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에 해당되는 글 180건

  1. 2018.02.26 나무 한 그루에 부엉이가 50여 마리 (2)
  2. 2018.02.21 거인의 나라니까 눈사람도 거대하네
  3. 2018.02.18 노랑 초록 빨강으로 하나된 하루 - 국가 재건 100주년
  4. 2018.02.06 호주 - 신발장 앞 하늘소 조형물의 용도에 우와~~~
  5. 2017.10.28 탈린의 가을 밤거리 - 동화와 유령이 떠오른다
  6. 2017.05.03 흙없이도 아파트에서 작은 양파를 기르는 법
  7. 2017.05.02 중3 생물 숙제가 인체 해부 모형 만들기라니... (2)
  8. 2017.05.01 숙박하면서 왕복 600km 재외국민 투표에 참가 (5)
  9. 2017.04.25 솟대를 서양란 지지대로 변신시킨 유럽인 장모 (2)
  10. 2017.04.12 우아한 백조가 사납게 백조를 쫓아내는 장면
  11. 2017.04.10 유럽인 아내 눈에 한국식품이 더 잘 보여
  12. 2017.04.03 딸아이가 아빠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9)
  13. 2017.03.22 한국어 수업 후 생일축하 노래에 숨은 진짜 이유가 (1)
  14. 2017.03.09 세계 여성의 날에 아내에게 복분자 묘목 선물
  15. 2017.03.02 등수는 신경쓰지 않고 노래만 부르면 돼 (2)
  16. 2017.02.19 아빠, 돈으로 키우지 않아서 고마워
  17. 2017.02.14 중3 딸의 하루 마무리는 채식 도시락 싸기 (2)
  18. 2017.02.13 출장에서 돌아오니 딸아이 자판에 한글이 (2)
  19. 2017.02.09 유럽인들과 윷놀이를 해보니 (5)
  20. 2017.01.31 유럽인 아내가 알려준 100% 메밀밥 쉽게 하기 (9)
  21. 2017.01.30 경기장에 놀던 3살 아이, 12년 후 이런 모습으로 (2)
  22. 2017.01.23 겨울철에 찾은 리투아니아 관광명소 풍경
  23. 2017.01.21 겨울철에 찾은 라트비아 관광명소 풍경 (1)
  24. 2016.12.31 손가방으로 도심 화단에 물주는 금발 여인
  25. 2016.12.29 30년만에 번데기 먹으니 유럽인 아내가 기겁해 (4)
  26. 2016.12.26 김치를 학수고대한 유럽인 처가집 식구들
  27. 2016.12.09 크리스마스 계절에 참 멋진 광고 하나
  28. 2016.11.30 눈 안 와도 화이트 크리스마스 보내는 느낌 (4)
  29. 2016.11.25 마요르카 - 아픔에도 왕성히 작곡한 쇼팽의 발데모사
  30. 2016.10.21 조각품 공원의자라 앉기가 망서려져
사진모음2018.02.26 07:34

오늘은 부엉이다. 
헝가리 페츠(Pecs)에 살고 있는 친구(Mária Tallászné)가 
정말 보기 드문 장면을 목격했다. 

낙엽 떨어진 나뭇가지에 
빽빽히 제법 큰 타원형의 물체가 앉아 있다.
사진을 보기만 해도 다소 소름이 돋는다.


좀 더 가까이 보니 귀깃이 올라와 있다.
부엉이다.




부엉이와 올빼미는 대개 유럽 언어에서는 구별되지 않는다. 

보통 귀깃이 있으면 부엉이라 하고 없으면 올빼미라 한다. 

하지만 솔부엉이와 쇠부엉이는 귀깃이 없다.



그가 찍은 사진에 의하면 이렇게 귀깃이 선명하니 딱 부엉이다.
사진은 헝가리 남부지방 모하츠 (Mohacs) 도심에서 찍었다.



친구가 세어보니 약 50여 마리나 되었다. 
어떻게 부엉이가 까마귀처럼 이렇게 대규모로 도심 나뭇가지에 앉아있을까... 
이 동네 쥐들은 그야말로 공포에 떨고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8.02.21 07:08

어느 해보다 쌓인 눈이 오랫동안 녹지 않고 있다. 
연일 영하 5도 내외라 산책하기에 적절한 날씨다.
집 근처에 있는 빌뉴스 빙기스 공원을 다녀왔다. 


숲 속 나무에 사람들이 천사와 심장을 붙여놓았다.



그루터기 위에 두상 눈조각이 시선을 끌었다. 



마치 망토를 두르고 있는 눈사람 같다.



해안경을 끼고 있는 귀여운 눈사람도 있다.





이날 본 눈사람 중 압권은 바로 거대한 눈사람이다. 



멀리서 보면 보통 눈사람 키지만 

가까이 가면 깜짝 놀랄만한 키다.



3미터는 족히 될 법한 눈사람 앞에 서니 난장이가 된 기분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 평균키는 남자가 거의 180cm이다.

그래서 그런지 눈사람도 참 거대하구나!!!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8.02.18 07:09

만 100년 전 1918년 2월 16일은 
리투아니아 역사에 대단히 중요한 날이다. 
한때 유럽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졌던 리투아니아는 
3차 3국 분할로 인해 1795년부터 세계지도에서 사라졌다.


러시아 제국이 쭉 지배을 해오다가 
1차 대전 중인 1915년 독일 제국이 점령했다. 
독일점령하에 리투아니아 평의회 20명 회원이
1918년 2월 16일 리투아니아 독립을 선언했다. 

참고로 리투아니아는 1919년 9월
대한민국을 정식으로 승인한 국가 중 하나이다.

100주년을 맞아 많은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2월 16일 하루 종일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어울러 
축제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특히 어둠이 다가오자
가장 중심가 거리인 게디미나스 거리에는 
모닥불 100개가 불을 밝히고 경축 인파들에게 온기를 전해주었다.
1990-1991년 소련에서 다시 독립할 때 모닥불을 피우고 
목숨을 걸고 국회와 방송탑을 지키던 
용감한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만나는 듯했다.  


 

많은 건물들은 
리투아니아 국기 색인 노랑 초록 빨강 색깔로 조명 장식이 되었다.
이날은 그야말로 삼색으로 하나된 하루였다.




이날 삼색 조명의 압권은 
바로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빌뉴스 대성당 종탑이었다.
   


집 근처 공익광고의 문구가 눈어 확 들어왔다.
리투아니아 재건 독립의 상징적인 인물은 요나스 바스나비츄스의 말이다.

"역사는 당신에게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 있다" 



이 광고를 보니 평창 동계 올림픽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 문구의 "역사"는 "통일"로 변했다.

"통일은 당신에게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 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2018.02.06 05:57

이번 호주 시드니 가족여행에서 현지의 초대를 받아 잠깐 그의 집을 방문했다. 



현관문 신발장 앞 하늘소가 시선을 끌었다. 

멀리서 얼핏보면 바닥에 잠시 멈추고 있는 거대한 곤충처럼 보였다.



가까이에 가면 바로 철로 된 조형물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하늘소의 용도는 무엇일까?



현지인에게 물으니 직접 그 용도를 보여주었다.



바로 키가 큰 그가 쉽게 신발을 벗기 위해서 이것을 사용하고 있다. 아파트에 살고 있으니 바닥에 설치하기가 어렵겠다. 만약 주택에 산다면 현관 입구에 하늘소 한 마리를 설치해놓으면 신발을 벗는데 참으로 편리하겠다. ㅎㅎㅎ


* 초유스 가족여행기: 호주 본다이 비치 구경에 취해 범칙금이 22만원 헉~

Posted by 초유스

구시월에 만나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의 모습은 "탈린의 가을 거리 - 잿빛 하늘에 화려한 색깔의 문들" 글에서 소개했다. 아래에서는 탈린의 가을 밤거리를 사진으로 소개한다. 이맘때는 야경까지 즐길 수 있다.


가운데 솟은 첨탑 건물이 탈린 시청사이다.



