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에 해당되는 글 168건

  1. 2016.01.19 혹한과 폭설 불구하고 새에게 밥 주는 사과나무
  2. 2015.12.29 딸의 감동 선물 - 한 달에 열 가지 좋은 일 할게요 (1)
  3. 2015.12.28 살짝 눈 내린 오르막길 BMW vs Audi
  4. 2015.12.24 탈린, 리가, 빌뉴스 크리스마스 시장 둘러보기
  5. 2015.12.21 학교 수업이 지루할 때 이렇게 그림 그려요 (1)
  6. 2015.11.25 유화 그림 뒷면을 전시한 미술관을 다녀오다
  7. 2015.11.16 바로크 시대 남녀 어린이 시소 이렇게 달라
  8. 2015.11.06 생일 맞은 딸아이 오히려 부모에게 꽃 선물 (4)
  9. 2015.10.02 주말엔 숲 속으로 버섯 채취 가족 나들이 (6)
  10. 2015.09.25 절단 된 수도관에 물이 펑펑~ 쏟아내려 (1)
  11. 2015.09.03 김밥으로 도시락, 내가 정말 한국 사람이다 (2)
  12. 2015.07.15 유럽에서 경험한 야생진드기, 겨드랑이와 다리에 (1)
  13. 2015.07.06 새도 궁전에 살 권리가 있다
  14. 2015.06.30 파파라치로 비췄는데 생생한 내 삶의 기록자로 (2)
  15. 2015.06.17 축구장 한가운데 150년 된 참나무 한 그루
  16. 2015.06.08 아버지 날에 받은 쪽지에 피곤함이 사르르 녹아
  17. 2015.06.05 만나자마자 한국 음식 선물 준 관광객에 눈물 글썽 (4)
  18. 2015.05.05 휴대폰 케이스에 호텔 객실 열쇠를 넣었더니 (2)
  19. 2015.04.28 20년 된 아빠 필통 학교 가져간 딸아이의 문자쪽지 (1)
  20. 2015.04.27 우리집 햄스터 장례에 노잣돈 넣고 민들레 심어 (6)
  21. 2015.04.16 인종차별적 글 번역 부탁시 어떻게 답할까 (3)
  22. 2015.04.13 딸 덕분에 텀블러 블로그에 애드센스 넣어 보기 (2)
  23. 2015.04.10 날카로운 거 주고 받는 법이 달라 아내와 싸울 뻔 (1)
  24. 2015.04.08 유럽인 장모님은 왜 양파를 잘라내고 심을까? (4)
  25. 2015.04.04 한국 운전면허증에 첫 취득일이 없어 당한 불편 (7)
  26. 2015.04.03 유럽 슈퍼마켓에 왜 양파껍질을 팔까 (6)
  27. 2015.04.01 약통 열어보고 깜짝 놀라 - 밑바닥만 채운 약 (7)
  28. 2015.03.31 가게 안으로 몰려온 집시들 이렇게 물건 슬쩍~~~ (4)
  29. 2015.03.30 밀랍으로 예쁜 부활절 달걀 만들어 보기 (4)
  30. 2015.03.26 딸 키워서 부모가 처음으로 대접 받은 요리 (14)
영상모음2016.01.19 07:02

빌뉴스 구시가지에 지난 늦가을부터 관심을 끄는 사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 사과나무 잎이 다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었기 때문이다. 이 거리를 지나갈 때 저 사과는 언제까지 저렇게 버티고 있을까 궁금해 사과나무가 있는 정원에 들어가본 했다. 


그 동안 영하 20도 내외의 날씨가 10여일간 지속되었고, 눈까지 내렸다. 어제부터 평년의 겨울 날씨로 돌아와 모처럼 구시가지로 산책을 나갔다. 혹시는 사과가 혹한과 눈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먼저 그 거리로 향했다. 


지난 12월 중순에 본 그대로 사과나무에는 사과가 달려있었다. 달라진 것은 혹한의 날씨에 어쩔 수 없이 동상에 걸린 모습이다.



잠시 후 새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사과를 쪼아먹기 시작했다. 


'아, 겨울철 혹한에 새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사과나무가 자신의 열매를 지금까지 그대로 지키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신기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주민 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말을 걸었다.
"우리 정원에 있는 저 사과는 맛이 없어 따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다. 매년 겨울에도 저렇게 떨어지지 않고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도 자아내고, 또한 새들의 밥이 되기도 한다."



맛이 없으니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열매를 온전히 지키다가 
혹한의 겨울에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과나무... 무언의 가르침을 주는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5.12.29 08:49

12월의 상징어 중 하나가 선물이다.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어린 아이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용돈으로 특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한다. 이 선물을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놓거나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 식사 후 서로 교환한다. 

한편 아직 산타할아버지를 믿는 사람들은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부탁하는 편지를 써서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놓는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선물유무를 확인한다. 우리 부부는 여러 해 전부터 따로 선물을 교환하지 않고 가족 전체를 위해 평소에는 비싸서 사기가 부담스러운 생활용품 등을 구입해 왔다.

하지만 두 딸과는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 올해 딸아이로부터 무슨 선물을 받을까 궁금했다. 이제 중학교 2학년생이니 그동안 모아놓은 용돈도 꽤 된다.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식사에 12가지 음식을 먹은 후 딸아이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조그마한 종이곽이었다. 누런 상자종이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 색종이를 그 위에 붙였다. 


과연 저 안에 무슨 선물이 들어있을까?
열어보니 이렇게 써여 있다.
   "사랑하는 부모님,
    모든 것에 감사 드리고, 계신다는 것에 감사 드립니다.
    행운, 건강, 사랑을 기원합니다. 
    우리는 두 분을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있을 법 선물 물건은 없고, 누런 종이에 색종이를 붙인 것만이 10장 있었다.
세상에 이런 선물도 다 있네라면서 하나하나 꺼내보려는 순간 딸아이가 안 된다고 했다.

"여기 10장이 있는데 한 달 동안 한 번에 딱 한 장만 빼야 된다."
"그러면 뭐가 있는데?"
"일단 하나만 빼봐."


이렇게 빼낸 것이 아래와 같다.

     "무엇이든지 부탁하십시오. (제가 들어드리겠어요)"


돈 한 푼 쓰지 않고, 폐품을 재활용하고, 선물 기대감을 한 달 동안 지속시키고, 더우기 10가지 선행까지 하겠다고 하니 이보다 더 한 선물이 어디에 있을까... 설사 딸바보 소리 들어도 귀가 즐거울 수밖에 없겠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12.28 09:06

그 동안 대부분 초봄 같은 날씨가 지속된 겨울이었다. 그런데 어젯밤부터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고, 눈까지 내렸다. 하지만 첫눈은 아니다. 올 겨울 첫눈은 12월 11일 내렸다. 보통 리투아니아에서 첫눈은 10월 중하순경에 내리는 데 많이 늦었다. 그날 한인회 망년회가 열린 날이라 첫눈이 더욱 반가웠다. 사우나에서 달궈진 몸을 눈뜰에 뒹굴면서 식혔다. 무엇보다도 이날의 압권은 바로 자동차였다.

모임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벽난로에 타오르는 장작불의 열기 속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모임 장소와 주차장은 내리막길에 있었다. 어느 사람은 다음날이 걱정이 되어 내리막길에 눈이 쌓이기 전에 재빨리 자동차를 오르막길 위로 올려놓았다. 우리는 금방 눈이 녹겠지라는 생각으로 식사를 계속했다.

그런데 상황은 예상과는 달리 전개되었다. 눈은 그치지도 않았고, 녹지도 않았다. 후륜 구동이라 걱정이 점점 커졌다.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우리집 차도 위로 올리기로 했다. 아뿔싸, 조금 올라가더니 이내 뒤로 미끄려졌다. 짧고 그렇게 높지 않은 내리막길은 우뚝 솟은 태산 같았다.


