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4.12.26 06:23

명절이라면 세계 어디든 제일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이동이다. 고향을 향해 '민족 대이동'이 펼쳐진다. 유럽에서 제일 큰 명절은 크리스마스다. 어른이 계시는 곳으로 이동한다. 리투아니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이동에 있어서는 한국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가장 큰 이유는 인구에 비해 국토 면적이 넓어서 대도시 근처를 제외하고는 교통 체증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대중교통수단인 기차는 명절 때 어떠할까?
먼저 한국은 사전예매 기간을 정해 표를 구입하게 한다. 몰려드는 귀성객들로 기차역은 혼잡하다. 수도 빌뉴스에서 250킬로미터 떨어진 지방 도시에 사는 장모님을 크리스마스 전야에 자가용으로 방문했다. 고속도로는 거의 평상시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어제 25일 다른 식구들을 놓아두고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이동수단으로 기차를 선택했다. 아무리 한산한 나라라고 하지만, 그래도 대명절인데 기차표를 쉽게 구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불안한 마음으로 기차 출발 25분 전에 역에 도착했다.


역 대합실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표구입 창구에는 다섯 명이 줄을 서 있었다. 기차 출발 10분 전에 표를 구입했다. 모처럼 눈이 내렸다. 순간적으로 끝없은 평야와 울창한 자작나무 사이로 달리는 시베리아행 기차를 타는 기분이 들었다.


기차는 총 6량이었다. 사람들이 떼를 지어 각자의 호차로 갔다. 호차마다 역무원이 배치되어 입구에서 기차표를 확인하고 좌석번호를 일러주었다. 최초 출발역이 아닌지라 열차 칸에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겠지라는 기대감으로 들어갔다.

웬걸...
뻥 뚫린 터널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명절에 이동하면서 인파 속에 파묻혀 고생할 일이 없어서 좋지만, 명색이 명절인데 이렇게 승객이 없어서야 철도 운영이 제대로 될까라는 의문이 일어났다. 텅빈 열차 칸이 뇌리에 각인된 후 또 다른 차이점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의자 배치다. 보통 열차 칸은 한 줄에서도 역방향과 순방향으로 의자가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리투아니아 열차는 특이하다. 열차 칸 두 줄에서 한 줄 전체가 역방향이냐 순방향으로 의지가 마련되어 있다.


의자는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어딘가 위엄이 있어 보였다. 수년만에 처음 타본 열차였다. 예전에는 6인실 등 쿠페로 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열차 칸이 확 트여있다. 아뭏든 명절인데도 텅빈 열차 칸이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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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느나라나 명절때는 크게 다르지 않군요 글 재밌게 보고 갑니다 ^^

    2014.12.27 16: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어느나라나 명절때는 크게 다르지 않군요 글 재밌게 보고 갑니다^^

    2015.09.23 19:52 [ ADDR : EDIT/ DEL : REPLY ]

가족여행2014.11.14 07:24

이번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가족여행에서 세 번 버스로 도시간 이동했다. 대부분 도심은 일방동행 도로로 되어 있다. 버스정류장에는 있음직한 시간표가 없었다. 인터넷을 통해 버스 시간표를 알아냈다. 시간표를 모르고 그냥 버스정류장에 기다리다가는 30분이나 1시간은 그냥 기다려야 한다.  


버스가 한 정류장에 섰다. 창밖을 내다보니 누군가 돌로 쓴 문장에 눈에 들어왔다. 

This is not BUS STOP.

어떤 사람이 뜨거운 햇볕에 기다리는 것이 지루해서 쓴 것 같았다.    



푸에르테벤투라 섬 북단에 있는 휴양도시 코랄레호(Corallejo)에서 공항까지 버스를 탔다. 직행이 없고 중간에서 갈아타야했다. 갈아타는 곳이 푸에르테벤추라 섬의 수도인 푸에르토 델 로사리오(Puerto del Rosario)이다.   



버스 이동에서 우리 가족이 받은 느낌이 하나 있어 소개한다. 바로 버스요금 영수증이다. 두 버스 운전사에게 각각 4명분의 요금을 한꺼번에 내었다. 그런데 받은 영수증을 보니 탑승인원수가 달랐다.  


빨간색 동그라미 영수증에는 승객이 1명이고, 녹색 동그라미 영수증에는 승객이 4명이다. 분명히 4명분을 내었는데 한 운전사는 1명분의 영수증을 끝어주었고, 다른 운전사는 정직하게 4명분의 영수증을 끝어주었다. 그렇다면  3명분의 요금(3.40유로 x 3명 = 10.2유로)은 누구에게로... 버스 운전사의 호주머니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면서 우리 가족이 대화한 내용이다. 


이런 휴양의 낙원에도 이렇게 꼼수를 부리는 운전사가 있구나!

운전사가 돈이 아주 필요한가봐!

진작 확인했더라면 한번 '왜 한 명분이냐?"고 물어볼 걸...

영어로 말하니까 스페인어로 대답하는데 따진다고 답을 얻을 수가 있을까? 

그래도 정직하게 영수증을 끝어주는 것이 정도지...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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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딜가나 바가지는 존재하는군요 ㅠㅠ

    2014.11.15 00: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