중세 음식 전문 식당 올데 한자 Olde Hansa



또 다른 중세 음식 전문 식당 펲페르샄

 


탈린 시청사 회랑



탈린 시청사



여름철에 비해 시청 광장은 확실히 관광객들이 적다.



시청 광장에서 톰페아로 이르는 거리 중 하나 



아치형 문 아래로 짧은다리 거리가 보인다.



사랑이 듬뿍 담긴 해물이 먹고 싶다. 언젠가 꼭 이 집에서 먹어봐야겠다.



덴마크왕 정원에 세워진 수사 조각상 



얼굴이 비어 있으니 마치 유령처럼 보인다.



톰페아성 지금은 에스토니아 국회의사당이다.



국회의사당을 마주보고 있는 알렉산터 넵스키 성당



톰페아 언덕에 있는 마리아 대성당



고인 빗물에 비친 파란 자동차



톰페아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본 탈린 구시가지. 이때 찍은 달은 바로 팔월대보름달이다.



"우리가 가졌던 시간"이라는 낙서가 인상적이다. 멀리 올레비스테 성당과 항구의 불빛이 보인다.

 


손발이 시러우니 호텔로 빨리 돌아가라는 hotel의 "H"자일까,  아직도 때가 되지 않았으니 천천히 둘러보라는 slow의 "S"일까.... ㅎㅎㅎ



긴다리 거리



긴다리 거리 - 아치형 문이 바로 윗동네와 아랫동네 경계를 짓는다.



비루 쌍탑



긴다리 거리에서 니굴리스테 성당으로 이르는 길



긴다리 거리에서 시청 광장으로 이르는 길



긴다리 거리 - 멀리 성령 성당 첨탑이 보인다.



왼쪽 건물이 탈린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이다. 



긴다리 거리에서 시청 광장으로 이르는 길



대길드 옆 골목길



탈린 구시가지에서 가장 작은 건물

 


동화 속 창문 불빛을 보는 듯하다.



조명이 들어온 뜰



가장 아름다운 골목 중 하나로 알려진 카타리나 골목길



자유의 광장엔 겨울철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시청사와 광장



이렇게 구시월 탈린의 밤거리를 걷고 있노라면 동화와 유령 이야기가 쉽게 떠오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5.03 05:59

얼마 전 아내가 흙없이도 작은 양파를 기르는 법을 알려주었다. 바로 톱밥이나 휴지 등을 아파트에서 작은 양파를 쉽게 기를 수가 있다. 딱 2년 전 우리 가족과 2년 4개월을 같이 산 햄스터가 그만 세상을 떠났다. 그때 남은 톱밥을 이용해 양파를 길러보기로 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1. 물을 팔팔 끓여 톱밥에 붓는다 (일종의 소독 효과도 겸한다) 

2. 양파 윗부분을 자른다

3. 비닐봉지에 물기가 약간 촉촉한 톱밥을 넣는다

4. 그 위에 양파를 꾹 눌러 놓는다

5. 비닐봉지 안으로 입김을 불어넣는다

6. 비닐봉지를 밀봉한다



아래는 10일 지난 후 모습이다. 양파 줄기가 비닐봉지 윗부분에 닿으면 비닐봉지를 열어놓는다. 간간히 톱밥에 물을 뿌린다.



아래는 19일이 지난 후의 양파줄기 모습이다. 적은 양이지만 식탁에 오를 채소가 부엌 창가에 파릇파릇 자라고 있다는 것이 신기함과 기쁨을 준다. 


아래는 작은 양파를 기르는 법을 알려준 동영상이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7.05.02 05:32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3학년생인 딸아이 요가일래가 얼마 전 방에서 손뼈 모형을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뭐하니?"
"숙제하고 있어."
"무슨 숙제인데?"
"생물."
"우와~~ㅍ힘들지 않아?"
"아니, 재미 있어."

딸아이는 생물을 좋아한다. 리투아니아 중학교 생물책을 한번 대강 훑어보니 마치 인체 의학개론 책처럼 보였다. 어려워 보여서 배우고 싶을 마음조차 일어나지 않을 듯했다.

어느날 딸아이는 농담처럼 말했다.
"내가 나중에 의학을 공부하면 아빠가 좋아하겠지?"
"물론이지. 먼저 서양의학을 공부하고 나중에 동양의학을 좀 더 공부하면 참 좋겠다."
"내가 정말 의학을 공부하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해줘야 돼!"
"뭐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 생각해보자."


요가일래는 모형을 다 만든 후 부위별로 뼈이름을 붙였다. 숙제는 새벽 한 시에야 끝났다. 내 어린 시절엔 시험에 나올 수도 있는 뼈이름을 연습장에 반복으로 쓰면서 힘들게 외웠을 법하다. 

그런데 리투아니아 학생들은 이렇게 여러 시간 손뼈 마디마디를 직접 만들면서 그 이름을 자연스럽게 익히는구나! 그리고 그 성취감으로 의사가 되고 싶다라는 마음까지도 낼 수 있구나!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5.01 06:44

곧 대선 투표일이 다가온다.
이번에도 먼길을 이동해 숙박하면서까지 재외국민 투표에 참가했다.

2012년 재외국민 투표에 관련한 글은 여기에 -> 재외투표, 미친 애국자로 불렸지만 마음 뿌듯

지난번에는 폴란드 대사관이 있는 바르샤바에 가서 투표했다. 이번에는 꼭 관할대사관이 아니라 현재 체류지에서 가장 가까운 투표소가 있는 공관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에서 295km 떨어져 있는 리가의 라트비아 한국대사관을 찾았다. 왕복 600km이다.


다음날 저녁 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의가 있어서 투표일 전날 출발했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리가의 상징 건축물인 검은머리전당의 야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미리 예약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아르누보 건축양식의 호텔에서 묵었다. 호텔 오른쪽에 보이는 탑이 한때 화약을 보관했던 화약탑이다. 지금은 라트비아 전쟁박물관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다. 라트비아 리가는 이제 개나리꽃이 한창이다.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외국 어느 곳이든 마주치는 태극기는 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라트비아 한국대사관 건물 입구이다.



드디어 3층에 위치한 라트비아 재외투표소를 찾았다.



원하는 후보자란에 투표도장을 찍는 데 걸린 시간은 정말 한 순간이었다. 이 찰나를 위해 장장 버스를 4시간 타고 와서 숙박까지 한 것을 생각하니 그냥 투표소 안에서 오랫동안 조국을 위해 기도하고 싶었다.


빌뉴스로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리가 구시가지를 둘러보았다. 리가의 상징 중 하나인 고양이다.   



이제 오후가 되면 저 빈자리는 사람들로 가득 찰 것이다.



하늘에 예쁜 구름이 세상을 주요하는 계절이 이제 막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리가 시청 광장은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발바닥을 즐겁게 지탱해주고 있다.   



낮에 보는 검은머리전당 모습이다. 언제봐도 그 아름다움에 반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투표를 하고 나니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내가 선택한 후보가 꼭 당선 되어서 멀고 먼 내 투표길을 더욱 의미있게 해주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4.25 05:29

일전에 지방 도시에 살고 계시는 장모님을 방문했다.
거실 창틀에 잘 자라고 있는 서양란의 하얀꽃이 시선을 끌었다. 


그 꽃 밑에는 7년 전에 선물한 솟대가 아주 좋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장식용 한국의 솟대가 서양란꽃 지지대로 변신해 있는 것이 아닌가!!!



"장모님, 참 좋은 생각을 하셨네요. 우린 그저 장식용으로 피아노 위에 솟대를 올려놓았는데 장모님께서는 이렇게 아주 유용하고 사용하고 계시네요."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4.12 05:28

어제 치과를 다녀온 후 근처에 있는 공원을 산책했다. 공원 연못에는 물닭, 청둥오리를 비롯해 여러 새들이 노닐고 있었다. 연못 한가운데에는 백조 두 마리도 있었다.