사우나에서 몸을 달구고 있는 남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네 명의 장정이 미끄려지면서 밀고 밀은 덕분에 가까스로 차를 오르막길 위로 올릴 수 있었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사진을 보니 바로 이날 고생한 일이 떠올랐다. 사진은 눈덮힌 오르막길 위에 있는 주차장에 두 대의 자동차가 있다. 바로 BMW와 Audi이다. 얕은 오르막길임에도 불구하고 Audi는 쉽게 올라갔고, BMW는 힘들게 올라갔다.

* 사진출처: wiocha.pl


이들 두 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예를 들면 Audi는 전륜 구동이라든지 혹은 4륜 구동이라든지...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우리 집 후륜 구동 차와 그날의 고생과 웃음을 떠올리게 한다.
Posted by 초유스
발트3국 관광2015.12.24 05:29

어제 낮 날씨가 영상 12도였다. 평년 이맘 때에는 눈이 내리거나 쌓여있거나 하는데 올해는 참으로 따뜻한 겨울이다. 그나마 밤이 가장 긴 주간이라 어두워지면 광장을 밝히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어 계절의 운치를 부족하지만 느끼게 해주고 있다. 

발트3국 -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 수도의 구시가지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장터가 마련되어 있다. 이 장은 11월말부터 1월초까지 이어진다. 선물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발트 3국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광장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1.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구청사 광장



2. 라트비아 수도 리가 대성당 광장




3.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대성당 광장




세 나라 크리스마스트리가 각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특히 리투아니아 크리스마스트리는 동화 속 따뜻한 난롯불이 타오르고 있는 통나무집을 떠올리게 한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5.12.21 08:11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 중 한 명은 만 13살이다.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2학년생이다. 그는 늘 손목에 다양한 무늬를 하고 있다. 지난 주 수업 내용이 취미였다.

"취미가 뭐예요?"
"그리기이에요."
"받침이 없을 때에는 '-이에요'가 아니라 '-예요'입니다."
"아~~~"
"취미가 그리기라서 손에 그림이?!"
"아, 이거요... 수업이 지루해 할 일이 없을 때 이렇게 그려요."
"선생님이 보면 뭐라고 하지 않아요?"
"아니요, 뭐라고 하지 않아요."
"한국어에서는 이럴 때 '아니요, 뭐라고 하지 않아요'가 아니라 '예, 뭐라고 하지 않아요'입니다."


학창시절 지루할 때 책에 참 낙서를 많이 했다.
그런데 리투아니아 학생들은 학년을 마치면 책을 돌려주어야 하기 책에 낙서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은 수업에 흥미가 없을 때 손이나 손목, 팔 등에 낙서를 한다.

며칠 전 비슷한 또래인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손뿐만 아니라 양팔에도 그려져 있었다.


"오늘 수업 정말 재미 없는가봐?"
"맞아."

그리고 보니 다행히 1시간 반이나 지속되는 한국어 수업에 아직 이렇게 그리는 이를 본 적이 없다...
Posted by 초유스

에스토니아 제2의 도시는 타르투(Tartu)이다. 수도 탈린(Tallinn)에서 남동쪽으로 190km 떨어져 있다. 인구는 10여만명이다. 에스토니아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타르투대학교(1632년 설립)와 에스토니아 행정부 교육부가 위치해 있어 교육 도시로 유명하다.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노란색 테두리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로고이다. 네모난 초상화 액자를 떠올린다. 노란색은 세상 곳곳을 비추는 태양을 상징한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바로 이 부근에 타르투의 피사탑으로 알려진 건물이 있다. 건물 바닥 지지대가 한 쪽은 목재였고, 다른 한 쪽은 석벽이라 세월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기울어졌다. 지금의 용도는 미술관이다. 미술에는 전혀 조예가 없다. 하지만 기울어진 건물엔 과연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을까 궁금해 들어가보기로 했다.


그림에 대한 기대는 빗나갔다. 한 층을 다 차지하고 있는 전시품은 바로 그림 액자 뒷면을 전시하고 있었다. 미술관에서 전시된 그림을 감상하면서 그 그림 뒤에는 과연 어떤 모습이 숨겨져 있을까에 대한 궁금함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먼저 유화 캔버스 천을 견고하게 잡아당겨주는 액자의 뒷면이다. 아, 저래서 유화 액자의 폭이 생각보다 크구나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다음은 뒷면에 그려진 그림이다. 



일반적으로 전시되는 앞면은 "꽃 피는 파리" 제목의 꽃 그림(1926-28, 미술작가 Kristjan Teder)이다. 하지만 이 그림 뒤에는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이다.


한편 뒷면에는 여러 번 천을 오래내고 그 자리에 다른 천으로 붙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그리고, 또 다시 그린 작가의 투혼을 보는 듯하다. 아니면 그 부분이 손상되어 복원한 것일 수도 있겠다.


또 다른 전시품이다.


지금껏 여러 미술관에서는 작품의 앞면만 봐아왔는데 이렇게 뒷면을 전시한 미술관을 보니 '타르투의 피사탑' 미술관에 딱 어울리는 전시 기획물이 아닐까... 
Posted by 초유스

유치원, 학교, 공원 등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에 빼놓을 수 없는 놀이 기구를 말하라면 누구나 쉽게 시소라고 답할 수 있겠다. 균형점이 가운데 맞추어져 있고, 손잡이가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면 탄다. 요즘 시소는 대부분 남녀 구분 없이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라트비아 룬달레 궁전 정원에 있는 시소가 눈길을 끌어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룬달레 궁전은 라트비아가 자랑하는 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1700년대에 지어졌다. 



과연 바로크 시대에 어린이를 위한 시소는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을까? 장미정원 울타리에 가려져 있어 쉽게 볼 수가 없다. 남녀 어린이 시소가 앉는 자리에서 확연히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먼저 남자 어린이 시소는 말 안장을 연상시킨다. 남자 아이들은 마치 말타듯이 신나게 놀았을 법하다.


이에 반해 여자 어린이 시소는 의자를 연상시킨다. 치마를 입은 여자 아이도 쉽게 앉을 수 있도록 하고, 또한 등 받침대를 마련해 뒤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놓았다. 


이렇게 300여년 전 바로크 시대의 시소를 살펴보니 남녀 어린이의 특성에 잘 맞춰 제작한 그 당시 장인들의 세심한 정성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5.11.06 10:08

어제는 딸아이 요가일래의 생일이었다. 이제 만 14살이 되었다. 리투아니아 학제(4,4,4)로는 중학교 마지막 학년생이고, 한국 학제(6,3,3)로는 중학교 2학년생이다. 아침에 미역국이라도 먹여서 학교에 보내야 할 법하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중학생이 된 후부터는 아침에 같이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등교하기 위해 딸아이가 집을 나갈 때 일어나 아파트 현관문을 잠그기만 하면 된다. 아침밥도 간단하지만 자기가 챙겨 먹는다.

"우리가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챙겨줄 수 있는데..."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이제 내가 혼자 할 수 있잖아. 그 동안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해주었으니까 이제부터는 그냥 늦게까지 잘 주무세요."
"말만 들어도 마음이 찡하다. 몸만 자라는 줄 알았는데 마음도 쑥쑥 자라서 아빠가 기분이 좋다.ㅎㅎㅎ"
"고마워."

어제 학교에서 돌아온 요가일래는 노란꽃 꽃 한 송이를 손에 쥐고 왔다.


