에스토니아 1명, 리투아니아는 7명 그리고 라트비아 4명이다. 

관광 성수기인 6월 초순부터 우선 유럽 국가들로부터 오는 사람들에게 국경을 개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도심 광장에는 인적이 드물다. 일전에 본 시내투어 버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다.       

예년 같으면 빌뉴스 옛시청 광장은 오고가는 시민들과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곳이다. 올해는 텅빈 광장에서 대여 킥 스쿠터(kick scooter, 킥보드 kickboard)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손님을 마냥 기다리고 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발트 3국에서 가장 늦은 때인 1323년에 세워졌다. 라트비아 리가는 1201년이고 에스토니아 탈린은 1219년이다. 세 도시의 구시가지는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왔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여행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는 요즘에 관광지 워킹투어 4K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쉴 때 텔레비전 화면에 화질이 우수한 유튜브 4K 영상을 트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되어버렸다. 가까운 미래에 가볼 만한 관광지의 워킹투어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그곳에 직접 걸어다니는 듯하다.


그래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빌뉴스(Vilnius, 빌리우스)를 자유여행이나 단체여행으로 방문하고자 사람들을 위해 조그만한 도움이 되고자 실행에 옮겨봤다. 20년째 살고 있는 빌뉴스의 도심 곳곳을 5월부터 직접 돌아다니면서 현장음을 그대로 담은 워킹투어 4K 영상을 찍어서 아래 소개한다.

1. 기차역과 버스역에서 구시청 광장까지


2. 새벽의 문에서 대성당 광장까지


3. 구시청에서 보켸츄와 빌냐우스 거리를 거처 대성당 광장까지


4. 사비챠우스 거리에서 구시청 광장과 대통령궁을 거쳐 대성당 광장까지


5. 대성당 광장에서 개디미나스 성탑을 거쳐 대성당까지


6. 우주피스 공화국으로 유명한 빌뉴스의 몽마르뜨 - 우주피스 


7. 빌뉴스의 세종로인 개디미나스 대로


더 많은 빌뉴스 워킹투어 4K 영상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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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7. 15. 04:08

6월 중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집밥 중 하나가 블루베리와 딸기를 곁들인 팬케이크다. 밭딸기는 보통 6월 중순에서 7월 초순에 수확한다. 대부분 딸기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폴란드에서 수입된다.


유럽 숲 속 야생에서 자라는 블루베리는 정확하게 말하면 빌베리(bilberry) 또는 유럽블루베리(vaccinium myrtillus)다. 보통 7월 초순부터 수확한다. 모처럼 해가 난 날이라 유럽인 아내는 가족산책을 나가고자 한다.
"어디로?"
"숲으로."

아내는 빈 플라스틱통 세 개를 준비한다.
"플라스틱통은 왜?"
"숲에 들어가서 혹시나 빌베리가 열렸으면 따려고."
"요즘 빌베리 1리터당 값은 얼마나?"
"1리터당 5유로(약 6500원 정도)."   
   
이렇게 도심에서 20킬로미터 떨어진 숲에 도착한다. 쭉쭉 뻗어있는 소나무가 리투아니아 숲을 이루는 주된 나무다.


나비가 짝을 이뤄 늦은 오후 햇살을 즐기고 있다.


우와~ 한국의 꽃밭에서 흔히 보던 분홍빛 패랭이꽃!!!
유럽의 화단이 아니라 숲에서 자라고 있다니 놀랍고 반갑다.


풍뎅이 한 마리가 숨을 곳을 찾아서 살금살금 기어가고 있다. 


숲 바닥은 유럽블루베리 즉 빌베리 관목으로 쫙 깔려 있다. 
행여나 열매를 밟을까 염려되어 발을 옮기기가 무척 조심스럽다.     



빌베리와 블루베리의 차이는?
빌베리 원산지는 북유럽이고 블루베리 원산지는 북아메리카다. 빌베리는 야생에서 자라고 블루베리는 온대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상업용으로 재배되는 블루베리는 대부분 교배종이다. 빌베리는 한 가지에 1-2개 열매를 맺지만 블루베리는 포도나무처럼 다량으로 송이송이 열매를 맺는다. 빌베리는 블루베리에 비해 열매 크기가 더 작고 색깔이 더 어둡다. 일반적으로 빌베리가 항산화제인 안토시아닌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출처]. 유럽에서는 옛부터 빌베리를 위장관, 당뇨 등의 치료제와 시력 보조제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제철에 나오는 야생 열매를 많이 먹어야 한다면서 아내는 촬영을 그만두고 빌베리 열매따기에 집중하라고 재촉한다. 이날 리투아니아 숲 속에서의 열매따기 모습을 4K 동영상에 담아봤다.

      
우리 가족이 며칠 동안 아침식사로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양을 땄다. 빌베리로 파이, 케이크, 잼, 쿠키, 주스, 시럽 등 여러 가지로 해서 먹을 수 있다. 우리 집은 주로 빌베리 열매를 요리하지 않고 생열매를 우유에 넣어서 먹는다. 


"이 빌베리 열매 하나가 비타민제 한 알이야!"라고 아내가 강조한다.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아내는 벌써 또 빌베리 열매를 따러 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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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7. 11. 18:39

아침 일찍 호주에서 살고 있는 큰딸 마르티나로부터 전화가 왔다. 목소리조차 기쁜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와, 카이트(연)를 되찾았어!"
"뭐라고?"
"두 달 전에 잃어버린 카이트."
"어떻게 찾았니?"
"새로운 카이트를 오늘 구입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내 카이트를 찾았다고 아침에 시드니에서 전화가 왔어."  

마르티나의 취미는 카이트서핑이다. 이는 카이트(연)을 사용해 보드를 탄 상태에서 물 위를 활주하는 수상 스포츠다. 패러글라이딩과 서핑을 접목한 것이다.  


장비는 카이트, 조종용 라인(컨트롤바), 하네스 그리고 서핑보드다. 벨트처럼 허리에 차는 하네스(harness)는 카이트와 몸을 연결해주는 장치다. 카이트를 하늘에 띄워 바람과 저항하는 동력으로 서핑을 한다. 마르티나가 시드니 공항 앞바다에서 카이트서핑을 즐기는 모습을 몇 해 전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  


카이트서핑의 매력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바람을 가르고 물 위를 미끄려질 때 느끼는 짜릿한 맛이라고 한다.    



풍속과 실력에 따라 수미터 높이까지 점핑할 수도 있다. 
마르티나는 점핑을 시도하다 그만 바닷물에 첨벙... 


때론 하늘로 뛰어올라 얼마 동안 날 수도 있다.