저쪽 연못변에는 또 다른 백조 한 마리가 있었다. 빌뉴스 도심의 작은 연못에 백조 세 마리가 살고 있다니 놀랍고 신기했다. 연못변 백조를 좀 더 가까에서 찍으려고 다가가는 순간 연못 가운데에 있던 백조 한 마리가 퍼드득 소리를 내면서 쏜살같이 날아왔다.

웬일일까?

날아온 백조는 물속에 평온히 있던 백조를 사납게 공격하면서 연못 밖으로 내쫒았다. 씩씩거리는 표정이 내가 한발짝을 내딛기만해도 이제는 나를 공격할 듯이 보였다.



사람을 가까이 한 백조를 혼내주려는 것일까...

한참 동안 쫓겨난 백조는 연못으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연못변을 서성거렸다. 



애궁~~~ 백조 가까이 가지 말았을 것을...
하지만 덕분에 도심 속에 우아한 백조가 펼치는 진기한 장면(아래 영상)을 포착할 수가 있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4.10 05:41

최근 뜻하지 않게 한국식품 두 가지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하나는 파래자반이고, 다른 하나는 우동이다. 이것을 한국식품 가게가 아니라 리투아니아 빌뉴스 현지 큰가게(슈퍼마켓)에서 구입했다.

큰가게에서 물건을 산 후 아내가 잠시 어디를 다녀왔다. 저기 오는 아내의 손에 뭔가 지어져 있었고 아내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있었다.

"뭘 또 샀는데?"
"여기 한국식품! 파래자반."
"당신이 어떻게?"
"오는 데 한글이 눈에 확 띄었어. 밥에 뿌려먹으면 맛있잖아."


다른 날에도 함께 큰가게를 갔다. 
과일판매대에 있는 데 아내가 또 손에 뭔가를 들고 왔다.

"이번에는 뭘?"
"봐. 우동이야!"
"아, 이건 대박이다. 내가 좋아하는 면이다. 한국인 내 눈보다 어찌 당신 눈에 더 잘 보이나?"
"그러게. ㅎㅎㅎ"


굵은 우동면을 보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꼬춧가루를 조금 뿌려 즐겨 먹던 한국에서의 우동이 떠올랐다. 


일반 큰가게에서 남편이 한국인이라 한국식품을 사준 아내에게 감사의 표시로 엉성하게나마 우동을 끓여 대접했다. 막상 사진을 찍고보니 여러 가지 야채를 더 넣어 끊일 것 아쉬움이 들었다. 그래도 이날 모두 맛있게 한 끼를 해결했다고 좋아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7.04.03 06:28

다행스럽게도 요가일래는 조석문안과 출필고반필면(出必告反必面 (나갈 때 반드시 아뢰고 돌아와 반드시 얼굴을 보인다)에 길들여졌다. 학교에서 다녀온 후 가끔 대화를 나눈다. 

* 어느덧 중학교 3학년생이 되어 버린 딸아이, 자립심을 키우겠단다

1. 응답하라를 보고 이게 좋았어 
최근 요가일래는 집으로 돌아와서 학교 친구에게 한국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봐라고 권했다고 했다.

"왜 권했는데?"
"내가  응답하라 1988를 보면서 느낀 것이 몇 가지 있다."
"뭔데?"
"첫째는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고, 둘째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고, 셋째는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좋지만 공부를 잘 못해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고, 넷째는 노력하면 된다는 것이다."
"아빠는 드라마를 그냥 보는 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정리를 잘하네. 그 중에서 제일 좋은 것은 뭔데?"
"가족 사랑이다. 친구가 1회와 2회를 보았는데 벌써 눈물을 흘렸다고 했어. 한국 사람들은 가족을 아주 사랑해."
 
2. 아빠를 더 좋아해
"내가 좀 나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빠를 더 좋아해."
"왜?"
"예를 들면 아빠는 '했어?'라고 물어보고 엄마는 맨날 '해라!'라고 해."
"'했어?'와 '해라!'가 그렇게 엄마 아빠를 갈라놓니?"
"맞아. 엄마는 자꾸 나에게 뭐 하라고 하는데 이제 나는 자립할 수 있는 나이잖아. 자꾸 그러면 내가 엄마에게 의존하게 되잖아. 그렇게 되면 내가 자라면 내 삶을 살기가 힘들어. 내가 직접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사용할 수 있잖아. 그래야 내가 나중에 스스로 살아갈 수가 있지..."
"야, 너무 거창하다. 그래도 엄마는 너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지. 엄마 눈에 아직 네가 스스로 잘할 수 없어 보이니까 뭐하라고 하겠지. 네가 엄마를 좀 더 이해하면 좋겠다."

3. 아버님, 아버지, 아빠 중 어느 것을
"아빠를 어떻게 불려야지? 아버님, 아버지, 아빠?"
"네가 편하는 대로 해."
"이번 여름에 한국에 가면 한국 사람들 앞에서는 아버님이라고 불려야겠다."
"왜?"
"내가 아빠를 존경한다는 것이 보이니까."
"존경은 마음으로 하는 것인데..."
"그러면 아빠라고 부를께."
"왜?"
"아빠는 세상에서 제일 친한 내 친구니까 편하게 부르는 것이 제일 좋겠다."
"그래 우리는 친구지."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7.03.22 08:07

한 해에 생일을 세 번 맞는다. 첫 번째는 여권상 생일이고 두 번째는 여권상 생일의 음력일이고 세 번째는 여권상 생일의 양력일이다. 한국 사람이 아니고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올해는 살아온 세월의 첫 번째 숫자와 두 번째 숫자가 같다. 유럽인들이 크게 생일을 챙기는 기념일이다. 1월부터 아내는 종종 어떻게 생일을 보낼 것인지 물었다. 생일 챙기기에 무관심하자 무조건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다시피 했다.   

1. 일가 친척을 초대해서 식사 하기
2. 가족 해외여행 하기

어느 하나도 선택하지 않았다. 첫 번째 생일에는 다음 생일도 있으니 그냥 넘어가자 했고, 두 번째 생일에는 또 다음 생일도 있으니 그냥 넘어가자 했고, 세 번째 생일에는 내년 생일도 있으니 넘어가자라고 했다. 생일을 거의 챙기지를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족은 가장의 생일인지라 뭔가로 기념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두 개 중 하나인 아주 오래 된 17인치 모니터가 지난 해 고장이 나서 더 이상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주로 번역 작업을 하는 데 세로로 돌리기(비봇 pivot) 기능이 있는 24인치 모니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다. 기념으로 이것을 사고 싶었다. 새로운 전자제품 구입에 인색한 아내도 선뜻 동의했다. 마음 변하기 전에 바로 어제 인터넷으로 주문해버렸다.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는 현관문에서 불렸다.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어서 와. 왜?"
"빨리 여기 와봐."
딸아이는 노란 꽃 세 송이로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 주말에 올 새 모니터(화면 속 사진)와 딸아의 노란 색 꽃선물


어제 화요일 저녁 대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이 있었다. 앞 강의가 아직 끝나지 않아 학생들이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인가 서로 대화하더니 내가 나타나자 조용해졌다. 한 학생이 물었다.

"선생님 생신이 언제예요?"
"생일?! 난 생일이 없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생일을 물었다.   
 
1시간 반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재빨리 강의실을 빠져나가는데 어제는 달랐다. 모두가 자리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나더니 한 학생이 또 물었다.

"선생님, 오늘이 생신이시죠?"
"아니, 어떻게 내 생일을 다 알았지?"라는 되물음에 학생들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신 축하합니다. 생신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고마움을 전하면서 자꾸 의문이 생겼다. 페이스북에 적힌 생일은 벌써 지났는데 어떻게 학생들이 알았을까...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식구들에게 깜짝 기쁨을 알렸다.

