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9. 10. 24. 05:41

10월 20일 국경없는 기자회는 2009년 세계 175개국 언론자유 지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69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8년보다 무려  22계단이 떨어졌다. 한국의 이 언론자유 성적표는 그 동안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한국 언론 상황이 악화되었음을 국제적으로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가 도입된 지 이제 20여년이 되어가는 발트 3국 언론자유 지수는 어떨까? 놀랍게도 이들은 상위권에 진입해 있다. 에스토니아 2008년 4위에서 2계단이 떨어져서 6위를 차지했고, 라트비아는 7월에서 5계단이 떨어져서 13위를 차지했다. 이는 경제 위기과 불황으로 인한 잦은 시위에 대한 취재환경의 변화를 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들 모두 상위 20위권 안에 들어가 있다.
* 발트 3국과 대한민국 언론자유 지수
  국가   2008년   2009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대한민국
    17위
     7위
     4위
    47위
    10위
    13위
     6위
    69위

이 두 나라와는 달리 리투아니아는 2008년 17위에서 7계단을 뛰어 넘어 10위를 차지했다. 한국보다 59계단이나 높은 성적이다. 현 한국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언론자유 부분에서는 한국이 이 신생 민주주의 국가에 속하는 발트 3국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경제가 이루어 놓은 높은 한국 이미지를 이 낮은 수준의 언론자유가 까먹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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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들의 즉석 질문에 답하고 있는 발다스 아담쿠스 리투아니아 대통령 (2006년)  

초유스는 한국언론에 현지 취재물을 제공하고 있다. 그 동안 리투아니아에서 취재하면서 제약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올해 성적표를 보니, 취재 때 자주 만나는 현지 기자들 보기에 부끄러움이 더 할 것이다. 그 동안 한국은 방송사 사장 임명을 둘러싼 언론인 체포, 촛불시위 관련 언론 탄압, 블로거 체포 등등 언론자유 지수를 떨어뜨리는 여러 행위들을 해왔다.

이 국경없는 기자회의 발표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를 69위로 매긴 데 대해 "항의할 것"이라 말했다고 한다. 언론자유를 바라보는 정부 시각과 기자회 시각이 엄연히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쉽게 인정할 법하다. 그러니 한국 정부의 뜻대로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기자회에 항의한다는 것은 꼴사납기 그지없다. 항의가 아니라 언론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정부 정책을 점검하고 마련하는 것이 민주정부에 어울리는 대처법일 것이다.

유 장관이 국경없는 기자회에 항의할 것이라는 기사를 읽었을 때 지난 해 국감장에서 "사진 찍지마, XX,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마"라며 욕설을 퍼붓는 유 장관의 동영상이 떠올랐다. 당시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는 것 같아 참으로 씁쓸했다.

* 관련글: 국회 식당, 흡연소 기자 취재 금지
               문화부의 웃기는 장관 욕설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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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10. 26. 09:43

어제(24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국감장에서 "사진 찍지마, XX,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마"라며 욕설을 퍼붓는 동영상을 보면서 도저히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로 믿기지 않았다. 성난 조폭 두목이 부하에게 욕설을 뱉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이런 뉴스가 외신을 타고 리투아니아 언론에 보도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다.

오늘(25일) 문화부의 해명보도를 접하니 암담하고 참담하기 그지없다. 문화부는 "일부 언론보도와 같이 유 장관이 기자들을 향해 욕설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유 장관 스스로 격한 감정을 자신에게 드러낸 것이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을 본 사람들은 위의 문화부 해명을 믿을까?

격한 감정을 자신에게 드러낸 것이라면 땅을 보든지 하늘을 쳐다보든지 하지 어찌 두 눈을 부릅뜨고 마치 가까운 거리에 상대방이 있었다면 주먹이라도 한 방 날릴 듯 한 기세를 보였을까...... 그러니 이 동영상을 본 사람들이 어떻게 위의 문화부 해명을 믿으란 말인가!

믿을 자 아무도 없는 해명을 하는 문화부는 장관만큼이나 문화의 품격에 걸맞지 않는다. 세 개의 부처로 나누어도 될 “문화”, “관광”, “체육”의 모든 권력을 한 손에 움켜잡은 자들의 오만방자한 행동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라 여기는 사람은 나만 일까? 믿지 못할 장관 욕설 해명이 웃기는 해명이 되어버린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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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출처: mediatoday.co.kr 관련기사 화면 그림

Posted by 초유스