"이거 내가 산 선물이야. 돈이 없어 한 송이밖에 못 샀어."
"우리가 꽃 선물을 해야 하는데..."
"아니야, 아빠와 엄마가 없으면 내가 세상에 태어날 수 없잖아. 그래서 내가 꽃 선물을 해야 돼."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엄마와 상의해 좋은 선물을 할게."
"그래, 고마워."

그리고 반 친구들이 선물한 사탕 상자을 선물했다.

 

아내는 낮에 학교에서 돌아올 딸아이를 위해 미역국을 끓였다.

"엄마가 미역국을 끓여 놓았으니까 맛있게 점심을 먹어."
"우와~~~ 생일에 미역국을 먹으니까 내가 정말 한국 사람이다."

저녁에 대학교에서 강의를 마친 후 귀가하는 길에 갈등꺼리가 하나 생겼다.
'아, 배가 고프니, 빨리 집으로 갈까', 
'아니 그래도 큰가게에 들러 꽃 선물을 사서 집에 가자'
결국 평소 15분 귀가 소요시간이 1시간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마음이 즐거우니 걸음도 가벼웠다.
장미 15송이를 사고자 했지만, 카드결제가 불가해 소지한 현금을 다 주고 3송이만 샀다.


"자, 이제 우리가 꽃 선물할 차례다. 축하해."
"정말 예쁘다. 고마워~~~"

자기가 우리에게 주는 꽃 선물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더니 막상 꽃 선물을 받드니 아주 좋아했다. 더 먼 길을 택하기를 잘 했다. 자기 생일에 부모에게 꽃을 선물하는 어린 딸아이의 마음씀이 기특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10.02 07:25

발트 3국 관광안내사 일을 하면서 수 차례 에스토니아 탈린을 방문했다. 여름내내 일정이 맞지 않아 현지 에스토니아인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며칠 전 그를 만났다. 만나자마자 그는 태블릿 컴퓨터를 꺼내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이야기에 푹 빠졌다. 최근 그의 가족은 숲 속을 다녀왔다. 바로 버섯채취 계절이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는 45,000평방 킬로미터의 면적을 가지고 있고 그 중의 50%가 숲이다. 숲에는 소나무, 자작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버섯채취를 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다,


숲에는 버섯뿐만 아니라 빌베리(billbery), 크랜베리(cranberry) 등도 많이 자라고 있다.



버섯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그물버섯(boletus)이다.



그의 가족이 주말에 채취한 버섯이다, 



딸이 채취한 버섯을 종류별로 가지런히 정리하고 있다. 그물버섯, 달걀버섯, 살구버섯...



이렇게 정리한 버섯을 보니 식탁 위헤 맛있는 버섯 요리가 떠오른다.  



올해는 바빠서 우리 가족하고 버섯 채취를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다음 기회에 에스토니아 현지인 친구따라 버섯 채취 나들이를 함께 하고 싶다. [사진제공: Tonu Hirsik]

Posted by 초유스

타르투(Tartu)는 인구 10만여명으로 에스토니아 제2의 도시이다. 1632년에 세워진 에스토니아 최고 명문 대학인 타르투대학교로 유명하다. 최근 이 도시를 방문했다. 시청광장에서 새로운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바로 절단 된 거대한 수도관에서 물이 펑펑~~~  쏟아내리고 있다. 



떨어지는 물 속에 투명관이 있어 물을 퍼올리고 있지만, 그래도 절단된 수도관이 더 눈에 확 띄게 되어 신기한 현상처럼으로 다가온다. 낯선 여행지에 만나는 이런 재미난 것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5.09.03 05:31

발트3국 출장으로 8월 중순부터 거의 집을 비웠다. 다행히 학년이 시작되는 9월 1일 가족과 함께 했다. 리가에서 저녁 버스를 타고 4시간 걸려 빌뉴스 집에 밤 10시경 도착하니 전기밥솥에 솔솔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분명히 리가에서 저녁을 먹고 온다고 했는데 밥을 해놓다니... 잠시 후 딸아이가 부엌으로 들어와 음식을 준비하려고 했다.

"아빠, 저녁 먹었는데."
"알아."
"건데 왜 지금 늦은 시간에 음식을 하니?"
"이제 학교에서 밥을 사먹지 않고 도시락을 사서 가져가려고. 김밥해서 가져갈거야."
"네가 직접?"
"그래. 엄마가 조금 도와주고 내가 할거야."


6년 전 초등학교 2학년 때 도시락으로 가져간 김밥이 놀림감이 되었다는 글이 떠올랐다.  

그땐 아빠가 만들어주었는데, 중학교 2학년이 된 지금은 이렇게 스스로 김밥을 사가지고 학교에 가져가겠다고 한다. 지나가면 역시 세월은 참 빠르다. 김 위에 밥을 얹고 그 위에 계란말이, 오이 등을 얹으면서 딸아이의 말은 이어졌다.


"아빠, 내가 정말 한국인인가봐."
"왜?"
"김밥을 좋아하고 이렇게 김밥을 만들고 있으니까, 내가 정말 한국 사람이다."
"그래?"
"아버님, 감사합니다."
"왜?"
"나를 한국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으니 정말 고맙지."
"아이구... 내일 아침에 아빠가 깨워줄게."

책장에는 벌써 중학교 2학년 시간표가 붙여져 있다. 하루 수업수는 6-7시간이다.


학교 사물함에 놓을 물건을 보니 빗, 머리끈, 비상 간식 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공부와 학교 생활이 재미있다고 하는 딸아이의 마음이 이번 학년 끝까지 쭉 이어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7.15 06:45

야생진드기라... 
한국에서 야생진드기에 물려 그 감염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가 발생했다라는 소식을 종종 인터넷 기사를 통해 접한다. 유럽 공원이나 숲 입구에 야생진드기를 경고하는 안내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유럽에서 25년 동안 살면서 여러 차례 야생진드기에 물린 적이 있다. 그래서 숲이나 공원을 산책하고 난 후에는 반드시 샤워를 하면서 온몸을 살펴본다.

일전에 호수, 강, 숲으로 유명한 리투아니아 아욱쉬타이티야 국립공원에 에스페란토 친구들과 2박 3일 동안 야영을 하고 돌아왔다. 낮에는 노를 저어 배를 타고, 밤에는 모닥불에 둘러앉아 담소와 노래를 즐겼다.
 

식구 모두 집으로 돌아와 깨끗이 몸을 싣고 혹시 있을 법한 야생진드기를 찾아보았다. 다행히 없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겨드랑이가 건지러웠다. 무심코 손가락으로 만져보니 물렁한 물체가 느껴졌다.

앗, 진드기겠지!
영락없이 진드기였다.



아내도 아침에 일어나 다리에 평소에 없는 까만 점을 발견했다. 영락없이 진드기였다. 그렇게 유심히 찾았지만, 보이지 않더니 피를 머금은 진드기가 까만 점으로 나타났다. 


진드기의 머리가 몸에 남아있지 않도록 조심히 핀셋으로 뽑아냈다. 후유증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무런 부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여름철 유럽에 있는 공원, 잔디밭, 풀밭, 숲속 등에 어느 정도 머물었다면 반드시 온몸을 살펴보면서 혹시 야생진드기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 유럽인들이 보통 취하는 살인진드기 예방 요령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7.06 08:10

최근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 근처에 있는 공원을 산책하다가 재미난 것이 하나 눈에 띄였다. 나무에 매달린 물건이다. 멀리서 봐도 새집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새집이 참 특이하다.  


이 새집은 아름다운 궁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 기발한 사람 덕분에 새들이 비록 외관상 멋진 궁전에 살 수 있게 되었구나...   



이 새집을 보면서 머리 속에 금방 떠오른 문구는 다음과 같다. 
"새도 궁전에 살 권리가 있다."