"학생들이 어떻게 내 생일을 알고 생일축하 노래를 한국어로 불러주었어."
"아빠, 사실은..."
"뭔데? 말해봐."
"아빠 학생들 중 하나가 우리 반 친구의 친구인데 내가 우리 반 친구에게 부탁했다. 자기 친구에게 오늘 우리 아빠 생신인데 학생들이 축하 노래를 불러주면 좋겠다라고 했어."
"뭐라고? 네가 다 연출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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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7.03.09 08:15

북유럽 리투아니아에도 조금씩 봄이 가가오고 있다. 며칠 전 아파트 뜰에 하얀 꽃을 보았다. 갈란투스(galanthus), 스노우드롭(snowdrop), 설강화(雪降花) 혹은 눈송이꽃으로 불린다. 국제어 에스페란토의 이 꽃 이름이 재미있다. Neĝborulo (네즈보룰로)인데 번역하면 "눈을 뚫는 것"이다. 눈을 뚫고 봄이 옴을 알리는 꽃이다. 


지금이 바로 봄이 오는 문턱이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 꽃가게의 일년 대목 중 하나가 3월 8일이다. 이날은 1975년 유엔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한 날이다. 이날 여성들은 가정이나 직장이나 남성들로부터 꽃선물을 받는 날이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도 튤립 꽃 한 송이를 들고 왔다. 

"너도 꽃선물 받았네!"
"두 번째 수업이 끝나고 우리 반 남자들이 꽃집에 가서 꽃을 사서 선물 주었어."
"아빠도 꽃을 선물해야 하는데 꽃사기가 싫어."
"꽃이 빨리 시드니까 그렇지?"
"맞아. 순간적인 기쁨을 위해 살아있는 꽃을 꺾는다는 것도 마음이 들지 않아."
"그러면 나는 꽃이 필요없으니까 아빠가 오늘 엄마한테 안마해줘라."

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하고는 집에 늘 있기 때문에 일부러 꽃을 사러 가게까지 가는 것은 사실 귀찮다. 하지만 그래도 뭔가를 해야 우리 집 두 여성이 좋아할 것 같았다. "남들은 다 하는 데 당신만은 안 해준다"라는 소리를 듣기가 싫고, 또한 이왕 이곳에 사니 이곳 문화에 같이 호흡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큰가게(슈파마켓) 앞에는 임시 꽃시장이 펼쳐져 있어서 많은 남성들이 꽃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큰가게에 들어가 꺾인 꽃 대신에 어떤 선물을 살까 찾아보았다. 아내가 좋아하는 꼬냑 판매대를 둘어보았다. 꽃은 며칠이 지나면 시들지만 꼬냑은 한 잔씩 먹으니 더 오래 갈 수가 있겠다.

한참 고민 끝에 술 대신 식물을 사기로 했다.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다. 이제 봄철이라 과일과 채소 판매대가 있는 곳에 복분자 묘목이었다. 마침 집에 큰 화분이 하나 있으니 그곳에 저 묘목을 심어 여름철 발코니에서 기른다면 붉은 딸기가 주렁주렁 열릴 것 같았다. 


딸아이를 위해서 향기가 짙은 히아신스를 선택했다. 꽃이 다 피어있는 것보다는 곧 피게 될 것을 샀다.
  

직장에 돌아와 묘목 선물을 받은 아내는 장모에게 방금 꽃 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이렇게 이곳 남성의 의무 중 하나를 이행하게 되었다. 


늦은 여름날 발코니에 복분자 딸기가 정말 주렁주렁 빨갛게 익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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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7.03.02 08:10

지난 토요일 아내가 근무하는 음악학교가 주관하는 리투아니아 전국 음악 경연대회가 열렸다.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 60명이 참가했다. 요가일래도 참가했다. 보통 전공 선생님들이 반주를 하는데 이 대회에서는 학생들이 반주를 한다. 감기가 다 낫지 않았음에도 참가해 노래를 불러야 할 상황이었다. 요가일래 순서가 끝나자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와 대화를 나눴다. 



1. 나쁜 음식 안 사려고 돈을 안 가지고 다녀
"우리 큰 가게에 가서 과일이라도 살까?"
"그래."
"그런데 아빠가 지갑을 집에 놓고 왔다. 너 혹시 돈 있나?"
"없지."
"가방 속 지갑에 돈이 정말 없나?"
"없어."
"그래도 약간의 돈을 비상금으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안 돼."
"왜?"
"배고프면 학교에서 나쁜 음식을 사 먹을 수도 있으니까."

'돈이 있거나 없거나 사먹고 싶은 마음을 아예 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좋겠다'라고 일러주고 싶었으나 나쁜 음식을 사먹지 않으려는 딸아이의 방법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침묵으로 답했다.

2. 등수에 신경쓰지 않아
"이번 경연대회에 1등, 2등, 3등이 있나?"
"아마 있을 거야. 그런데 난 신경쓰지 않아."
"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 맞다. 등수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부담없이 노래 부르는 것에 만족하면 좋지."


3. 한번 울어봤는데 정말 돼
"아빠, 요즘 한국 드라마 보는데 나도 배우가 될 수 있을까 한번 실험해봤어."
"어떻게?"
"그냥 한번 울어봤는데 정말 내가 울었어."
"배우가 되려면 감정표현과 감정조절이 중요하지. 그런데 너 생물학자가 된다고 했잖아."
"와, 꿈이 또 바꿨다. 이제 내 계획은 배우가 되는 것이다. ㅎㅎㅎ"
"지금 한국 드라마 보니까 그런 생각하지 또 자라면 변화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계획을 세웠으니 노력해야지."

모처럼 딸아이와 이런 대화를 나누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너무 짧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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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7.02.19 06:03

최근 유승민 의원의 딸 재산이 화제와 논란이 되었다. 특별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이 2억원에 가까운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주신 용돈으로 2억을 모았다고 한다. 물질이 복이라면 참으로 큰 복을 받았다. 어떤 이에게는 평생 모아도 모을 수 없는 액수다.


이 기사를 접하자 며칠 전 중3 딸이 취침 전 찾아와서 한 말이 떠올랐다. 공손히 합장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빠, 돈으로 나를 키우지 않아서 고마워."

느닷없이 왜 이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말해주는 딸이 고마웠다. 

종종 딸과 하는 대화 한 토막이다.

"아빠가 용돈 좀 줄까?"
"아니. 필요 없어."
"왜?" 
"절약한 용돈이 아직 남아 있어."
"그래도 주고 싶은데."
"괜찮아. 필요 없어."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지만 용돈 정도는 충분하게 줄 수 있는데 딸아이는 필요 이상을 받지 않는다. 이런 자세가 오래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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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7.02.14 04:14

리투아니아 학제는 초등 4학년, 중등 4학년, 고등 4학년으로 되어 있다. 작은 딸 요가일래는 고등학교 1학년생인데 한국 학제로는 중학교 3학년생이다. 

요가일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채소보다 고기를 더 좋아해서 몹시 걱정스러웠다. 아내는 "어떻게 해봐야 되지 않을까?"라고 고민했지만, 나는 "자라나면서 스스로 알게 될 것이야"라고 믿었다.

바로 그때가 왔다. 지난해 5월이었다. 그 동안 예를 들면 닭고기나 소고기가 시장에 나오기 전 가공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나 채식을 권장하는 글 등을 기회 따라서 보여주거나 읽도록 했다. 이런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요가일래는 지난해 5월 하순 여름 방학을 맞아서 3개월 동안 완전 채식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실천했다. 지금까지도 채식을 하고 있다.

학교에 친한 친구 한 명도 채식에 합세했다. 새해부터 이 두 사람은 도시락을 싸간다. 대부분 반 학생들은 매점에서 주로 샌드위치를 사먹는다고 한다. 요가일래와 친구는 채식 도시락을 서로 나눠 먹는다. 

요가일래는 부엌에서 친구와 나눠 먹을 채식 도시락 싸기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 어제는 도시락 싸기를 옆에서 지켜보았다. 

"엄마나 아빠가 도시락을 싸줄 수 있는데..."
"내가 혼자 할 수 있으니까 혼자 해야지."

야채, 당근, 키위, 귤로 도시락을 쌌다.
  