카이트의 크기는 바람의 세기, 타는 사람의 몸무게 또는 서핑보드에 따라 다르다. 보통 4-15미터 정도다. 바로 아래 있는 카이트를 마르티나가 잃어버렸다.  


두 달 전에 카이트서핑을 마치고 장비를 정리해서 자동차 짐칸에 실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카이트가 든 배낭만 사라졌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일을 겪었을 것이다. 
몇 해 전 자동차로 크로아티아를 가족여행할 때 일이다. 휴게소에서 쉬면서 숙소에서 타온 커피를 잔에 붓고 보온병을 자동차 짐칸 위에 올려 놓았다. 커피를 마시고 화장실을 다녀오고 그리고 차를 타고 이동했다. 나중에 커피를 마시려고 보은병을 찾았으나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었다. 아뿔싸, 짐칸 위에 올려놓은 보온병을 챙기지 않고 그냥 와버린 것이다. 정말 아내가 아끼던 한국산 보온병이었는데...       

마르티나가 정신을 가다듬고 살펴보니 자동차 짐칸문이 제대로 닫혀 있지 않았다. 그래서 도중에 카이트가 밖으로 떨어져 나가버렸다. 카이트서핑 동호인들에게 잃어버린 사실을 알리고 경찰서에 분실신고를 하고 사방으로 수소문했으나 찾지를 못했다. 그렇게 시간은 두 달이 흘렸고 그동안 동호인에게 카이트를 빌려서 서핑을 하곤 했다.

새로운 카이트를 구입하려고 한 날인 오늘 시드니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 카이트서핑 장비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가 전화했다. 어떤 사람이 두 달 전에 길에서 카이트가 든 배낭을 주었는데 그동안 바빠서 연락을 하지 못했다. 그 사람의 주인 찾아주기 전화를 받자마자 친구는 카이트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마르티나는 약 130만원 하는 새로운 카이트를 사려는 날 두 달 전에 잃어버린 카이트를 되찾게 된 기적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 되찾기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실직한 마르티나[관련글은 여기로]에게 금전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세상 어느 곳에는 이런 훈훈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하필 매장에서 전화를 받은 사람이 마르티나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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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20. 7. 8. 21:22

유럽은 예년 같으면 5월에서 6월에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되는고등학교 졸업시험이 끝난다. 올해는 예기치 않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3월 13일부터 학교가 임시 폐쇄되었고 수업은 원격으로 이뤄졌다. 프랑스는 나폴레옹 이래 처음으로 졸업시험을 취소했지만 리투아니아는 이를 연기해서 6월 22일부터 7월 21일까지 한 달 동안 치르고 있다.    

이 졸업시험을 앞둔 6월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요가일래는 집옷이 아니라 학교에 갈 때처럼 외출복을 입고 있었다.
"어디 나가려고?"
"아니."
"그런데 집옷이 아니고 외출복을 입고 있네."
"집옷을 입고 있으니까 집에 있는 같아서 공부에 집중이 잘 안 된다. 그래서 학교에 가는 옷을 입고 있으니 집이지만 학교에 있는 것 같아서 집중이 잘 된다."

외적 환경과 관계없이 집중할 수 있는 내공을 쌓아야 한다는 등 일체유심조라는 말을 일러주고 싶었지만 나름대로 확실한 이유로 그렇게 해서 마음을 잡으려고 하는 딸에게 "정말 좋은 생각이네"라고 답했다.

6월 22일 첫 시험을 치르는 날이다. 영어 시험이다. 구술시험과 필기시험이 각각 다른 날 치러진다. 이날은 구술시험이다. 시험장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서 걸어서 혼자 갈 수 있지만 그래도 첫 시험이라 동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시험장까지 아빠가 데려다 줄게."
"아니야. 필요 없어. 혼자 갈 거야."
"이제 완전히 고등학교를 마치는 시험이잖아. 오늘만큼은 아빠가 데려다 줄게. 네가 초등학교 첫날부터 아빠가 4년 동안 꼬박 데려다주고 데려왔잖아. 한국 부모들도 자녀가 수능시험을 볼 때 가족이 시험장까지 보통 동행한다. 학교 시작일일처럼 학교 끝남을 알리는 날에도 내가 동행하는 것이 좋겠다."
"그런 이유라면 기꺼이 아빠하고 같이 갈게."

시험장인 학교가 눈앞에 보인다.
"자, 이제 여기서 헤어지자."
"학교 출입문까지 동행할 수 있다."
"아니. 여기부터는 혼자 생각을 정리하면서 갈게."
"그래. 그럼 시험 잘봐."


시험지는 회수가 아니라 수험생이 가져간다
영어 구술시험은 수험생 2명이 동시에 시험관 2명 앞에서 약 30분 동안 치른다. 두 가지 주제를 가기고 첫 번째는 혼자 3-4분 동안 말을 하고 두 번째는 둘이서 4-5분 동안 대화를 한다. 주제를 혼자 연마하는 시간을 포함해서 구술시험은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영어 졸업시험 내용을 소개한다. 우선 리투아니아 졸업시험 시험지는 회수하지 않고 수험생이 가져간다. 영어 구술시험지는 총 두 장이고 각각 상단은 주제가 적혀 있고 하단은 수험생이 자신의 생각 등을 적을 수 있도록 비어 있다. 혼자 말하기 주제는 "전자책(E-books)"이다. 


둘이 대화하기 주제는 "나의 세대(My generation)다. 


구체적 문법 문항은 없다
7월 1일 필기시험은 장장 3시간에 걸쳐 치러졌다. 시험 구성은 이러하다. 듣기 30분, 읽기 60분 그리고 작문 90분이다. 

듣기시험은 총 25개 문항으로 되어 있다. 1부는 10개 문항으로 상황별 다섯 개 대화를 듣고 A, B, C 중 정답을 고른다. 2부는 4개 문항으로 사회학자와의 인터뷰를 듣고  A, B, C 중 정답을 고른다. 3부는 5개 문항으로 어떻게 운동선수들이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지에 대한 대화를 듣고 해당 답 하나를 고른다. 4부는 다른 세대들에게 지어진 이름들의 개요를 듣고 한 단어만 직접 써넣어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다. 모든 듣기 시험은 두 번 녹음을 듣는다. 

읽기시험도 총 25개 문항으로 되어 있다. 1부는 4개 문항으로 대학생들을 위한 아르바이트 일자리 대한 예시를 읽고 각기 해당되는 답을 고른다. 2부는 6개 문항으로 시드니에 대한 안내글을 읽고 예시된 6개 단어를 이용해 해당 문장에 맞도록 쓴다. 3부는 7개 문항으로 인간지식에 대한 기사를 읽고 중간중간에 빠진 문장을 예시된 문장 8개 중 맞는 문장으로 채워넣는다. 4부는 8개 문항으로 소행성에 대한 과학기사를 읽고 그 요약문에 한 단어만 추가해서 문장을 완성한다. 