새가 스스로 이것을 행하지 못하니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의 도움을 받아 그 뜻을 이루고 있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발트3국 관광2015.06.30 06:29

관광안내사(가이드, 이하 안내사로 표현) 일을 하다보면 자주 부탁을 받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관광객들로부터 사진을 좀 찍어달라는 것이다. 

어떤 인솔자(한국에서 같이 비행기를 타고와 호텔, 숙박 등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도와주는 사람)는 안내사는 관광지 안내자의 역할만을 규정하면서 사진 촬영을 안내사에게 부탁하지 말라고 냉정하게 선을 그어 준다. 

하지만 세상사가 그렇듯이 이는 인간미가 없는 듯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안내사는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더우기 안내사가 사진 촬영에 일가견이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안내사가 찍어주는 사진은 멋질 것이고, 이로써 더 멋진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

일정에 차질이 없는 이상 사진 찍어달라는 부탁에 나는 기꺼이 응한다.

한편 그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도 안내사와 같이 사진 찍자는 관광객은 극히 드물다. 적게는 2박,많게는 8박을 함께 하면서 열정적으로 관광지를 설명하는데 말이다. ㅎㅎㅎ  

어떤 이는 여행의 보람은 만나는 안내사에 좌우된다고 말한다. 해외여행을 선택할 때 대부분 여행지와 가격 등에 중점을 두지만, 개인적으로 안내사 또한 경시할 수 없는 사항이다. 여행자는 여행사로부터 안내사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얻을 필요가 있겠다.

종종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누군가 관광지를 안내하는 내 근로현장의 생생한 장면을 찍어주면 좋겠다.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아내나 딸이 동행해 내 안내사의 삶을 담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물론 이 동행시 비용은 내가 부담할 것이다.

이런 내 바람이 통한 전대미문의 사건이 최근 일어났다. 단체 여행객 21명 중 한 분이 내 모습을 찍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한 두 번으로 그칠 것이라 생각했으나, 여행이 끝날 때까지 관광객들에게 설명하는 내 모습까지 넣어서 사진을 찍었다.

'한 두 번 찍고 말 것이지 왜 파파라치처럼 자꾸 찍으실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관광안내를 다 끝내고 일정 중 마지막 점심 식사를 하기 전 여러 가지 약과 음식을 선물로 주면서 연락처를 물었다. 내 또한 그 분의 남편이 제기한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해, 정확한 답을 안 후에 알려주기로 한 것이 있었다. 그래서 카카오톡 아이디를 알려주었다.

다음날 카카오톡이 수없이 카톡카톡카톡... 울어댔다. 놀라운 사진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내사 일을 십여년 해오고 있지만, 안내사 일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담은 사진은 극히 적다. 우리 가족은 내가 안내사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 현장은 사진으로도 쉽게 볼 수가 없다. 그래서 한 번 정도는 가족을 동반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었다.

이제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

관광안내사로서의 내 삶을 엿볼 수 있도록 바로 이 분이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해주었기 때문이다. 이 분의 동의를 얻어 보내준 여러 사진 중 몇 장을 올린다.

이렇게 남이 모르게, 어쩌면 남에게 오해의 소지를 남기면서까지 그에게 아주 소중한 일을 하는 사람이 세상이 있구나를 새삼스럽게 확신하게 된다. 참으로 그 분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Posted by 초유스
분류없음2015.06.17 07:38

sksksks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세 나라 중 면적(4만5천 평방 킬로미터)이든 인구(130만명)로든 규모가 제일 작다. 하지만 1인당 국민총생산에서는 IMF 기준 2014년 19,671달러로 가장 높고, 안정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비록 바다 건너에 있지만, 선진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이 이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발트 3국에서 특이하게 1500여개의 섬이 전국토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이 섬들 중 가장 큰 섬인 사레마를 다녀왔다. ‘섬의 땅’이라는 뜻인 사레마는 에스토니아의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다. 중심 도시인 쿠레사레에는 발트해에 접해 있는 나라들에서는 유일한 중세시대 요새 성이 잘 보존되어 있다.

* 해변 쪽에서 바라본 쿠레사레 성

* 북유럽에서 남은 유일한 중세 요새인 쿠레사레 성


올해 들어 이 섬에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볼거리가 하나 더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다름 아닌 참나무다. 수령이 오래 되어서가 아니라 그 위치 때문이다. 사레마의 오리사레 마을 축구장에는 참나무 한 그루가 있다. 150년 된 이 참나무는 바로 축구장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다. 이 참나무가 "2015년 유럽 나무"라는 선정되었다.

2011년부터 매년 체코 환경 파트너쉽 재단이 "올해의 유럽 나무" 경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관심과 보호를 받을만한 자연 문화유산 속에 오래된 나무의 의미를 부각시키고자 한다. 먼저 국내 경연 대회를 거친 나무들이 최종 국제 경연 대회에 참가한다.


그런데 어떻게 축구 경기장 한 가운데 150년 동안 참나무가 자랄 수 있을까? 사연은 이렇다.
예전에 이 참나무 뒤에 운동장이 있었다. 1951년 운동장을 확장하려고 할 때 장애물이 될 이 참나무를 뿌리 채 뽑아내기로 결정했다. 스탈린 트랙터 2대가 쇠줄을 이용해 뽑아내기를 시도했다. 그런데 뿌리는 뽑히지 않고 나무에 깊은 상처만 주고 쇠줄이 그만 끊어지고 말았다.

결국 뽑아내기를 포기하고 그대로 놓아두게 되었다. 이렇게 살아남은 참나무는 축구 경기 중 때론 방해물이 되기도 하고, 때론 좋은 방패막이 되어 준다.

장애물이 되니 어떻게 해서라도 꼭 뽑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 이를 실행했더라면 이 "올해의 유럽 나무"는 세상에 있을 수가 없었겠다. 경기에 불편하더라도 함께 세월을 보내다보니 나무와 지역이 이런 영광을 얻게 되었다. 

이 참나무는 눈앞의 불편만 보지 말고 먼 안목으로 보면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조화를 이루어 지역의 새로운 명물을 탄생시킬 수 있음을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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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5.06.08 07:48

벌써 일주일째 집을 떠나 이 도시 저 도시로 돌아다니고 있다. 관광안내사 일을 하면서 올해 들어 이번이 가장 좋은 날씨다. 아직 비도 한 방울 떨어지지 않았고, 낮 온도는 15도-25도로 쾌적하다. 하지만 하루에 보통 만 5천보를 걸어다니면서 관광지를 안내하고 있다. 하루 일정을 다 마치고 나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싶다.

* 라트비아 리가의 검은 머리 전당과 베드로 성당


* 라트비아 리가의 아르누보 양식 건축물


* 에스토니아 타르투 일몰과 요한 성당


어제는 이런 피로감이 딸아이가 보낸 쪽지로 사르르 녹았다. 6월 첫 번째 일요일은 아버지 날이다. 한국은 어버이날로 같은 날에 어머니와 아버지의 은혜를 되새기지만, 유럽의 많은 나라는 따로 정해져 있다. 어머니날은 5월 첫 번째 일요일이다. 어머니 날은 모두가 기억하고 기념하지만, 아버지 날은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래서 이 날은 잊고 산다. 

인터넷이 되는 라트비아 리가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페이스북에 접속해보니 딸아이 요가일래가 보낸 쪽지가 있었다. 


로마자를 쓴 한국어를 한글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오늘 아빠 날이다... 우리랑 같이 있어서 고마워.. 제일 제일 사랑해"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같이 있어서"라는 말이 감정을 뭉클하게 했다. 건강, 행복, 부, 소원성취 등 수많은 축하의 단어들이 있지만, 그 무엇보다도 "같이 있어서"라는 이 표현이 최상으로 다가왔다. 