도시락을 다 싼 후에 냉장고에 넣으면서 요가일래는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


"이 도시락이 내일 아침까지 여기에서 나를 기다릴거야." 

때가 되니 육식에서 채식으로 
도시락까지 직접 싸가니 
부모의 걱정과 부담이 이렇게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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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7.02.13 05:31

얼마 전 출장 중인데 중학교 3학년생인 요가일래로부터 쪽지가 왔다.  

"아빠 도와줘."
"뭐?"
"내가 지금 내 컴퓨터에 한국어 자판을 했는데 한국 글자 안 나와."
"자판 언어를 한국어로 바꿔라"
"내가 제어판에 갔고 자판에 (한국어를) 추가했어."
"컴퓨터 화면 사진 찍어 보내라."

그 동안 요가일래는 한국어를 발음나는 대로 로마자로 썼다. 이제 스스로 한글로 쓰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 듯했다. 출장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보니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다. 바로 요가일래 노트북 영문 자판(키보드)에 한글이 붙여져 있었다.


이후부터 우리는 주로 한글로 쪽지를 주고 받는다. 틀린 표기는 교정해서 다시 쪽지를 보낸다. 



요즘 취미 하나가 늘어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올해부터는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고 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도 딸 덕분에 나도 보게 되었다. 한국어 노트를 마련해서 드라마를 보면서 접하는 새로운 단어를 적기도 한다.  



서너 문장을 써서 검사를 부탁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강요나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발심해서 하게 된 것이라 그저 감사할 뿐이다. 



방 벽에는 한국 풍경 사진을 붙여놓았다. 



"좋은 사진이 붙여져 있네."
"이 방은 한국인이 사는 방이라 한국 풍경이 있어야 돼."
"나중에 리투아니아에 이런 집을 하나 지으면 좋겠다."
"꿈을 가져야지."
"이번 여름에 한국에 가니 한국어를 더 잘 하자."
"알겠습니다.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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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7.02.09 06:11

설날을 즈음하여 거의 매년 리투아니아 현지인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함께 새해 덕담을 나눈다. 우리가 음식을 준비하고 친구들도 가져온다. 올해는 여러 가지 바쁜 사정으로 집에서 음식을 마련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인근 중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함께 했다. 


한 친구가 선물을 주었다. 바로 리투아니아 술인 꿀벌꽃가루(화분)로 만든 술이다. 알코올 도수는 35도이다. 흔히 사용하는 스태미나(stamina 체력, 지구력, 정력 등)라는 단어가 꽃가루, 정확히 말하면 꽃의 남성 생식기관(수꽃술)인 stamen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꿀벌이 뭉쳐오는 화분은 두뇌와 육체의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노화를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런 화분으로 만든 술을 선물 받았으니 새해 덕담이 따로 필요하지 않을 듯했다. 



지난 해 중국에서 온 에스페란토 친구가 선물한 책상보가 완벽하게 크기가 맞았다. 친구들이 가져온 음식과 우리 가족이 마련한 음식이 식탁을 장식했다.



한 친구가 선물한 장닭과 우리가 마련한 붉은색 딸기케익이 잘 어울렸다.  



중식으로 맛있게 먹은 음식으로 우선 윷놀이를 했다. 윷놀이 방법을 설명하자 "뭐 이런 쉬운 놀이가 있나?"라는 반응이었다. 그냥 던지고 나오는 대로 앞으로 가면 된다는 것이었다. 


 

"일단 하면서 좀 더 알려주겠다. 쉽게 보이지만 네 개의 말을 어떻게 윷판에서 하느냐에 따라 아주 흥미로울 수 있다."



첫 판은 배우느라 노는 맛을 느끼지 못했지만, 두 번째 판은 분위기가 달랐다. 소리도 치고 아쉬워도 하고 "윷"이나 "모"를 외치기도 했다. 


 


바닥에 앉아서 하는 것이 침대생활하는 현지인들에게는 견디기가 어려웠다. 신명나는 윷놀이는 아니였지만, 유럽 현지인들에게 한국 놀이를 알리고 관심을 가져준 것에 만족했다. 여름철에 야외에서 현지인들과 윷놀이를 한번 놀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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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7.01.31 19:23

메밀하면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우리 집은 일주일에 한 두 번은 메밀밥을 먹는다. 한국에 살 때 메밀국수는 참 좋아하지만, 메일밥을 먹어본 적은 없었다. 워낙 하얀 쌀밥에 익숙해져 있어서 메일밥 먹기에 처음에는 힘들었다. 그냥 건강에 좋다기에 억지로 먹곤 했다. 

2013년 메밀 생산량에서 리투아니아는 세계에서 11번째이다. 인구 3백만여명에 면적 6만5천 평방킬로미터의 작은 나라임을 고려하면 적은 생산량이 아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감자 대신 메밀밥을 해서 고기와 함께 먹거나 메밀죽이나 메밀가루 부침개 등을 해서 먹는다. 


메밀은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풍부해 비만을 예방하고 몸 속 열을 내려 피부미용에 좋다. 루틴 성분은 혈압과 혈당치를 낮춰 성인병과 고혈압 예방에 좋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손상된 간세포 재생을 촉지하고 간의 해독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이뇨작용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도 지니고 있다. 

종종 편하게 밥을 하기 위해서 전기밥솥으로 메일밥을 해보았다. 한번 하고 나면 전기밥솥 벽면이 메밀껍질로 다 달라붙어 있어 씻기에 불편했다. 또한 밥하는 과정에서 물거품이 많이 새어나왔다. 그후 전기밥솥으로 하지 않고 아내가 해줄 때만 먹게 되었다. 얼마 전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당신도 이렇게 메밀밥을 해봐. 참 쉬워"라면서 메일밥 짓는 법을 알려주었다.

혹시 메밀밥 짓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두 번 물로 메밀을 씻는다.


씻는 동안 커피포토로 물을 끓인다.
씻은 메밀을 솥에 붓고 끓는 물을 그 위에 붓는다.


물이 어느 정도 끓을 때까지 불을 커놓는다.



불을 끄고 천 두 장으로 덮어놓는다.


이렇게 40분 정도 놓아두면 아주 부드러운 메밀밥이 완성된다



그렇게 먹기 싫어하던 중학생 딸아이도 이렇게 지은 메밀밥을 요즘 들어 아주 즐겨먹는다. 메밀밥이 지니고 있는 여러 효능으로 우리 가족이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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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7.01.30 07:08

2017년 설날을 맞아서 우리 가족에게 기쁜 일이 하나 있었다. 딸아이 요가일래가 리투아니아를 대표해 경기에 앞서 리투아니아 애국가를 불렸다. 

경기는 풋살이다. 풋살(Futsal)은 국제축구연맹(FIFA)가 공인한 실내 축구의 한 형태이다. 문지기를 포함해 다섯명이 뛴다. 유럽축구연맹(UEFA) 2018년 풋살 챔피언쉽 본선 출전을 위한 예선 경기가 1월 27일에서 29일까지 리투아니아 빌뉴스 시에멘스 아레나(Siemens Arena) 경기장에서 열렸다. 이 경기장은 12500명 수용으로 리투아니아에서 규모가 큰 대회나 행사가 열린다.  

우리 가족의 공용어인 에스페란토 세계대회가 2005년 7월에 열린 곳이기도 하다. 

▲ 2005년 시에멘스 아레나(Siemens Arena)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에스페란토대회

▲ 2005년 시에멘스 아레나(Siemens Arena) 경기장에서 자멘호프 손자 잘레스키

시에멘스 아레나(Siemens Arena) 경기장에서 3살 요가일래 - 2005년

▲ 시에멘스 아레나(Siemens Arena) 경기장에서 15살 요가일래 - 2017년

그때 요가일래는 3살 아이였다. 개막식이 열리는 경기장 빈 자리에 앉아서 어른들이 하는 행사를 편안하게 내려다보기도 하고 혼자 뛰어다니면서 놀기도 했다.