작문시험 1부는 이미 표를 구입한 행사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취소되어서 매표소 담당자에게 80 단어 이상 편지를 쓰는 것이다. 2부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상 교실 수업에 대해 180 단어 이상으로 작문하는 것이다. 

영어시험 문항 어디에도 구체적인 문법, 예를 들면 맞는 전치사 고르기 등에 대한 문항이 없다. 이런 지식은 작문을 통해서 쉽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요가일래는 영어 졸업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었다. 왜냐하면 영국 유학을 목표로 지난 2월 아이엘츠(IELTS, 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 시험에서 아주 만족할만한 성적을 얻었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 대학입학시 이 성적을 리투아니아 방식으로 환산해서 인정해준다. 아쉽게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대학진로를 바뀌게 되었다. 한편 아이엘츠 성적은 유효기간이 2년이지만 리투아니아 국가시험 성적은 평생 유효하다. 그래서 이번에 영어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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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결과가 있길 한국에서 바라겠습니다. :)

    2020.07.10 01:54 [ ADDR : EDIT/ DEL : REPLY ]

생활얘기2020. 7. 3. 13:23

요즘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청색, 청색 또는 청보라색을 띠고 있는 야생화가 하나 있다. 도심이나 도로변 풀밭 어디에서는지 자주 눈에 띈다. 학명은 cichorium intybus(키코리움 인티부스)다.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살이풀로 원산지가 유럽이다. 영어로는 chicory이고 한국어로는 치커리 또는 치코리다.       


한 줄기에 지는 꽃, 피는 꽃, 곧 필 꽃이 층을 이루어 공존하고 있다.  


리투아니아 빌뉴스 도심을 가로지르는 내리스(Neris) 강변 풀밭에서 만난 치커리꽃이다.


유럽 사람들이 일상에서 즐겨 마시는 음료는 커피, 녹차 또는 홍차, 허브차 등이다. 젊은 시절 언제든지 커피를 마셔도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자 오후 2-3시 이후 마신 커피는 잠들기를 방해한다. 종종 늦은 오후나 저녁에 커피가 생각날 때 유럽인 아내가 권하는 차가 있다. 

바로 카페인 성분이 전혀 없고 색깔이나 향이 커피에 아주 유사한 약초차다. 바로 치커리차다. 유럽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치커리 뿌리를 굽거나 볶아서 분말을 만들어 커피 첨가물이나 커피 대용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치커리 추출액은 건강에 아주 유익하다. 소화기관을 보호하고 특히 만성 간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다. 또한 항진균, 항산화 및 항암 성분을 가지고 있다[출처].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감소시키고 당뇨의 예방이나 치료에 효곽 있다[출처].   
  

뿌리를 캐낸다
깨끗이 씻어서 길쭉하게 짜른다
섭씨 140도에서 4시간 정도 굽는다
구운 치커리 뿌리를 빻는다
같은 비율로 빻은 커피 분말에 넣는다
빻은 치코리 가루를 3-4분 동안 끓여서 커피 대신에 마신다

직접 치커리 뿌리를 캐서 구을 수도 있으나 추출액이나 분말을 이곳 유럽 가게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어제 가게에서 산 치커리 추출액이다. 에스토니아에서 만든 제품이다.
치커리 추출액 100 그램 영양표시는 아래와 같다 
열량 286칼로리
지방 0.1그램
탄수화물 70그램
섬유질 0.08그램
단백질 8.9그램


실온에서 건조한 장소에 보관하면 된다. 
추출액을 찻숟가락 반 개에서 한 개로 뜨거운 물이나 우유 200밀리리터에 넣어서 잘 젓은 후에 마신다.  


물의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치커리 첫 맛은 커피처럼 쓰다. 
기호에 따라서 연유나 설탕을 넣어서 마실 수 있다.
색깔이 완전 블랙커피다. 


뜨거운 물에 치커리 추출액을 찻숟가락 한 개를 넣어 마셔본다. 약간 쓰지만 어린 시절 한국에서 즐겨 마셨던 구수한 숭늉 한 사발을 떠올리게 해서 설탕이나 연유를 넣지 않는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언제 다시 유럽여행문이 열릴지 알 수 없지만 특히 발트 3국이나 러시아에 올 기회가 있다면 이 치커리차를 맛보길 권한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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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끈불끈! 불금불금!
    일주일 한주 잘 보내셨나염 .. ? ㅎㅎ
    한주도 고생 하셨다구 인사드리러 왔찌요~
    주말은 푸우우욱~ 쉬시고 :-)
    또 다음주를 준비하자구요~~!
    오늘은! 맛있는거 시켜 드세요 ㅎㅎ

    2020.07.03 19: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20. 6. 17. 05:11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 3월 초중순에 폐쇄했던 국경을 유럽 국가들이 하나둘씩 다시 개방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6월 3일부터, 프랑스는 6월 15일부터, 스페인은 6월 21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쉥겐협약 회원국가의 시민이나 거주권자들이 우선 혜택을 받는다.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슬로바키아 그리고 슬로베니아는 영국과 스웨덴 등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아직 안전하지 않는 국가들을 제외한 나머지 유럽 국가들에 대한 입국 제한조치를 이미 해제했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그리고 에스토니아의 발트 3국은 6월 1일부터 유럽 국가들의 시민이나 거주자들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빠르게 늘어나나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리투아니아는 국내관광을 활성화시키 위해 이틀을 숙박하면 3일째 되는 날의 숙박료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올 여름철은 국내여행이 대세일 수밖에 없다. 발트 3국 친구들은 벌써 자신들의 국내여행 소식들을 사회관계망을 통해 올리고 있다. 여름철 최고의 여행지로 에스토니아는 패르누(Pärnu), 리투아니아는 팔랑가(Palanga) 그리고 라트비아는 유르말라(Jūrmala)가 꼽힌다. 

번잡한 인산인해 해수욕장을 선호하지 않을 경우 위 세 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인적이 드문 모래해변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예를 들면 유르말라 마요리(Majori) 기차역 주자창에서 128번 도로를 따라 30km를 이동하면 클랍칼른치엠스(Klapkalnciems) 마을이 나온다.  


도로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해변을 향해 걸어가면 낮은 모래언덕을 만난다. 생명력이 강한 풀과 꽃이 자라고 있다.  
 