'그래,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같이 있다!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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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관광2015.06.05 07:18

여름철이다. 리투아니아 관광청으로부터 관광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을 한 지 여러 해가 되었다.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발트 3국을 방문하고 있다. 


관광안내사 일을 하면서 부차적으로 얻게 되는 좋은 점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 음식이다. 발트 3국 현지 음식 적응을 걱정해서 적지 않은 한국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음식을 가져온다. 


지금까지 경험에 따르면 여행이 다 끝나고 헤어질 무렵에 조금스럽게 "남은 한국 음식을 줘도 될까요?"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주시면 정말 감사하죠"라고 주저 없이 답한다. 이렇게 선물 받은 한국 음식으로 한 동안 식사를 즐긴다.   

그런데 일전에 만난 관광객들 중 60대 두 자매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일을 해서 기억에 남는다. 공항에서 단체를 영접을 한 후 시내 호텔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사람들이 다가오더니 물었다.

"가이드님, 혹시 한국 음식을 자주 먹나요?"
"자주 먹을 기회가 없어요."
"그럼, 먹고 싶으세요?"
"그렇죠."
"한국에서 가이드님께 드릴려고 미리 한국 음식을 봉지 담아왔는데 드려도 실례가 되지 않을까요?"


지금까진 남겨진 한국 음식을 받았는데, 이렇게 가이드에게 줄 한국 음식을 미리 따로 챙겨가지고 왔다고 하니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내 눈에는 눈물이 글썽글썽거렸다.


집에 와서 봉지를 열어보니 고추장, 김, 컵라면, 과자 등이 적지 않게 담겨져 있었다.



감동 자체였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런 답례를 받다니...  현지 한국인 관광안내사를 이렇게 배려해주는 두 자매는 오래도록 생생하게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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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한국 방문 때 휴대폰 케이스를 바꿨다. 지갑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아주 편하다. 전에는 늘 휴대폰과 지갑을 함께 소지하고 다녔다. 그런데 바꾼 후부터는 지갑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다. 카드 서너 장을 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간의 현금도 이 케이스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 탈린의 호텔에 체류하면서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현지인 친구를 만나기 위해 호텔겍실을 나오면서 객실 카드열쇠를 이 휴대폰 케이스에 넣었다, 


헤어진 후 호텔로 돌아와 승강기를 탔다. 이 호텔 승강기 이용시에는 먼저 카드를 꽂고 층수를 누르게 되어 있다. 그런데 아무런 문제 없이 작동되던 카드열쇠가 이상하게 작동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안내대에 가서 확인을 부탁했다.

원인은 내가 전혀 생각지 않았던 곳에 있었다.

"카드를 휴대폰 가까이에 두었지요?"
"이 휴대폰 케이스에 넣어두었는데요."
"그렇게 하면 카드가 오작동 될 수 있어요."
"아, 그래요!?"

호텔 객실이 21층에 있었다. 21층까지 올라가서 다시 내려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한편 카드열쇠까지 오작동시킬 정도로 휴대폰 전파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되었다. 아래는 이 호텔 객실에서 바라본 탈린 구시가지의 모습이다,

집안에 있을 때는 가급적 휴대폰을 멀리 놓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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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5.04.28 05:50

일요일부터 에스토니아 출장 중이다. 집을 떠나온 후 책상컴퓨터는 딸아이 몫이다. 성능이 좋아 놀이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놀이만 하면 될 것인데 그만 책상에 있는 오래된 아빠 필통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문자쪽지를 보냈다. 


아빠 이 필통 빌려줘도 돼?


20년쯤 된 이 필통을 보내더니 탐이 난 듯했다. 


이거 쓸 때 아빠 생각 난다.


월요일 처음으로 학교에 이 필통을 가져갔다. 그리고 딸아이는 출장 중인 아빠에게 페이스북으로 쪽지를 보냈다. 비록 철자가 틀린 쪽지이지만 아빠된 재미를 솔솔하게 느끼기엔 충분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27 06:30

드디어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우리집 애완동물은 햄스터이다. 드와르프 햄스터(dwarf hamster)이다. 2012년 12월 성탄절에 장모님이 작은딸에게 선물했다. 작고 귀여웠다. 우리집 햄스터의 이름은 길레(리투아니아어로 도토리)이다. 



아침에 일어나 잠결에 있는 듯한 햄스터에 "더 자~"라고 인사하고, (야행성이라) 밤에 잘 때는 "밤새 혼자 잘 놀아라"라 인사한 후 잠에 든다. 햄스터 집을 청소하는 일은 딸이 맡아서 다 했다. 1주일에 한 번씩 새로운 톱밥으로 바닥을 깔아주었다. 


부엌 창가에 놓아두었다. 아침 밥을 먹으려고 하면 야자껍질 안에 자고 있는 듯한 햄스터가 일어나 철망을 물어뜯거나 쳇바퀴를 돌려댄다. "밥 줘!"라는 신호이다. 그래서 해바라기씨앗 서너 개를 먹이통에 넣어주면 쏜살깥이 먹이통 안으로 들어가 야금야금 씨앗을 까서 먹거나 먹이주머니에 저장해둔다.


새벽까지 일하다가 부엌으로 들어가면 마치 반기듯이 쳇바퀴를 신나게 돌린다. 그에 대한 답례로 먹이통에 해바라기씨앗을 넣어준다.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같은 해바라기씨앗을 먹은 사람은 나밖에 없다. 여기 유럽 사람들은 날해바라기씨앗 대신에 주로 소금에 볶은 해바라기씨앗을 먹는다. 


딸아이는 햄스터에게 나를 할아버지로 소개한다. 그래서 늘 햄스터에게 말을 걸 때는 "여기, 할아버지다"로 시작한다. 햄스터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면 우리 가족이 아주 좋아한다. 사실 사람이 사는 집에 사람외에 다른 생령을 들이는 것에는 나는 적극적이지 못하다. 어린 시절 시골집 마당에 개를 길러본 것이 전부이다. 애완동물 기르기에는 다 장단점이다.


금요일 오후에 딸아이가 햄스터가 힘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낮이라 그런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갈수록 힘이 없어지고 다리가 불편해보였다. 평소 잽싸게 먹이통에 기어올라가더니 이제는 몸시 힘들게 올라갔다. 직감적으로 때가 왔구나라고 느꼈다. 그런데 오전까지만 해도 평소처럼 햄스터는 활동했다.


밤이 되자 우리에 있던 햄스터는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며칠 전 중앙난방이 끊겼다. 체온을 떨어질 것 같아 아내에게 마지막 순간이라도 따뜻하게 갈 수 있도록 천으로 덮어주라고 했다. 저녁 시간부터 우리집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평소 "살아있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간다"라고 딸아이에게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손수건을 꺼내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었다. 


2년반을 함께 지냈던 생명 하나가 죽어가는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자기 전 가족이 햄스터 앞에서 좋은 곳에 몸을 다시 받기를 기도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햄스터는 자기가 평소 달리던 쳇바퀴 밑에서 싸늘한 채 누워있었다. 창문 밖 뜰에 묻어주기로 했다. 


묻어있는 톱밥을 털어내고 하얀 부드러운 종이로 햄스터를 둘러쌌다. 막 꽃이 필 사과나무 밑둥 옆에 땅을 팠다. 노잣돈의 상징으로 동전을 식구수대로 넣고 햄스터를 묻고 도토리 열매 4개와 해바라기씨앗 10개, 호박씨앗 3개를 함께 넣은 후 땅을 덮었다. 그리고 바로 그 옆에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민들레 2개를 옮겨 심었다.