세월은 여지없이 12년이 지나갔다. 1월 27일과 29일 그 옛날 놀던 그 경기장을 요가일래가 다시 찾았다. 이제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27일은 안도라와 리투아니아, 29일은 프랑스와 리투아니아가 풋살 경기를 펼쳤다. 경기에 앞서 상대국 애국가가 컴퓨터 파일에서 흘러나왔고 이어서 리투아니아 애국가는 요가일래가 불렸다.


* 리투아니아-안도라 풋살 경기에 앞서 리투아니아 애국가를 부르는 요가일래

리투아니아 애국가 가사 (초벌 번역)
리투아니아 우리의 조국, 당신은 영웅들의 땅
과거로부터 당신의 아들들이 당신의 힘을 얻게 하소서
아이들이 덕행의 길만 가도록
당신의 번영과 인류의 선을 위해 일하도록
리투아니아에 태양이 어둠을 물리치고 광명과 진리가 우리의 발걸음을 인도하도록
리투아니아를 위한 사랑이 우리 마음 속에 활활 타오도록
이 나라의 이름으로 일체감이 꽃피도록

리투아니아를 대표해서 UEFA 국제 경기에서 리투아니아 애국가를 부르는 요가일래의 모습에 천진무구하게 이 경기장에서 뛰어다니며 놀던 3살 아이 때의 모습이 교차되었다. 성장, 변화... 아이의 미래는 아무도 모르니 정성으로 잘 키우는 수밖에 없겠다. 

"나중에 이 경기장에서 한국과 리투아니아가 경기를 하면 좋겠다"
"왜?"
"한국 애국가도 부르고 리투아니아 애국가도 부를 수 있으니까."
"보장은 없지만 그럴 기회가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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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북유럽에 속하는 발트 3국은 주로 관광철이 여름철이다. 4월 하순에 시작해 11월 중순에 끝난다. 인근 나라 관광객을 제외하고 겨울철에 이곳을 찾는 단체 관광객들은 매우 적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해가 짧다. 아침 8시경에 해가 뜨고 오후 4시경에 해가 진다. 또한 맑은 날이 드물다. 대부분 잿빛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다. 기온도 낮다. 대체로 영하 5-10도 내외의 날씨이지만, 때로는 영하 20도 내외의 날씨가 여러 날 지속되기도 한다.

1월 중순 발트 3국을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다행히 혹한의 날씨가 지난 후였고 영하 2-5도 내외의 비교적 따뜻한 날씨였다. 

눈 덮인 대지와 도심을 둘러볼 수 있었고 해가 긴 여름철에는 보기 힘든 도심의 야경을 마음껏 즐길 수가 있었다. 12월과 1월 초순에는 크리스마스 장터를 구경할 수도 있다. 

겨울철에 찾은 에스토니아 관광명소 풍경겨울철에 찾은 라트비아 관광명소 풍경에 이어 이 글에서는 리투아니아 관광명소들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 십자가 언덕: 소련이 네 차례 불도저로 밀어버렸지만, 살아남아 세계 각지로부터 방문객을 맞이한다.

▲ 카우나스 페르쿠나스(천둥과 번개의 신) 집

▲ 카우나스 옛 시청사

▲ 카우나스 성

▲ 카우나스 구시가지 거리

▲ 드루스키닌카이의 한 호텔 새해맞이 장식물

▲ 드루스키닌카이 도심 거리의 크리스마스 장식물

▲ 그루타스 소련 조각박물관으로 이르는 길

▲ 눈으로 만든 모자와 목도리를 하고 있는 레닌 동상

▲ 빌뉴스 벨몬타스 식당 정원 야경

▲ 빌뉴스 구시가지가 한눈에 내려 보인다.

▲ 트라카이 갈베 호수는 눈과 얼음으로 덮혀 있다.

▲ 트라카이 성 내부 정원 

▲ 후기 고딕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는 안나 성당 낮과 밤

▲ 빌뉴스 대성당 크리스마스 장식과 광장

▲ 빌뉴스 베드로와 바울 성당

▲ 안나 성당(왼쪽)과 베르나르디 성당(오른쪽)

▲ 빌뉴스 구시청사 광장

▲ 잿빛 하늘 겨울철엔 벽화가 훨신 눈에 돋보인다.
Posted by 초유스

이제 북유럽에 속하는 발트 3국은 주로 관광철이 여름철이다. 4월 하순에 시작해 11월 중순에 끝난다. 인근 나라 관광객을 제외하고 겨울철에 이곳을 찾는 단체 관광객들은 매우 적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해가 짧다. 아침 8시경에 해가 뜨고 오후 4시경에 해가 진다. 또한 맑은 날이 드물다. 대부분 잿빛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다. 기온도 낮다. 대체로 영하 5-10도 내외의 날씨이지만, 때로는 영하 20도 내외의 날씨가 여러 날 지속되기도 한다.

1월 중순 발트 3국을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다행히 혹한의 날씨가 지난 후였고 영하 2-5도 내외의 비교적 따뜻한 날씨였다. 

눈 덮인 대지와 도심을 둘러볼 수 있었고 해가 긴 여름철에는 보기 힘든 도심의 야경을 마음껏 즐길 수가 있었다. 12월과 1월 초순에는 크리스마스 장터를 구경할 수도 있다. 

겨울철에 찾은 에스토니아 관광명소 풍경에 이어서 오늘은 라트비아 관광명소들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 검은머리 전당 낮(상)과 밤(하)

▲ 리가 루터교 대성당 

▲ 자유상

▲ 삼형제 건물 

▲ 라트비아 민속촌 

▲ 투라이다 주교성 

▲ 룬달레 궁전 진입로와 궁전

겨울철에 찾은 에스토니아 관광명소 풍경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2.31 07:31

2016년 마지막 날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낸 후 번역일을 계속하기로 했으나 다른 일을 하게 되었다. 하드디스크에 용량이 50기가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2-3년간 이 핑계 저 핑계로 손대지 못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정리하기로 했다. 사용 가능한 용량으로 280기가를 확보했으니 보람을 느낀다. 주로 사진과 동영상 정리이다.



누군나 왜 이곳에 사느냐고 묻는다면 스스럼없이 "여름철이 좋아서!"라고 답한다. 이곳의 겨울은 우을증에 쉽게 빠지게 할 정도로 음산하다. 맑은 날이 극히 드물고 하늘에는 낮에도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다행이 동지가 지난 후 해가 어둠의 감옥에서 서서히 탈출하고 있다. 


지난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화사하고 날이 긴 여름이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 특히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만난 재미난 순간이 더욱 여름에 대한 기대를 충만시킨다.

베드로 성당 옆에 있는 화단에 금발 여인이 촬영 자세를 취한다. 자신이 들고 있는 손가방으로 화단에 물을 주는 자세다.


공교롭게도 손가방 색이 연두색으로 친자연적이다. ㅎㅎㅎ 어서 빨리 정유년의 여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2016년 한 해 동안 블로그를 애독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이 늘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2.29 08:56

연말이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다. 우리 집 세 식구는 보통 아침와 저녁은 각자 스스로 챙겨 먹는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번데기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 여름에 한국인 관광객이 술안주를 가져와 남은 것을 선물로 주고 간 것이다. 


언제 마지막으로 번데기를 먹은 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국을 떠난 지 26년이 되었으니 적어도 지난 30년 동안 번데기를 안 먹은 것은 확실하다. 어렸을 때 길거리에서 번데기를 사서 먹은 것은 기억난다. 친구들과 같이 종이꼬깔에 들어있는 번데기를 입안 가득히 넣어 씹어먹곤 했다. 

한국인이 선물을 주고 간 것을 그냥 버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번데기를 주저없이 먹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아내와 딸이 보는 앞에서 먹게 되었다.

"지금 뭐 먹는데?" 아내가 묻는다.
"번데기."
"번데기가 뭔데?"
"일명 비단벌레라고 해."
"뭐?! 벌레!!!"
"왜 안 돼?"
"난 벌레만 봐도 징그럽고 민감한데 당신은 그런 벌레를 먹다니..."  