노란 꽃은 발트해 동쪽 모래해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염소수염꽃(tragopogon pratensis, showy goat's-beard, meadow salsify, or meadow goat's-beard)이다. 영어로 일명 Jack-go-to-bed-at-noon(낮잠 자러가는 잭)이다. 


모래가 훤히 다 보이는 수심이 얕은 바다가 인상적이다. 
수영하기 위해서는 한참을 들어가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잔잔하고 얕은 바다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하기에 딱 적합히다. 


끝없이 길쭉하게 모래해변이 펼쳐져 있다. 달리기나 자전거타기로 30여km를 계속 동쪽으로 이동하면 유르말라가 나온다. 


그런데 좌우를 둘러보면 바위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리투아니아(해안선 총길이 94km)와 마찬가지로 라트비아(해안선 총길이 500km)도 거대한 해안 바위절벽은 없다. 지형이 대체로 사질토로 되어 있다.  


고개를 돌려 해변 모래바닥으로 내려다보니 죽은 갈매기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아직 부패되지 않았고 몸집이 비교적 작다.


이를 어찌할꼬?!
그냥 못 본 척하고 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곧 부패가 되면 벌레들이 모여들고 냄새도 날 것이다. 
주위를 살펴보니 사람들의 발자국도 여기저기 있다.

"아빠, 저 갈매기 불쌍해서 어떡하지?"
"죽은 생명이지만 우리와 인연이 되었으니 묻어주는 것이 좋겠다."
"알았어. 우리 같이 모래를 파자."
"그래. 우선 양지바른 자리를 고르자."
"아빠, 이렇게 하니 옛날 우리 집 햄스터를 묻어준 일이 생각난다."
"이럴 때 늘 아빠가 하던 말 기억나?"
"기억나지. 살아있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죽는다."
 
이렇게 딸아이 요가일래와 함께 갈매기를 묻어주기로 한다.


바닥이 모래이니 무덤파기가 수월하다.


갈매기를 묻고 난 다음 요가일래는 조약돌을 모아 묘 위를 장식한다. 
유럽 사람들은 봉분을 쌓지 않고 땅위를 평평하게 한다.   
  

넓적한 나무조각은 묘 앞 상판석을
나뭇가지는 묘비석을
조약돌 장식은 왕생극락을 비는 염주를 떠올리게 한다.  


갈매기의 육신은 이제 모래 속 고이고이 잠들어 있지만 
그의 영혼은 날아다니는 저 갈매기처럼 훨훨 날아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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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6. 17. 05:11


한국 국적이 분명한데 외국 현지 발음대로 표기한 낯설은 성씨 때문에 원치 않는 주목을 받거나 놀림을 당하는 등 피해를 겪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 아버지 성씨 대신 한국인 어머니 성씨를 쓰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얼마 전 뉴스에 소개되었던 대만인 아버지의 성씨가 한국 발음으로는 '가'(柯)인데 대만 원지음(원래의 지역에서 사용되는 음)은 '커'다. 원지음 표기방식을 따르는 규정 때문에 자녀 또한 아버지를 따라 '커'씨가 됐다고 한다.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흔한 성씨는 Kazlauskas다. 리투아니아인 아버지를 둔 한국인 자녀가 아버지 성씨를 받을 경우 카즐라우스카스다. 한국 성씨는 2음절이 일반적이다. Kazlauskas는 리투아니아어로는 3음절인데 한국어로는 7음절이다.  

리투아니아에서 결혼으로 인한 배우자 성씨의 변화는?
관련법 조항에 따르면 
양쪽 배우자는
1) 각자의 성씨를 유지하거나 
2) 다른 쪽 배우자의 성씨를 공동의 성씨로 선택하거나 
3) 다른 쪽 배우자의 성씨를 자기 원래의 성씨에 추가해서 두 개의 성씨를 가질 권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아내는 아버지로부터 물러받은 성씨를 버리고 남편 성씨를 따른다. 아내의 성씨는 결혼했음을 알리는 접미사가 붙는다. 예를 들면 남편의 성씨가 Adamkus이면 아내의 성씨는 Adamkienė인데 이는 Adamkus의 아내라는 뜻이다. 결혼하지 않은 딸의 성씨는 Adamkutė인데 이는 Adamkus의 딸이라는 뜻이다. 즉 여성의 성씨에 결혼여부가 나타나 있다. 


요즘은 각자의 성씨를 유지하거나 남편의 성씨와 원래의 성씨를 함께 가지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리투아니아인 아내의 친척 중 결혼을 통해 아내의 성씨를 따르는 남편도 생겼다. 성씨 변경 이유를 물어보니 그의 대답이 간단했다. "아내의 성씨가 부르기와 듣기에 훨씬 더 좋기 때문이다"고 했다.   

리투아니아인 자녀는 어떻게 성씨를 받나?
관련법 조항에 따르면
1) 모든 자녀는 부모의 성씨를 받는다.
2) 부모 성씨가 다를 경우 자녀는 부모의 상호합의에 따라 어머니나 아버지 성씨를 받는다. 부모가 동의할 수 없는 경우 자녀는 사법명령에 위해 한 쪽 부모의 성씨를 받는다.
3) 출생등록시 부모가 신원미상일 경우 아동은 아동권리보호를 위한 국가기관에 의해 성씨를 받는다.
4) 자녀 이름이나 성씨 변경을 위한 근거와 절차는 법무부 장관이 승인한 주민등록시행령에 따른다. 

일반적으로 자녀는 아버지로부터 성씨를 물러받는다. 만약 부모가 상호합의하면 첫 번째 자녀는 아버지의 성씨를 따르고 두 번째 자녀는 어머니의 성씨를 따를 수 있다. 리투아니아인 아내의 친척 중 한 사람은 외국인 남자와 결혼해서 낳은 무남독녀에게 어머니의 성씨를 물려주었다. 외국인 남편에게 물어보니 그의 대답 또한 간단했다. "우리 부부가 리투아니아에서 살기로 했기 때문에 리투아니아인 성씨를 따르는 것이 자녀가 앞으로 학교나 사회 생활을 하는 데에 더 편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고 했다.