아파트 계단을 올라오면서 "아빠, 길레를 묻어줘서 고마워"라고 딸아이가 듬듬한 듯 말했다. 그런데 자기 방에 들어간 딸아이는 나오지를 않았다. 돌아와서 두 시간이나 혼자 슬퍼서 훌쩍이고 있었다. 손수건이 흠쩍 젖어있었다. 안아주면서 "힘내라!"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 돌아와 햄스터와 놀다가 자기 가슴 위에 올려놓으면 그대로 새록새록 잠이 들어버리는 햄스터를 딸아이가 쉽게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햄스터 옆에 옮겨심어 놓은 민들레가 뿌리를 내려 해마다 노란꽃을 피워주면 참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5.04.16 06:26

얼마 전 리투아니아 인권 사무소가 제작한 사회실험 동영상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광고 촬영을 위한 배역 선발을 다양한 연릉층의 사람들을 한 사람씩 대기실로 초대했다.



대기실에는 리투아니아에 온 지 2주일 밖에 안 되었다고 하는 소개하는 흑인 한 명이 앉아서 읽고 있다. 그는 사회교제망에 올라와 있는 그에 대한 한 개인의 글을 번역해달라고 부탁한다. 


이 글을 읽자마자 리투아니아인들의 얼굴 표정이 달라진다. 

이들은 주저하거나 번역을 해줄 수 없다고 답한다. 

아주 미안해 한다. 어떤 이는 눈물마저 글썽인다. 



왜 일까?


그 글은 흑인을 경멸하는 단어인 원숭이 등 인종차별적이고 인권에 반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비록 번역일지라도 동영상 속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상대방의 눈 앞에 두고 "원숭이"라고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곳 리투아니아에서 15여년을 살고 있지만, 인종차별적인 상황을 겪은 적은 거의 없다. 간혹 청소년 무리들이 지나갈 때 등 위에서 "저기, 츄르카(čiurka)가 간다"라는 소리가 들린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13 06:50

여러 해 전에 텀블러(tumblr.com) 회원으로 가입했다. 영어로 짧은 문장을 작성해 동영상이나 글을 연결시킬 목적이었다. 하지만 방문자와 구독자는 극소수에 그쳤다. 그래서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다. 

그런데 최근 13살 딸아이가 이 텀블러 블로그에 푹 빠져 있다. html 소스 변경을 직접하면서 아주 흥미로워 한다. 새로운 코드를 넣어 성공하면 아빠를 불러 보여주면서 아주 즐거워 한다. 테마를 편집하다 의문 사항이나 개선할 사항을 찾으면 테마 개발자에게 메일을 보내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그동안 텀블러의 테마 편집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제 딸아이의 텀블러 블로그의 구독자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해서 구글 애드센스 넣기를 권했다. 승낙했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어떻게 넣을 것인 지에 대한 공부를 해보았다.       

텀블러는 유료와 무료 테마가 있다. 아래에 설명하는 것은 무료 테마 Single A Premium이다. 테마마다 코드가 다를 수 있다. 각자가 여러 번 시도해보고 맞게 설정하면 된다. 혹시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성공한 과정을 여기에 적는다.   

로그인을 한다
설정에서 테마 편집으로 들어간다
상단에서 html  편집으로 들어간다
마우스로 스크롤하면서 해당 코드를 찾아간다.

1. 글 제목 바로 위에 넣을 경우
 
기존 코드: <div class="alert tagged bF tF">Posts tagged "{Tag}"</div>
    {/block:TagPage}
    <div class="posts">
    <!--wNMfuiLp4L2Mub-->
    {block:Posts}


수정 코드: <div class="alert tagged bF tF">Posts tagged "{Tag}"</div>

     {/block:TagPage}

위에 이미지에서 보듯이 이곳에 애드센스 코드를 넣는다. 

     <div class="posts">
     <!--wNMfuiLp4L2Mub-->
     {block:Posts}

2. 글 본문 밑에 넣을 경우

기존 코드: </div>
{block:Date}
<div class="meta bS tS lS">


수정 코드       </div>

위에 이미지에서 보듯이 이곳에 애드센스 코드를 넣는다. 

{block:Date}
<div class="meta bS tS lS">

3. 사이드 바에 넣을 경우

기존 코드: <div class="col">
         </div>



수정 코드: <div class="col">
위에 이미지에서 보듯이 이곳에 애드센스 코드를 넣는다. 
            </div>


주의: 이 경우 애드센스 광고가 기존 박스에 겹쳐 나올 수 있다(위 이미지 위에 있는 이미지: 오른쪽).
해결법: <br></br>를 중첩되지 않을 때까지 넣는다.

중요한 것은 작업을 한 후 엡데이트 프리뷰를 누르고 반드시 저장해야 수정 사항이 적용된다. 딸아이의 텀블러 블로그가 나날이 발전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10 08:47

모처럼 온 식구 4명이 요즘 함께 생활하고 있다. 부활절 휴가로 큰딸이 아직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우리 집 식탁에 있었던 일이다. 숟가락이 필요했다. 숟가락통 가까이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부탁했다. 숟가락을 아래와 같이 주었다. 


잠시 후 또 다른 숟가락이 필요했다. 여자 셋 중 한 사람이 일어서더니 자기가 갔다주겠다고 했다. 숟가락을 아래와 주었다. 


"어, 누구는 저렇게 주고 너는 이렇게 주네."
"나는 항상 이렇게 줘."
"한국 사람들처럼 주는 법을 어떻게 알았는데?"
"어릴 때부터 내가 스스로 생각했지. 뭐든지 받는 사람이 더 편하게 받을 수 있도록 줘야 한다는 것을..."
"잘 생각했네."
"난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해."


그렇다. 어린 시절 숟가락 등을 줄 때는 항상 받는 사람이 편하도록 줘야 한다고 가르쳐주시던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다. 내 자식은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스스로 어릴 때부터 알았다고 하니 기특한 생각이 절로 나왔다. 부모된 기쁨을 느낀 순간이었다.

오래 전 한국에서 살 때 생맥주집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 생맥주 잔에 술을 붓고 잔을 돌리는 일을 내가 맡았다. 손잡이가 없는 맥주잔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잔 윗부분을 잡고 돌렸다. 그때 옆에 있던 한 어른의 지적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잔을 돌릴 때마다 그분의 말씀이 떠오른다.

다른 사람이 술을 마시는 부분을 손으로 잡고 주면 안 되지 않느냐라는 것이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짧은 한 순간의 가르침이 이렇게 오래도록 각인되어 있다.

주고 받는 예법은 나라마다 다른 경우가 있다. 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살면서 겪은 주고 받기 예법을 하나 소개한다. 바로 날카로운 물건 주고 받기다. 

리투아니아인 아내에게 칼이나 가위 등을 달라고 하면 절대로 손에 쥐어주지 않는다. 거의 던지다시피 옆에 놓아준다. 그리고 내가 직접 이것을 잡아 가져와야 한다.

왜 그럴까?

만약 날카로운 물건을 상대방 손에 직접 쥐어주면 둘이 서로 싸우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물건을 선물하지도 않는다. 누군가 어쩔 수 없이 칼 등을 선물해야 할 때, 반드시 1원이라도 주고 받는다. 내가 직접 샀다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결혼 생활 초기에 이런 주고 받기를 무례한 행동으로 오해하면서 상당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때론 말싸움할 뻔하기도 했다. 지금도 종종 연유를 잊어버리고 칼을 던져주는 리투아니아인 아내의 행동이 눈에 거슬릴 때가 있다. 만약 이때 기분이 안 좋은 상태라면 큰 소리로 꾸짖어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한국 사람들처럼 날카로운 부분은 자기 쪽으로 향하고 손잡이 부분을 상대방에게 주면 얼마나 좋아!'