번데기를 보여주니 아내는 기겁했다. 벌레를 먹는 남편에 혐오감마저 느끼는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아내는 제안을 하나 했다.


"곧 다가오는 새해에 현지인 친구들이 모일 때 한국 음식이라고 내놓으면 좋을텐데..."
"당신이 기겁하는데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뻔하잖아. 괜히 한국인과 한국음식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지. 그러니 지금 먹어버리는 것이 좋지. ㅎㅎㅎ"

그런데 딸아이 반응은 의외였다.
"아빠가 먹고 싶으면 먹을 수도 있지 뭐."
"사실 아빠가 먹고 싶어서 먹는 것이 아니라 있으니까 그냥 먹는 거야."

깡통에 든 번데기는 참 매웠다. 서너 입 먹고 나니 너무 매서워 기침까지 하게 되었다.
번데기만을 더 이상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관광객이 선물한 누렁지를 끓여서 번데기를 다 넣어서 먹었다. 이렇게 "번데기누렁지"로 아침식사를 마쳤다. 매운 맛으로 오전 내내 속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도 냉장고에 있던 깡통번데기 자리를 이제야 비웠다는 것에 만족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2.26 06:12

유럽의 가장 큰 명절은 크리스마스다. 리투아니아의 크리스마스 공휴일은 24일, 25일, 26일이다. 대부분 학교는 2주일간 겨울 방학이다. 곳곳에 흩여진 가족들이 만나는 날이다. 24일은 가장 가까운 식구들이 모여 함께 풍성하게 저녁식사를 한다 [크리스마스 음식에 대한 글은 예전 글 참조]. 25일은 친척들이 서로 방문하면서 선물을 주고 받는다.   

친척들간 선물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3년 전부터 우리 집은 김치로 하고 있다. 올해도 평소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김치를 담갔다. 

크리스마스를 지방 도시에 사는 장모댁에서 보내려고 23일 도착했다. 장모님은 양배추국을 준비했다. 감자와 발효 양배추 그리고 돼지고기를 넣어 푹 삶은 국이다. 먼저 고기를 들어내고 국을 먹는다.


이어 고기를 빵과 함께 따로 먹는다. 


크리스마스 전야음식 식탁에 올릴 김치를 가져왔다고 하니 식탁에 둘러 않은 모두가 빨리 내놓아라고 했다. ㅎㅎㅎ 

큰 처남 왈 "고기와 김치!!! 이것이 최고 맛이지!"
따로 큰 처남 식구를 위해 김치를 큰 유리병에 담아두었다. 


다음날 저녁 장모댁을 방문한 작은 처남의 처가 통에 담긴 김치를 보더니 탐을 내었다. 아주머니는 독일에  일하고 있는데 잠시 휴가를 받아 돌아왔다.
"독일 친구들한테 한국 김치맛을 보여주려고 하니 조금 담아주면 좋겠네."


어설프게 담근 김치이지만 이렇게 고대하고 맛있게 먹는 처가집 식구들이 있으니 매운 맛을 참으면서 김치를 담근 보람을 느낀다. 올해는 이 김치가 몇몇 독일인들 입에까지 오르게 된다니...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6.12.09 09:59

며칠 전 아내는 열심히 온라인에서 상품을 검색했다.
영국에 살고 있는 조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기 위해서다.
여러 고민 끝에 선택한 선물은 커피제조기(커피메이커, 커피 머신)이었다. 
선물을 보내겠다고는 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주소를 알아냈다.

어제 선물이 조카집에 도착했다.
"누가 과연 이것을 보냈을까?"라고 
조카는 여러 시간을 상상 속에 파묻혔다.

조카가 술김에 샀는데 기억을 못하는 것일까...
혹시 회사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냈을까...
조카 아내가 샀을까...

나중에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사는 이모가 선물을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헛된 상상에 놀았던 자신을 보면서 한참을 웃었다고 했다. 

요즘은 이렇게 상점에 가지 않고도 
우제축에 가지 않고도 
편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낼 수 있다.
아내가 "참 세상 좋아졌다!"고 감탄한다.

일전에 본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광고가 생각나서 소개한다.
폴란드 광고이다.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allegro에서 "Angielski (영어)" 검색한다.
그리고 택배로 온 상자를 연다.
초보자을 위한 영어 학습서다.


할아버지는 열심히 영어를 공부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는 아들이 사는 영국으로 간다.

낯설어 하는 손자에게
"안녕, 내가 네 할아버지야."    


이 광고는 폴란드 온라인 유통시장의 최강자  알레그로(Allegro) 광고이다. 
내가 본 올해의 광고의 최고 멋진 광고로 꼽고 싶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1.30 06:32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와 제2의 도시 카우나스는 각각 지난 토요일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가졌다. 이 두 도시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유명하다. 해마다 어느 도시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더 멋진지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인터넷 투표에는 3만명이 참가했고, 빌뉴스 크리스마스 트리가 58%(출처)를 얻었다.

* 오른쪽 빌뉴스, 왼쪽 카우나스 image source

빌뉴스 크리스마스 트리는 대성당 광장에 자리잡고 있다. 빙 둘러서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일요일 이곳으로 산책했다. 올해 특징은 수하얀 전등들이 덮개처럼 크리스마스 트리를 덮고 있다. 눈이 오지 않아도 하이트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




월요일 일이 있어 이곳으로 지나가던 중 하늘에서 하얀 눈이 쏟아내렸다. 금상첨화였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2016.11.25 22:26


담장 위 피마자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네 
호텔에서 렌트카 회사까지 택시탈까, 걸어갈까 우리 가족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구글 지도를 검색하니 거리는 2km이고 도보 소요시간은 30분이다. 새로운 곳에서는 빠른 여행보다는 느린 여행이 더 좋다는데 모두 동의했다. 걸어가면서 담장에서 스며나오는 꽃향기도 마시고, 이국적인 식물도 구경하고... 저가비행기를 타니 여행가방도 끌만 하기 때문이다. 

* 30분 도보를 선택한 우리 가족

어린 시절 한국에서 뜰에서 많이 보고 자란 분홍빛 분꽃, 기름을 짜서 등불을 밝히는 아주까리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피마자는 낯이 익어서 신기했다. 무거운 바나나 묶음을 받치느라 힘들어 축 느려진 듯한 바나나꽃은 이국적이라 신기했다. 

* 피자마(상)는 낯이 익어서 신기하고 바나나꽃(하)는 이국적이라 신기했다

구글 지도를 따라 이런 저런 구경을 하고 가는데 주택가 거리를 벗어나자 도로는 보행하기가 위험했다. 고속도로로 갈린 이쪽과 저쪽 지역 사람들 중 도보 이용자가 있을 법한데 전혀 고려되지 않은 듯 했다. 우리가 외국 도로사정을 모르고 불법 도보하는 듯했다. 저 앞에서 경찰차가 올 때 괜히 가슴이 두근두근... ㅎㅎㅎ 경찰차는 그냥 지나갔다. 차량 통행이 잠시 뜸할 때 "하나, 둘, 셋! 뛰자"라고 외치면서 달리는데 웃음이 나왔다.

렌트카 인수시 꼼꼼하게 사진 찍어놓아야
이번에 이용한 렌트카 사이트는 http://www.doyouspain.com/였다. 하루 렌트 비용은 종합보험료를 다 포함해서 30유로였다. 인터넷에서 한 달 전에 예약한 승용차는 오펠 코르사(Opel Corsa)였다. 현장에 가보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차는 시에트롱 C4(Citroën_C4)였다. 산알도로도 이용할 것이라 가급적이면 더 작은 차를 선택했는데 기대에 어긋났다. 코르사 길이 3.62m x 폭 1.53m x 높이 1.36m이고 C4는 길이 4.58m x 폭 1.76m x 높이 1.45m이다. 