"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성씨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가?"
"왜 자녀에게 아버지의 성씨를 물려주지 않고 어머니의 성씨를 물려주도록 했는가?"
"죽어도 나는 내 자녀에게 내 성씨를 물려줄거야!"
"..."
성씨와 관련한 이런 극단적인 생각이나 주장으로 주변에서 갈등을 겪는 경우를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이렇게 리투아니아는 전통이나 관습을 따르기도 하지만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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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음...선택의 자유가 있네요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0.06.15 08: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맞습니다. 부모가 상호동의해서 자녀의 성씨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2020.06.15 17:46 신고 [ ADDR : EDIT/ DEL ]
  2. 유럽에 관한 정보가 가득하네요, 저도 잠시나마 동유럽에 머문적이 있어서.
    잘 읽고 구독하고 갑니다^^

    2020.06.27 19: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생활얘기2020. 6. 15. 17:48

북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보통 4월 하순부터 구시가지 거리는 관광객들로 북적된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하여 올해는 관광여행업이 초토화되었다. 아래 사진 속 거리는 관광객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 중 하나다. 거의 인적없는 거리가 요즘 세태를 그대로 방증하고 있다. 빌뉴스 시청은 식당이나 커피숍 등이 인도까지 무상으로 활용하면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6월 16일까지 방역 국가비상사태가 지속된다. 하지만 5월 하순부터 방역조치가 완화되어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권장사항이 되고 일부 대중행사도 열리고 있다. 그동안 국경폐쇄 및 출입국 제한조치가 시행돼서 외국 관광객들이 입국할 수가 없었다. 

6월 1일부터 최근 2주 동안 인구 1십만명당 새로운 확진자가 16명 이상인 나라를 제외한 유럽 국가들의 국민이나 거주자에게 문호가 개방되어 있다. 6월 13일 현재 유럽 25개국에서 오는 국민이나 거주자는 도착 직후부터 자가격리가 필요하지 않다. 이에 해당되는 국가는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덴마크,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핀란드, 독일, 체코, 에스토니아, 몰타,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불가리아, 라트비아, 사이프러스, 헝가리, 스위스, 아이슬란드, 그리스,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 리헨슈타인이다. 스웨덴, 영국, 포르투갈은 입국금지고 벨기에와 아일랜드는 도착 직후 14일간 자가격리다.

6월 12일 주말시작일인 금요일 우리 아파트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대중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내와 함께 올해 들어 처음으로 대중행사에 가서 구경하기로 했다. 관광철 개막을 알리는 열기구 비행 행사다. 저녁 8시 30분에 열리는 행사이지만 하늘은 훤하다. 요즘 빌뉴스 일몰시각은 오후 10시경이다. 


넓은 공원 잔디밭 여기저기 대형선풍기로 열기구 기낭 속으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서서히 기낭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기낭이 위로 세워지자 가스불로 기낭 속 공기를 데운다.


부력이 생기자 하나둘씩 하늘로 떠오른다.
열기구는 추진장치가 따로 없다. 바람으로 추진력을 얻어서 이동한다.



빌뉴스는 열기구 비행하기에 적합한 몇 안 되는 유럽 국가들의 수도 중 하나다. 항공교통이 복잡하지 않고 기후조건이 우호적이고 녹지공간이 이착륙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Lituania(리투아니아)로 명명된 열기구가 눈깜짝할 사이에 하늘로 확 솟아오르고 있다. 이렇게 빠른 시간에 세상 모든 것이 정상화되길 바란다. 


또한 순풍을 맞아 둥실둥실 날아가는 저 열기구들처럼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뤄지길 바란다. 서쪽 하늘에 멋진 저녁 노을이 열기구 비행하는 사람들에게 희열과 황홀을 선물할 것이다.     


행사장에는 남녀노소가 운집했다.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강제적이 아니지만 아직도 방역기간이다. 6월 13일 현재까지 리투아니아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총 1,763명이고 사망자는 75명이고 하루 새로운 확진자는 7명이다.  

마스크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하는데 효과적임을 이제 유럽 사람들도 다 안다. 열기구 비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눈에 띄지를 않는다. 아, 강제적이 아니니까 한순간에 다 벗어버리는구나! 나 혼자만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유럽인 아내가 한소리를 한다.   

"이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되니까 좀 벗어라. 당신 혼자만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
"한국은 인구 5천2백만명에 하루 새 확진자가 최근 들어 수십명인데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고 한다. 리투아니아는 인구 280만명에 하루 새 확진자사 십여명대다."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고 또한 평소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 말에 일리가 있지만 난 리투아니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는 실내 모임이든 사람 많은 야외이든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닐 거야." 
 
이날 관광철 개막을 알리는 열기구 37대의 멋진 이륙 장면을 4K 동영상에 담아봤다.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에서도 관광객들이 다시 날아오길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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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20.06.15 01:09 [ ADDR : EDIT/ DEL : REPLY ]

생활얘기2020. 6. 13. 19:38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구시가지로 산책을 나간다.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유서 깊은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즐비하다. 왼쪽 팁은 1579년 세워진 빌뉴스대학교의 요한성당 종탑이고 오른쪽 첫 번쩨 건물은 17세기에 세워졌고 지금은 주리투아니아 폴란드 대사관이다. 이 거리 입구에 들어서니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 향내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오른쪽 옆에 작은 공원이 있다. 고개를 돌려보니 나무 한 그루에 하얀 꽃이 피어 있다. 다가갈수록 향내가 더욱 더 달콤해진다. 이 나무의 정체는 무엇일까?



엘더(elder), 엘더베리(elderberry) 또는 삼부쿠스 니그라(sambucus nigra)로 불리는 서양접골목, 서양딱총나무다. 거의 유럽 전역에 걸쳐 공원이나 정원이나 숲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나무다. 접골목(接骨木)이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관절을 삐거나 뼈가 부러질 때 약으로 사용하는 나무다. 딱총나무 이름은 가지를 잘라서 안에 있는 심지를 빼내고 종이를 말아서 총알을 만들어 구멍에 넣고 쏜 것에서 유래한다. 줄기의 속이 독특해 꺾으면 '딱'히고 딱총소리가 난다는 설도 있다.           



연두색 꽃망울이 꽃 한 송이를 이루는 듯하다. 



꽃망울이 하나둘씩 터져 햐얀 꽃을 피우고 있다. 유럽에서 딱총나무는 4월에서 6월까지 꽃을 피운다. 열매는 검은색이다. 유럽 사람들은 겨울철 면역기능을 치유하는 데 이 열매를 사용한다. 열매는 약한 독이 있어 날 것으로는 먹지 않고 요리해서 쨈, 젤리, 소스 등으로 먹는다. 꽃과 열매로 과실주(와인)를 만들기도 한다. 



만발한 하얀 꽃줄기를 보니 크로아티아 친구의 상큼하고 향큼한 음료 만들기가 떠오른다.  




유럽 사람들은 옛날부터 딱총나무를 약재로 사용한다. 건조시킨 꽃은 중요한 치료약이다. 5-6월 신선한 꽃줄기를 꺾어 통풍이 잘되는 그늘진 곳에서 말린다. 건조 후 줄기를 제거하고 말린 꽃더미를 듬성한 체로 친다. 차를 만들어 마신다. 진통, 항염증, 감기, 이뇨, 땀내기, 인후통 등에 효과적이다.           