살다보니 이제는 나 또한 칼이나 가위 등을 한국식으로 손에 쥐어주지 않고 그냥 가까운 곳에 놓아두게 되었다. 오늘따라 "난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해"라는 딸아이의 말이 말에만 그치지 말고 늘 행동으로 식구 모두가 함께 실천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08 06:42

유럽 리투아니아 월요일도 부활절 휴가일이다. 일년에 의무적으로 처가집을 방문하는 날이 두 번 있다. 한 번은 성탄절이고 다른 한 번은 부활절이다. 학교는 주말을 합쳐 10일 동안 방학이다. 올해도 어김 없이 부활절 날씨는 기대밖이었다.
 
부활절 전날만 하더라도 대체로 맑은 날씨에 영상 10도의 따뜻한 날씨였다. 그런데 부활절를 기해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눈까지 쏟아졌다. 짧은 시간일망정이지 서너 시간 이렇게 내렸다면 적설량이 꽤 되었을 것이다. 

* 올해도 부활절 아침에 눈이 내렸다


부엌 창가 너머 쏟아지는 눈을 보는 동안 초록색 양파 줄기가 눈길을 끌었다. 겨울철 부엌 창가를 꾸며주는 마치 훌륭한 분재처럼 보였다. 겨울철 부엌 창가에 앙파를 키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키우는 양파는 관상용뿐만 아니라 식용으로도 아주 요긴하다. 이 양파 줄기를 흔히 사용하는 데에는 아침식사이다. 빵 위에 버터를 바르고, 그 위에 훈제 고기를 얹고, 그리고 그 위에 이 양파 줄기를 얹는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보니 장모님 집 양파는 윗부분이 잘려져 있다. 보통 컵에 물을 담고 양파를 얹어 키우는데 장모님은 도시락컵라면을 닮은 플라스틱통에 흙을 담아 양파를 키우신다. 궁금증이 발동해 여쭈어보니 직접 방법을 보여주시면서 일려주셨다.

* 양파 윗부분을 잘라내고 심는다


간단하다. 
양파의 1/4에 해당하는 윗부분을 잘라낸다.
껍질을 벗긴다.
양파 뿌리 부분을 다듬는다.
흙에 심는다.


"왜 윗부분을 자르시나요?"
"이유는 간단하다. 줄기가 더 빨리 위로 올라오고, 굵다."
"컵물에 키우는 것보다 흙에 키우는 것의 차이는?"
"흙에 키우는 것이 더 빨리 자라고 줄기 또한 굵다."


종종 양파를 물컵에 키웠다. 그런데 한 번도 이렇게 양파 윗부분을 잘라내고 키워본 적이 없었다. 경험상 더 빨리 자라고 굵다고 하니 다음 번 양파를 키울 때 이 방법을 사용해야겠다. 이렇게 유럽인 장모님의 생활 경험을 하나 더 알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04 05:33

몇 명 되지는 않지만 교민들의 숙원이 해결되었다. 바로 한국과 리투아니아간 운전면허 상호 인정 및 교환에 관한 협정이 체결되어 지난 1월부터 발효되고 있다. 운전 건강증명서를 담당 종합진료소에서 발급 받고 운전면허증 번역문을 번역소에서 찾았다.


필요한 서류를 다 갖추고 운전면허 업무를 관장하는 리투아니아 기관(Registra)을 방문했다. 상호 인정에 대한 내용을 담당 직원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는 듯했다. 

그런데 잠시 후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 운전면허증 어디에도 최초 취득일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것이 원이었다. 발급일은 첫면 사진 밑 오른쪽에 적혀 있다. 면허증 갱신기간이 무려 1년간으로 되어 있는 것도 직원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물론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국 운전면허증 뒷면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공란이었다. 



직원은 현재 한국 운전면허증에 나와있는 발급일을 리투아니아 면허증 취득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10년 전에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는데 지난 해 7월 경신하면서 이 한국 운전면허증을 반납했다. 그러므로 2005년에 취득했다는 것을 리투아니아 기관에 증명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최초 취득일이 중요할까?

교환해서 받을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에 한국 운전면허증에 있는 날짜 2014년 7월 17일이 기재되면 아직 운전한 지 일년도 안 된 초보운전자 취급을 받게 된다. 제한속도 시속 130km 고속도로에 초보자는 시속 90km만 달릴 수 있다. 이를 모르고 130km 밟고 달리다 교통경찰에 걸리면 40km를 초과하게 된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보험이다. 특히 종합보험을 들 때 초보자는 더 많이 낸다. 종합보험에 든 우리 승용차는 현재 약정서에 따르면 초보자가 운전할 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으로 내 차를 운전할 수가 없게 되다니...   


취득일 좀 기재해주세요

공란으로 남아있는 한국 운전면허증 뒷면에 최초 취득일이 적혀 있으면 참 좋겠다. 그러면 오랜 기간이 지나 내가 언제 첫 면허증를 취득했지라는 의문이 생겨 인터넷 접속으로 조회해야 하는 수고도 면할 수 있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 앞면 견본이다. 성, 이름, 생년월일, 발급일자, 발급기관, 면허증번호 등등 모두가 숫자로 적혀져 있다. 이는 유럽연합 통일이다. 즉 숫자 1의 의미는 성, 숫자 2의 의미는 이름...    



뒷면을 한번 살펴보자. 9번은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 유형이다. 승용차는 B이다. 10번이 중요하다. 바로 최초 취득날짜가 기재되어 있다. 11번은 언제까지 유효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결국 이날은 운전면허증 교환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일단 대사관으로부터 최초 취득일에 대한 영사확인서를 받아오면 이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리투아니아에는 한국 대사관이 개설되지 않아 이웃나라 겸임국인 폴란드 대사관에 부탁해야 한다. 아쉬었다. 아, 한국 운전면허증에 취득일만 적혀 있어도 이런 불편과 헛걸음을 하지 않을 텐데... 


왜 한국에는 이 최초 취득일 기재가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고 있을까... 의문이로다...


Posted by 초유스
다음첫면2015.04.03 09:09

어제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 슈파마켓을 갔다. 채소 판매대에 낯설은 물품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양파껍질이다. 양파는 필수채소이지만, 그 껍질을 왜 팔까? 물론 수요가 있으니까 당연히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 물건을 팔지 않을 수가 없겠다. 


누구나 앙파껍질을 벗길 때 그 눈물 나는 고통을 알 것이다. 일반적으로 쓰레기로 버리는 이 껍질을 이렇게 판매도 하는구나... 이들의 풍습을 알지 못할 때에는 이해가 쉽게 되지 않을 것이다. 

* 슈퍼마켓에 파는 양파껍질 


이 껍질을 보니 부활절마다 방문하는 유럽인 장모님이 떠올랐다. 부활절을 앞두고 장모님은 앙파껍질을 버리지 않고 한 곳에 모아둔다. 그래서 부활절 전날 저녁 이것을 아주 요긴하게 사용한다. 이 껍질은 바로 달걀 물들이기용이다.

양파껍질을 물에 푹 삶으면 천연색을 얻을 수 있다. 어디 한번 그 과정을 함께 보자.
 

먼저 쌀, 풀잎 등으로 달걀를 두른다. 그리고 스타킹으로 이를 감싼다. 


이 달걀을 양파껍질에 넣고 삶는다.



그러면 바로 아래와 같은 색깔이 나온다.