* 렌트카에 작은 흠이라도 사진을 찍고 있다

사무실에 서류 작업을 다 마치니 직원이 승용차의 현재상태 점검표를 건네주고 차가 있는 위치를 알려주었다. 지금껏 여러 나라에서 렌트를 했는데 보통 직원이 차까지 동행해서 함께 차 상태를 확인하는데 이곳에는 렌트하는 사람이 혼자 차 상태를 확인하고 점검표에 기재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사무실에 가서 점검표를 보여주고 서명을 받아야 한다. 아주 작은 흠이라도 꼼꼼하게 기재하고 사진을 찍어놓아야 나중에 시비거리가 생길 경우 유리하다. 우리는 새똥이며 뒷좌석 음료수 흔적까지도 사진 찍어놓았다.  

쇼팽과 상드가 머문 곳으로 유명한 발데모사 수도원
자, 이제부터 차를 몰고 본격적으로 마요르카 여행에 나섰다. 첫 도시는 발데모사(Valldemossa)다. 평평한 지대인 팔마(Palma)를 벗어나자 서서히 산이 가까워지고 오르막길과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졌다. 도로 폭이 생각보다 훨씬 좁았다. 반대편 차선에서 차가 지나갈 때 운전석 뒷거울이 서로 부딪힐 것 같았고, 또는 조수석 뒷거울이 도로변 바위에 부딪힐 것 같았다.

* 트라문타나 산맥 안에 포근히 안겨있는 듯한 발데모사

트라문타나(Tramuntana) 산맥의 해발 400미터 중턱에 자리잡은 발데모사가 얼마나 유명한 지는 좁은 도로 좌우에 가득 세워둔 차들이 쉽게 말해주고 있었다. 중심가 도로나 주차장에 차를 세울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약간 벗어나 곳에 다행히 자리를 찾아 사람들 물결에 흘러나갔다. 목적지는 카르투시오회 수도원이다. 처음에는 마요르카 제임스 2세 왕(1243-1311)의 거소로 지어졌고 1399년부터 1835년부터 카르투시오회 수사들이 거주했다. 지금은 성당, 박물관, 도서관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뭐니해도 이 수도원은 연인관계였던 폴란드 작곡가 프레데릭 쇼팽과 프랑스 여류작가 조르쥬 상드가 1838년 12월 20일부터 1839년 2월 13일까지 3개월 함께 머문 곳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건강이 좋지 않은 15살 상드 아들과 쇼팽의 요양을 위해 1838년 11월 8일 팔마데마요르카로 오게 되었다. 그런데 쇼팽과 상드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자 가톨릭 신앙이 깊은 현지인들은 이들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고 이들이 주거지를 찾는 것을 어렵게 했다. 그래서 이들은 당시 버려져 있던 이 수도원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 파노라마로 찍은 수도원 건물 내 쇼팽 박물관 입구

병 악화에도 쇼팽은 이곳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
해상과 세관통과의 어려움도 불구하고 쇼팽이 애용하던 플라이엘(Pleyel) 피아노가 파리에서 이 수도원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 피아노를 치면서 쇼팽은 빗방울 전주곡(Plelude Op. 28)발라드 2번(Ballade No. 2, Op. 38)폴로네즈(Polonaises Op. 40)스케로초 3번(Scherzo No. 3, Op. 39)를 작곡했다. 이곳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지만, 그의 병은 점점 악화되었다. 그를 왕진한 첫 번째 의사는 그가 죽었다고 하고, 두 번째 의사는 그가 죽어가고 있다고 하고, 세 번째 의사는 그가 곧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들은 마요르카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관세를 피하기 위해 아끼던 피아노를 현지 프랑스인에게 팔았다. 

* 수도원 4호실에 위치한 쇼팽 박물관

쇼팽과 상드와 그녀의 두 아이가 세를 내고 거주했던 수도원 4호실은 현재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당시 쇼팽이 사용했던 플라이엘 피아노, 악보, 쇼팽 흉상 등 쇼팽과 상드와 관련된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수도원에 막 도착하니 박물관 직원이 문을 닫으려고 했다.
"10분 후에 문을 닫아요."
"그래도 꼭 보고 싶어요."

* 쇼팽이 사용했던 플라이엘 피아노(좌)와 전시물(우)

쇼팽의 폴란드 생가를 서너 차례 방문한 적이 있던 나로서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꼭 박물관에 들어가고 싶었다. 4유로를 내고 수도원의 긴 복도를 따라 4호실로 들었다. 수도원이라는 말에 폐쇄된 장소가 먼저 떠오르지만 입구 반대편에는 녹음이 짙은 정원이 있다. 여기서 바라보면 좌우 봉우리 사이로 저 멀리 팔마와 지중해가 눈에 들어온다. "폐쇄 속에서 이렇게 세상과 통하구나"라는 강한 느낌을 받는 순간이었다.

* 녹음 사이로 저 멀리 팔마가 눈에 들어온다

싱싱한 감, 귤, 무화과에 침이 절로 꿀꺽
수도원 앞 광장에는 남녀들이 쌍을 지어 흥겹게 춤을 추고 있었다. 수도원 앞 작은 공원을 산책한 후 골목길을 따라 전망대에 이르렀다. 사방으로 둘러싼 산의 중턱까지 농사를 짓고 있다. 주로 과일이나 열매 농사다. 올리브, 아몬드, 귤, 레몬 등등... 현관문 돌벽에는 성인들의 모습을 담은 타일이 붙어져 있거나 꽃이 피어있는 화분이 붙여져 있다. 거리 입구엔 수백 년이나 되는 거대한 기둥을 지닌 올리브 나무가 오랜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 돌벽에 붙어져 있는 성인 모습을 담은 타일(상)과 꽃화분(하)

딸아이는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 카탈루냐 에스페란토 친구과 열심히 인터넷 대화로 정보를 얻도 있었다. 무슨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무슨 과자가 좋다든지...

세워둔 차로 돌아가는 길에 작은 규모의 노천시장이 아직 열려 있었다. 감, 귤, 무화과, 포도 등이 발길을 잡았다. 이 모두 리투아니아에서는 자라지 않는다. 귤과 무화과를 샀다. 맛은 현지에서 직접 생산된 것이라 리투아니아에서 사서 먹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마요르카에서 귤을 먹은 후 리투아니아로 돌아와 한 동안 귤을 사서 먹을 수가 없었다. 

* 현지에 직접 생산된 귤과 무화과를 먹으니 정말 달고 맛있었다

발데모사를 떠나 우리 가족은 남서에서 북동으로 이어져 마요르카 섬의 북쪽 지형 뼈대를 구축하고 있는 트라문타나 산맥을 넘어 서쪽 해변으로 향했다.
이상은 초유스 마요르카 가족여행기 2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일전에 한국에서 손님이 방문했다. 흔히 그러듯이 손님 덕분에 평소에 거의 가지 않는 관광명소를 둘러보게 된다. 이번에 찾은 곳은 바로 리투아니아 최대 관광 명소 중 하나인 트라카이였다. 호수 위에 떠있는 듯한 성으로 유명하다[아래 영상은 트라카이 성].
 

이 성이 있는 호수 뒷편에는 하얀 궁전이다. 이는 1890년대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당시 유오자파스 티쉬케비츄스의 별장이다. 



호수로 인해 호수변을 따라 솔찬히 가야 하는 거리이지만, 잔잔한 호수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바라보면서 커피 한 잔을 마실 생각으로 이곳을 찾았다. 



아쉽게도 커피숍은 여름 관광철이 아니라 문을 닫았다. 길 위에는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나무에 매달려 있으면 아름다운 단풍이요, 이렇게 떨어져 있으니 치워야 할 낙엽이다.



이날 뭐니해도 눈길을 제일 사로잡은 것은 바로 공원의자였다. 

  


의자 양쪽이 조각품으로 장식되어 있어서 앉기가 망서려졌다. 이렇게 공원 휴식 의자까지 별장 건축양식에 어울리도록 한 관리자의 세심한 배려가 인상적이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