차뿐만 아니라 청량음료로도 만들어 먹는다. 아래는 발칸반도 크로아티아 현지인 에스페란토 친구가 딱총나무꽃 음료를 만들기 위해 유리병에 재워놓고 있다. 



일전에 그와 인터넷 대화를 통해서 딱총나무꽃으로 청량음료를 만드는 법(또 다른 요리법)을 알게 되었다.


"지금 bazga 음료를 만들어고 있어."
"bazga가 뭐지? 잠깐! 위키백과에서 찾아볼게... 아, 딱총나무 sambucus nigra!"
"맞아. 면역체계에 좋아."
"그렇다면 다 만들어서 우리 집으로 배달해줘."
"여기로 와서 맛봐!" 
"딱총나무꽃 음료는 어떻게 만들어?"
"사람이나 지역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법은 이래. 준비물은 신선한 딱총나무꽃 40송이, 물 4리터, 시트르산 50g, 조각낸 레몬 6개다. 이 모두를 같이 해서 24시간 동안 재워놓는다. 액체만 분리해서 설탕 4kg을 넣는다. 설탕이 다 녹아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2-3분 끓인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이 음료를 즐겨 마시나?"
"그렇지. 이 음료는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발칸 사람들이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가장 오래된 음료(강장제) 중 하나다."


같은 유럽이라도 발트 3국이나 폴란드에서는 이 청량음료를 먹어본 적이 없다. 요즘에는 주로 로마제국에 속했던 영국, 독일, 오스트이라,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헝가리 및 슬로바키아 등지에서 이 청량음료를 마신다[출처]. 다음 번 크로아티아에 갈 때는 아주 상큼하고 향큼하다는 이 딱총나무꽃 청량음료(sok od bazge)를 꼭 마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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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6.13 23:58 [ ADDR : EDIT/ DEL : REPLY ]

기사모음2020. 6. 11. 04:58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면서 방송뉴스를 보고 있는데 
아내가 웃는 얼굴로 거실로 들어온다.  

"아침부터 웃는 얼굴이네?"
"세달치 봉급이 입금되었어."
"아, 여름방학임이 이제 실감나겠네. 세달치가 어떻게 되지?"
"5월, 6월, 7월 봉급."
"교사 봉급 통장 입금일이 보통 몇 일인가?"
"매달 5일에서 10일 사이."

리투아니아 교사들은 방학이 시작되는 6월 초에 이렇게 세달치 봉급을 한꺼번에 받는다. 목돈을 쥐게 되니 큰 돈이 들어가는 것을 구입할 수도 있고 가족여행계획도 세울 수도 있다. 

음악학교에서 일하는 아내는 6월 17일에서 8월 14일까지 공식적으로 여름방학 휴가다.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특별한 여행계획을 세울 수가 없게 되었다. 올해는 국내여행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주로 호수에서 휴가를 즐긴다.    
 
* 한반도 지형을 닮은 트라카이 루가 호수

리투아니아 학교 여름방학은 보통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다. 9월 1일은 학년이 시작되는 날이다. 3월 13일부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모든 학교가 폐쇄되어 학생들은 온라인 원격수업을 받았다. 지금껏 가장 길고 길 방학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여름방학도 비슷한 시기이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빌뉴스 구시가지


2019/2020 학년 리투아니아 학교일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학교첫날 09월 01일
가을방학 10월 28일 - 11월 01일
성탄방학 12월 23일 - 01월 03일
겨울방학 02월 17일 - 02월 21일
부활방학 04월 13일 - 04월 17일

참고로 유럽 국가들의 교사 임금은 어느 정도일까?
2018년 중학교 교사 법정임금(연봉)이다. 
교사 경력 15년 이상이고 
임금은 구매력평가기준이고  
단위는 미국달러다.
자료출처: https://doi.org/10.1787/888933979956 

룩셈부르크 116,312
독일 80,993
덴마크 58,349
스페인 52,506
네덜란드 76,005
오스트리아 54,406
스웨덴 47,323
노르웨이 47,387
아이슬란드 42,368
벨기에 53,213
핀란드 45,555
포르투갈 43,279
이탈리아 39,840
프랑스 39,320
잉글랜드 48,956
슬로베니아 42,111
체코 24,359
리투아니아 21,084
그리스 26,198
헝가리 21,090
슬로바키아 21,553
폴란드 26,428

유럽연합 평균 47,772
OECD  평균 47,675
대한민국 57,242

참고로 대부분 유럽 사람들은 여름철 휴가를 위해 1년을 견디면서 산다고 한다.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은 최소한 연 4주(28일) 유급휴가를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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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6. 9. 17:49

빌뉴스 도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늘 만나게 되는 성 콘스탄티누스와 성 미카엘 성당이다. 로마노프 왕조 300주년(1613-1913)을 기념하기 위해 1913년에 완공된 러시아 정교 성당이다. 성 콘스탄티누스(St. Constantine)는 콘스탄티누스 1세 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를 말한다. 그는 313년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끝내고 정식 종교로 공인한 인물이다. 성 미카엘은 대천사 미카엘이 아니고 소아시아 기독교인들 사이에 큰 존경을 받은 비잔틴 수사인 미카엘 말레이노스(Michael Maleinos, 894-961)다. 


성당측면 문 앞 계단에 피어있는 꽃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화분이 아니라 계단 틈새에 화초가 자라고 있다.    


가까이에 가보니 콘크리트 계단 바닥이 균열로 인해서 여기저기 갈라져 있다. 


계단 틈새에 노랗고 노란 팬지꽃(삼색제비꽃)이 방긋방긋 웃고 있는 듯하다.   



성당측면 철문은 이용하지 않은 듯 녹이 많이 슬어 있다.  


계단 바닥의 틈새에서 팬지꽃이 자주색, 노란색, 하얀색 등 다양한 색을 띄고 있다.   


계단 보수가 절실할 만큼 틈이 많이 벌어진 곳도 있다.   


팬지꽃을 바라보고 있으니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이 팬지는 자연적으로 용케 공간을 찾아서 자라고 있을까? 
아니면 성당 관리인이 보기 흉한 균열틈을 메우기 위해 팬지를 심어놓은 것일까?

특히 이 계단 틈새에 생명력이 강한 민들레나 잡초도 뿌리내릴 수 있을 텐데 팬지를 제외한 다른 화초나 잡초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심은 것일까? 아니면 자연발생적인데 잡초만 제거하고 팬지만 남겨놓은 것일까? 