가장 흔한 방법은 달걀을 양파껍질에 넣고 삶는다. 색이 곱게 든 달걀을 날카로운 도구로 모양을 내면서 이를 긁어낸다. 자, 왜 슈퍼마켓에서 양파껍질을 판매하는 지에 대한 의문점이 이제 해결이 된 셈이다. 부활절 주말 모두 잘 보내시십시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01 06:01

흩어진 식구들이 모이는 유럽의 명절 부활절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집에도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났다.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큰딸이 돌아왔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식구별로 선물을 사가지고 왔다. 작은딸에게는 신발을 선물했다. 굽이 높은 신발이다. 이 신을 신으니 아빠 키보다 커졌다. 반에서 키가 작은 축에 속하는 딸에게 아주 마음에 드는 선물이다.

여담으로 한마디했다.
"아빠는 이런 신발은 별로다."
"왜?"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좋지. 사실을 부풀러서 보이게 하니까 안 좋다."
"그래도 커 보이니까 좋잖아."

나에게 준 선물은 약통이다. 내용물은 비타민D 알약이다. 딱 맞는 선물이다. 햇볕이 많은 한국에 살다온 사람으로서 이곳에서 오니 특히 겨울철 몸안에 제일 부족한 것이 비타민D다. 검사를 할 때마다 정상치 밑에 있다. 담당 가정의사는 겨울철 비타민D 복용을 권한다. 구입한 약이 물약이다. 한 방울씩 숱가락에 떨어뜨려 물을 타서 먹는다.

* 체내 비타민D 기준치 75-250에 못 미치는 50.2


그런데 이번에 받은 선물은 알약이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약통을 열었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

* 영국에서 제조된 비타민D 


"이거 배달사고 난 것이지?"
"아니, 방금 봉해진 약통을 직접 열었잖아."
"그런데 약이 왜 이렇게 적어? 바닥만 채워졌잖아."
"생산된 그대로야."

* 밑바닥만 채워져 있는 약통 


물론 합리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어떻게 상대적으로 큰 약통에 이렇게 바닥만 채워져 있을까... 자원낭비라는 인상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31 07:25

최근 또 다시 폴란드 한 웹사이트에서 가게 안 집시들이 화제였다. 집시는 롬(Rom, 복수는 Roma, Roms)으로 불리는 북부 인도에서 기원한 유랑 민족이다. 현재 동유럽 일대에 가장 많이 흩어져 살고 있다. 루마니아 50여만명, 불가리아 40여만명, 러시아 20여만명 등이 살고 있다. 한편 폴란드에는 만5천- 5만명, 리투아니아에는 약 3천명의 집시들이 살고 있다. 

가게 안 집시들의 행태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서너명이 함께 들어온다
2. 가게 주인에게 물건을 사는 척하면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인한다
3. 이 사이 동료들 뒤에 있는 사람이 물건을 슬쩍해서 긴치마 안으로 쑥 넣는다
4. 작업 완료...         


지금이야 대부분 가게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서 이들의 범행을 쉽게 알 수가 있지만,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가게들이 이렇게 당했을까...


아래는 집시들이 노트북까지 슬쩍하는 장면이다.




아래는 봉지가 아니라 긴치마를 안으로 물건을 쑥쑥 담아넣고 있다. 



어디 이런 일이 가게에만 국한되랴? 

점점 유럽에 여행철이 다가오고 있다. 여행에서 제일 안 좋은 기억은 바로 여행 중 이런 일을 겪는 경우이다. 여행객은 항상 주의하지만, 그 주의심을 해제시키는 것이 바로 이런 사람들의 능력이요, 기술이다. 

리투아니아에도 일어난다. 세계적인 성지순례지로 알려진 샤울레이 십자가 언덕에서 지난 해부터 이렇게 당했다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서너명이 몰려와서 시선을 빼앗고, 지갑 등을 훔쳐 간다. 모든 여행객이 이런 사람들로부터 안전하게 돌아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30 08:13

부활절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사람들은 버드나무나 자작나무 가지를 꺾어 화병에 담아놓는다. 실내 온도로 가지에는 야외보다 훨씬 빨리 버들강아지나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이 가지를 장식하는 것 중 하나가 빠질 수 없는 부활절 달걀이다. 리투아니아에는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봄 문턱에 만물의 소생을 기다리면서 달걀을 색칠하는 풍습이 내래오고 있다.

* 리투아니아 부활절 달걀 공예가 작품 감상은 여기로 -> http://blog.chojus.com/915


지난 토요일 딸아이와 함께 전통 부활절 달걀 색칠하기 강습에 다녀왔다. 혹시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준비물
주사기
색소
밀랍 왁스 (없을 경우 촛농)
달걀
끝을 뭉실하게 한 철사 막대기
바늘

먼저 바늘로 달걀 밑에 작은 구멍을 낸다. 그리고 주사기로 공기를 넣어 달걀 안에 있는 내용물을 밖으로 빼낸다. 다 빼낸 후에는 주사기에 물을 넣어 달걀 안으로 깨끗하게 씻어낸다. 이때 공기나 물을 집어넣을 때 아주 서서히 해야 한다. 세게 하면 달걀 껍질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촛불로 밀랍 왁스를 액체로 만든다. 


이제는 인내력 싸움이다. 머리 속에 상상한 무늬를 녹은 밀랍 왁스로 달걀에 하나하나 점이나 선으로 표현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색소물에 달걀을 잠시 담궈 색을 입힌다. 또 다른 색을 더 입히고 싶으면 위의 작업을 반복하면 된다.


달걀에 묻은 밀랍농은 촛불 옆 가까이 달걀을 놓고 열을 가한다. 그리고 휴지로 닦아내면 된다. 



미술감각이 기준미달인 초유스가 이날 만든 부활절 달걀이다.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가장 예쁘게 무늬를 만든 사람에게 상을 주는 등 부활절에 앞서 즐거운 가족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5.03.26 08:39

"아, 우리 딸 언제 다 커나?" 
힘든 육아 시절에 가장 흔히 나도 모르게 나오는 말 중 하나다. 그땐 같은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졌는데 요즘 13살 딸아이를 보니 너무 짧게 느껴진다. 이러다가 4-5년 지나 큰딸처럼 외국에 나가 유학이라도 한다면 함께 한 집에서 생활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가 않을 것이다.

며칠 전 학교에서 다녀온 딸아이가 자기가 점심을 만들어 대접하겠다고 했다.
"오늘 점심은 내가 할게."
"뭘 할거야?"
"마카로니."
"네가 할 수 있어?"
"한번 지켜봐."

그 동안 샌드위치 정도 딸아이가 직접 만들어 얻어 먹은 적은 있었지만, 요리를 대접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근래에 학교 요리 수업에서 배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눈물 나오게 하는 양파도 직접 썰었다,


버섯을 어렵게 써는 모습을 보니 안스러웠다. 혹시나 칼에 베일까 제일 걱정 되었다.
"아빠가 도와줄까?"
"아니. 내가 다 할거야."
"칼 조심해라."
"알아. 내가 더 이상 아이가 아니야. 그런 말 이젠 하지마. 나를 믿어줘."
"알았다."


한쪽 불에서는 썰은 채소를 볶고, 다른쪽 불에서는 마카로니를 삶고... 
소스도 능숙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우리집 부엌에 새로운 요리사 탄생!!!

영국에 있는 있는 언니가 스카이프로 요가일래의 요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만든 요리를 접시에 담아주었다. 


맛은?

딸 키워 처음 대접 받은 요리 맛은 세상에 유일무이한 맛일 수밖에... 

"처음이라 소스의 양을 잘 몰라서 부족하다. 그렇지?"
"이 정도로도 충분해."

다 먹은 후 딸아이는 설겆이까지 말끔하게 마쳤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요리 부탁해. 오늘 정말 배부르게 잘 먹었다."
"고마워~~~ 맛이 없는 것 같았는데 잘 먹어줘서."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