하지만 전자에 생각이 기운다. 갈라진 틈을 보수할 형편이 아직 안 돼서 팬지꽃을 통해서 보기 흉함에 아름다운 생명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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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여행2020. 5. 22. 17:52

중유럽이나 동유럽 그리고 북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아침 식탁에서 흔히 만나는 빵이 하나 있다. 짙은 갈색이나 다크 초콜릿색을 띤 빵이다. 보통 밀가루로 만든 빵은 흰빵이라 부르고 이 빵은 흑빵이라 부른다. 또한 주된 재료가 호밀(라이보리)이라 호밀빵이라 부른다.  

이 지역은 호밀이 많이 자란다. 2018년 세계에서 호밀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독일, 러시아, 폴란드, 벨라루스, 덴마크 순이다. 또한 발트 3국 중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도 호밀을 많이 수출하고 있다.

호밀빵은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망간 등 필수적인 영영소 함량이 풍부하다. 미국 식약청에 따르면 하루에 호밀 베타글루칸(beta-glucan) 4그램 이상 섭취하면 혈중콜레스테롤 지수이 낮아지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소가 줄어든다. 

호밀빵은 밀도가 높고 시고 강한 맛이 난다. 소화가 천천히 되어서 흰빵보다 더 늦게 배고픔을 느낀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특유한 맛으로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이럴 때 현지인이 자주 하는 말이 "흰빵보다 흑빵이 훨씬 건강에 더 좋아!"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갈 때 챙겨가는 음식 중 하나가 호밀빵이고 외국에 살거나 유학하는 자녀에게 종종 소포로 보내는 음식 중 하나가 호밀빵이다. 오늘은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인근 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호밀빵 버섯국(버섯수프, 버섯스프)를 소개한다. 집에서 빵굽기가 쉽지 않는 일이므로 주로 음식점에서 먹는다. 

호밀빵 버섯국를 주문하면 이렇게 원통 빵이 나온다. 생긴 모양이 버섯을 닮았다. 일반적으로 몸통이 통통한 그물버섯을 닮았다. 그물버섯은 가장 비싼 유럽산 버섯 중 하나다. 그물버섯에 관한 내용은 해당글에서 읽을 수 있다. 


버섯국은 보이지 않고 왜 호밀빵만 가지고 왔지라면서 의아해할 수도 있겠다. 
짙은 갈색의 덮개를 열면 뜨거운 국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감자, 당근, 강남콩, 양파, 셀러리, 버섯, 소시지 혹은 고기 등의 재료로 국을 만든다. 
미리 구워놓은 원통형 빵의 속을 파낸다.
그리고 그 안에 국을 붓는다. 
녹색의 파슬리가 시각을 자극해 미각을 돋구는 듯하다.    


유럽인들은 국에 사워크림(sour cream)을 넣어서 즐겨 먹는다. 
사워크림은 시큼하고 톡쏘는 맛을 준다.
국물이 아주 뜨거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빵은 다 먹을 수 있다. 국으로 더 부드러워진 빵벽을 긁어서 먹는 재미도 솔찬하다.  


보통 유럽 사람들은 음식점에서 세 가지(전식, 주음식, 후식) 음식을 먹는다. 이 버섯국은 전식으로 시키는 음식이지만 이것만 먹어도 충분히 배가 부르다. 발트 3국이나 중동유럽이나 북유럽으로 여행하는 사람은 꼭 한번 이 호밀빵 버섯국를 맛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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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5. 15. 17:42

며칠 전 리투아니아 빌뉴스 개디미나스 대로를 지나는데 우연히 행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한 가족이 거리에서 지인과 마주춰서 인사를 나눴다. 이들이 만난 곳은 은행 앞에 있는 횡단보도 부근 자전거로였다.    

"너, 은행 앞에서 왜 마스크를 쓰고 있어?"
"너도 알면서..."


물론 농담이지만 이 대화에서 마스크에 대한 유럽 사람들의 일반적인 관념을 엿볼 수 있다. 마스크는 유럽 사람들에게 무엇보다도 먼저 은행강도나 테러범들이 자신의 얼굴을 감추기 위해 쓰는 복면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까닭에 대체로 유럽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을 위협적인 사람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유럽 여러 국가는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한 사람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겨울철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도 있어서 방한용 마스크는 식구별로 하나쯤 집에 있을 법한데 그렇지가 않다. 지금껏 유럽에 30여년을 살면서 방한용 마스크를 한 유럽 사람을 만난 기억이 없다. 목도리가 있어서 그럴 수 있겠지만 이 또한 마스크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이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마스크는 전염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도구라기보다는 전염병 환자가 자신의 병을 타인에게 옮기지 않기 위해서 착용해야 하는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에 유럽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활보함으로써 더 큰 문제를 야기했다. 


마스크 착용이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에 효과가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 유럽 국가들은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하자 아래 동영상에서 보듯이 영상 20도 날씨에 사람의 왕래가 적은 거리에서도 빌뉴스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다.  


리투아니아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구입할 수 없게 되자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서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인들 대부분은 집에 재봉틀을 가지고 있다.           


이제 국가비상사태 격리조치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리투아니아 경우는 5월 14일부터 먼저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즉시 예전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를 다닐까? 아니면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닐까? 한번 지켜봐야겠다.         


한국을 비롯한 동북 아시아 사람들은 평소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지만 유럽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에 젼혀 익숙하지가 않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유럽 사람들에게 마스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 계기가 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유럽 도시를 여행하는 아시아 사람들에 대한 유럽 사람들의 흘겨보기와 편견이 이참에 꼭 사라지길 바란다.

한편 위 사진에서 보듯이 적지 않은 유럽 사람들이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저녁을 먹으면서 리투아니아인 아내에게 한번 물어봤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불편하지 않아?"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불편했지만 자꾸 쓰고 다니니까 이제 적응이 됐어."
"그런데 왜 유럽 사람들은 검은색 마스크를 많이 쓸까?"
"일반적으로 하얀색 마스크는 환자를 떠올리게 하고 파란색 마스크는 의료인을 떠올리게 하는 반면에 검은색 마스크는 하나의 패션으로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이유가 그럴 듯하네. 앞으로 유럽에 올 때는 검은색 마스크를 챙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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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5. 13. 04:16

요즘 북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천지 사방가 다 꽃으로 장식되고 있다. 사과나무꽃, 벚꽃 등은 텃밭을 장식하고 마로니에꽃, 튤립꽃 등은 공원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마로니에는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다. 이틀 전인 5월 10일 짚앞 마로니에가 분홍점을 드러내면서 하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서울의 대학로를 떠올리게 하는 마로니에(프랑스어 marronnier)는 말밤나무, 서양칠엽수 등으로도 불린다. 열매를 감싸는 겉면은 밤송이처럼 가시가 있고 열매는 먹는 밤을 빼닮았다. 잎이 일곱 개다.


그런데 5월 12일 새벽부터 눈이 엄청 쏟아져 내렸다. 리투아니아는 평년과는 달리 이번 겨울에는 쌓이는 눈이 전혀 내리지 않았다. 서너 두 차례 아주 조금 왔지만 포근한 날씨로 이내 녹아버렸다. 겨울에 오지 않던 눈이 이렇게 5월 중순으로 접어드는 날에 왕창 내리게 되다니...   


하얀 마로니에꽃에 내리는 하얀 눈을 
갤럭시 S7과 오즈모 모바일3 콤보로 4K 영상에 담아봤다.



가로수 아래 심어놓은 튤립꽃도 눈벼락을 맞았다. 


하얀 눈으로 덮힌 알록달록한 튤립꽃을 
갤럭시 S7과 오즈모 모바일3 콤보로 4K 영상에 담아봤다.


애궁~ 촬영하는 손가락이 시러울 정도로 추운 날씨인데... 
쌓인 하얀 눈이 영하의 날씨를 조금이나마 완화시켜 주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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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꽃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손 추우실 땐데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ㅠㅜ

    2020.05.12 22: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감사합니다. 아침엔 영하 2도, 지금은 영상 8도로 해가 쨍쨍... 코로나도 이렇게 순식간에 사라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2020.05.12 22:36 신고 [ ADDR : EDIT/ DEL ]
  2. 공창득

    5월인데 아직도 눈이 내리네요 아직 겨울 인가 봐요 리투아니아 언제 봄이 오려나...

    2020.05.17 20:51 [ ADDR : EDIT/ DEL : REPLY ]
    • 드물게 5월 초순에 눈이 오는 경우가 있어요. 완연한 봄은 5월 하순경에 옵니다.

      2020.05.17 21:06 신고 [ ADDR : EDIT/ DEL ]

생활얘기2020. 5. 13. 04:15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진정이나 종식될 기미를 아직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5월 11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확진자는 42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28만명을 넘었다. 미국, 스페인, 영국,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브라질, 터키, 이란은 확진자가 10만명 이상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출입국통제, 영업금지, 외출금지, 이동제한,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실시하면서 전염병 확산을 막고 있다.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격리 기간을 거듭거듭 연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장 심한 타격을 입은 산업분야 중 하나가 항공업과 여행업이다. 

아래 사진은 코로나19 이전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자주 보는 맑은 날의 하늘 모습이다. 리투아니아 상공은 특히 동북 아시아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 대륙을 잇는 비행기 노선의 하늘길이다. 이처럼 평소 하늘에 비행기 발자취가 수두룩하다.       


바로 비행기의 하얀 꼬리구름이다. 이는 엔진이 내뿜는 매연이 아니다. 비행기 엔진에서 방출되는 뜨거운 배기 가스와 대기의 차가운 온도가 함께 만나서 생기는 구름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버리자 비행기 꼬리구름도 보이지 않는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구름만 하늘에 떠있다. 이런 하늘이 이제는 신기할 정도다. 그래서 갤럭시 S7으로 코로나19 하늘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사과나무꽃 상공에 자연구름도 없고 꼬리구름도 없다.


단풍나무꽃 상공에 자연구름도 없고 꼬리구름도 없다.


벚꽃 상공에 자연구름도 없고 꼬리구름도 없다.


그저 새 한 마리가 유유히 날고 있다.


하루속히 저 하늘에 꼬리구름이 나타나길 바란다. 코로나19 여파로 특별한 일거리가 없는 이번 여름철에 한국 고향에 한번 다녀오고 싶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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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5. 10. 22:26

코로나바이러스로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로 오랫동안 지방에 있는 처가를 다녀오지 못했다. 다행이 인터넷시대라서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수시로 메신저 등을 통해 장모님과 소통했다. 5월 첫째 주 일요일 어머니날을 맞이하여 4개월만에 2박 3일로 처가를 다녀왔다.

처갓집 방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작은 별장을 겸한 텃밭에 가보기다. 이 텃밭에 어떤 식물들이 이맘때 자라고 있는지에 대해는 관련글에서 읽을 수 있다.   


보통 텃밭은 온실이 있다. 모종을 키우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추위에 약한 채소를 키운다. 북유럽 리투아니아 텃밭 온실에서 주로 키우는 채소는 토마토, 상추, 고추 등이다. 당근, 오이, 호박, 감자,마늘, 양파, 양배추, 붉은사탕무 등은 밭에서 키운다. 


온실에서 빼곡히 자라고 있는 채소가 시선을 끌었다. 양배추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양배추를 곧 바로 밭에서 씨를 뿌려 키우는 줄 짐작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온실에서 먼저 모종으로 키운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장모님은 양배추 모종에 물을 듬뿍 주신다.  


그리고는 양배추 모종을 골라내신다.
"이 모종을 어떻게 하시려고요?"
"내일 시장에서 가서 팔아야지."
"한 포기에 값을 얼마나 부르시나요?"
"사람 봐가면서 불러야지."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좀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는 더 부르고 
좀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는 덜 부르고...
좀 따지지 않을 사람 같으면 더 부르고
좀 따질 사람 같으면 덜 부르고...

"정말 그렇게 하실 것인가요?" 순진하게 여쭤봤다.
"시장가격에 팔아야지."
"모종 한 포기에 얼마하나요?"
"약 10센트(132원) 정도. 열 포기로 한 묶음을 만들어 팔지."
"그러면 한 묶음에 1유로(1320원)..."
"팔리면 팔고 안 팔리면 가져와 우리 밭에 심어야지."


물을 주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쉽게 모종을 뽑기 위해서다.
뽑은 열 포기를 합쳐서 흙으로 뿌리를 감싼다.  


이어서 밑부분을 비닐로 덮고 묶는다.


여든 살을 향해 가시는 장모님 참으로 부지런하시다.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되실 형편인데도 근면의 모범을 보이신다.  


이날 다섯 묶음을 만들어 다음날 아침 시장에 가서 다 파셨다. 
수입이 5유로다. 이 돈으로 빵 서너 개를 살 수 있고 혹은 우유 3리터를 살 수 있다.
빌뉴스 구시가지 식당에서 마시는 맥주 500cc 한 잔 값이다.


돈으로 따지면 굳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평소 몸에 익숙해진 부지런한 삶의 방식 때문에 하는 것일 것이다. 이 부지런함의 만에 하나라도 닮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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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낭리

    근면은 습관이죠. 건강한 습관으로 건강하실 것 같네요

    2020.05.09 15:2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